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자료·재산분할 20배…최태원·노소영 ‘세기의 이혼’ [뉴스in뉴스]

입력 2024.05.31 (12:51) 수정 2024.05.3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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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2심 선고가 나왔습니다.

위자료 20억, 재산분할은 1조 3,800억 원입니다.

왜 이렇게 나왔는지 취재기자와 직접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호준 기자, 일단 액수에 놀랐습니다.

대법원 판단이 남았지만, 사상 최대 액수의 이혼 재산 분할 아닙니까?

[기자]

어제 2심 선고가 났습니다.

최태원 회장이 노소영 관장에게 위자료 20억, 재산 분할 1조 3,800억 원을 주고 이혼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혼으로 인한 재산 분할은 사상 최대입니다.

위자료도 보통 사망에 따른 정신적 고통에도 1억 원은 넘기 힘든데 이례적으로 많은 금액으로 법원 안팎에서 평가하고 있습니다.

선고 직후 노 관장 측은 아주 훌륭한 판결이라고 소감을 밝혔고, 최 회장 측은 편파적 재판이라면서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어떻게 이렇게 많이 나올 수 있었나요?

[기자]

노 관장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노 관장은 2심 재판에서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최 회장 측에 갔고, 그룹 경영에 쓰였다고 주장했는데요.

1990년대 노 전 대통령이 최 회장 아버지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300억 원, 최 회장에게 32억 등 총 343억 원을 건넸다고 했습니다.

이걸 재판부가 인정했습니다.

300억 원이 당시 증권회사 인수에 사용됐을 거라면서 이 외에도 노 전 대통령을 방패막으로 모험적인 경영을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부인 노 관장의 기여도 인정했습니다.

그룹 지주회사 주식을 매입할 때 최종현 선대회장 자금으로 샀다는 최 회장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부부공동재산으로 주식을 취득했고, 노 관장의 기여가 있다고 본 겁니다.

[앵커]

1심과는 꽤 차이가 큰 거 아닌가요?

[기자]

1심에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재산 665억 원을 주고 이혼하라고 판결했습니다.

2심은 위자료와 재산분할 모두 20배 가량 늘었습니다.

최 회장의 SK그룹 주식 등은 이른바 '특유재산'으로 노 관장이 기여하지 않았다면서 분할 대상에서 뺏기 때문입니다.

그룹 주식 등 그룹 관련 재산을 제외하고 일부 계열사 주식과 부동산, 예금 등의 재산에서 40% 비율로 나눠 노 관장에게 주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 회장의 전체 재산을 4조 원대로 측정하고 여기에서 35%를 노 관장에게 주라고 한 겁니다.

[앵커]

'세기의 이혼'이라고 하는데, 언제부터 이 재벌총수 부부의 갈등이 시작됐나요?

[기자]

9년 전인 2015년부터 시작됐습니다.

2015년 최 회장은 일간지에 편지를 보내는 형식으로 혼외자녀가 있고, 이혼을 원한다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이후 2017년 이혼 조정을 최 회장이 신청하지만, 조정이 안 됐고, 이듬해 이혼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혼외자녀 공개에도 이혼에 반대하던 노 관장은 2019년 맞소송을 했는데요.

이렇게 시작된 이혼 소송 1심은 2022년 12월에 나왔습니다.

[앵커]

혼외자녀 공개도 이례적이었는데, 혼인 파탄에 대해 재판부는 뭐라고 했나요?

[기자]

혼인 파탄의 책임은 최 회장에게 있다는 건 1심과 2심 모두 같았습니다.

하지만 2심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보낸 편지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내가 김희영 이사장에게 이혼하게 했고, 아이도 낳게 했다. 내가 계획해서 시켰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혼인 관계를 존중했다면, 도저히 하기 어려운 행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이사장 내용도 언급했죠?

[기자]

최 회장은 이혼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 공개 행사에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재판부는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의 부정행위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최 회장은 부정행위가 2009년부터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김 이사장의 이혼 때 직업란에 최 회장 측근이 운영하는 기업을 적었다는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또한, 최 회장이 티앤씨재단 설립에 상당한 금액을 냈고, 김 이사장과의 생활비 등으로 219억 원 이상 썼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관련 소송은 이혼 사건 1개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두 건이 더 있습니다.

우선 노 관장이 최 회장 동거인 김희영 이사장에 대한 위자료 소송이 있습니다.

노 관장은 김 이사장의 불륜으로 자신과 자녀들이 고통을 받고 각종 병질환에 시달렸다며 위자료 30억 원을 요구했습니다.

반면, 김 이사장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이 남남처럼 십수년간 살아왔고, 이혼 맞소송을 청구한 지 3년이 지나 청구 시효가 지났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동거인에 대한 위자료 소송 결과는 8월 22일에 나올 예정입니다.

오늘 오전에 또 하나 재판이 있었는데요.

SK그룹의 SK이노베이션이 노 관장 미술관 '아트센터 나비'에 부동산 인도 청구 소송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미술관 '아트센터 나비'의 퇴거를 요구하는 소송입니다.

지난해 조정이 안 됐고, 재판으로 넘어왔는데요.

이 소송은 한 달 후 6월 21일에 선고될 예정입니다.

