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방 4개 저택이 0엔”…시골은 텅텅, 도심은 상승

입력 2024.06.05 (20:44) 수정 2024.06.05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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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저출산 시대를 맞이한 일본은 인구 감소로 인해 빈집이 역대 가장 많은 수치인 9백만 채로 집계됐다고 합니다.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빈집이 많아지는데, 반면 도쿄나 오사카 등 도심지역의 부동산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일본에서는 빈집이 많이 늘어나면서 방치되는 경우도 많고 처분도 쉽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요?

[기자]

일본 내 빈집은 지난해 10월 기준 9백만 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5년 전보다 50만 채가 넘게 늘어난 건데, 이렇게 빈집이 방치되면 붕괴 위험뿐 아니라 각종 범죄에도 노출될 우려가 큰데요.

일본 총무성 조사 결과 일본 전국의 빈집 수가 전체 주택 수의 13.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빈집은 주로 도심과 거리가 먼 지역에서 늘어나고 있는데, 지자체가 수리비를 지원하거나 활용 방안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빈집 소유자를 찾기가 어렵고, 찾더라도 처분하는 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혼자 살던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고 남겨진 주택의 경우 처분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일본 'TBS 뉴스 DIG' : "분할 상속의 경우 문제가 복잡합니다. 거주냐 매각이냐 철거냐 의견 일치를 못 보고 결론이 나지 않은 채 빈집 상태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 부동산 관계자들은 수요가 적은 지역의 부동산은 추후에 자산이 되기보다는 골칫덩이가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미리 결정할 건 결정해 놓는 등 대비를 해놔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앵커]

빈집으로 방치되는 것 막기 위해 일본 정부가 직접 빈집을 철거하기도 하고 다양한 대책도 내놓고 있죠?

[기자]

빈집이 크게 늘어나면서 일본 정부가 소유자가 나타나지 않은 경우 강제 철거에 직접 나서고, 빈집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교토시는 2026년부터 빈집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지자체들도 집을 관리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세금 혜택 대상에서도 제외해 세금을 더 내도록 하는 등 집 관리를 독려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관리, 보수 등 유지비는 계속 들어가는데 잘 팔리지도 않고 여기에 세금까지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되자 빈집을 공짜로 처분하려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집을 철거하려고 해도 철거 비용이 집값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많이 들 경우에도 공짜로 집을 팔겠다고 나서는데요.

[모리 다이치/부동산 매입자 : "(이 부동산은 얼마에 구입하셨나요?) 0엔이요. 공짜입니다."]

이렇게 매매가격이 0엔인 집이 일본 곳곳에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본 'TBS 뉴스 DIG' : "방 4개짜리 집에 테니스 코트 20개 면적 크기의 땅, 그리고 산도 포함돼 있는데 0엔 입니다."]

상업 지구도 이런 예가 있는데 니가타현 쓰바메시에서는 슈퍼마켓으로 쓰던 건물 한 채와 부지가 0엔입니다.

0엔인 매물이 많이 쌓이다 보니 0엔 매물만 전문으로 중개하는 부동산 업체도 등장했는데요.

매물도 많고, 수요도 있는 편이어서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진다고 합니다.

[앵커]

집값을 받지 않는 경우가 이렇게 많다니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것 같은데, 도심은 전혀 사정이 다르죠?

[기자]

최근 6개월간 세계 주요 15개 도시 가운데 일본 도쿄와 오사카의 고급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는 일본 부동산연구소의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6개월 전보다 1.5% 올라 1.2% 상승한 싱가포르보다 더 상승한건데요.

이렇게 도쿄나 오사카 등 도심 지역의 고층 맨션이나 아파트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도쿄의 부동산 시장은 최근 도쿄대개조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요.

오랜 기간 집값 상승이 이뤄지지 않아 일본에서는 부동산을 자산 형성 수단으로 여기지 않았었는데, 요즘에는 매각 이익을 목적으로 주택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아파트론이라고 불리는 개인투자용 부동산 대출 역시 증가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엔화가치가 떨어지는 엔저 현상이 지속 되자 외국인들도 일본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오사카 부동산 임장 투어 상품이 소개되기도 했는데요.

이런 수요들이 더해지면서 도쿄와 오사카 등 도심의 부동산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지역에서는 빈집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변화할 거로 예상되고 있죠?

[기자]

우리나라는 2040년부터 빈집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 보다 지방의 부동산 하락 추세가 더 일찍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요.

일본 도쿄도시대의 우토 교수는 인구 감소가 주택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집값 낙폭은 출퇴근 시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출퇴근 시간이 한 시간 이상이 되면 집값은 가파르게 하락한다는 건데요.

