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규모 6 넘는 지진 발생 가능성은…

입력 2024.06.12 (16:00) 수정 2024.06.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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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시간 : 6월 12일(수) 16:00~17:00 KBS1
■ 진행 : 송영석 기자
■ 출연 : 홍태경 /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https://youtube.com/live/3nRDJDx8Pnk

◎송영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출근 시간대에 전국에 재난 문자가 발송됐습니다. 아침 8시 반쯤에 전북 부안군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한 뒤에 여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홍태경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홍태경: 안녕하십니까?

◎송영석: 오늘 지진, 내륙에서 오랜만에 발생한 거라서 더 놀랐거든요?

▼홍태경: 이번 지진은 규모 4.8로써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에서는 비교적 큰 지진입니다. 그런데 이 지역에서는 그동안 규모 2점대라든가 그보다 작은 지진들이 주로 발생했기 때문에 이 4.8 지진이 굉장히 큰 지진으로 느껴졌을 겁니다.

◎송영석: 그 전북 지역이 사실 지진 빈도수가 낮은 지역이잖아요.

▼홍태경: 그렇습니다.

◎송영석: 그런데 4.8이라는 강도 자체는 그렇게 규모가 크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전북 지역에서 발생한 거기 때문에 특이하다, 그렇게 보시는 거란 말씀이시죠?

▼홍태경: 그렇습니다. 4.8 정도 되는 지진은 우리나라 78년 이후로 관측한 지진 역사를 보게 되면요, 전체 한 16번째 되는 정도의 지진 규모의 크기입니다. 그러니까 한반도에서 그리 적지 않은 횟수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 지진들인데요. 하지만 이 전북 지역만 놓고 보자면 그간에는 규모 2점대, 커봐야 규모 3점대 초반의 지진들이 주로 발생해오다 보니까 이번 지진이 상당히 크게 다가선 겁니다.

◎송영석: 그렇다고 해서 전북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에는 가장 강하다는 거잖아요. 원인이 뭘까요?

▼홍태경: 해당 지역에는 지표의 함열 단층이라고 하는 단층선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번 단층이 이번 지진을 유발했는지는 좀 더 조사가 필요한 사항인데요.

◎송영석: 그렇군요.

▼홍태경: 이번 지진이 깊이 8km로써 비교적 깊은 곳에서 발생을 했고, 지표에서 관측되는 함열 단층에서는 최근에 활동한 이력이 찾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 단층이 이번 지진을 유발했는지는 좀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사항이고요. 또 단층의 크기에 따라서는 추가적인 여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다각적으로 조사가 필요한 사항입니다.

◎송영석: 지금 말씀하셨다시피 이제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거든요. 여진을 조심해야 되는 이유가 있죠, 우리가.

▼홍태경: 그렇습니다. 여진이 여진으로 끝날 수가 있고요. 이 여진이 또 다른 큰 지진을 유발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지하에 있는 이번 지진을 유발한 단층의 크기라든가 연장을 모르는 상황에서 여진이 하는 역할들은 단층을 조그마한 조각을 내는 역할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단층을 더 약화시키고 보다 더 큰 지진을 유발하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진이 발생하는 동안에는 여진의 추이라든가 그다음에 발생 강도에 대해서 주의 깊게 살펴봐야 됩니다.

◎송영석: 지금 부산까지 더 멀리는 서울에서도 흔들림을 감지했다는 분들도 계시는데, 좀 넓은 지역에서 흔들림이 감지됐단 말이에요. 이거는 또 어떻게 봐야 됩니까?

