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감독의 인터뷰 태도 논란…프랑스오픈에서 벌어졌다면?

입력 2024.06.0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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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광주FC 이정효 감독은 지난달 25일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불성실 논란'에 휩싸여 큰 곤욕을 치렀다. 취재 기자들의 질문에 성의 없는 단답형으로 일관하다, 이에 항의하는 한 기자와 거친 설전까지 벌여 프로축구연맹에 경위서를 제출하는 지경에 몰렸다. 마땅한 징계 요건이 없어 징계는 면했지만, 이정효 감독은 적지 않은 논란에 휩싸이면서 다음 경기에서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며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일이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벌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여자 테니스 세계 4위 옐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가 단식 1회전 승리를 거둔 뒤 기자들에게 성의 없는 답변을 넘어, 아예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내뱉어 큰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리바키나와 기자들의 질의 응답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기자 A: 작년과 비교해 올해 몸 상태는 어떤가요?
리바키나: 작년에는 코로나에 걸려서 기권했죠. 지금은 훨씬 좋아요. 질문들이 너무 똑같아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기자 B: 올해 우승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습니까?
리바키나: 아주 기본적인 거죠. 열심히 해야죠. 평소에 하고 싶지 않은 걸 해야죠. 단순한 질문에 단순한 답변이죠? 다른 질문 없나요?
기자C: Y사 옷을 입고 이번 대회 처음 나왔는데?
리바키나: 아니요. 작년에도 입었는데요.
기자C: 이번에 입고 온 옷의 색깔은 어떻게 결정한 건가요?
리바키나: 그 결정은 내가 아니라 브랜드 회사에서 정한 건데요. 다른 질문은 없나요?
기자D: 15살 때 세계 2위 사발렌카와 경기했는데 그때 기억은?
리바키나: 기억 안 나요. 누구도 5~6년 일은 다 기억 못 할 것 같은데요.

어쩌면 이정효 감독의 단답형 인터뷰보다 더 성의 없는 리바키나의 인터뷰 태도에 결국 이 대회에 참가한 기자단이 발끈해 '인터뷰 보이콧'을 결의했다. 리바키나가 단식 2회전에서 승리한 뒤, 기자단의 인터뷰 요청이 없어 기자회견이 이뤄지지 않았다. 우승 후보인 선수와의 경기 뒤 기자회견이 열리지 않은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기자들의 집단 기자회견 보이콧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도 있다. 미국의 테니스 전설이자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역대 최다인 7회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크리스 에버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리바키나의 기자회견 답변이 너무 퉁명스러웠다고?"라고 쓰며, 과도한 비난이 리바키나에게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테니스 메이저 대회에서 기자회견에 불편함을 드러낸 경우는 리바키나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1년 프랑스오픈에서도, 나오미 오사카(일본)가 정신 건강을 이유로 기자회견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논란 속 오사카는 당시 대회를 기권했다.

리바키나는 지난 2022년 카자흐스탄 사상 최초로 윔블던 챔피언에 올랐다.리바키나는 지난 2022년 카자흐스탄 사상 최초로 윔블던 챔피언에 올랐다.

리바키나는 카자흐스탄 국적을 갖고 있지만, 러시아 태생이다. 2018년 러시아에서 카자흐스탄으로 국적을 바꾼 리바키나는 국제 대회에서 통용되는 영어 인터뷰가 능숙하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기자회견에서 다소 뻔한 답변을 남기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이번 기자회견 태도 논란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리바키나는 논란 속 3회전이 끝난 뒤 다시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기자들도 질문 수준을 높였고 리바키나 역시 1라운드 때보다 훨씬 성의 있는 태도로 인터뷰에 응했다. 리바키나는 3일 저녁 15번 시드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와 8강 진출을 놓고 대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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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효 감독의 인터뷰 태도 논란…프랑스오픈에서 벌어졌다면?
    • 입력 2024-06-03 13:16:31
    스포츠K

프로축구 광주FC 이정효 감독은 지난달 25일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불성실 논란'에 휩싸여 큰 곤욕을 치렀다. 취재 기자들의 질문에 성의 없는 단답형으로 일관하다, 이에 항의하는 한 기자와 거친 설전까지 벌여 프로축구연맹에 경위서를 제출하는 지경에 몰렸다. 마땅한 징계 요건이 없어 징계는 면했지만, 이정효 감독은 적지 않은 논란에 휩싸이면서 다음 경기에서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며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일이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벌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여자 테니스 세계 4위 옐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가 단식 1회전 승리를 거둔 뒤 기자들에게 성의 없는 답변을 넘어, 아예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내뱉어 큰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리바키나와 기자들의 질의 응답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기자 A: 작년과 비교해 올해 몸 상태는 어떤가요?
리바키나: 작년에는 코로나에 걸려서 기권했죠. 지금은 훨씬 좋아요. 질문들이 너무 똑같아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기자 B: 올해 우승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습니까?
리바키나: 아주 기본적인 거죠. 열심히 해야죠. 평소에 하고 싶지 않은 걸 해야죠. 단순한 질문에 단순한 답변이죠? 다른 질문 없나요?
기자C: Y사 옷을 입고 이번 대회 처음 나왔는데?
리바키나: 아니요. 작년에도 입었는데요.
기자C: 이번에 입고 온 옷의 색깔은 어떻게 결정한 건가요?
리바키나: 그 결정은 내가 아니라 브랜드 회사에서 정한 건데요. 다른 질문은 없나요?
기자D: 15살 때 세계 2위 사발렌카와 경기했는데 그때 기억은?
리바키나: 기억 안 나요. 누구도 5~6년 일은 다 기억 못 할 것 같은데요.

어쩌면 이정효 감독의 단답형 인터뷰보다 더 성의 없는 리바키나의 인터뷰 태도에 결국 이 대회에 참가한 기자단이 발끈해 '인터뷰 보이콧'을 결의했다. 리바키나가 단식 2회전에서 승리한 뒤, 기자단의 인터뷰 요청이 없어 기자회견이 이뤄지지 않았다. 우승 후보인 선수와의 경기 뒤 기자회견이 열리지 않은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기자들의 집단 기자회견 보이콧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도 있다. 미국의 테니스 전설이자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역대 최다인 7회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크리스 에버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리바키나의 기자회견 답변이 너무 퉁명스러웠다고?"라고 쓰며, 과도한 비난이 리바키나에게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테니스 메이저 대회에서 기자회견에 불편함을 드러낸 경우는 리바키나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1년 프랑스오픈에서도, 나오미 오사카(일본)가 정신 건강을 이유로 기자회견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논란 속 오사카는 당시 대회를 기권했다.

리바키나는 지난 2022년 카자흐스탄 사상 최초로 윔블던 챔피언에 올랐다.
리바키나는 카자흐스탄 국적을 갖고 있지만, 러시아 태생이다. 2018년 러시아에서 카자흐스탄으로 국적을 바꾼 리바키나는 국제 대회에서 통용되는 영어 인터뷰가 능숙하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기자회견에서 다소 뻔한 답변을 남기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이번 기자회견 태도 논란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리바키나는 논란 속 3회전이 끝난 뒤 다시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기자들도 질문 수준을 높였고 리바키나 역시 1라운드 때보다 훨씬 성의 있는 태도로 인터뷰에 응했다. 리바키나는 3일 저녁 15번 시드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와 8강 진출을 놓고 대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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