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시그널] ‘모디 3연임’ 인도, 중국 넘을 수 있을까

입력 2024.06.10 (18:23) 수정 2024.06.1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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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만 9억 7000만 명, 세계 최대의 선거가 지난주에 끝났습니다. 주인공은 이 사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였습니다. 약속했던 것처럼 압승은 못 했지만 3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어제 세 번째 취임식을 했는데요. 3연임, 무려 15년 집권의 비결은 어디 있는가. 바로 경제였습니다.

이른바 모디노믹스로 인도는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이제 이런 말까지 나옵니다. 인도는 중국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인도가 중국을 이긴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1980년부터 2002년까지 인도는 연 평균 5.2%, 괜찮은 성장이었습니다만 중국은 매년 9.7%. 게임이 안 됐죠. 하지만 모디 취임 이후는 다릅니다. 모디가 취임했던 2014년 이후 10년만 보면 인도는 연 평균 5.9%로 올라선 반면 중국은 5.7%로 역전됐죠. 최근 2, 3년에는 격차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인도의 변신은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1991년 인도는 외환위기에 빠집니다. 독일 통일 이후에 동부권과의 교역이 줄어들었고 걸프전 발생하면서 인도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급감했죠. 외화벌이 통로가 결국 끊기면서 국제 통화 기금 IMF의 구제 금융을 받아야 했는데 우리도 97년 경험했는 것처럼 IMF는 절대 공짜 점심 안 줍니다. 내수 시장을 개방해라, 외자를 유치해라, 제조업을 육성하라는 수많은 요구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힘들게 뿌린 씨앗이 2010년대에 접어들어서 빛을 보고 있습니다. 중국은 인건비가 끝없이 올라가는 가운데 외국 기업들의 공장이 인도로 옮겨가기 시작한 거죠. 그럼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은 게 하나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도로, 철도 같은 사회 간접자본 문제였죠.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의 교통 체증은 정말 악명 높았습니다.

모디는 2014년 취임과 동시에 여기에 강한 드라이브를 겁니다. 우리도 경부 고속도로 뚫리면서 경제 성장의 탄력이 붙었잖아요. 모디노믹스도 비슷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거기다가 앞으로 2년간 신규 인프라에만 700조 원 넘게 투자한다고 해요. 지난 10년의 모든 투자를 합친 것보다 많은 액수라고 합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왜냐하면 세계 GDP 5위까지 올라왔지만 그래도 중국의 5분의 1밖에 안 됩니다. 과거 중국처럼 초고속 성장을 20년은 해야만 정말 중국을 추월할 수 있는지 아마 판거름이 날 겁니다. 더 나아가 인도도 나라 빚이 걱정입니다. 인프라 투자에 나라 돈을 아낌없이 쓰면서 국가 부채가 GDP의 82%까지 늘었습니다. 이 속도면 국가신용등급 문제도 부각될 수 있죠.

또 다른 문제 하나가 더 있는데요. 국가 분열입니다. 모디를 지지하는 힌두교 또는 아니냐 이거로 나뉘어서 북부냐 남부냐, 종교와 지역에 따라 달라져서, 사람들 사이에 분열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힌두교의 교세가 강한 지역은 모디 지지가 압도적이지만 그 외의 지역은 반발이 높아지고 있죠. 모디의 행정부의 강력한 힌두교 우선주의 때문에 나라가 둘로 쪼개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분열이 계속되면 경제 성장은 덜컹거릴 수밖에 없죠.

2027년쯤이면 미국, 중국 다음으로 세계 GDP 3위 인도가 될 거라고 합니다. 그다음 중국을 언제 넘어설 것인가. 아직은 불확실한 면이 많지만, 성장세의 잠재력은 충분해 보입니다. 우리 수출에서 인도 비중도 이제 3%밖에 불과합니다만 우리 입장에서 먹거리가 많이 남아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필요하죠. 다만 아직은 문화 질이 많이 낯섭니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기업이 인도 공부 좀 관심 가지고 투자해 나가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머니 시그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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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니 시그널] ‘모디 3연임’ 인도, 중국 넘을 수 있을까
    • 입력 2024-06-10 18:22:59
    • 수정2024-06-11 07: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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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만 9억 7000만 명, 세계 최대의 선거가 지난주에 끝났습니다. 주인공은 이 사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였습니다. 약속했던 것처럼 압승은 못 했지만 3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어제 세 번째 취임식을 했는데요. 3연임, 무려 15년 집권의 비결은 어디 있는가. 바로 경제였습니다.