▼홍태경: 이번 지진은 규모 4.8 지진이지만 비교적 강도는 강한 편이었습니다. 지표에서 관측되는 강도가 부안 지역에서는1.5m/s 제곱에 해당되는 굉장히 큰 지진동이 있었거든요. 중력가속도로 따져보면 중력가속도의 약 0.15배 정도 되는 크기가 되는데요. 이것은 원자력발전소 내진 성능이 0.3G인 걸 비교하면 굉장히 높은 정도의 흔들림이 발생한 것입니다. 특히 이제 북, 남서 방향으로 굉장히 큰 지진동이 이 옥천대를 따라서 전파되면서 먼 지역까지 큰 지진동이 전파되는 이런 특이성을 보였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어쨌든 여진 상황과 함께 좀 유심히 계속 살펴봐야 되겠군요. 지난해 지진 발생 현황을 보면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지진 발생 현황 보고 계신데요. 총 횟수가 106번, 규모 3 이상은 16차례였습니다. 예전에 경주 지진 때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게 기억이 납니다. 앞으로 한반도에서도 큰 지진이 날 수 있다, 이렇게 경고를 하셨는데, 지금 지난해 횟수가 저렇단 말이에요. 그 당시에 주셨던 그 경고, 아직도 유효한 상황입니까?

▼홍태경: 경주 지진 이후로, 동일본대지진부터 사실 따져봐야 할 텐데요. 동일본대지진 이후에 한반도의 지진 발생 빈도가 급증하는 현상이 보였습니다. 그전에 비해서 2배가량 크게 증가를 하게 되고요. 그 증가한 발생 빈도는 오랫동안 유지가 되면서 서서히 감소하는 패턴을 보이다가 작년 들어서부터는 예년 수준과 거의 비슷한 형태로 접어들게 됩니다. 물론 올해 들어서 일시적으로 또 규모 3점대의 지진들이 증가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는 좀 더 따져봐야 할 문제고요. 다만 동일본대지진 효과가 완전히 사라졌냐 하면 그렇지는 않고요. 점점 지표에서부터 심부로부터 확장돼가는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동일본대지진 효과로 한반도에서 그동안 발생하지 않던 깊은 지진들이 발생하고 있거든요.

◎송영석: 이번 지진도 마찬가지인가요?

▼홍태경: 이번 지진은 비교적 한반도 원래 지진과 비슷한 8km쯤 되는데, 한반도에서는 원래 20km쯤 되는 깊은 곳에서는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그런 지진들도 굉장히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전체 지진 발생 빈도를 올리는 그런 효과를 하고 있습니다.

◎송영석: 2011년 동일본대지진 효과 말씀해 주셨는데, 최근에 이렇게 지진 빈도가 다시 잦아진 원인을 거기에서 찾아야 되는 걸까요?

▼홍태경: 물론 동일본대지진 효과가 잔존하는 효과도 있겠지만, 한반도 전체적으로 응력이 채 풀리지 않은 여러 지역들이 있다고 생각이 되고 있습니다. 동일본대지진 직후에 경주 지진, 포항 지진 겪으면서 이 영남 지역 일대에서는 큰 지진들이 비교적 많이 발생하면서 응력이 배출되는 효과가 있었지만, 이 서쪽 해안 지역이라든가 전남 지역, 전북 지역에서는 이렇다 할 큰 지진들이 없었거든요. 최근 들어서 해남 지역에서 깊이 한 20km 내외의 굉장히 깊은 곳에서 군발적으로 지진이 발생한 사례가 또 있기도 한데요.

◎송영석: 그건 해역에서 났던 거죠?

▼홍태경: 그것은 해역이라기보다는 해역에서 바로 인접한 내륙 지역인데요. 그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지진이 발생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렇듯 전남 지역과 전북 지역에서도 지진 발생 패턴이 특이한 현상을 보이는 과정에서 이번 지진이 발생한 한 예가 되겠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주의 깊게 봐야 될 것 같은데, 올해 1월에요, 일본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있었고, 4월에는 타이완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을 했었거든요? 최근에 인접 국가에서 발생한 이 강진도 동일본대지진의 효과로 봐야 되는 것인지, 아니면 이번 지진, 우리 한반도의 지진에 영향을 주는 그런 요인으로 봐야 될지 궁금해요.

