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해충 잡는 ‘끈끈이’…애먼 ‘새’만 잡는다

입력 2024.05.15 (08:35) 수정 2024.05.15 (09:2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요즘 활동이 왕성해지는 쥐나 해충을 잡기 위해 곳곳에 '끈끈이'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끈끈이에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등 크고 작은 새들이 걸려 목숨을 위협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보도에 김예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깃털이 빠진 까치 한 마리.

깃이 있던 자리엔 붉은 피부가 드러나 있습니다.

쥐를 잡으려고 공터에 놓은 끈끈이에 앉았다 날개가 달라붙어 다친 겁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황조롱이 역시 끈끈이에 걸려 꼬리를 잃었습니다.

[김리현/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 "날지 못하는 상태로 어느 화단에서 발견이 됐어요. 양 날개깃 끝부분에 끈적한 이물로 묻어 있는 걸…."]

최근 3년 동안 대전과 세종·충남지역에서 끈끈이에 걸려 구조된 새들만 58마리.

이 가운데 치료를 받고 자연으로 돌아간 건 3분의 1 가량인 19마리에 불과합니다.

끈끈이 독성이 피부나 점막에 매우 자극적인 데다, 오염된 깃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로 폐사하는 일도 많다 보니, 참새와 박새처럼 작은 새들에게는 더 치명적입니다.

쥐를 잡을 때 쓰는 끈끈인데요, 이렇게 목장갑이 붙어서 떨어지지 않을 만큼 강력합니다.

때문에 끈끈이 대신 포획 틀 사용이 권고되고 있습니다.

[김리현/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 "몸을 훼손하지 않는 포획 틀, 쥐(잡기) 용이 있어요. 그런 거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을 해 주시거나…."]

새뿐만 아니라 족제비 등 다른 야생 동물도 끈끈이 접촉으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어 사용에 신중함이 요구됩니다.

KBS 뉴스 김예은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쥐·해충 잡는 ‘끈끈이’…애먼 ‘새’만 잡는다
    • 입력 2024-05-15 08:35:07
    • 수정2024-05-15 09:25:26
    뉴스광장(대전)
[앵커]

요즘 활동이 왕성해지는 쥐나 해충을 잡기 위해 곳곳에 '끈끈이'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끈끈이에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등 크고 작은 새들이 걸려 목숨을 위협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보도에 김예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깃털이 빠진 까치 한 마리.

깃이 있던 자리엔 붉은 피부가 드러나 있습니다.

쥐를 잡으려고 공터에 놓은 끈끈이에 앉았다 날개가 달라붙어 다친 겁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황조롱이 역시 끈끈이에 걸려 꼬리를 잃었습니다.

[김리현/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 "날지 못하는 상태로 어느 화단에서 발견이 됐어요. 양 날개깃 끝부분에 끈적한 이물로 묻어 있는 걸…."]

최근 3년 동안 대전과 세종·충남지역에서 끈끈이에 걸려 구조된 새들만 58마리.

이 가운데 치료를 받고 자연으로 돌아간 건 3분의 1 가량인 19마리에 불과합니다.

끈끈이 독성이 피부나 점막에 매우 자극적인 데다, 오염된 깃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로 폐사하는 일도 많다 보니, 참새와 박새처럼 작은 새들에게는 더 치명적입니다.

쥐를 잡을 때 쓰는 끈끈인데요, 이렇게 목장갑이 붙어서 떨어지지 않을 만큼 강력합니다.

때문에 끈끈이 대신 포획 틀 사용이 권고되고 있습니다.

[김리현/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 "몸을 훼손하지 않는 포획 틀, 쥐(잡기) 용이 있어요. 그런 거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을 해 주시거나…."]

새뿐만 아니라 족제비 등 다른 야생 동물도 끈끈이 접촉으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어 사용에 신중함이 요구됩니다.

KBS 뉴스 김예은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대전-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