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방식…물댄 논에 둥지 틀고 알 낳은 장다리물떼새
입력 2024.06.12 (21:41)
수정 2024.06.1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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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를 찾는 여름 철새 가운데 희귀종인 장다리물떼새가 있습니다.
최근 화성의 화옹호 간척지에서 관찰됐는데 써레질을 앞둔 논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 곤란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새와 공존하려는 사람의 노력, 송명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붉고 긴 다리, 하얀 몸에 검은 날개.
봄여름을 우리나라에서 나면서 번식하는 장다리물떼새입니다.
개체 수가 많지 않은 희귀종인데, 올해 이곳에서 둥지 6개가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다섯 쌍이 둥지를 틀고 알을 낳은 곳이 하필 모내기하려고 물을 대둔 논입니다.
[최종인/시화호 지킴이 : "잘못 선택을 한 거죠. 차라리 모를 심어놓은 데를 선택했더라면 괜찮을텐데 여기는 트랙터로 작업해야 하거든요. 트랙터로 갈면 물이 파도처럼 움직이거든요 둥지의 알이 물에 떠버리는 거죠."]
이렇게 목격된 게 처음도 아닙니다.
[주희원/사진작가 : "(저쪽에서) 5월 말에 부화해서 나갈 참인데 논을 갈아엎어서 (둥지가) 없어졌어요. 여기다가 다시 둥지를 틀고 알을 한 개씩 낳았더라고요."]
보다 못한 전문가와 사진작가들이 팔을 걷고, 논 주인도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큰 물통을 잘라 둥지를 두르고 진흙으로 둥지를 돋워 올립니다.
갑작스런 사람의 간섭에 어미새는 멀리서 안절부절.
[최종인/시화지킴이 : "자기 집 만지는데 누가 좋다고 하겠어요. 빨리 가라는 거잖아요, 내 둥지 왜 만지냐 이거죠."]
사람들이 자리를 비우자 이내 돌아오지만 잔뜩 경계한 채 탐색하기를 세 바퀴 반 다시, 알을 품습니다.
[최종인/시화호 지킴이 : "둥지를 각인했기 때문에 분명하게 들어옵니다. 방향 각도 그런 걸 다 알고 그 자리에다가 둥지를 해놨기 때문에..."]
닷새 뒤, 써레질이 끝난 논은 잡풀도 없이 휑해졌지만 다섯 둥지는 그대롭니다.
한쪽에선 부화한 흔적도, 뒤뚱뒤뚱 긴 다리의 아기 새도 멀리서 확인됩니다.
자연과 공존하려는 사람의 온기로 장다리물떼새 가족이 안전한 서식처를 찾았습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여름 철새 가운데 희귀종인 장다리물떼새가 있습니다.
최근 화성의 화옹호 간척지에서 관찰됐는데 써레질을 앞둔 논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 곤란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새와 공존하려는 사람의 노력, 송명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붉고 긴 다리, 하얀 몸에 검은 날개.
봄여름을 우리나라에서 나면서 번식하는 장다리물떼새입니다.
개체 수가 많지 않은 희귀종인데, 올해 이곳에서 둥지 6개가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다섯 쌍이 둥지를 틀고 알을 낳은 곳이 하필 모내기하려고 물을 대둔 논입니다.
[최종인/시화호 지킴이 : "잘못 선택을 한 거죠. 차라리 모를 심어놓은 데를 선택했더라면 괜찮을텐데 여기는 트랙터로 작업해야 하거든요. 트랙터로 갈면 물이 파도처럼 움직이거든요 둥지의 알이 물에 떠버리는 거죠."]
이렇게 목격된 게 처음도 아닙니다.
[주희원/사진작가 : "(저쪽에서) 5월 말에 부화해서 나갈 참인데 논을 갈아엎어서 (둥지가) 없어졌어요. 여기다가 다시 둥지를 틀고 알을 한 개씩 낳았더라고요."]
보다 못한 전문가와 사진작가들이 팔을 걷고, 논 주인도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큰 물통을 잘라 둥지를 두르고 진흙으로 둥지를 돋워 올립니다.
갑작스런 사람의 간섭에 어미새는 멀리서 안절부절.
[최종인/시화지킴이 : "자기 집 만지는데 누가 좋다고 하겠어요. 빨리 가라는 거잖아요, 내 둥지 왜 만지냐 이거죠."]
사람들이 자리를 비우자 이내 돌아오지만 잔뜩 경계한 채 탐색하기를 세 바퀴 반 다시, 알을 품습니다.
[최종인/시화호 지킴이 : "둥지를 각인했기 때문에 분명하게 들어옵니다. 방향 각도 그런 걸 다 알고 그 자리에다가 둥지를 해놨기 때문에..."]
닷새 뒤, 써레질이 끝난 논은 잡풀도 없이 휑해졌지만 다섯 둥지는 그대롭니다.
