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다시 항모의 시대?…인도태평양서 뜨거워지는 항모 건조 경쟁의 이유
입력 2024.05.15 (20:42)
수정 2024.05.15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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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다에 떠다니는 전투비행단으로 불리는 항공모함은 한때 막강한 군사력과 국력을 상징하기도 했죠.
하지만 엄청난 유지비용은 물론 극초음속 미사일이 항모 킬러로 등장하면서 항모의 시대도 저무는가 싶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인도태평양 국가들은 항공모함 역량을 앞다퉈 강화하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금철영 기자와 월드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중국 얘기부터 해보죠.
중국이 벌써 3번째 항공모함을 바다에 띄워서 최근 시험항해까지 마쳤는데요.
중국이 항공모함을 발전시키는 이유, 어디에 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중국의 역내 패권추구를 위한 군사전략과 관련이 있다, 이렇게 봐야 할 거 같습니다.
3번째 항모인 푸젠함은 타이완과 마주 보는 푸젠성의 이름에서 따온 것인데요.
신형 항공모함을 이렇게 이름 붙인 것은 타이완 흡수 통일에 대한 열망이 담긴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과 외교안보전략을 결정하는 '외사영도소조'의 조장도 겸임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볼 때 항모 건조사업은 시진핑 주석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도 하겠습니다.
중국은 푸젠함 외에도 4번째 항모 건조를 추진 중인데 향후 최대 6척 정도의 항공모함 전단을 꾸릴 것으로 보입니다.
다분히 인도태평양에 전개된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을 의식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앵커]
듣고 보니 상당히 공세적 전략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인도와 일본도 이런 중국의 움직임을 의식해 항공모함 계획을 추진한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일본과 인도는 중국의 해군력 강화로 해역 분쟁에서 열세에 놓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인도는 이미 비그란트 항공모함을 진수시켰고, 일본은 이즈모함을 항공모함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거의 끝낸 상탭니다.
여기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F-35B가 탑재됩니다.
2척의 항모 전단이 본격 가동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일본은 현재도 대공 방어능력이 뛰어난 이지스함을 8척이나 보유하고 있고 여기에 2만 톤급 초대형 이지스함 더 2척을 추가해 2028년까지 10척을 보유할 예정입니다.
그런데도 육지 영토보다 훨씬 넓은 해역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항모전단이 꼭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명분은 해양영토 방어용이지만 공세적 해양전략으로 전환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2019년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즈모급 2번함인 카가함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이 만든 수직이착륙기, "F-35B의 탑재를 지지한다"고 선언하면서 일본 해군의 숙원사업인 항모전단 구성계획이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항공모함은 '초음속 미사일의 거대 표적', '돈 먹는 하마' 등으로 불리면서 퇴조하는가 싶은 시기도 있었는데, 어떻게 '다시 항모의 시대'가 도래하게 된 걸까요?
[기자]
중국의 패권도전으로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가 흔들린 것도 원인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특히 동북아의 군비경쟁과 해상 영토분쟁이 격화되면서 나온 결과이기도 합니다.
항공모함 전단 유지비용은 계산이 쉽지 않지만 엄청난 비용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항공모함 혼자서 작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단 핵잠수함이 앞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해야 하고, 대공 방어능력이 뛰어난 이지스함들이 공중방어를 하면서 호위 임무를 맡아야 합니다.
특히 핵추진 항모가 아닐 경우 연료공급함정까지 따라다녀야 합니다.
유지보수를 위한 별도 항만시설과 함재기 전용 지상활주로도 필요하고요.
총 11척의 미군 항공모함전단이 세계 최강인 이유는 무기체계도 뛰어나지만 핵추진 항공모함으로 연료 걱정을 덜고 전 세계를 무대로 작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최신 항모인 푸젠함도 디젤엔진을 사용해 작전반경이 제한돼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익과 영해수호를 위해선 항모전단이 필요하다는 전략적 판단을 중국이나 인도, 일본은 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까지 경항모를 도입한다고 했다가 논의가 진척이 없는 상황이죠.
