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주간정치] 석유 시추가 지진 유발?…지방의회 해외출장 행태 ‘철퇴’

입력 2024.06.11 (19:23) 수정 2024.06.1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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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 지역 정치권 소식 전하는 주간정치 순서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포항 영일만 석유 개발사업이 정쟁으로 비화하고 있습니다.

사업의 신뢰성부터, 대통령의 발표 의도까지, 진영에 따라 논란과 해석이 갈리고 있는데요,

사업 대상지인 포항에선, 석유 시추와 지진과의 연관성을 두고 여야가 맞서는 모양새입니다.

2017년 천 7백여 명의 이재민과 6백억 원 넘는 재산 피해를 남긴 규모 5.4의 포항 지진, 지열발전을 위한 굴착과 물 주입이 지진을 촉발시켰다는 게 당시 공식 발표였는데요,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이번 석유개발에서도 시추로 인한 지진이 다시 나지 않을까 많은 시민이 우려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추하기 전에 조사위원회를 꾸려서 석유개발이 지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먼저 조사하라고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같은 당 포항북구지역위원회 오중기 위원장은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포항 지진을 낸 지열발전소 내 주입수가 아직 처리되지도 않았고 포스코 앞바다 CO2 저장소에 이산화탄소 가스 만 톤이 주입돼 있어 지진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오중기/더불어민주당 포항북구지역위원장 : "(포항은) 45만 명의 시민들이 지금 지진 소송도 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느닷없는 동해안의 시추라는 것은 여전한 지진에 대한 안정성 여부를 시민들께서 확인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것을 정부에서 명확하게 과학적으로 입증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포항 남 울릉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은, 그런 우려의 여론은 들어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이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오히려 유전이 실제로 발견되면 포항이 세계적인 도시가 될 수 있으니 시추가 잘 되게 도와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아직 하지도 않은 시추 때문에 지진이 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조성하는 게 공당이 할 일이냐며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습니다.

실제, 심해를 시추하는 것과 지진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조금씩 분석이 다른 상황입니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정반대의 해석을 하고, 각자의 논리를 강화할 여론을 더 크게 듣는 여야의 행태가 석유 개발 사업을 두고도 되풀이되고 있는 건데요,

사업성과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방법을 찾는 데 정치권이 머리를 맞댈 수는 없는 걸까요?

다음 소식입니다.

지방의회의 해외 출장이 외유성으로 변질됐다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요,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지방의회의 국외출장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 카드를 빼 들었습니다.

지난해 일본 오사카와 도쿄로 구의원 연수를 다녀 온 대구 서구의회, 앞서 두 달 전, 같은 장소로 연수를 간 달서구의회와 연수 계획서와 사후 보고서가 똑같다는 것이 KBS 취재 결과 드러났는데요,

알고 보니 같은 업체가 여러 구의회의 연수 기획을 맡아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전국적으로 비슷한 일이 반복되자 국민권익위원회가 사상 처음으로 전국 243개 광역·기초의회의 해외 출장 실태를 전수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청렴 체감도를 측정한 결과, '외유성 출장' 항목이 가장 낮게 평가되기도 했습니다.

[유철환/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 "외유성 출장, 허위 출장계획이나 결과 보고, 회계나 계약 관련 법령 위반, 취소 위약금 과다 지급 등을 집중 점검하겠습니다. 점검 결과 위법 행위가 발견되면 엄정하게 조치할 것입니다."]

권익위는 조사와 조치를 마무리한 뒤, 잘못된 국외 출장으로 인한 혈세 낭비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권익위 조사 결과는 오는 9월 나옵니다.

시민을 대신해 전문성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지방의회 공무 국외출장의 본질은 어느새 상당 부분 훼손돼 버렸는데요,

이번 기회에 잃어버린 시민 신뢰를 회복하고 선진 지방의회로 가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주간정치였습니다.

