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휴가에 퇴사까지’…남은 사람들이 짊어진 의료공백 부담

입력 2024.05.30 (09:45) 수정 2024.05.3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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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가 의료 현장을 벗어난 지 100일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전공의들의 복귀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의료공백을 감내해 온 의료진과 환자들은 애타는 마음으로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주현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집단 사직 사태 이후 의료 공백의 부담은 간호사에게 넘겨졌습니다.

처음에는 의사 업무를 일부 대신할 진료지원(PA) 간호사로 투입됐다가, 병원 경영이 악화 되자 무급휴가 대상이 됐습니다.

공공병원 5년 차 간호사인 A 씨는 갑자기 연차 쓰라는 요구를 받기 일쑤입니다.

[공공병원 간호사/음성변조 : "당장 환자는 이만큼 밖에 없는데 (간호사가) 이렇게 많이 출근할 필요가 없다 하면서 원래 짜여진 스케줄 이외에 '오늘 환자가 별로 없으니까 너 쉴래?', '너 연차 사용할래?'"]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병원 노동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대형병원들이 수술과 입원을 모두 줄이면서, 간병 일자리는 반 토막 수준.

이 병원 간병인 수는 150명에서 이제 50명으로 줄었습니다.

[문명순/서울대병원 희망간병분회장 : "(일당이) 하루에 13만 원, 2~3일 하면 얼마예요? 그렇게 해서 30만 원 정도밖에 안 되는 임금으로 한 달을 버티는 분들도 있고요."]

하지만 누구보다 지난 100일을 고통스럽게 버텨온 건 환자들입니다.

희귀암 환자들이 모인 SNS에서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이 끊이지 않습니다.

[진미향/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대표 : "환자를 그냥 환자로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그런 수단이나 이런 게 아니라…."]

환자와 남은 의료진 등이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쳐가는 가운데, 정부와 의사단체 간 대화는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주현지입니다.

촬영기자:홍병국 정형철/영상편집:송화인/화면제공: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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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급휴가에 퇴사까지’…남은 사람들이 짊어진 의료공백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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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05-30 09: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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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가 의료 현장을 벗어난 지 100일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전공의들의 복귀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의료공백을 감내해 온 의료진과 환자들은 애타는 마음으로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주현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집단 사직 사태 이후 의료 공백의 부담은 간호사에게 넘겨졌습니다.

처음에는 의사 업무를 일부 대신할 진료지원(PA) 간호사로 투입됐다가, 병원 경영이 악화 되자 무급휴가 대상이 됐습니다.

공공병원 5년 차 간호사인 A 씨는 갑자기 연차 쓰라는 요구를 받기 일쑤입니다.

[공공병원 간호사/음성변조 : "당장 환자는 이만큼 밖에 없는데 (간호사가) 이렇게 많이 출근할 필요가 없다 하면서 원래 짜여진 스케줄 이외에 '오늘 환자가 별로 없으니까 너 쉴래?', '너 연차 사용할래?'"]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병원 노동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대형병원들이 수술과 입원을 모두 줄이면서, 간병 일자리는 반 토막 수준.

이 병원 간병인 수는 150명에서 이제 50명으로 줄었습니다.

[문명순/서울대병원 희망간병분회장 : "(일당이) 하루에 13만 원, 2~3일 하면 얼마예요? 그렇게 해서 30만 원 정도밖에 안 되는 임금으로 한 달을 버티는 분들도 있고요."]

하지만 누구보다 지난 100일을 고통스럽게 버텨온 건 환자들입니다.

희귀암 환자들이 모인 SNS에서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이 끊이지 않습니다.

[진미향/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대표 : "환자를 그냥 환자로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그런 수단이나 이런 게 아니라…."]

환자와 남은 의료진 등이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쳐가는 가운데, 정부와 의사단체 간 대화는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주현지입니다.

촬영기자:홍병국 정형철/영상편집:송화인/화면제공: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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