동북아시아, 나아가 인도태평양에서 항모가 다시 부상하는 상황이라면 우리의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자]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경항모를 넘어서 함재기 2,30대를 탑재할 수 있는 중항모급 이상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탭니다.
현재 군 당국으로선 점증하는 북한의 핵 위협과 도발 가능성에 우선적으로 대응해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도 보입니다.
따라서 국가 대전략 차원의 논의는 물론 국제정세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거친 정책 결정과 초당적 합의 없이는 현재로선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하겠습니다.
서두를 필요는 없겠지만, 지속적인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당초 경항모가 논의될 당시에는 미국의 수직 이착륙기인 F-35B 도입 등이 거론됐지만, 지금은 우리 기술이 80퍼센트 이상 들어간 KF-21의 기술적 검증이 끝난 상태여서, 해군함재기 버전, 해군을 뜻하는 NAVY의 첫 글자를 딴 이른바 'KF-21N'의 개발까지 상정해서 연구해 보자는 데까지는 군 일각에서도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김주은/자료조사:백민정
바다에 떠다니는 전투비행단으로 불리는 항공모함은 한때 막강한 군사력과 국력을 상징하기도 했죠.
하지만 엄청난 유지비용은 물론 극초음속 미사일이 항모 킬러로 등장하면서 항모의 시대도 저무는가 싶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인도태평양 국가들은 항공모함 역량을 앞다퉈 강화하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금철영 기자와 월드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중국 얘기부터 해보죠.
중국이 벌써 3번째 항공모함을 바다에 띄워서 최근 시험항해까지 마쳤는데요.
중국이 항공모함을 발전시키는 이유, 어디에 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중국의 역내 패권추구를 위한 군사전략과 관련이 있다, 이렇게 봐야 할 거 같습니다.
3번째 항모인 푸젠함은 타이완과 마주 보는 푸젠성의 이름에서 따온 것인데요.
신형 항공모함을 이렇게 이름 붙인 것은 타이완 흡수 통일에 대한 열망이 담긴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과 외교안보전략을 결정하는 '외사영도소조'의 조장도 겸임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볼 때 항모 건조사업은 시진핑 주석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도 하겠습니다.
중국은 푸젠함 외에도 4번째 항모 건조를 추진 중인데 향후 최대 6척 정도의 항공모함 전단을 꾸릴 것으로 보입니다.
다분히 인도태평양에 전개된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을 의식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앵커]
듣고 보니 상당히 공세적 전략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인도와 일본도 이런 중국의 움직임을 의식해 항공모함 계획을 추진한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일본과 인도는 중국의 해군력 강화로 해역 분쟁에서 열세에 놓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인도는 이미 비그란트 항공모함을 진수시켰고, 일본은 이즈모함을 항공모함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거의 끝낸 상탭니다.
여기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F-35B가 탑재됩니다.
2척의 항모 전단이 본격 가동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일본은 현재도 대공 방어능력이 뛰어난 이지스함을 8척이나 보유하고 있고 여기에 2만 톤급 초대형 이지스함 더 2척을 추가해 2028년까지 10척을 보유할 예정입니다.
그런데도 육지 영토보다 훨씬 넓은 해역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항모전단이 꼭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명분은 해양영토 방어용이지만 공세적 해양전략으로 전환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2019년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즈모급 2번함인 카가함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이 만든 수직이착륙기, "F-35B의 탑재를 지지한다"고 선언하면서 일본 해군의 숙원사업인 항모전단 구성계획이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항공모함은 '초음속 미사일의 거대 표적', '돈 먹는 하마' 등으로 불리면서 퇴조하는가 싶은 시기도 있었는데, 어떻게 '다시 항모의 시대'가 도래하게 된 걸까요?
[기자]
중국의 패권도전으로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가 흔들린 것도 원인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특히 동북아의 군비경쟁과 해상 영토분쟁이 격화되면서 나온 결과이기도 합니다.
