임대아파트 전세 사기 피해…은행까지 속이고 ‘이중 대출’

입력 2024.05.07 (19:49) 수정 2024.05.0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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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임대아파트 전세 사기가 끊이지 않는데요.

여기에 임대 사업자가 은행과 세입자 모두를 속이는 이른바 '이중 대출' 피해 사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김 모 씨가 임대아파트 임대차 계약을 맺은 건 4년 전.

아파트 완공에 맞춰 부모 집에서 독립하려 전세를 구한 건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결국, 계약금을 포기하고 입주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임대사업자인 건설사는 예정대로 2억여 원을 대출받아 잔금을 치르라고 안내했습니다.

새 세입자가 구해지면 그 돈으로 김 씨 대출금을 상환하고, 계약금도 온전히 돌려주겠다고 설득한 겁니다.

그렇게 김 씨는 대출을 받아 잔금을 치렀는데,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김 씨 부모/음성변조 : "우연히 그 앞을 지나가는데 (해당 호실에) 빨래도 널려 있고 한 거예요. 어, 저기 사람 산다. 바로 담당자한테 전화했어요. 그랬더니 사람 들어와 살고 있다고. 그럼 우리 대출은 어떻게 됐냐…."]

한참 전 세입자를 구한 건설사가 이를 김 씨에게 알리지도 전세 대출금을 갚지도 않은 겁니다.

대출금 연체로 김 씨는 신용불량자가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김 씨 부모/음성변조 : "어디 취직이라도 해야 하는데, (신용불량자) 때문에 못할 수도 있고…."]

문제가 더 심각한 건 이처럼 김 씨 대출이 낀 아파트란 걸 숨기고, 건설사가 다음 세입자에게 또 전세 대출을 받게 했다는 점입니다.

이 탓에 하나의 담보로 은행 두 곳에서 대출이 나오는 '이중 대출' 사고가 났는데, 이 과정에서 건설사는 은행까지 속였습니다.

[○○은행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도 황당했죠. 대출을 해주려면 담보를 잡고 그 회사에 확인을 해요. (건설사가) 거짓으로 답변을 한 거죠. 없다, 이 호실에 (채권 담보) 아무것도 없다."]

건설사 대표는 사업상 급한 데 먼저 돈을 썼다며 1년 가까이 상환을 미루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건설사 대표에게 전화와 문자 메시지로 여러 차례 입장을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사기 혐의로 건설사 대표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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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대아파트 전세 사기 피해…은행까지 속이고 ‘이중 대출’
    • 입력 2024-05-07 19:49:31
    • 수정2024-05-07 22:20:59
    뉴스7(전주)
[앵커]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임대아파트 전세 사기가 끊이지 않는데요.

여기에 임대 사업자가 은행과 세입자 모두를 속이는 이른바 '이중 대출' 피해 사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김 모 씨가 임대아파트 임대차 계약을 맺은 건 4년 전.

아파트 완공에 맞춰 부모 집에서 독립하려 전세를 구한 건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결국, 계약금을 포기하고 입주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임대사업자인 건설사는 예정대로 2억여 원을 대출받아 잔금을 치르라고 안내했습니다.

새 세입자가 구해지면 그 돈으로 김 씨 대출금을 상환하고, 계약금도 온전히 돌려주겠다고 설득한 겁니다.

그렇게 김 씨는 대출을 받아 잔금을 치렀는데,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김 씨 부모/음성변조 : "우연히 그 앞을 지나가는데 (해당 호실에) 빨래도 널려 있고 한 거예요. 어, 저기 사람 산다. 바로 담당자한테 전화했어요. 그랬더니 사람 들어와 살고 있다고. 그럼 우리 대출은 어떻게 됐냐…."]

한참 전 세입자를 구한 건설사가 이를 김 씨에게 알리지도 전세 대출금을 갚지도 않은 겁니다.

대출금 연체로 김 씨는 신용불량자가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김 씨 부모/음성변조 : "어디 취직이라도 해야 하는데, (신용불량자) 때문에 못할 수도 있고…."]

문제가 더 심각한 건 이처럼 김 씨 대출이 낀 아파트란 걸 숨기고, 건설사가 다음 세입자에게 또 전세 대출을 받게 했다는 점입니다.

이 탓에 하나의 담보로 은행 두 곳에서 대출이 나오는 '이중 대출' 사고가 났는데, 이 과정에서 건설사는 은행까지 속였습니다.

[○○은행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도 황당했죠. 대출을 해주려면 담보를 잡고 그 회사에 확인을 해요. (건설사가) 거짓으로 답변을 한 거죠. 없다, 이 호실에 (채권 담보) 아무것도 없다."]

건설사 대표는 사업상 급한 데 먼저 돈을 썼다며 1년 가까이 상환을 미루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건설사 대표에게 전화와 문자 메시지로 여러 차례 입장을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사기 혐의로 건설사 대표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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