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정찰위성 또 실패…새 엔진 사용 의도는? 외

입력 2024.06.01 (08:28) 수정 2024.06.0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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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달 27일 한중일 정상이 4년 5개월 만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한중일 3국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3국 간 협력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기여한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북한 문제에 대한 입장에서는 미묘한 차이를 보였는데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강조한 반면 리창 중국 총리는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재확인했습니다.

6월 첫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북한이 지난달 27일 밤 쏘아 올린 군사정찰위성이 2분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습니다.

북한은 1단 비행에 사용한 신형 엔진을 실패 원인으로 지목했는데요.

군은 북한이 실패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사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지난해 11월 발사에 성공했던 엔진을 놔두고 갑자기 새 엔진으로 발사를 시도한 걸까요?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밤하늘로 솟아오르던 발사체가 갑자기 검붉은 화염을 내뿜으며 폭발합니다.

일본 NHK에 포착된 북한 정찰위성 공중 폭발 장면입니다.

우리 군이 촬영한 영상에서도 발사 2분 만에 폭발한 뒤 추락하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위성 발사 1시간 반 만에 실패 사실을 빠르게 인정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우주발사체 천리마-1형에 탑재해 우주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조선중앙TV/2023년 11월 : "천리마-1형은 예정된 비행 궤도를 따라 정상 비행하여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습니다."]

이번에 공중 폭발한 신형 로켓은 지난해 11월 북한이 발사한 천리마-1형과는 다른 엔진을 사용했습니다.

당시에는 ICBM에 쓰이는 '백두산 엔진'을 달았는데, 이번엔 액체산소와 석유 연료를 쓰는 신형 엔진을 도입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나로호나 누리호,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 등 전세계적으로도 널리 쓰이는 엔진입니다.

추진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엔진을 써 위성 발사의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목적으로 보입니다.

[이춘근/과학기술기획평가원 : "초빙전문위원 과거에 천리마는 ICBM을 적용한 것이고 1단이 똑같기 때문에 그것을 발사할 때마다 이건 정찰위성을 빙자한 ICBM 테스트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던 거거든요. 왜냐하면 공통기술이 많으니까. 그러나 액체산소를 쓰는 엔진은 저온추진체이고 연료 주입 시간이 굉장히 길어요. 그러니까 ICBM 용이다 이런 것에서 비난을 탈피하려고 합리화시키는 면도 있죠."]

하지만, 액체산소를 사용하는 엔진은 다루기가 까다로워 위성 선진국들도 최소 2년 이상 개발 기간을 갖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안정화까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6개월 만에 발사를 감행하다 폭발한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한미 당국은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 기술진이 방북해 기술 자문을 해줬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11월, 김정은 위원장이 인공위성 작업자들과 찍은 기념사진에선 외국인으로 보이는 인물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춘근/과학기술기획평가원 : "초빙전문위원 저는 러시아가 정말 화끈하게, 강력하게 지원해 줬다고 봐요. 왜냐하면 작년에 1차 성공한 지 몇 달밖에 안됐는데, 새로운 연료 체제를 탑재한 엔진, 발사체를 이렇게 빨리 발사하는 사례는 없어요. 거의 우리 나로호 발사 때처럼 발사체 1단 자체를 러시아가 제공했을 가능성이 저는 크다고 봐요."]

2013년 발사에 성공한 우리 나로호는 당시 러시아가 개발 중이던 차세대 발사체, '안가라'의 엔진을 작은 사이즈로 개조해 장착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실제로 쏘아올린 경험이 없어 연소시험 과정 중 오류가 계속 발생했고.

[KBS 뉴스9/2010년 6월 10일 :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 발사가 또 실패했습니다. 이륙 137초 만에 폭발해 추락했습니다."]

2010년 6월 2차 발사 당시에는 1단 로켓 엔진이 공중에서 폭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나로호가 폭발한 건 발사한 지 137초 만인데, 이번 북한 군사정찰위성이 약 120초 만에 공중 폭발한 것과 매우 유사합니다.

러시아가 나로호에 제공한 엔진의 연료나 산화제 누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똑같이 북한에 넘겼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춘근/과학기술기획평가원/초빙전문위원 : "그때 우리하고 러시아하고 논쟁이 붙었어요. 너네 책임이다, 우리 책임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본다면 러시아가 북한에다 똑같은 엔진을 줬다면 역시 우리가 주장한 것이 맞았다. 러시아의 엔진 자체가 아직까지 안정화되지 못한 엔진이었다. 남북한이 똑같은 실패를 러시아로부터 받은 거죠. 결국은 우리가 테스트 베드(시험대) 역할을 했다고 비난을 받았었지만 북한도 역시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한 거죠."]