항공모함 전단 유지비용은 계산이 쉽지 않지만 엄청난 비용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항공모함 혼자서 작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단 핵잠수함이 앞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해야 하고, 대공 방어능력이 뛰어난 이지스함들이 공중방어를 하면서 호위 임무를 맡아야 합니다.
특히 핵추진 항모가 아닐 경우 연료공급함정까지 따라다녀야 합니다.
유지보수를 위한 별도 항만시설과 함재기 전용 지상활주로도 필요하고요.
총 11척의 미군 항공모함전단이 세계 최강인 이유는 무기체계도 뛰어나지만 핵추진 항공모함으로 연료 걱정을 덜고 전 세계를 무대로 작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최신 항모인 푸젠함도 디젤엔진을 사용해 작전반경이 제한돼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익과 영해수호를 위해선 항모전단이 필요하다는 전략적 판단을 중국이나 인도, 일본은 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까지 경항모를 도입한다고 했다가 논의가 진척이 없는 상황이죠.
동북아시아, 나아가 인도태평양에서 항모가 다시 부상하는 상황이라면 우리의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자]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경항모를 넘어서 함재기 2,30대를 탑재할 수 있는 중항모급 이상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탭니다.
현재 군 당국으로선 점증하는 북한의 핵 위협과 도발 가능성에 우선적으로 대응해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도 보입니다.
따라서 국가 대전략 차원의 논의는 물론 국제정세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거친 정책 결정과 초당적 합의 없이는 현재로선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하겠습니다.
서두를 필요는 없겠지만, 지속적인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당초 경항모가 논의될 당시에는 미국의 수직 이착륙기인 F-35B 도입 등이 거론됐지만, 지금은 우리 기술이 80퍼센트 이상 들어간 KF-21의 기술적 검증이 끝난 상태여서, 해군함재기 버전, 해군을 뜻하는 NAVY의 첫 글자를 딴 이른바 'KF-21N'의 개발까지 상정해서 연구해 보자는 데까지는 군 일각에서도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김주은/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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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5-15 20:42:53
- 수정2024-05-15 20:54:30
[앵커]
바다에 떠다니는 전투비행단으로 불리는 항공모함은 한때 막강한 군사력과 국력을 상징하기도 했죠.
하지만 엄청난 유지비용은 물론 극초음속 미사일이 항모 킬러로 등장하면서 항모의 시대도 저무는가 싶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인도태평양 국가들은 항공모함 역량을 앞다퉈 강화하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금철영 기자와 월드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중국 얘기부터 해보죠.
중국이 벌써 3번째 항공모함을 바다에 띄워서 최근 시험항해까지 마쳤는데요.
중국이 항공모함을 발전시키는 이유, 어디에 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중국의 역내 패권추구를 위한 군사전략과 관련이 있다, 이렇게 봐야 할 거 같습니다.
3번째 항모인 푸젠함은 타이완과 마주 보는 푸젠성의 이름에서 따온 것인데요.
신형 항공모함을 이렇게 이름 붙인 것은 타이완 흡수 통일에 대한 열망이 담긴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과 외교안보전략을 결정하는 '외사영도소조'의 조장도 겸임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볼 때 항모 건조사업은 시진핑 주석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도 하겠습니다.
중국은 푸젠함 외에도 4번째 항모 건조를 추진 중인데 향후 최대 6척 정도의 항공모함 전단을 꾸릴 것으로 보입니다.
다분히 인도태평양에 전개된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을 의식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앵커]
듣고 보니 상당히 공세적 전략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인도와 일본도 이런 중국의 움직임을 의식해 항공모함 계획을 추진한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일본과 인도는 중국의 해군력 강화로 해역 분쟁에서 열세에 놓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인도는 이미 비그란트 항공모함을 진수시켰고, 일본은 이즈모함을 항공모함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거의 끝낸 상탭니다.
여기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F-35B가 탑재됩니다.
