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기간에 축제가 웬 말”…조선대 5월 축제 갑론을박

[앵커]

80년 5월 이후 광주의 대학가에는 봄 축제가 사라졌습니다.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였는데요.

조선대학교가 관례를 깨고 올해 5월 축제를 열었습니다.

대학생들이 오월을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추모 기간인데 부적절하다,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손민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학 축제가 열리는 조선대학교 대운동장.

공연장 입장을 기다리는 학생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조선대학교가 80년대 이후 처음으로 5월 축제를 열었습니다.

조선대 총학생회는 젊은 세대가 오월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추모 행사를 마련했고, 일부 수익금도 오월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동안 조선대를 포함한 광주 지역 대학교들은 5월이 아닌 가을에 축제를 열어왔습니다.

오월 정신을 기리고 희생자를 추모하자는 의미에서입니다.

축제 첫날인 27일은 조선대 출신 김동수 열사가 옛 전남도청에서 산화한 날이기도 합니다.

5월 축제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선은 엇갈립니다.

[윤수아/조선대 국어국문학과 : "가을에 하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았을까 (5월에는) 추모를 중심으로 하는 행사들이 더 많아서..."]

[박민수/조선대 경제학과 : "축제한다고 기념하지 않은 건 아니니까요. 모여서 이렇게 하는 건 좋은 것 같습니다."]

일부 오월 단체는 추모 기간에 축제를 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김형미/오월어머니집 관장 : "도청이 함락당한 날인데 다른 대학도 아닌 광주에 있는 조선대에서 축제를 한다는 것은 저희 유족들 입장으로서는 좀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5·18 기념재단도 운영 수익을 기부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논란이 이어지자 조선대 총학생회 측은 내년부터 추모 기간을 피해 축제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총학생회 측은 또 공연장 입장을 위한 학생증 도용을 차단하기 위해 인증을 강화하고, 유명가수의 공연에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찰에 협조를 구해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손민주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영상편집:이두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