▼홍태경: 노토반도 지진이나 타이완의 지진들은 다 판의 경계부에 인접한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들입니다. 그런데 판의 경계부에서는 많은 응력들이 쌓이기 때문에 동일본대지진과 마찬가지로 이런 큰 지진들이 발생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동일본대지진과 마찬가지로 노토반도 지진이나 타이완의 지진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요, 이 규모가 비교적 규모 7점대로써 규모가 비교적 작은 편이고요. 물론 우리나라 4.8에 비해서 엄청나게 큰 지진이지만 동일본대지진은 규모가 9.0으로써 굉장히 커서 1,200km나 떨어진 한반도에 영향을 줄 수 있었지만, 규모 7점대 지진으로는 이 떨어진 거리로 감안해봤을 때는 한반도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 지진에 의해서 이번에 부안 지역의 지진을 유발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우리가 사실 불의 고리라는 개념이 있지 않습니까? 경주 지진하고 포항 지진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사실 남의 나라 일처럼만 우리가 치부를 했었는데, 그 이후에 우리도 관심을 많이 갖게 됐잖아요. 불의 고리에서 벌어지는 그런 최근의 일련의 어떤 지진 상황, 이런 흐름들도 우리가 좀 주의 깊게 봐야겠죠, 그래도?

▼홍태경:그렇습니다. 우리가 불의 고리라고 하는 것은 태평양 현안에 따라서 지진 발생 빈도가 높은 지역을 불의 고리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 불의 고리는 전체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지진 가운데 약 80%가량이 이 지역에서 발생을 하고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초대형 지진이라고 하는 것들이 발생을 하면서 인접 지역에 영향을 주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불의 고리에서 발생하는 초대형 지진들이 한 번 발생하게 되면 또 다른 초대형 지진을 연거푸 발생시키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 과정 중에서 동일본대지진이 발생을 했고 또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연쇄 효과가 벌어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송영석: 전북 지역에서 규모 4.5 이상의 강진이 발생한 것 자체가 이제 특이한 현상이라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한반도에서 그것보다 훨씬 큰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는 겁니까, 그러면?

▼홍태경: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지진 관측 역사로만 따져보면 1978년부터 공식적인 관측이 있었는데요. 그 뒤로 보면 2016년 경주 지진이 가장 큰 지진입니다. 5.8이었고요.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관측이 안 됐지만, 주변 국가에서 관측된 한반도 지진이 있는데요. 1952년도 평양 남쪽에 있는 강서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입니다. 이 지진은 규모가 6.2 정도로 측정이 됐는데요. 기록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그보다 더 앞선 기록들을 보게 되면 역사 문헌에 남아 있는 피해 기록들이 있는데요. 이 피해 기록을 통해서 큰 지진을 추정할 수 있는 것이 규모 6 넘는 지진들이 조선왕조실록에만 여러 차례 나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지진들은 한반도에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지진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송영석: 이번 지진의 진앙지 근처에 한빛원전이 있지 않습니까?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가 항상 먼저 보는 것이 원전이 안전한지 그 유무인데, 다행히 이번 지진에 전국에 가동하고 있는 원전에 영향은 없는 것으로 그렇게 현재까지 파악이 되고 있는데요. 우리가 계속 대비는 해야겠죠?

▼홍태경: 그렇습니다. 원전은 우리나라에서도 보안 등급이 가장 높은 시설물 중의 하나로써 내진 성능도 가장 뛰어난 건축물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이런 지진동에 의해서는 이렇다할 피해를 일으킬 수 없는 사항이긴 하지만 앞으로 발생하는 여진이라든가 또 다른 큰 지진에 의해서는 충분히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발생하는 지진에 대해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한 사항입니다.

◎송영석: 우리가 무엇보다 피해를 막는 것이 중요할 텐데요. 아직 흔들림이 있는 곳도 있을 것이고 어떤 행동 요령을 취해야 되는지 알려주시죠.

▼홍태경: 이번 지진은 지나갔지만, 여진들은 이어질 상황이고요. 또 다른 큰 지진이 있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전북 지역에서는 지진을 이렇다 하게 겪지 못한 상황에서 벌어지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당황해하실 수도 있는데요. 지금이라도 이 주변 지역에 옥외 지진 대피소 등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을 해두시는 과정들이 필요할 것이고요. 큰 지진이 만일이라도 발생한다면 즉시 집 밖으로 나와서 안전한 대피 장소로 대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송영석: 여진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하시니까, 주변에 사시는 분들 다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오늘 홍태경 교수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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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12 16:00:13
    • 수정2024-06-17 11:15:44
    사사건건
■ 방송시간 : 6월 12일(수) 16:00~17:00 KBS1
■ 진행 : 송영석 기자
■ 출연 : 홍태경 /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https://youtube.com/live/3nRDJDx8Pnk

◎송영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출근 시간대에 전국에 재난 문자가 발송됐습니다. 아침 8시 반쯤에 전북 부안군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한 뒤에 여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홍태경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홍태경: 안녕하십니까?