2척의 항모 전단이 본격 가동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일본은 현재도 대공 방어능력이 뛰어난 이지스함을 8척이나 보유하고 있고 여기에 2만 톤급 초대형 이지스함 더 2척을 추가해 2028년까지 10척을 보유할 예정입니다.
그런데도 육지 영토보다 훨씬 넓은 해역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항모전단이 꼭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명분은 해양영토 방어용이지만 공세적 해양전략으로 전환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2019년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즈모급 2번함인 카가함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이 만든 수직이착륙기, "F-35B의 탑재를 지지한다"고 선언하면서 일본 해군의 숙원사업인 항모전단 구성계획이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항공모함은 '초음속 미사일의 거대 표적', '돈 먹는 하마' 등으로 불리면서 퇴조하는가 싶은 시기도 있었는데, 어떻게 '다시 항모의 시대'가 도래하게 된 걸까요?
[기자]
중국의 패권도전으로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가 흔들린 것도 원인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특히 동북아의 군비경쟁과 해상 영토분쟁이 격화되면서 나온 결과이기도 합니다.
항공모함 전단 유지비용은 계산이 쉽지 않지만 엄청난 비용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항공모함 혼자서 작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단 핵잠수함이 앞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해야 하고, 대공 방어능력이 뛰어난 이지스함들이 공중방어를 하면서 호위 임무를 맡아야 합니다.
특히 핵추진 항모가 아닐 경우 연료공급함정까지 따라다녀야 합니다.
유지보수를 위한 별도 항만시설과 함재기 전용 지상활주로도 필요하고요.
총 11척의 미군 항공모함전단이 세계 최강인 이유는 무기체계도 뛰어나지만 핵추진 항공모함으로 연료 걱정을 덜고 전 세계를 무대로 작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최신 항모인 푸젠함도 디젤엔진을 사용해 작전반경이 제한돼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익과 영해수호를 위해선 항모전단이 필요하다는 전략적 판단을 중국이나 인도, 일본은 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까지 경항모를 도입한다고 했다가 논의가 진척이 없는 상황이죠.
동북아시아, 나아가 인도태평양에서 항모가 다시 부상하는 상황이라면 우리의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자]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경항모를 넘어서 함재기 2,30대를 탑재할 수 있는 중항모급 이상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탭니다.
현재 군 당국으로선 점증하는 북한의 핵 위협과 도발 가능성에 우선적으로 대응해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도 보입니다.
따라서 국가 대전략 차원의 논의는 물론 국제정세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거친 정책 결정과 초당적 합의 없이는 현재로선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하겠습니다.
서두를 필요는 없겠지만, 지속적인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당초 경항모가 논의될 당시에는 미국의 수직 이착륙기인 F-35B 도입 등이 거론됐지만, 지금은 우리 기술이 80퍼센트 이상 들어간 KF-21의 기술적 검증이 끝난 상태여서, 해군함재기 버전, 해군을 뜻하는 NAVY의 첫 글자를 딴 이른바 'KF-21N'의 개발까지 상정해서 연구해 보자는 데까지는 군 일각에서도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김주은/자료조사:백민정
바다에 떠다니는 전투비행단으로 불리는 항공모함은 한때 막강한 군사력과 국력을 상징하기도 했죠.
하지만 엄청난 유지비용은 물론 극초음속 미사일이 항모 킬러로 등장하면서 항모의 시대도 저무는가 싶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인도태평양 국가들은 항공모함 역량을 앞다퉈 강화하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금철영 기자와 월드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중국 얘기부터 해보죠.
중국이 벌써 3번째 항공모함을 바다에 띄워서 최근 시험항해까지 마쳤는데요.
중국이 항공모함을 발전시키는 이유, 어디에 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중국의 역내 패권추구를 위한 군사전략과 관련이 있다, 이렇게 봐야 할 거 같습니다.
3번째 항모인 푸젠함은 타이완과 마주 보는 푸젠성의 이름에서 따온 것인데요.
