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미국 대학가 반전시위…대선 복병 되나?

입력 2024.05.27 (20:47) 수정 2024.05.2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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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시작된 친팔레스타인 반전시위가 확산 되면서 미국 대선 국면에도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대학생들과 아랍계를 중심으로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국제시사매거진 PADO의 김동규 편집장과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컬럼비아대에 시작된 반전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 됐죠.

경찰 투입을 요청했던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에 대한 대학평의회의 불신임안까지 통과됐다는데, 현재 상황 어떻습니까?

[답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불똥이 미국 동부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들에 튀어 유펜(펜실베니아대), 하버드대 총장들이 연이어 낙마했는데, 미 하원 청문회에 불려 나온 이들 총장이 대학 내의 반유대주의 분위기에 대해 미적지근한 답변을 했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도 의회 청문회에 불려갔는데, 그는 유펜, 하버드대 총장들과 다르게 캠퍼스 내 농성시위대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했고 이에 따라 뉴욕시 경찰이 컬럼비아대 안으로 들어와 농성을 강제진압하고 학생들을 연행해갔습니다.

이후 학생들이 반발하며 농성이 이어졌고 농성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었습니다.

5월 들어서는 각 대학이 졸업식 준비로 소강상태지만 언제 다시 불이 타오를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앵커]

미국 유대계는 반전시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사실상 학살하고 있는 것 아니냐, 비난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하버드대 졸업식에선 수백 명이 전쟁 반대를 외치며 퇴장하기도 했는데요.

상황이 악화 되는 걸까요?

[답변]

반유대주의와 반이스라엘은 사실 그 경계가 모호합니다.

언제 반이스라엘 입장이 반유대주의로 변할지 모른다는 것이 유대인들의 걱정인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경제적 영향력이 큰 유대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유대인들은 좌우를 막론하고 큰 힘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민주당을 지지하는 진보 쪽의 뉴리퍼블릭이나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 쪽의 내셔널리뷰 같은 정치평론지에도 유대 자본이 들어가 있습니다.

현재 금융이나 언론 등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유대인들과 대학 캠퍼스나 문화계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진보그룹이 서로 맞서고 있습니다.

오는 11월에 있는 대선을 앞두고 이 싸움이 더욱 격렬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대학가 반전시위가 미 대선에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인데요.

현재 바이든과 트럼프 두 대선 후보의 입장,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변]

트럼프 후보는 상대적으로 마음이 편합니다.

이스라엘 편을 들고 공식적으로는 ‘내가 집권하면 금방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는 현직 대통령으로 자신의 재임기간 중에 일어난 전쟁이기 때문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게다가 미국 내 영향력이나 대선자금 모금을 생각하면 이스라엘과 유대인 표심을 안 챙길 수 없는데, 자신의 주요 지지기반인 진보성향의 표심은 현재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쪽입니다.

바이든으로서는 이스라엘을 지지할 수도 그렇다고 비판만 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의 대학 시위가 커지면 커질수록 바이든 후보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주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중 하나인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이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원래의 입장을 접고 트럼프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반유대주의에 대한 우려” 때문에 입장을 바꿨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트럼프 캠프는 선거자금을 바이든 캠프의 절반밖에 못 모았는데, 슈워츠먼 회장 같은 거물의 지지로 선거자금에서 숨통이 트일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반전시위를 지난 1968년 베트남 전쟁 당시의 반전시위를 떠올리며 보는 이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민주당으로선 1968년 반전시위가 대선 패배로 이어졌기 때문에 더욱 민감할 수 있을 텐데요.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답변]

공교롭게도 1968년에도 컬럼비아대 시위가 출발점이 되었고, 그해 8월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시카고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렸습니다.

1968년 여름, 시카고 전당대회에서 전국에서 몰려온 반전 시위대와 민주당이 충돌하는 모습이 TV로 중계됐고, 이것이 그해 선거에 영향을 미쳐 민주당이 패배해 공화당의 닉슨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금년 여름에도 시카고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립니다.

다만 1968년 당시에는 미국이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어서 수많은 미국 국민들에게 베트남전쟁은 자신들의 운명과 직접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은 징집과 무관합니다.

문제는 바이든과 트럼프 두 후보의 지지율이 특히 6개 정도의 ‘스윙 스테이트’, 경합 주에서 초박빙이라는 점입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둘러싼 논쟁이 혹시나 1퍼센트라도 표심을 움직인다면 바이든 후보에게 불리해집니다.

바이든 후보에게는 낙태 이슈가 유리한 이슈이고, 멕시코 국경문제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슈는 불리한 이슈라고 하겠습니다.

