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지구 기온 ‘1.5도’ 돌파 가능성↑…WMO “암울한 현실”

입력 2024.06.05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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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상기구(WMO)에서 발간하는 '전 지구 1년~10년 기후 업데이트 보고서'의 내용이 오늘 (5일) 발표됐습니다. 이 보고서는 매년 WMO에서 지정한 기후 예측 센터들의 전망을 영국 기상청이 종합해 발간합니다.

■ 지구 기온 1년 내내 신기록 행진…우리나라도 고온 두드러져


2023년 지구 기온은 산업화 (1850~1900년) 이전보다 1.45도가량 높아 역대 1위를 기록했습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지난해 기온 (주황색 실선)을 보면 지난해 6월부터 과거 기온 (회색 선들)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은 현상이 나타났는데, 올해 (파란색 실선)까지도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WMO는 지난 12개월 (23년 6월~24년 5월) 내내 매월 새로운 지구 기온 기록이 세워졌고, 이 기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평균보다 1.63도 높은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전 지구적으로 나타난 고온 현상을 우리나라도 피해갈 순 없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는 우리나라 역시 가장 더운 해였고 올해 봄철 평균 기온 또한 13.2도로 평년보다 1.3도 높아 역대 2번째로 더운 봄이었습니다.

올해 봄에는 일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날의 일수가 관측 사상 가장 많았습니다.

■ 가장 더울 앞으로의 5년…'1.5도' 돌파 가능성 32%→47%로 '껑충'

2015년 12월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COP21) 폐막식 사진 (출처: UN)2015년 12월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COP21) 폐막식 사진 (출처: UN)

보고서에는 파리 협정 목표와 관련한 지구 기온 전망도 들어있습니다.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세계 195개국은 앞으로 지구 평균 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2도, 나아가 이번 세기말까지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앞으로 5년 (2024~28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망했습니다.

- 매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1~1.9도 높을 것
- 적어도 한 해의 평균 기온이 1.5도 이상 일시적으로 초과할 가능성 80%
- 가장 더운 해인 2023년보다 더 더운 해가 나타날 가능성 86%
- 5년 전체의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를 넘을 가능성 47%

특히, 앞으로 5년 전체의 지구 평균 기온이 1.5도를 넘을 가능성을 47%로 예측한 것은 충격적입니다.

지난해 보고서에서 2023~27년에 대해 내놨던 예측치인 32%보다 15%p나 상승한 겁니다.

또, 향후 5년간 적어도 한 해의 평균 기온이 1.5도 이상 초과할 가능성은 2015년 0에 가까웠는데, 2017~21년 20%, 2023~27년 66%로 꾸준히 상승해 이번에는 80%까지 치솟았습니다.

WMO는 온실가스로 인한 지속적인 온난화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 '암울한 현실'·'러시안 룰렛' …"그래도 운전대는 잡고 있다"

이번 보고서 결과에 대해 코 배럿 세계기상기구 사무차장은 "최근 지구 온도가 1.5도를 초과한 것이 파리 협정 목표가 영구적으로 상실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파리 협정에서 정한 1.5도는 수십 년에 걸친 장기적인 온난화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점점 더 빈번하게 일시적으로 1.5도를 초과할 것이란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 통계 뒤에는 우리가 파리 협정에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크게 벗어나 있다는 암울한 현실이 놓여있습니다."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시급히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수조 달러의 경제적 비용, 더 극심한 기상 현상에 따른 수백만 명의 인명 피해, 그리고 환경과 생물 다양성에 대한 광범위한 피해로 점점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이번 보고서는 다음 주(6.13~6.15)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을 앞두고,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주요 연설에 맞춰 발표됐습니다.

강력한 기후 행동을 촉구하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 결과를 두고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지구와 러시안 룰렛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후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벗어날 출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좋은 소식은 우리가 운전대를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전쟁은 2020년대에, 오늘날의 지도자들 아래에서 승패가 결정될 것입니다.”