신형 항공모함을 이렇게 이름 붙인 것은 타이완 흡수 통일에 대한 열망이 담긴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과 외교안보전략을 결정하는 '외사영도소조'의 조장도 겸임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볼 때 항모 건조사업은 시진핑 주석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도 하겠습니다.
중국은 푸젠함 외에도 4번째 항모 건조를 추진 중인데 향후 최대 6척 정도의 항공모함 전단을 꾸릴 것으로 보입니다.
다분히 인도태평양에 전개된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을 의식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앵커]
듣고 보니 상당히 공세적 전략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인도와 일본도 이런 중국의 움직임을 의식해 항공모함 계획을 추진한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일본과 인도는 중국의 해군력 강화로 해역 분쟁에서 열세에 놓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인도는 이미 비그란트 항공모함을 진수시켰고, 일본은 이즈모함을 항공모함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거의 끝낸 상탭니다.
여기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F-35B가 탑재됩니다.
2척의 항모 전단이 본격 가동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일본은 현재도 대공 방어능력이 뛰어난 이지스함을 8척이나 보유하고 있고 여기에 2만 톤급 초대형 이지스함 더 2척을 추가해 2028년까지 10척을 보유할 예정입니다.
그런데도 육지 영토보다 훨씬 넓은 해역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항모전단이 꼭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명분은 해양영토 방어용이지만 공세적 해양전략으로 전환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2019년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즈모급 2번함인 카가함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이 만든 수직이착륙기, "F-35B의 탑재를 지지한다"고 선언하면서 일본 해군의 숙원사업인 항모전단 구성계획이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항공모함은 '초음속 미사일의 거대 표적', '돈 먹는 하마' 등으로 불리면서 퇴조하는가 싶은 시기도 있었는데, 어떻게 '다시 항모의 시대'가 도래하게 된 걸까요?
[기자]
중국의 패권도전으로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가 흔들린 것도 원인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특히 동북아의 군비경쟁과 해상 영토분쟁이 격화되면서 나온 결과이기도 합니다.
항공모함 전단 유지비용은 계산이 쉽지 않지만 엄청난 비용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항공모함 혼자서 작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단 핵잠수함이 앞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해야 하고, 대공 방어능력이 뛰어난 이지스함들이 공중방어를 하면서 호위 임무를 맡아야 합니다.
특히 핵추진 항모가 아닐 경우 연료공급함정까지 따라다녀야 합니다.
유지보수를 위한 별도 항만시설과 함재기 전용 지상활주로도 필요하고요.
총 11척의 미군 항공모함전단이 세계 최강인 이유는 무기체계도 뛰어나지만 핵추진 항공모함으로 연료 걱정을 덜고 전 세계를 무대로 작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최신 항모인 푸젠함도 디젤엔진을 사용해 작전반경이 제한돼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익과 영해수호를 위해선 항모전단이 필요하다는 전략적 판단을 중국이나 인도, 일본은 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까지 경항모를 도입한다고 했다가 논의가 진척이 없는 상황이죠.
동북아시아, 나아가 인도태평양에서 항모가 다시 부상하는 상황이라면 우리의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자]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경항모를 넘어서 함재기 2,30대를 탑재할 수 있는 중항모급 이상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탭니다.
현재 군 당국으로선 점증하는 북한의 핵 위협과 도발 가능성에 우선적으로 대응해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도 보입니다.
따라서 국가 대전략 차원의 논의는 물론 국제정세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거친 정책 결정과 초당적 합의 없이는 현재로선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하겠습니다.
서두를 필요는 없겠지만, 지속적인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당초 경항모가 논의될 당시에는 미국의 수직 이착륙기인 F-35B 도입 등이 거론됐지만, 지금은 우리 기술이 80퍼센트 이상 들어간 KF-21의 기술적 검증이 끝난 상태여서, 해군함재기 버전, 해군을 뜻하는 NAVY의 첫 글자를 딴 이른바 'KF-21N'의 개발까지 상정해서 연구해 보자는 데까지는 군 일각에서도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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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철영 기자 cyku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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