◎송영석: 오늘 지진, 내륙에서 오랜만에 발생한 거라서 더 놀랐거든요?

▼홍태경: 이번 지진은 규모 4.8로써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에서는 비교적 큰 지진입니다. 그런데 이 지역에서는 그동안 규모 2점대라든가 그보다 작은 지진들이 주로 발생했기 때문에 이 4.8 지진이 굉장히 큰 지진으로 느껴졌을 겁니다.

◎송영석: 그 전북 지역이 사실 지진 빈도수가 낮은 지역이잖아요.

▼홍태경: 그렇습니다.

◎송영석: 그런데 4.8이라는 강도 자체는 그렇게 규모가 크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전북 지역에서 발생한 거기 때문에 특이하다, 그렇게 보시는 거란 말씀이시죠?

▼홍태경: 그렇습니다. 4.8 정도 되는 지진은 우리나라 78년 이후로 관측한 지진 역사를 보게 되면요, 전체 한 16번째 되는 정도의 지진 규모의 크기입니다. 그러니까 한반도에서 그리 적지 않은 횟수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 지진들인데요. 하지만 이 전북 지역만 놓고 보자면 그간에는 규모 2점대, 커봐야 규모 3점대 초반의 지진들이 주로 발생해오다 보니까 이번 지진이 상당히 크게 다가선 겁니다.

◎송영석: 그렇다고 해서 전북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에는 가장 강하다는 거잖아요. 원인이 뭘까요?

▼홍태경: 해당 지역에는 지표의 함열 단층이라고 하는 단층선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번 단층이 이번 지진을 유발했는지는 좀 더 조사가 필요한 사항인데요.

◎송영석: 그렇군요.

▼홍태경: 이번 지진이 깊이 8km로써 비교적 깊은 곳에서 발생을 했고, 지표에서 관측되는 함열 단층에서는 최근에 활동한 이력이 찾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 단층이 이번 지진을 유발했는지는 좀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사항이고요. 또 단층의 크기에 따라서는 추가적인 여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다각적으로 조사가 필요한 사항입니다.

◎송영석: 지금 말씀하셨다시피 이제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거든요. 여진을 조심해야 되는 이유가 있죠, 우리가.

▼홍태경: 그렇습니다. 여진이 여진으로 끝날 수가 있고요. 이 여진이 또 다른 큰 지진을 유발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지하에 있는 이번 지진을 유발한 단층의 크기라든가 연장을 모르는 상황에서 여진이 하는 역할들은 단층을 조그마한 조각을 내는 역할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단층을 더 약화시키고 보다 더 큰 지진을 유발하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진이 발생하는 동안에는 여진의 추이라든가 그다음에 발생 강도에 대해서 주의 깊게 살펴봐야 됩니다.

◎송영석: 지금 부산까지 더 멀리는 서울에서도 흔들림을 감지했다는 분들도 계시는데, 좀 넓은 지역에서 흔들림이 감지됐단 말이에요. 이거는 또 어떻게 봐야 됩니까?

