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선수 시절 맛집”…‘기행문’ 연수보고서 이번엔 다를까?

입력 2024.05.14 (19:35) 수정 2024.05.1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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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회 해외 연수를 다녀오면 어떤 걸 보고 와 시정에 접목하겠다는 걸 알리는 연수보고서를 쓰는데요.

여행을 다녀와 쓰는 '기행문'에 가까운 내용이 즐비했습니다.

올해 연수보고서는 달라질까요?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독일과 체코로 8박 10일 공무국외연수를 떠났습니다.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 등을 찾아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한 의원이 '일기형식'으로 연수 후기를 남겼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가지를 볼 수 있는 전망대를 견학했는데, 도착하니 비가 왔으나 시야는 맑았다는 소감을 늘어놓습니다.

견학을 마치고는 차범근 감독이 축구선수 시절 자주 이용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 후 일정을 마쳤다는 '기행문'에 가까운 후기를 작성합니다.

다른 의원은 체코 프라하를 찾은 날을 언급하며 "공식 기관 방문이 없어 관광 온 느낌, 부담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어 프라하성과 구 시청사 방문 사진 찍는 데 열중했다"고 말합니다.

또 "볼타바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프라하의 밤 경치를 맥주 한잔하면서 만끽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는 감상을 남깁니다.

'복사해서 붙여넣기' 이른바 '복붙' 의혹도 여전합니다.

한 의원은 친환경에너지 마을인 독일 보봉마을을 찾아 마을 이름의 유래와 사업을 소개합니다.

그런데 이 내용은 2015년 한 언론사에서 쓴 르포 기사와 거의 같습니다.

[울산시의회 의원 : "제가 직접 다 썼거든요. 그거는. (해설사) 해설은 똑같을 거 아니에요. 내용들이…. 거의 유사하게 얘기를 하셨으니까 그렇게 제가 썼겠죠…. 해설 자료를 참고했고, 들은 걸 참고를 해서 글을 썼다고 말씀을 드릴게요."]

시민사회는 이번 연수보고서는 책임감 있게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향희/울산시민연대 팀장 : "연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정(에) 좋은 사례들을 발견하셨고, 또 입안하실 수 있는 건지에 대해서 시민들한테 충분히 설득하고 설명한다면 연수에 대한 시민 사회의 뿌리 깊은 불신이나 의혹도 해소할 수 있고…."]

공무국외출장자들은 귀국 30일 이내에 결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김근영/그래픽:박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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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범근 선수 시절 맛집”…‘기행문’ 연수보고서 이번엔 다를까?
    • 입력 2024-05-14 19:35:29
    • 수정2024-05-14 20:46:17
    뉴스7(부산)
[앵커]

의회 해외 연수를 다녀오면 어떤 걸 보고 와 시정에 접목하겠다는 걸 알리는 연수보고서를 쓰는데요.

여행을 다녀와 쓰는 '기행문'에 가까운 내용이 즐비했습니다.

올해 연수보고서는 달라질까요?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독일과 체코로 8박 10일 공무국외연수를 떠났습니다.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 등을 찾아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한 의원이 '일기형식'으로 연수 후기를 남겼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가지를 볼 수 있는 전망대를 견학했는데, 도착하니 비가 왔으나 시야는 맑았다는 소감을 늘어놓습니다.

견학을 마치고는 차범근 감독이 축구선수 시절 자주 이용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 후 일정을 마쳤다는 '기행문'에 가까운 후기를 작성합니다.

다른 의원은 체코 프라하를 찾은 날을 언급하며 "공식 기관 방문이 없어 관광 온 느낌, 부담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어 프라하성과 구 시청사 방문 사진 찍는 데 열중했다"고 말합니다.

또 "볼타바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프라하의 밤 경치를 맥주 한잔하면서 만끽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는 감상을 남깁니다.

'복사해서 붙여넣기' 이른바 '복붙' 의혹도 여전합니다.

한 의원은 친환경에너지 마을인 독일 보봉마을을 찾아 마을 이름의 유래와 사업을 소개합니다.

그런데 이 내용은 2015년 한 언론사에서 쓴 르포 기사와 거의 같습니다.

[울산시의회 의원 : "제가 직접 다 썼거든요. 그거는. (해설사) 해설은 똑같을 거 아니에요. 내용들이…. 거의 유사하게 얘기를 하셨으니까 그렇게 제가 썼겠죠…. 해설 자료를 참고했고, 들은 걸 참고를 해서 글을 썼다고 말씀을 드릴게요."]

시민사회는 이번 연수보고서는 책임감 있게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향희/울산시민연대 팀장 : "연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정(에) 좋은 사례들을 발견하셨고, 또 입안하실 수 있는 건지에 대해서 시민들한테 충분히 설득하고 설명한다면 연수에 대한 시민 사회의 뿌리 깊은 불신이나 의혹도 해소할 수 있고…."]

공무국외출장자들은 귀국 30일 이내에 결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김근영/그래픽:박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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