이른바 모디노믹스로 인도는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이제 이런 말까지 나옵니다. 인도는 중국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인도가 중국을 이긴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1980년부터 2002년까지 인도는 연 평균 5.2%, 괜찮은 성장이었습니다만 중국은 매년 9.7%. 게임이 안 됐죠. 하지만 모디 취임 이후는 다릅니다. 모디가 취임했던 2014년 이후 10년만 보면 인도는 연 평균 5.9%로 올라선 반면 중국은 5.7%로 역전됐죠. 최근 2, 3년에는 격차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인도의 변신은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1991년 인도는 외환위기에 빠집니다. 독일 통일 이후에 동부권과의 교역이 줄어들었고 걸프전 발생하면서 인도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급감했죠. 외화벌이 통로가 결국 끊기면서 국제 통화 기금 IMF의 구제 금융을 받아야 했는데 우리도 97년 경험했는 것처럼 IMF는 절대 공짜 점심 안 줍니다. 내수 시장을 개방해라, 외자를 유치해라, 제조업을 육성하라는 수많은 요구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힘들게 뿌린 씨앗이 2010년대에 접어들어서 빛을 보고 있습니다. 중국은 인건비가 끝없이 올라가는 가운데 외국 기업들의 공장이 인도로 옮겨가기 시작한 거죠. 그럼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은 게 하나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도로, 철도 같은 사회 간접자본 문제였죠.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의 교통 체증은 정말 악명 높았습니다.

모디는 2014년 취임과 동시에 여기에 강한 드라이브를 겁니다. 우리도 경부 고속도로 뚫리면서 경제 성장의 탄력이 붙었잖아요. 모디노믹스도 비슷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거기다가 앞으로 2년간 신규 인프라에만 700조 원 넘게 투자한다고 해요. 지난 10년의 모든 투자를 합친 것보다 많은 액수라고 합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왜냐하면 세계 GDP 5위까지 올라왔지만 그래도 중국의 5분의 1밖에 안 됩니다. 과거 중국처럼 초고속 성장을 20년은 해야만 정말 중국을 추월할 수 있는지 아마 판거름이 날 겁니다. 더 나아가 인도도 나라 빚이 걱정입니다. 인프라 투자에 나라 돈을 아낌없이 쓰면서 국가 부채가 GDP의 82%까지 늘었습니다. 이 속도면 국가신용등급 문제도 부각될 수 있죠.

또 다른 문제 하나가 더 있는데요. 국가 분열입니다. 모디를 지지하는 힌두교 또는 아니냐 이거로 나뉘어서 북부냐 남부냐, 종교와 지역에 따라 달라져서, 사람들 사이에 분열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힌두교의 교세가 강한 지역은 모디 지지가 압도적이지만 그 외의 지역은 반발이 높아지고 있죠. 모디의 행정부의 강력한 힌두교 우선주의 때문에 나라가 둘로 쪼개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분열이 계속되면 경제 성장은 덜컹거릴 수밖에 없죠.

2027년쯤이면 미국, 중국 다음으로 세계 GDP 3위 인도가 될 거라고 합니다. 그다음 중국을 언제 넘어설 것인가. 아직은 불확실한 면이 많지만, 성장세의 잠재력은 충분해 보입니다. 우리 수출에서 인도 비중도 이제 3%밖에 불과합니다만 우리 입장에서 먹거리가 많이 남아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필요하죠. 다만 아직은 문화 질이 많이 낯섭니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기업이 인도 공부 좀 관심 가지고 투자해 나가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머니 시그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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