한편에선 러시아가 북한에 이전한 위성 기술이 제한적이었을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러시아가 자신들의 기밀이라고 볼 수 있는 정찰위성 관련 발사체 기술을 전부 다 이전 했으리라곤 보지 않습니다. 재료라든가 옆에 부속품 이런 것들이 모두 갖춰져야 되는데 북한이 그런 것들을 확보했을지 여부가 불확실합니다."]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다음 날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 위원장.

위성 발사 실패 사실을 주민들에게 공개하며 개발자들을 다독였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우리는 (위성 발사) 실패에 겁을 먹고 위축될 것이 아니라 더 크게 분발하게 될 것입니다."]

위성 발사 실패를 대외매체에만 알렸던 지난해와 달리, 주민들이 보는 TV와 신문에 김 위원장의 입을 통해 직접 전한 겁니다.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어떻게 본다면 북한으로선 이 실패가 커다란 북한 체제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그런 실패는 아니라고 보고, 어느 정도 기술 운용상에 발생할 수 있는 작은 실패로 간주했기 때문에 차라리 이걸 대내적으로 알림으로써 자신들은 여전히 위성발사체 개발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

우리 공군의 대응 훈련에 대해서는 좌시할 수 없는 도발이라고 규정하며, 위성 발사의 정당성을 강변했습니다.

[앵커]

‘오물 풍선’ 대량 살포…‘대북 전단’ 반발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직후 오물 더미를 매단 대형 풍선을 대거 남쪽으로 보냈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인민 표현의 자유"라며 대한민국 정부의 양해를 구한다고 비아냥댔는데요.

북한은 또 GPS 교란 전파를 쏘고,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무더기로 발사하는 등 추가 도발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김포시 한강 변에 커다란 비닐봉지가 달린 대형 풍선 두 개가 떠 있습니다.

[김대철/경기 김포시 고촌읍 : "기구 모양의 풍선 두 개 달려 있는 모양이 정확히 보인 상태에서, 어떤 게 들어있는지 모르니까 일단 좀 당황은 했지만…."]

합참은 북한이 지난달 28일 밤 9시쯤부터 다량의 풍선을 살포했다고 밝혔는데, 하루 새에만 260개가 넘는 풍선이 발견됐습니다.

북한과 인접한 경기도와 강원도는 물론, 멀게는 경남 거창과 전북 무주 등에서도 풍선이 포착됐습니다.

북한이 살포한 풍선은 길이가 약 3~4m로, 아래에 달린 봉지에는 담배꽁초와 폐건전지, 비닐, 심지어 고약한 냄새가 나는 거름까지 쏟아져 나왔습니다.

북한이 대남 풍선을 날린 건 2018년 이후 약 6년 만입니다.

[이성준/합참 공보실장/5월 30일 : "북한의 반인륜적이고 저급·치졸한 정전협정 위반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함."]

북한의 풍선 도발은 최근 탈북민 단체들이 대북 전단 살포를 재개한 것에 대한 반발로 보입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풍선이 날아가는 방향에 따라 표현의 자유와 국제법이 규정되냐"며 우리 시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비난했습니다.

이른바 '삐라'로 불리는 대북, 대남 전단의 역사는 6.25 전쟁에서 시작됐습니다.

초기에는 주로 귀순과 투항을 권유하고, 남북 대화를 권유하는 등 감성을 자극하는 짤막한 그림과 문장이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엔 우리 대통령과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상을 희화화하는 자극적인 표현들이 많아졌습니다.

최근 우리 민간단체에서 날리는 대북전단엔 주로 김정은 정권에 대한 비판과 한국 노래와 드라마 등을 담은 USB 등이 실리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북한 주민들의 김정은 정권, 북한 체제에 대한 충성심을 이완시키면서 북한 체제를 해이시킬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기 때문에 북한 당국으로서는 대북 전단이 매우 위험한 물품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에 이어 오물 풍선을 남쪽으로 날리고 GPS 전파 교란과 단거리 탄도미사일까지 발사하는 등 연속 복합 도발에 나섰습니다.

