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서 또 황산 유출…하인리히 법칙을 아시나요?

입력 2024.05.0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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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 사진(사진 출처:전북자치도 소방본부)대문 사진(사진 출처:전북자치도 소방본부)

■전북 군산에서 황산 유출 사고…2명 이송

어제(7일) 낮 12시 40분쯤 전북 군산의 한 화학업체에서 황산이 유출됐습니다.

황산 3톤이 담긴 저장탱크의 관을 바꾸고 시험하던 때였습니다. 관을 통해 황산이 제대로 오가는지 확인하는 유리가 부서지면서 새어 나왔습니다.

사진 출처 : 전북자치도소방본부사진 출처 : 전북자치도소방본부

사고가 난 업체에서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인근 업체 직원 2명이 어지러움과 답답함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유출된 황산을 중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연기가 주변으로 퍼졌기 때문입니다.

방재 작업을 마친 소방당국은 황산 200ℓ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오늘(8일) 관계 기관과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8달 만에 또…다시 시작된 '1:29:300'

누군가는 "큰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냥 안심할 수 없습니다. 비슷한 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전북 군산에서는 알려진 것만 화학사고 7건이 발생했습니다. 한 공장에서 한 달 간격으로 누출·폭발사고가 2차례나 일어나고, 냉동창고에서는 암모니아가 새어 나와 인근 주민 4명이 이송되기도 했습니다. 황산과 황린, 염소를 비롯한 유해 화학물질이 유출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6월 전북 군산 ○○공장 폭발사고 현장(사진 출처 : 전북자치도 소방본부)지난해 6월 전북 군산 ○○공장 폭발사고 현장(사진 출처 : 전북자치도 소방본부)

사고가 잇따라서 위험하다는 말, 단순히 '감'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산업재해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에 따르면 사망자나 중상자가 1명 발생한 사고 전에는 같은 원인으로 인한 경상자가 29명 있었고, 또 그전에는 같은 원인으로 인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이 있었습니다. 1:29:300. 작은 사고라도 원인을 찾고 문제를 바꿔야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때문에 지방의회와 환경단체는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며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지자체와 관계 기관은 시설 점검을 강화하고 공장 설계 단계부터 사고 대비 기술을 지원하는 등 예방 활동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수그러드나 했던 불안감은 여덟 달 만에 발생한 사고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전북 군산 새만금 산업단지가 '2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앞으로 화학물질을 다루는 기업들이 줄줄이 입주하게 된다는 점도 걱정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1로 이어지는 29일 수도 있고, 29로 이어지는 300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미연에 확실한 예방 대책을 세워 실행해야 하지 않으면 더 큰 사고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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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산에서 또 황산 유출…하인리히 법칙을 아시나요?
    • 입력 2024-05-08 17: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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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 사진(사진 출처:전북자치도 소방본부)
■전북 군산에서 황산 유출 사고…2명 이송

어제(7일) 낮 12시 40분쯤 전북 군산의 한 화학업체에서 황산이 유출됐습니다.

황산 3톤이 담긴 저장탱크의 관을 바꾸고 시험하던 때였습니다. 관을 통해 황산이 제대로 오가는지 확인하는 유리가 부서지면서 새어 나왔습니다.

사진 출처 : 전북자치도소방본부
사고가 난 업체에서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인근 업체 직원 2명이 어지러움과 답답함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유출된 황산을 중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연기가 주변으로 퍼졌기 때문입니다.

방재 작업을 마친 소방당국은 황산 200ℓ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오늘(8일) 관계 기관과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8달 만에 또…다시 시작된 '1:29:300'

누군가는 "큰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냥 안심할 수 없습니다. 비슷한 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전북 군산에서는 알려진 것만 화학사고 7건이 발생했습니다. 한 공장에서 한 달 간격으로 누출·폭발사고가 2차례나 일어나고, 냉동창고에서는 암모니아가 새어 나와 인근 주민 4명이 이송되기도 했습니다. 황산과 황린, 염소를 비롯한 유해 화학물질이 유출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6월 전북 군산 ○○공장 폭발사고 현장(사진 출처 : 전북자치도 소방본부)
사고가 잇따라서 위험하다는 말, 단순히 '감'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산업재해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에 따르면 사망자나 중상자가 1명 발생한 사고 전에는 같은 원인으로 인한 경상자가 29명 있었고, 또 그전에는 같은 원인으로 인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이 있었습니다. 1:29:300. 작은 사고라도 원인을 찾고 문제를 바꿔야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때문에 지방의회와 환경단체는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며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지자체와 관계 기관은 시설 점검을 강화하고 공장 설계 단계부터 사고 대비 기술을 지원하는 등 예방 활동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수그러드나 했던 불안감은 여덟 달 만에 발생한 사고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전북 군산 새만금 산업단지가 '2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앞으로 화학물질을 다루는 기업들이 줄줄이 입주하게 된다는 점도 걱정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1로 이어지는 29일 수도 있고, 29로 이어지는 300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미연에 확실한 예방 대책을 세워 실행해야 하지 않으면 더 큰 사고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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