지난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발표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강력하게 줄이지 않을 경우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3.2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또, 이를 막기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줄여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래픽: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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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05 23:4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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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상기구(WMO)에서 발간하는 '전 지구 1년~10년 기후 업데이트 보고서'의 내용이 오늘 (5일) 발표됐습니다. 이 보고서는 매년 WMO에서 지정한 기후 예측 센터들의 전망을 영국 기상청이 종합해 발간합니다.

■ 지구 기온 1년 내내 신기록 행진…우리나라도 고온 두드러져


2023년 지구 기온은 산업화 (1850~1900년) 이전보다 1.45도가량 높아 역대 1위를 기록했습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지난해 기온 (주황색 실선)을 보면 지난해 6월부터 과거 기온 (회색 선들)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은 현상이 나타났는데, 올해 (파란색 실선)까지도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WMO는 지난 12개월 (23년 6월~24년 5월) 내내 매월 새로운 지구 기온 기록이 세워졌고, 이 기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평균보다 1.63도 높은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전 지구적으로 나타난 고온 현상을 우리나라도 피해갈 순 없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는 우리나라 역시 가장 더운 해였고 올해 봄철 평균 기온 또한 13.2도로 평년보다 1.3도 높아 역대 2번째로 더운 봄이었습니다.

올해 봄에는 일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날의 일수가 관측 사상 가장 많았습니다.

■ 가장 더울 앞으로의 5년…'1.5도' 돌파 가능성 32%→47%로 '껑충'

2015년 12월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COP21) 폐막식 사진 (출처: UN)
보고서에는 파리 협정 목표와 관련한 지구 기온 전망도 들어있습니다.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세계 195개국은 앞으로 지구 평균 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2도, 나아가 이번 세기말까지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앞으로 5년 (2024~28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망했습니다.

- 매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1~1.9도 높을 것
- 적어도 한 해의 평균 기온이 1.5도 이상 일시적으로 초과할 가능성 80%
- 가장 더운 해인 2023년보다 더 더운 해가 나타날 가능성 86%
- 5년 전체의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를 넘을 가능성 47%

특히, 앞으로 5년 전체의 지구 평균 기온이 1.5도를 넘을 가능성을 47%로 예측한 것은 충격적입니다.

지난해 보고서에서 2023~27년에 대해 내놨던 예측치인 32%보다 15%p나 상승한 겁니다.

또, 향후 5년간 적어도 한 해의 평균 기온이 1.5도 이상 초과할 가능성은 2015년 0에 가까웠는데, 2017~21년 20%, 2023~27년 66%로 꾸준히 상승해 이번에는 80%까지 치솟았습니다.

WMO는 온실가스로 인한 지속적인 온난화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 '암울한 현실'·'러시안 룰렛' …"그래도 운전대는 잡고 있다"

이번 보고서 결과에 대해 코 배럿 세계기상기구 사무차장은 "최근 지구 온도가 1.5도를 초과한 것이 파리 협정 목표가 영구적으로 상실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파리 협정에서 정한 1.5도는 수십 년에 걸친 장기적인 온난화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점점 더 빈번하게 일시적으로 1.5도를 초과할 것이란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 통계 뒤에는 우리가 파리 협정에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크게 벗어나 있다는 암울한 현실이 놓여있습니다."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시급히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수조 달러의 경제적 비용, 더 극심한 기상 현상에 따른 수백만 명의 인명 피해, 그리고 환경과 생물 다양성에 대한 광범위한 피해로 점점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이번 보고서는 다음 주(6.13~6.15)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을 앞두고,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주요 연설에 맞춰 발표됐습니다.

강력한 기후 행동을 촉구하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 결과를 두고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지구와 러시안 룰렛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후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벗어날 출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좋은 소식은 우리가 운전대를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전쟁은 2020년대에, 오늘날의 지도자들 아래에서 승패가 결정될 것입니다.”

지난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발표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강력하게 줄이지 않을 경우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3.2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또, 이를 막기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줄여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래픽: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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