촬영기자:박병규/그래픽:김지현·이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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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경북 주간정치] 석유 시추가 지진 유발?…지방의회 해외출장 행태 ‘철퇴’
    • 입력 2024-06-11 19:23:34
    • 수정2024-06-11 20:28:16
    뉴스7(대구)
한 주간 지역 정치권 소식 전하는 주간정치 순서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포항 영일만 석유 개발사업이 정쟁으로 비화하고 있습니다.

사업의 신뢰성부터, 대통령의 발표 의도까지, 진영에 따라 논란과 해석이 갈리고 있는데요,

사업 대상지인 포항에선, 석유 시추와 지진과의 연관성을 두고 여야가 맞서는 모양새입니다.

2017년 천 7백여 명의 이재민과 6백억 원 넘는 재산 피해를 남긴 규모 5.4의 포항 지진, 지열발전을 위한 굴착과 물 주입이 지진을 촉발시켰다는 게 당시 공식 발표였는데요,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이번 석유개발에서도 시추로 인한 지진이 다시 나지 않을까 많은 시민이 우려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추하기 전에 조사위원회를 꾸려서 석유개발이 지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먼저 조사하라고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같은 당 포항북구지역위원회 오중기 위원장은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포항 지진을 낸 지열발전소 내 주입수가 아직 처리되지도 않았고 포스코 앞바다 CO2 저장소에 이산화탄소 가스 만 톤이 주입돼 있어 지진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오중기/더불어민주당 포항북구지역위원장 : "(포항은) 45만 명의 시민들이 지금 지진 소송도 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느닷없는 동해안의 시추라는 것은 여전한 지진에 대한 안정성 여부를 시민들께서 확인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것을 정부에서 명확하게 과학적으로 입증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포항 남 울릉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은, 그런 우려의 여론은 들어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이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오히려 유전이 실제로 발견되면 포항이 세계적인 도시가 될 수 있으니 시추가 잘 되게 도와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아직 하지도 않은 시추 때문에 지진이 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조성하는 게 공당이 할 일이냐며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습니다.

실제, 심해를 시추하는 것과 지진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조금씩 분석이 다른 상황입니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정반대의 해석을 하고, 각자의 논리를 강화할 여론을 더 크게 듣는 여야의 행태가 석유 개발 사업을 두고도 되풀이되고 있는 건데요,

사업성과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방법을 찾는 데 정치권이 머리를 맞댈 수는 없는 걸까요?

다음 소식입니다.

지방의회의 해외 출장이 외유성으로 변질됐다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요,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지방의회의 국외출장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 카드를 빼 들었습니다.

지난해 일본 오사카와 도쿄로 구의원 연수를 다녀 온 대구 서구의회, 앞서 두 달 전, 같은 장소로 연수를 간 달서구의회와 연수 계획서와 사후 보고서가 똑같다는 것이 KBS 취재 결과 드러났는데요,

알고 보니 같은 업체가 여러 구의회의 연수 기획을 맡아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전국적으로 비슷한 일이 반복되자 국민권익위원회가 사상 처음으로 전국 243개 광역·기초의회의 해외 출장 실태를 전수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청렴 체감도를 측정한 결과, '외유성 출장' 항목이 가장 낮게 평가되기도 했습니다.

[유철환/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 "외유성 출장, 허위 출장계획이나 결과 보고, 회계나 계약 관련 법령 위반, 취소 위약금 과다 지급 등을 집중 점검하겠습니다. 점검 결과 위법 행위가 발견되면 엄정하게 조치할 것입니다."]

권익위는 조사와 조치를 마무리한 뒤, 잘못된 국외 출장으로 인한 혈세 낭비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권익위 조사 결과는 오는 9월 나옵니다.

시민을 대신해 전문성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지방의회 공무 국외출장의 본질은 어느새 상당 부분 훼손돼 버렸는데요,

이번 기회에 잃어버린 시민 신뢰를 회복하고 선진 지방의회로 가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주간정치였습니다.

촬영기자:박병규/그래픽:김지현·이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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