유엔사는 북한의 오물 풍선이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밝혔고,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 단체에 자제 요청이 필요한지 여부 등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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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정찰위성 또 실패…새 엔진 사용 의도는? 외
    • 입력 2024-06-01 08:28:40
    • 수정2024-06-01 09:43:04
    남북의 창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달 27일 한중일 정상이 4년 5개월 만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한중일 3국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3국 간 협력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기여한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북한 문제에 대한 입장에서는 미묘한 차이를 보였는데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강조한 반면 리창 중국 총리는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재확인했습니다.

6월 첫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북한이 지난달 27일 밤 쏘아 올린 군사정찰위성이 2분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습니다.

북한은 1단 비행에 사용한 신형 엔진을 실패 원인으로 지목했는데요.

군은 북한이 실패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사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지난해 11월 발사에 성공했던 엔진을 놔두고 갑자기 새 엔진으로 발사를 시도한 걸까요?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밤하늘로 솟아오르던 발사체가 갑자기 검붉은 화염을 내뿜으며 폭발합니다.

일본 NHK에 포착된 북한 정찰위성 공중 폭발 장면입니다.

우리 군이 촬영한 영상에서도 발사 2분 만에 폭발한 뒤 추락하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위성 발사 1시간 반 만에 실패 사실을 빠르게 인정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우주발사체 천리마-1형에 탑재해 우주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조선중앙TV/2023년 11월 : "천리마-1형은 예정된 비행 궤도를 따라 정상 비행하여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습니다."]

이번에 공중 폭발한 신형 로켓은 지난해 11월 북한이 발사한 천리마-1형과는 다른 엔진을 사용했습니다.

당시에는 ICBM에 쓰이는 '백두산 엔진'을 달았는데, 이번엔 액체산소와 석유 연료를 쓰는 신형 엔진을 도입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나로호나 누리호,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 등 전세계적으로도 널리 쓰이는 엔진입니다.

추진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엔진을 써 위성 발사의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목적으로 보입니다.

[이춘근/과학기술기획평가원 : "초빙전문위원 과거에 천리마는 ICBM을 적용한 것이고 1단이 똑같기 때문에 그것을 발사할 때마다 이건 정찰위성을 빙자한 ICBM 테스트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던 거거든요. 왜냐하면 공통기술이 많으니까. 그러나 액체산소를 쓰는 엔진은 저온추진체이고 연료 주입 시간이 굉장히 길어요. 그러니까 ICBM 용이다 이런 것에서 비난을 탈피하려고 합리화시키는 면도 있죠."]

하지만, 액체산소를 사용하는 엔진은 다루기가 까다로워 위성 선진국들도 최소 2년 이상 개발 기간을 갖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안정화까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6개월 만에 발사를 감행하다 폭발한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한미 당국은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 기술진이 방북해 기술 자문을 해줬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11월, 김정은 위원장이 인공위성 작업자들과 찍은 기념사진에선 외국인으로 보이는 인물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춘근/과학기술기획평가원 : "초빙전문위원 저는 러시아가 정말 화끈하게, 강력하게 지원해 줬다고 봐요. 왜냐하면 작년에 1차 성공한 지 몇 달밖에 안됐는데, 새로운 연료 체제를 탑재한 엔진, 발사체를 이렇게 빨리 발사하는 사례는 없어요. 거의 우리 나로호 발사 때처럼 발사체 1단 자체를 러시아가 제공했을 가능성이 저는 크다고 봐요."]

2013년 발사에 성공한 우리 나로호는 당시 러시아가 개발 중이던 차세대 발사체, '안가라'의 엔진을 작은 사이즈로 개조해 장착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실제로 쏘아올린 경험이 없어 연소시험 과정 중 오류가 계속 발생했고.

[KBS 뉴스9/2010년 6월 10일 :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 발사가 또 실패했습니다. 이륙 137초 만에 폭발해 추락했습니다."]

2010년 6월 2차 발사 당시에는 1단 로켓 엔진이 공중에서 폭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나로호가 폭발한 건 발사한 지 137초 만인데, 이번 북한 군사정찰위성이 약 120초 만에 공중 폭발한 것과 매우 유사합니다.

러시아가 나로호에 제공한 엔진의 연료나 산화제 누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똑같이 북한에 넘겼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춘근/과학기술기획평가원/초빙전문위원 : "그때 우리하고 러시아하고 논쟁이 붙었어요. 너네 책임이다, 우리 책임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본다면 러시아가 북한에다 똑같은 엔진을 줬다면 역시 우리가 주장한 것이 맞았다. 러시아의 엔진 자체가 아직까지 안정화되지 못한 엔진이었다. 남북한이 똑같은 실패를 러시아로부터 받은 거죠. 결국은 우리가 테스트 베드(시험대) 역할을 했다고 비난을 받았었지만 북한도 역시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한 거죠."]

