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중 한 집은 ‘홀로농가’…통계에 빠진 이유는?

입력 2024.05.07 (21:38) 수정 2024.05.08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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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시로 떠나는 청년들이 많아지며, 농가 고령화가 가속화 되고, 또 혼자 사는 농가도 크게 늘었습니다.

다섯 집 가운데 한 집 꼴로 1인 농가인데, 정작 농가 수입과 자산 등을 파악하는 조사엔 이 1인 농가가 제외됐습니다.

농촌의 독거 노인들이 정책 지원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수연 기잡니다.

[리포트]

상추 농사를 짓는 77살 한연순 할머니.

지난해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 생활하고 있습니다.

[한연순/77세 : "아들 며느리가 오라고 하는데, 거기 가서 못 살아요, 답답하고. 이렇게 활동하다가 감옥살이 같아요."]

지난해 우리 농가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52.6%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특히 2인 이하 농가가 80%로 나타났는데 1인 가구가 22%를 차지했습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한 자릿수에 머물던 1인 농가 비중은 2020년대 들어 다섯 집 중 한 집꼴로 늘었습니다.

1인 농가의 평균 소득은 연간 2천만 원 미만으로 정부 보조금과 용돈 등 이전 소득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기옥/80세 : "애들 오면 용돈 좀 주고. 노령 연금 나오니까. 그것만 있어도 살아요. 촌에서는 많이 안 사 먹고. 야채 나물 먹고."]

문제는 전체의 20%가 넘는 1인 농가가 농가 소득 통계에 빠져 있다는 점입니다.

농가의 수입과 자산 규모를 파악하는 유일한 자료인 농가경제조사.

통계청은 이 조사에서 2022년 농가 평균 소득이 4천6백만 원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 통계는 2인 이상 농가를 기준으로 작성돼 1인 농가를 포함할 경우 농가 소득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유찬희/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문제는 오히려 현재 공표된 농가 소득이 과대 추정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강 추산해 보면 연평균 600에서 800만 원 정도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고요."]

통계청 관계자는 1962년 시작한 농가경제조사에 비해 1인 농가에 대한 조사는 2013년에야 시작해, 통계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외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고령화와 함께 빠르게 늘고 있는 1인 농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소득 통계부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 김태산/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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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섯 중 한 집은 ‘홀로농가’…통계에 빠진 이유는?
    • 입력 2024-05-07 21:38:34
    • 수정2024-05-08 07:56:39
    뉴스 9
[앵커]

도시로 떠나는 청년들이 많아지며, 농가 고령화가 가속화 되고, 또 혼자 사는 농가도 크게 늘었습니다.

다섯 집 가운데 한 집 꼴로 1인 농가인데, 정작 농가 수입과 자산 등을 파악하는 조사엔 이 1인 농가가 제외됐습니다.

농촌의 독거 노인들이 정책 지원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수연 기잡니다.

[리포트]

상추 농사를 짓는 77살 한연순 할머니.

지난해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 생활하고 있습니다.

[한연순/77세 : "아들 며느리가 오라고 하는데, 거기 가서 못 살아요, 답답하고. 이렇게 활동하다가 감옥살이 같아요."]

지난해 우리 농가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52.6%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특히 2인 이하 농가가 80%로 나타났는데 1인 가구가 22%를 차지했습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한 자릿수에 머물던 1인 농가 비중은 2020년대 들어 다섯 집 중 한 집꼴로 늘었습니다.

1인 농가의 평균 소득은 연간 2천만 원 미만으로 정부 보조금과 용돈 등 이전 소득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기옥/80세 : "애들 오면 용돈 좀 주고. 노령 연금 나오니까. 그것만 있어도 살아요. 촌에서는 많이 안 사 먹고. 야채 나물 먹고."]

문제는 전체의 20%가 넘는 1인 농가가 농가 소득 통계에 빠져 있다는 점입니다.

농가의 수입과 자산 규모를 파악하는 유일한 자료인 농가경제조사.

통계청은 이 조사에서 2022년 농가 평균 소득이 4천6백만 원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 통계는 2인 이상 농가를 기준으로 작성돼 1인 농가를 포함할 경우 농가 소득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유찬희/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문제는 오히려 현재 공표된 농가 소득이 과대 추정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강 추산해 보면 연평균 600에서 800만 원 정도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고요."]

통계청 관계자는 1962년 시작한 농가경제조사에 비해 1인 농가에 대한 조사는 2013년에야 시작해, 통계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외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고령화와 함께 빠르게 늘고 있는 1인 농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소득 통계부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 김태산/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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