우리나라도 인구감소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부동산 시장의 격차 해소 방안과 늘어나는 빈집에 대한 대책을 미리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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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이슈] “방 4개 저택이 0엔”…시골은 텅텅, 도심은 상승
    • 입력 2024-06-05 20:44:40
    • 수정2024-06-05 20: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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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저출산 시대를 맞이한 일본은 인구 감소로 인해 빈집이 역대 가장 많은 수치인 9백만 채로 집계됐다고 합니다.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빈집이 많아지는데, 반면 도쿄나 오사카 등 도심지역의 부동산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일본에서는 빈집이 많이 늘어나면서 방치되는 경우도 많고 처분도 쉽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요?

[기자]

일본 내 빈집은 지난해 10월 기준 9백만 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5년 전보다 50만 채가 넘게 늘어난 건데, 이렇게 빈집이 방치되면 붕괴 위험뿐 아니라 각종 범죄에도 노출될 우려가 큰데요.

일본 총무성 조사 결과 일본 전국의 빈집 수가 전체 주택 수의 13.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빈집은 주로 도심과 거리가 먼 지역에서 늘어나고 있는데, 지자체가 수리비를 지원하거나 활용 방안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빈집 소유자를 찾기가 어렵고, 찾더라도 처분하는 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혼자 살던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고 남겨진 주택의 경우 처분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일본 'TBS 뉴스 DIG' : "분할 상속의 경우 문제가 복잡합니다. 거주냐 매각이냐 철거냐 의견 일치를 못 보고 결론이 나지 않은 채 빈집 상태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 부동산 관계자들은 수요가 적은 지역의 부동산은 추후에 자산이 되기보다는 골칫덩이가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미리 결정할 건 결정해 놓는 등 대비를 해놔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앵커]

빈집으로 방치되는 것 막기 위해 일본 정부가 직접 빈집을 철거하기도 하고 다양한 대책도 내놓고 있죠?

[기자]

빈집이 크게 늘어나면서 일본 정부가 소유자가 나타나지 않은 경우 강제 철거에 직접 나서고, 빈집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교토시는 2026년부터 빈집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지자체들도 집을 관리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세금 혜택 대상에서도 제외해 세금을 더 내도록 하는 등 집 관리를 독려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관리, 보수 등 유지비는 계속 들어가는데 잘 팔리지도 않고 여기에 세금까지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되자 빈집을 공짜로 처분하려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집을 철거하려고 해도 철거 비용이 집값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많이 들 경우에도 공짜로 집을 팔겠다고 나서는데요.

[모리 다이치/부동산 매입자 : "(이 부동산은 얼마에 구입하셨나요?) 0엔이요. 공짜입니다."]

이렇게 매매가격이 0엔인 집이 일본 곳곳에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본 'TBS 뉴스 DIG' : "방 4개짜리 집에 테니스 코트 20개 면적 크기의 땅, 그리고 산도 포함돼 있는데 0엔 입니다."]

상업 지구도 이런 예가 있는데 니가타현 쓰바메시에서는 슈퍼마켓으로 쓰던 건물 한 채와 부지가 0엔입니다.

0엔인 매물이 많이 쌓이다 보니 0엔 매물만 전문으로 중개하는 부동산 업체도 등장했는데요.

매물도 많고, 수요도 있는 편이어서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진다고 합니다.

[앵커]

집값을 받지 않는 경우가 이렇게 많다니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것 같은데, 도심은 전혀 사정이 다르죠?

[기자]

최근 6개월간 세계 주요 15개 도시 가운데 일본 도쿄와 오사카의 고급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는 일본 부동산연구소의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6개월 전보다 1.5% 올라 1.2% 상승한 싱가포르보다 더 상승한건데요.

이렇게 도쿄나 오사카 등 도심 지역의 고층 맨션이나 아파트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도쿄의 부동산 시장은 최근 도쿄대개조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요.

오랜 기간 집값 상승이 이뤄지지 않아 일본에서는 부동산을 자산 형성 수단으로 여기지 않았었는데, 요즘에는 매각 이익을 목적으로 주택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아파트론이라고 불리는 개인투자용 부동산 대출 역시 증가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엔화가치가 떨어지는 엔저 현상이 지속 되자 외국인들도 일본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오사카 부동산 임장 투어 상품이 소개되기도 했는데요.

이런 수요들이 더해지면서 도쿄와 오사카 등 도심의 부동산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지역에서는 빈집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변화할 거로 예상되고 있죠?

[기자]

우리나라는 2040년부터 빈집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 보다 지방의 부동산 하락 추세가 더 일찍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요.

일본 도쿄도시대의 우토 교수는 인구 감소가 주택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집값 낙폭은 출퇴근 시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출퇴근 시간이 한 시간 이상이 되면 집값은 가파르게 하락한다는 건데요.

우리나라도 인구감소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부동산 시장의 격차 해소 방안과 늘어나는 빈집에 대한 대책을 미리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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