한편에선 러시아가 북한에 이전한 위성 기술이 제한적이었을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러시아가 자신들의 기밀이라고 볼 수 있는 정찰위성 관련 발사체 기술을 전부 다 이전 했으리라곤 보지 않습니다. 재료라든가 옆에 부속품 이런 것들이 모두 갖춰져야 되는데 북한이 그런 것들을 확보했을지 여부가 불확실합니다."]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다음 날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 위원장.

위성 발사 실패 사실을 주민들에게 공개하며 개발자들을 다독였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우리는 (위성 발사) 실패에 겁을 먹고 위축될 것이 아니라 더 크게 분발하게 될 것입니다."]

위성 발사 실패를 대외매체에만 알렸던 지난해와 달리, 주민들이 보는 TV와 신문에 김 위원장의 입을 통해 직접 전한 겁니다.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어떻게 본다면 북한으로선 이 실패가 커다란 북한 체제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그런 실패는 아니라고 보고, 어느 정도 기술 운용상에 발생할 수 있는 작은 실패로 간주했기 때문에 차라리 이걸 대내적으로 알림으로써 자신들은 여전히 위성발사체 개발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

우리 공군의 대응 훈련에 대해서는 좌시할 수 없는 도발이라고 규정하며, 위성 발사의 정당성을 강변했습니다.

[앵커]

‘오물 풍선’ 대량 살포…‘대북 전단’ 반발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직후 오물 더미를 매단 대형 풍선을 대거 남쪽으로 보냈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인민 표현의 자유"라며 대한민국 정부의 양해를 구한다고 비아냥댔는데요.

북한은 또 GPS 교란 전파를 쏘고,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무더기로 발사하는 등 추가 도발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김포시 한강 변에 커다란 비닐봉지가 달린 대형 풍선 두 개가 떠 있습니다.

[김대철/경기 김포시 고촌읍 : "기구 모양의 풍선 두 개 달려 있는 모양이 정확히 보인 상태에서, 어떤 게 들어있는지 모르니까 일단 좀 당황은 했지만…."]

합참은 북한이 지난달 28일 밤 9시쯤부터 다량의 풍선을 살포했다고 밝혔는데, 하루 새에만 260개가 넘는 풍선이 발견됐습니다.

북한과 인접한 경기도와 강원도는 물론, 멀게는 경남 거창과 전북 무주 등에서도 풍선이 포착됐습니다.

북한이 살포한 풍선은 길이가 약 3~4m로, 아래에 달린 봉지에는 담배꽁초와 폐건전지, 비닐, 심지어 고약한 냄새가 나는 거름까지 쏟아져 나왔습니다.

북한이 대남 풍선을 날린 건 2018년 이후 약 6년 만입니다.

[이성준/합참 공보실장/5월 30일 : "북한의 반인륜적이고 저급·치졸한 정전협정 위반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함."]

북한의 풍선 도발은 최근 탈북민 단체들이 대북 전단 살포를 재개한 것에 대한 반발로 보입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풍선이 날아가는 방향에 따라 표현의 자유와 국제법이 규정되냐"며 우리 시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비난했습니다.

이른바 '삐라'로 불리는 대북, 대남 전단의 역사는 6.25 전쟁에서 시작됐습니다.

초기에는 주로 귀순과 투항을 권유하고, 남북 대화를 권유하는 등 감성을 자극하는 짤막한 그림과 문장이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엔 우리 대통령과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상을 희화화하는 자극적인 표현들이 많아졌습니다.

최근 우리 민간단체에서 날리는 대북전단엔 주로 김정은 정권에 대한 비판과 한국 노래와 드라마 등을 담은 USB 등이 실리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북한 주민들의 김정은 정권, 북한 체제에 대한 충성심을 이완시키면서 북한 체제를 해이시킬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기 때문에 북한 당국으로서는 대북 전단이 매우 위험한 물품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에 이어 오물 풍선을 남쪽으로 날리고 GPS 전파 교란과 단거리 탄도미사일까지 발사하는 등 연속 복합 도발에 나섰습니다.

유엔사는 북한의 오물 풍선이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밝혔고,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 단체에 자제 요청이 필요한지 여부 등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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