[앵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이인영 양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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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자료·재산분할 20배…최태원·노소영 ‘세기의 이혼’ [뉴스in뉴스]
    • 입력 2024-05-31 12:51:36
    • 수정2024-05-31 17: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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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2심 선고가 나왔습니다.

위자료 20억, 재산분할은 1조 3,800억 원입니다.

왜 이렇게 나왔는지 취재기자와 직접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호준 기자, 일단 액수에 놀랐습니다.

대법원 판단이 남았지만, 사상 최대 액수의 이혼 재산 분할 아닙니까?

[기자]

어제 2심 선고가 났습니다.

최태원 회장이 노소영 관장에게 위자료 20억, 재산 분할 1조 3,800억 원을 주고 이혼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혼으로 인한 재산 분할은 사상 최대입니다.

위자료도 보통 사망에 따른 정신적 고통에도 1억 원은 넘기 힘든데 이례적으로 많은 금액으로 법원 안팎에서 평가하고 있습니다.

선고 직후 노 관장 측은 아주 훌륭한 판결이라고 소감을 밝혔고, 최 회장 측은 편파적 재판이라면서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어떻게 이렇게 많이 나올 수 있었나요?

[기자]

노 관장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노 관장은 2심 재판에서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최 회장 측에 갔고, 그룹 경영에 쓰였다고 주장했는데요.

1990년대 노 전 대통령이 최 회장 아버지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300억 원, 최 회장에게 32억 등 총 343억 원을 건넸다고 했습니다.

이걸 재판부가 인정했습니다.

300억 원이 당시 증권회사 인수에 사용됐을 거라면서 이 외에도 노 전 대통령을 방패막으로 모험적인 경영을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부인 노 관장의 기여도 인정했습니다.

그룹 지주회사 주식을 매입할 때 최종현 선대회장 자금으로 샀다는 최 회장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부부공동재산으로 주식을 취득했고, 노 관장의 기여가 있다고 본 겁니다.

[앵커]

1심과는 꽤 차이가 큰 거 아닌가요?

[기자]

1심에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재산 665억 원을 주고 이혼하라고 판결했습니다.

2심은 위자료와 재산분할 모두 20배 가량 늘었습니다.

최 회장의 SK그룹 주식 등은 이른바 '특유재산'으로 노 관장이 기여하지 않았다면서 분할 대상에서 뺏기 때문입니다.

그룹 주식 등 그룹 관련 재산을 제외하고 일부 계열사 주식과 부동산, 예금 등의 재산에서 40% 비율로 나눠 노 관장에게 주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 회장의 전체 재산을 4조 원대로 측정하고 여기에서 35%를 노 관장에게 주라고 한 겁니다.

[앵커]

'세기의 이혼'이라고 하는데, 언제부터 이 재벌총수 부부의 갈등이 시작됐나요?

[기자]

9년 전인 2015년부터 시작됐습니다.

2015년 최 회장은 일간지에 편지를 보내는 형식으로 혼외자녀가 있고, 이혼을 원한다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이후 2017년 이혼 조정을 최 회장이 신청하지만, 조정이 안 됐고, 이듬해 이혼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혼외자녀 공개에도 이혼에 반대하던 노 관장은 2019년 맞소송을 했는데요.

이렇게 시작된 이혼 소송 1심은 2022년 12월에 나왔습니다.

[앵커]

혼외자녀 공개도 이례적이었는데, 혼인 파탄에 대해 재판부는 뭐라고 했나요?

[기자]

혼인 파탄의 책임은 최 회장에게 있다는 건 1심과 2심 모두 같았습니다.

하지만 2심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보낸 편지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내가 김희영 이사장에게 이혼하게 했고, 아이도 낳게 했다. 내가 계획해서 시켰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혼인 관계를 존중했다면, 도저히 하기 어려운 행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이사장 내용도 언급했죠?

[기자]

최 회장은 이혼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 공개 행사에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재판부는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의 부정행위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최 회장은 부정행위가 2009년부터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김 이사장의 이혼 때 직업란에 최 회장 측근이 운영하는 기업을 적었다는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또한, 최 회장이 티앤씨재단 설립에 상당한 금액을 냈고, 김 이사장과의 생활비 등으로 219억 원 이상 썼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관련 소송은 이혼 사건 1개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두 건이 더 있습니다.

우선 노 관장이 최 회장 동거인 김희영 이사장에 대한 위자료 소송이 있습니다.

노 관장은 김 이사장의 불륜으로 자신과 자녀들이 고통을 받고 각종 병질환에 시달렸다며 위자료 30억 원을 요구했습니다.

반면, 김 이사장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이 남남처럼 십수년간 살아왔고, 이혼 맞소송을 청구한 지 3년이 지나 청구 시효가 지났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동거인에 대한 위자료 소송 결과는 8월 22일에 나올 예정입니다.

오늘 오전에 또 하나 재판이 있었는데요.

SK그룹의 SK이노베이션이 노 관장 미술관 '아트센터 나비'에 부동산 인도 청구 소송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미술관 '아트센터 나비'의 퇴거를 요구하는 소송입니다.

지난해 조정이 안 됐고, 재판으로 넘어왔는데요.

이 소송은 한 달 후 6월 21일에 선고될 예정입니다.

[앵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이인영 양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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