영상편집:구자람 김주은/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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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27 20:47:02
    • 수정2024-05-27 20: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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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시작된 친팔레스타인 반전시위가 확산 되면서 미국 대선 국면에도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대학생들과 아랍계를 중심으로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국제시사매거진 PADO의 김동규 편집장과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컬럼비아대에 시작된 반전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 됐죠.

경찰 투입을 요청했던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에 대한 대학평의회의 불신임안까지 통과됐다는데, 현재 상황 어떻습니까?

[답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불똥이 미국 동부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들에 튀어 유펜(펜실베니아대), 하버드대 총장들이 연이어 낙마했는데, 미 하원 청문회에 불려 나온 이들 총장이 대학 내의 반유대주의 분위기에 대해 미적지근한 답변을 했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도 의회 청문회에 불려갔는데, 그는 유펜, 하버드대 총장들과 다르게 캠퍼스 내 농성시위대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했고 이에 따라 뉴욕시 경찰이 컬럼비아대 안으로 들어와 농성을 강제진압하고 학생들을 연행해갔습니다.

이후 학생들이 반발하며 농성이 이어졌고 농성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었습니다.

5월 들어서는 각 대학이 졸업식 준비로 소강상태지만 언제 다시 불이 타오를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앵커]

미국 유대계는 반전시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사실상 학살하고 있는 것 아니냐, 비난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하버드대 졸업식에선 수백 명이 전쟁 반대를 외치며 퇴장하기도 했는데요.

상황이 악화 되는 걸까요?

[답변]

반유대주의와 반이스라엘은 사실 그 경계가 모호합니다.

언제 반이스라엘 입장이 반유대주의로 변할지 모른다는 것이 유대인들의 걱정인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경제적 영향력이 큰 유대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유대인들은 좌우를 막론하고 큰 힘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민주당을 지지하는 진보 쪽의 뉴리퍼블릭이나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 쪽의 내셔널리뷰 같은 정치평론지에도 유대 자본이 들어가 있습니다.

현재 금융이나 언론 등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유대인들과 대학 캠퍼스나 문화계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진보그룹이 서로 맞서고 있습니다.

오는 11월에 있는 대선을 앞두고 이 싸움이 더욱 격렬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대학가 반전시위가 미 대선에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인데요.

현재 바이든과 트럼프 두 대선 후보의 입장,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변]

트럼프 후보는 상대적으로 마음이 편합니다.

이스라엘 편을 들고 공식적으로는 ‘내가 집권하면 금방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는 현직 대통령으로 자신의 재임기간 중에 일어난 전쟁이기 때문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게다가 미국 내 영향력이나 대선자금 모금을 생각하면 이스라엘과 유대인 표심을 안 챙길 수 없는데, 자신의 주요 지지기반인 진보성향의 표심은 현재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쪽입니다.

바이든으로서는 이스라엘을 지지할 수도 그렇다고 비판만 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의 대학 시위가 커지면 커질수록 바이든 후보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주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중 하나인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이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원래의 입장을 접고 트럼프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반유대주의에 대한 우려” 때문에 입장을 바꿨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트럼프 캠프는 선거자금을 바이든 캠프의 절반밖에 못 모았는데, 슈워츠먼 회장 같은 거물의 지지로 선거자금에서 숨통이 트일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반전시위를 지난 1968년 베트남 전쟁 당시의 반전시위를 떠올리며 보는 이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민주당으로선 1968년 반전시위가 대선 패배로 이어졌기 때문에 더욱 민감할 수 있을 텐데요.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답변]

공교롭게도 1968년에도 컬럼비아대 시위가 출발점이 되었고, 그해 8월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시카고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렸습니다.

1968년 여름, 시카고 전당대회에서 전국에서 몰려온 반전 시위대와 민주당이 충돌하는 모습이 TV로 중계됐고, 이것이 그해 선거에 영향을 미쳐 민주당이 패배해 공화당의 닉슨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금년 여름에도 시카고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립니다.

다만 1968년 당시에는 미국이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어서 수많은 미국 국민들에게 베트남전쟁은 자신들의 운명과 직접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은 징집과 무관합니다.

문제는 바이든과 트럼프 두 후보의 지지율이 특히 6개 정도의 ‘스윙 스테이트’, 경합 주에서 초박빙이라는 점입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둘러싼 논쟁이 혹시나 1퍼센트라도 표심을 움직인다면 바이든 후보에게 불리해집니다.

바이든 후보에게는 낙태 이슈가 유리한 이슈이고, 멕시코 국경문제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슈는 불리한 이슈라고 하겠습니다.

영상편집:구자람 김주은/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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