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시그널] ‘전기톱’ 정책 먹혔나…아르헨티나 증시 상승률 1위

입력 2024.06.03 (18:27) 수정 2024.06.03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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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퀴즈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올해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나라는 어딜까요?

엔비디아가 받쳐주는 미국?

잃어버린 30년을 뛰어넘은 일본?

정답은 의외로 아르헨티나입니다.

이 그래프는 나스닥입니다.

올해 11% 올랐고 요즘 사상 최고치 행진 중이죠.

하지만 아르헨티나 주가 지수는 올해 들어 38% 올랐습니다.

아르헨티나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초인플레이션.

지난해 아르헨티나 물가상승률은 221.4%.

실감이 잘 안 되죠?

1만 원이었던 점심 한 끼가 1년 새 3만 2,000원이 넘는 겁니다.

일상 자체가 마비될 수준이죠.

과거 아르헨티나 정부는 선심을 너무 많이 썼습니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지하철 요금이 6센트, 700원 정도였습니다.

당장이야 좋지만 다 나랏빚이 됐죠.

그리고 툭하면 빚을 못 갚겠다고 선언하는 디폴트.

즉, 국가 부도 선언을 했습니다.

국가 신용도는 바닥이 됐고요.

누가 아르헨티나에 투자하겠어요?

아르헨티나 정부가 국채를 찍어도 팔리지 않으니 돈을 찍어내서 적자를 메웠습니다.

당연히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가치는 점점 똥값이 되었습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돈이 생기는 족족 달러화로 바꿀 수 있으면 바꿨죠.

기업들도 해외에서 번 달러를 아르헨티나로 안 가지고 오고 쌓아만 뒀습니다.

페소화는 흔해지고 달러는 귀해지니까 달러에 대한 페소 환율은 4년 동안 13배 넘게 올랐습니다.

이 순환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며 전기톱 유세를 펼쳤던 밀레이 대통령이 지난해 말 취임했습니다.

약속한 대로 극단적 초긴축에 나섰습니다.

정부 부처를 반토막 내버리고 공무원들을 1만 명 넘게 해고하고요.

공공사업 10개 중 9개를 중단했습니다.

아르헨티나 정부 재정 수지는 올해 1분기 흑자를 냈습니다.

2008년 이후 처음이라고 해요.

외국인 투자자들도 마음을 돌리는 분위기입니다.

아르헨티나 국채 사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국민과 기업도 달러 쟁여 두기를 멈췄고 생필품 사재기도 줄어들었죠.

물가 잡히니 금리도 낮출 수 있었습니다.

아르헨티나 정책 금리 추이인데요.

세상에 이런 그래프가 있나 싶지 않습니까?

밀레이 대통령 취임 이후 반 년 사이에 정책 금리가 126%에서 40%까지 떨어졌습니다.

금리 이렇게 떨어지는데 주가가 어떻게 안 오르겠습니까?

주가 상승률 세계 1등의 비결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다만 부작용도 있습니다.

IMF 외환 위기 때를 우리 한번 생각해 보면 좋을 거 같은데요.

당시 우리 정부도 강한 긴축을 했죠.

복지 지출을 줄이고 보조금 줄이고 공공 요금 인상했습니다.

지표는 개선됐지만 고통은 서민들이 직접적으로 받았죠.

지금 아르헨티나도 그렇습니다.

실질 소득이 줄어 평균 임금으로를 생필품 사기가 어려워졌고 빈곤률이 급격히 올라서 국민 절반 이상이 빈곤층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그동안 워낙 엉망이었다 보니 극약 처방이 불가피하죠.

국민들 특히 취약계층의 고통이 너무 크다는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는 거 같습니다.

선심성 정책들을 너무 늦게 멈춘 대가가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인기 없는 결정을 미루면 결국 어떤 고통이 뒤따르는지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연금 개혁 등 인기 없는 정책이 산적한 우리도 절감해 봐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머니시그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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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03 18:27:27
    • 수정2024-06-03 19:5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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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나라는 어딜까요?

엔비디아가 받쳐주는 미국?

잃어버린 30년을 뛰어넘은 일본?

정답은 의외로 아르헨티나입니다.

이 그래프는 나스닥입니다.

올해 11% 올랐고 요즘 사상 최고치 행진 중이죠.

하지만 아르헨티나 주가 지수는 올해 들어 38% 올랐습니다.

아르헨티나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초인플레이션.

지난해 아르헨티나 물가상승률은 221.4%.

실감이 잘 안 되죠?

1만 원이었던 점심 한 끼가 1년 새 3만 2,000원이 넘는 겁니다.

일상 자체가 마비될 수준이죠.

과거 아르헨티나 정부는 선심을 너무 많이 썼습니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지하철 요금이 6센트, 700원 정도였습니다.

당장이야 좋지만 다 나랏빚이 됐죠.

그리고 툭하면 빚을 못 갚겠다고 선언하는 디폴트.

즉, 국가 부도 선언을 했습니다.

국가 신용도는 바닥이 됐고요.

누가 아르헨티나에 투자하겠어요?

아르헨티나 정부가 국채를 찍어도 팔리지 않으니 돈을 찍어내서 적자를 메웠습니다.

당연히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가치는 점점 똥값이 되었습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돈이 생기는 족족 달러화로 바꿀 수 있으면 바꿨죠.

기업들도 해외에서 번 달러를 아르헨티나로 안 가지고 오고 쌓아만 뒀습니다.

페소화는 흔해지고 달러는 귀해지니까 달러에 대한 페소 환율은 4년 동안 13배 넘게 올랐습니다.

이 순환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며 전기톱 유세를 펼쳤던 밀레이 대통령이 지난해 말 취임했습니다.

약속한 대로 극단적 초긴축에 나섰습니다.

정부 부처를 반토막 내버리고 공무원들을 1만 명 넘게 해고하고요.

공공사업 10개 중 9개를 중단했습니다.

아르헨티나 정부 재정 수지는 올해 1분기 흑자를 냈습니다.

2008년 이후 처음이라고 해요.

외국인 투자자들도 마음을 돌리는 분위기입니다.

아르헨티나 국채 사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국민과 기업도 달러 쟁여 두기를 멈췄고 생필품 사재기도 줄어들었죠.

물가 잡히니 금리도 낮출 수 있었습니다.

아르헨티나 정책 금리 추이인데요.

세상에 이런 그래프가 있나 싶지 않습니까?

밀레이 대통령 취임 이후 반 년 사이에 정책 금리가 126%에서 40%까지 떨어졌습니다.

금리 이렇게 떨어지는데 주가가 어떻게 안 오르겠습니까?

주가 상승률 세계 1등의 비결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다만 부작용도 있습니다.

IMF 외환 위기 때를 우리 한번 생각해 보면 좋을 거 같은데요.

당시 우리 정부도 강한 긴축을 했죠.

복지 지출을 줄이고 보조금 줄이고 공공 요금 인상했습니다.

지표는 개선됐지만 고통은 서민들이 직접적으로 받았죠.

지금 아르헨티나도 그렇습니다.

실질 소득이 줄어 평균 임금으로를 생필품 사기가 어려워졌고 빈곤률이 급격히 올라서 국민 절반 이상이 빈곤층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그동안 워낙 엉망이었다 보니 극약 처방이 불가피하죠.

국민들 특히 취약계층의 고통이 너무 크다는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는 거 같습니다.

선심성 정책들을 너무 늦게 멈춘 대가가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인기 없는 결정을 미루면 결국 어떤 고통이 뒤따르는지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연금 개혁 등 인기 없는 정책이 산적한 우리도 절감해 봐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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