▼홍태경: 이번 지진은 규모 4.8 지진이지만 비교적 강도는 강한 편이었습니다. 지표에서 관측되는 강도가 부안 지역에서는1.5m/s 제곱에 해당되는 굉장히 큰 지진동이 있었거든요. 중력가속도로 따져보면 중력가속도의 약 0.15배 정도 되는 크기가 되는데요. 이것은 원자력발전소 내진 성능이 0.3G인 걸 비교하면 굉장히 높은 정도의 흔들림이 발생한 것입니다. 특히 이제 북, 남서 방향으로 굉장히 큰 지진동이 이 옥천대를 따라서 전파되면서 먼 지역까지 큰 지진동이 전파되는 이런 특이성을 보였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어쨌든 여진 상황과 함께 좀 유심히 계속 살펴봐야 되겠군요. 지난해 지진 발생 현황을 보면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지진 발생 현황 보고 계신데요. 총 횟수가 106번, 규모 3 이상은 16차례였습니다. 예전에 경주 지진 때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게 기억이 납니다. 앞으로 한반도에서도 큰 지진이 날 수 있다, 이렇게 경고를 하셨는데, 지금 지난해 횟수가 저렇단 말이에요. 그 당시에 주셨던 그 경고, 아직도 유효한 상황입니까?

▼홍태경: 경주 지진 이후로, 동일본대지진부터 사실 따져봐야 할 텐데요. 동일본대지진 이후에 한반도의 지진 발생 빈도가 급증하는 현상이 보였습니다. 그전에 비해서 2배가량 크게 증가를 하게 되고요. 그 증가한 발생 빈도는 오랫동안 유지가 되면서 서서히 감소하는 패턴을 보이다가 작년 들어서부터는 예년 수준과 거의 비슷한 형태로 접어들게 됩니다. 물론 올해 들어서 일시적으로 또 규모 3점대의 지진들이 증가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는 좀 더 따져봐야 할 문제고요. 다만 동일본대지진 효과가 완전히 사라졌냐 하면 그렇지는 않고요. 점점 지표에서부터 심부로부터 확장돼가는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동일본대지진 효과로 한반도에서 그동안 발생하지 않던 깊은 지진들이 발생하고 있거든요.

◎송영석: 이번 지진도 마찬가지인가요?

▼홍태경: 이번 지진은 비교적 한반도 원래 지진과 비슷한 8km쯤 되는데, 한반도에서는 원래 20km쯤 되는 깊은 곳에서는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그런 지진들도 굉장히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전체 지진 발생 빈도를 올리는 그런 효과를 하고 있습니다.

◎송영석: 2011년 동일본대지진 효과 말씀해 주셨는데, 최근에 이렇게 지진 빈도가 다시 잦아진 원인을 거기에서 찾아야 되는 걸까요?

▼홍태경: 물론 동일본대지진 효과가 잔존하는 효과도 있겠지만, 한반도 전체적으로 응력이 채 풀리지 않은 여러 지역들이 있다고 생각이 되고 있습니다. 동일본대지진 직후에 경주 지진, 포항 지진 겪으면서 이 영남 지역 일대에서는 큰 지진들이 비교적 많이 발생하면서 응력이 배출되는 효과가 있었지만, 이 서쪽 해안 지역이라든가 전남 지역, 전북 지역에서는 이렇다 할 큰 지진들이 없었거든요. 최근 들어서 해남 지역에서 깊이 한 20km 내외의 굉장히 깊은 곳에서 군발적으로 지진이 발생한 사례가 또 있기도 한데요.

◎송영석: 그건 해역에서 났던 거죠?

▼홍태경: 그것은 해역이라기보다는 해역에서 바로 인접한 내륙 지역인데요. 그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지진이 발생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렇듯 전남 지역과 전북 지역에서도 지진 발생 패턴이 특이한 현상을 보이는 과정에서 이번 지진이 발생한 한 예가 되겠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주의 깊게 봐야 될 것 같은데, 올해 1월에요, 일본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있었고, 4월에는 타이완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을 했었거든요? 최근에 인접 국가에서 발생한 이 강진도 동일본대지진의 효과로 봐야 되는 것인지, 아니면 이번 지진, 우리 한반도의 지진에 영향을 주는 그런 요인으로 봐야 될지 궁금해요.