한쪽에선 부화한 흔적도, 뒤뚱뒤뚱 긴 다리의 아기 새도 멀리서 확인됩니다.
자연과 공존하려는 사람의 온기로 장다리물떼새 가족이 안전한 서식처를 찾았습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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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4-06-12 21: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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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찾는 여름 철새 가운데 희귀종인 장다리물떼새가 있습니다.
최근 화성의 화옹호 간척지에서 관찰됐는데 써레질을 앞둔 논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 곤란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새와 공존하려는 사람의 노력, 송명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붉고 긴 다리, 하얀 몸에 검은 날개.
봄여름을 우리나라에서 나면서 번식하는 장다리물떼새입니다.
개체 수가 많지 않은 희귀종인데, 올해 이곳에서 둥지 6개가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다섯 쌍이 둥지를 틀고 알을 낳은 곳이 하필 모내기하려고 물을 대둔 논입니다.
[최종인/시화호 지킴이 : "잘못 선택을 한 거죠. 차라리 모를 심어놓은 데를 선택했더라면 괜찮을텐데 여기는 트랙터로 작업해야 하거든요. 트랙터로 갈면 물이 파도처럼 움직이거든요 둥지의 알이 물에 떠버리는 거죠."]
이렇게 목격된 게 처음도 아닙니다.
[주희원/사진작가 : "(저쪽에서) 5월 말에 부화해서 나갈 참인데 논을 갈아엎어서 (둥지가) 없어졌어요. 여기다가 다시 둥지를 틀고 알을 한 개씩 낳았더라고요."]
보다 못한 전문가와 사진작가들이 팔을 걷고, 논 주인도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큰 물통을 잘라 둥지를 두르고 진흙으로 둥지를 돋워 올립니다.
갑작스런 사람의 간섭에 어미새는 멀리서 안절부절.
[최종인/시화지킴이 : "자기 집 만지는데 누가 좋다고 하겠어요. 빨리 가라는 거잖아요, 내 둥지 왜 만지냐 이거죠."]
사람들이 자리를 비우자 이내 돌아오지만 잔뜩 경계한 채 탐색하기를 세 바퀴 반 다시, 알을 품습니다.
[최종인/시화호 지킴이 : "둥지를 각인했기 때문에 분명하게 들어옵니다. 방향 각도 그런 걸 다 알고 그 자리에다가 둥지를 해놨기 때문에..."]
닷새 뒤, 써레질이 끝난 논은 잡풀도 없이 휑해졌지만 다섯 둥지는 그대롭니다.
한쪽에선 부화한 흔적도, 뒤뚱뒤뚱 긴 다리의 아기 새도 멀리서 확인됩니다.
자연과 공존하려는 사람의 온기로 장다리물떼새 가족이 안전한 서식처를 찾았습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여름 철새 가운데 희귀종인 장다리물떼새가 있습니다.
최근 화성의 화옹호 간척지에서 관찰됐는데 써레질을 앞둔 논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 곤란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새와 공존하려는 사람의 노력, 송명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붉고 긴 다리, 하얀 몸에 검은 날개.
봄여름을 우리나라에서 나면서 번식하는 장다리물떼새입니다.
개체 수가 많지 않은 희귀종인데, 올해 이곳에서 둥지 6개가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다섯 쌍이 둥지를 틀고 알을 낳은 곳이 하필 모내기하려고 물을 대둔 논입니다.
[최종인/시화호 지킴이 : "잘못 선택을 한 거죠. 차라리 모를 심어놓은 데를 선택했더라면 괜찮을텐데 여기는 트랙터로 작업해야 하거든요. 트랙터로 갈면 물이 파도처럼 움직이거든요 둥지의 알이 물에 떠버리는 거죠."]
이렇게 목격된 게 처음도 아닙니다.
[주희원/사진작가 : "(저쪽에서) 5월 말에 부화해서 나갈 참인데 논을 갈아엎어서 (둥지가) 없어졌어요. 여기다가 다시 둥지를 틀고 알을 한 개씩 낳았더라고요."]
보다 못한 전문가와 사진작가들이 팔을 걷고, 논 주인도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큰 물통을 잘라 둥지를 두르고 진흙으로 둥지를 돋워 올립니다.
갑작스런 사람의 간섭에 어미새는 멀리서 안절부절.
[최종인/시화지킴이 : "자기 집 만지는데 누가 좋다고 하겠어요. 빨리 가라는 거잖아요, 내 둥지 왜 만지냐 이거죠."]
사람들이 자리를 비우자 이내 돌아오지만 잔뜩 경계한 채 탐색하기를 세 바퀴 반 다시, 알을 품습니다.
[최종인/시화호 지킴이 : "둥지를 각인했기 때문에 분명하게 들어옵니다. 방향 각도 그런 걸 다 알고 그 자리에다가 둥지를 해놨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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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희 기자 thimb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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