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석에 고급 호텔…해외 출장에 세금 ‘펑펑’

입력 2024.05.07 (21:10) 수정 2024.05.0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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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 임기 막판에 외유성 출장을 떠나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한국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상징적인 풍경입니다.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맹렬하게 서로를 비난하면서 흠 잡는 여야지만, 세금으로 비즈니스석 타고 고급 호텔에 체류하는 호사스러운 국회 출장에 대해서는 서로 못본척 침묵하고 있습니다.

이승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회의원의 해외출장 항공편은 대부분 비즈니스석 또는 1등석이고, 숙소는 최상급 호텔인 경우가 많습니다.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특정 현안 외교는 비즈니스 클래스 기준 항공료와 숙박비 등이 지급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의원 한 명이 출장을 떠나면 통상 2천만 원 안팎이 들어갑니다.

지난 3월 의원 3명 출장에 6천여만 원, 지난해 11월 4명 출장엔 8천여만 원이 쓰였습니다.

올해 책정된 국회의원 해외 출장 예산은 202억 원.

19대, 20대 국회 때 마지막 해 예산의 2배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국회의원의 해외 출장 계획과 경비 등을 심사하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은 없습니다.

[서휘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치입법팀장 : "별도의 심사 기구도 없고, 그 말은 곧 이제 심사 기준도 없다라는 말이죠. 규정도 세부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특히 피감기관 등의 지원으로 간 출장 경비는 공개조차 안 되는 실정입니다.

문제는 비용만이 아닙니다.

출장으로 인해 본연의 업무인 본회의나 상임위에 결석하는 경우가 전체 출장자의 70%에 해당하기도 합니다.

[하상응/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지난 3월 21일/경실련 기자회견 :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서는 회의를 빠지고 가야만 할 정도의 중요한 해외 출장이 과연 있을까 라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거죠."]

제도 개선이 미뤄지는 사이 의원들의 임기 말 출장 행렬에 대해 '세금으로 가는 졸업 여행'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재입니다.

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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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즈니스석에 고급 호텔…해외 출장에 세금 ‘펑펑’
    • 입력 2024-05-07 21:10:24
    • 수정2024-05-07 22: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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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 임기 막판에 외유성 출장을 떠나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한국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상징적인 풍경입니다.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맹렬하게 서로를 비난하면서 흠 잡는 여야지만, 세금으로 비즈니스석 타고 고급 호텔에 체류하는 호사스러운 국회 출장에 대해서는 서로 못본척 침묵하고 있습니다.

이승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회의원의 해외출장 항공편은 대부분 비즈니스석 또는 1등석이고, 숙소는 최상급 호텔인 경우가 많습니다.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특정 현안 외교는 비즈니스 클래스 기준 항공료와 숙박비 등이 지급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의원 한 명이 출장을 떠나면 통상 2천만 원 안팎이 들어갑니다.

지난 3월 의원 3명 출장에 6천여만 원, 지난해 11월 4명 출장엔 8천여만 원이 쓰였습니다.

올해 책정된 국회의원 해외 출장 예산은 202억 원.

19대, 20대 국회 때 마지막 해 예산의 2배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국회의원의 해외 출장 계획과 경비 등을 심사하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은 없습니다.

[서휘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치입법팀장 : "별도의 심사 기구도 없고, 그 말은 곧 이제 심사 기준도 없다라는 말이죠. 규정도 세부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특히 피감기관 등의 지원으로 간 출장 경비는 공개조차 안 되는 실정입니다.

문제는 비용만이 아닙니다.

출장으로 인해 본연의 업무인 본회의나 상임위에 결석하는 경우가 전체 출장자의 70%에 해당하기도 합니다.

[하상응/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지난 3월 21일/경실련 기자회견 :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서는 회의를 빠지고 가야만 할 정도의 중요한 해외 출장이 과연 있을까 라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거죠."]

제도 개선이 미뤄지는 사이 의원들의 임기 말 출장 행렬에 대해 '세금으로 가는 졸업 여행'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재입니다.

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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