▼홍태경: 노토반도 지진이나 타이완의 지진들은 다 판의 경계부에 인접한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들입니다. 그런데 판의 경계부에서는 많은 응력들이 쌓이기 때문에 동일본대지진과 마찬가지로 이런 큰 지진들이 발생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동일본대지진과 마찬가지로 노토반도 지진이나 타이완의 지진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요, 이 규모가 비교적 규모 7점대로써 규모가 비교적 작은 편이고요. 물론 우리나라 4.8에 비해서 엄청나게 큰 지진이지만 동일본대지진은 규모가 9.0으로써 굉장히 커서 1,200km나 떨어진 한반도에 영향을 줄 수 있었지만, 규모 7점대 지진으로는 이 떨어진 거리로 감안해봤을 때는 한반도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 지진에 의해서 이번에 부안 지역의 지진을 유발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우리가 사실 불의 고리라는 개념이 있지 않습니까? 경주 지진하고 포항 지진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사실 남의 나라 일처럼만 우리가 치부를 했었는데, 그 이후에 우리도 관심을 많이 갖게 됐잖아요. 불의 고리에서 벌어지는 그런 최근의 일련의 어떤 지진 상황, 이런 흐름들도 우리가 좀 주의 깊게 봐야겠죠, 그래도?

▼홍태경:그렇습니다. 우리가 불의 고리라고 하는 것은 태평양 현안에 따라서 지진 발생 빈도가 높은 지역을 불의 고리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 불의 고리는 전체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지진 가운데 약 80%가량이 이 지역에서 발생을 하고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초대형 지진이라고 하는 것들이 발생을 하면서 인접 지역에 영향을 주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불의 고리에서 발생하는 초대형 지진들이 한 번 발생하게 되면 또 다른 초대형 지진을 연거푸 발생시키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 과정 중에서 동일본대지진이 발생을 했고 또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연쇄 효과가 벌어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송영석: 전북 지역에서 규모 4.5 이상의 강진이 발생한 것 자체가 이제 특이한 현상이라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한반도에서 그것보다 훨씬 큰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는 겁니까, 그러면?

▼홍태경: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지진 관측 역사로만 따져보면 1978년부터 공식적인 관측이 있었는데요. 그 뒤로 보면 2016년 경주 지진이 가장 큰 지진입니다. 5.8이었고요.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관측이 안 됐지만, 주변 국가에서 관측된 한반도 지진이 있는데요. 1952년도 평양 남쪽에 있는 강서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입니다. 이 지진은 규모가 6.2 정도로 측정이 됐는데요. 기록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그보다 더 앞선 기록들을 보게 되면 역사 문헌에 남아 있는 피해 기록들이 있는데요. 이 피해 기록을 통해서 큰 지진을 추정할 수 있는 것이 규모 6 넘는 지진들이 조선왕조실록에만 여러 차례 나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지진들은 한반도에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지진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송영석: 이번 지진의 진앙지 근처에 한빛원전이 있지 않습니까?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가 항상 먼저 보는 것이 원전이 안전한지 그 유무인데, 다행히 이번 지진에 전국에 가동하고 있는 원전에 영향은 없는 것으로 그렇게 현재까지 파악이 되고 있는데요. 우리가 계속 대비는 해야겠죠?

▼홍태경: 그렇습니다. 원전은 우리나라에서도 보안 등급이 가장 높은 시설물 중의 하나로써 내진 성능도 가장 뛰어난 건축물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이런 지진동에 의해서는 이렇다할 피해를 일으킬 수 없는 사항이긴 하지만 앞으로 발생하는 여진이라든가 또 다른 큰 지진에 의해서는 충분히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발생하는 지진에 대해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한 사항입니다.

◎송영석: 우리가 무엇보다 피해를 막는 것이 중요할 텐데요. 아직 흔들림이 있는 곳도 있을 것이고 어떤 행동 요령을 취해야 되는지 알려주시죠.

▼홍태경: 이번 지진은 지나갔지만, 여진들은 이어질 상황이고요. 또 다른 큰 지진이 있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전북 지역에서는 지진을 이렇다 하게 겪지 못한 상황에서 벌어지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당황해하실 수도 있는데요. 지금이라도 이 주변 지역에 옥외 지진 대피소 등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을 해두시는 과정들이 필요할 것이고요. 큰 지진이 만일이라도 발생한다면 즉시 집 밖으로 나와서 안전한 대피 장소로 대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송영석: 여진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하시니까, 주변에 사시는 분들 다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오늘 홍태경 교수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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