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앞두고 “센강서 용변 보겠다”는 사람들 [특파원 리포트]

입력 2024.06.16 (08:00) 수정 2024.06.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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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 센강에서 용변을 보자'(#JeChieDansLaSeineLe23Juin)

파리올림픽이 4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오는 23일 센강에서 용변을 보자는 해시태그가 X(옛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 확산하고 있습니다.

6월 23일은 안 이달고 파리시장이 일부 수영 종목이 열리는 센강의 수질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센강에 뛰어들어 직접 수영하겠다고 공언한 날입니다. 마크롱 대통령도 지난 4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올림픽 개막 전 센강에서 직접 수영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번 해시태그 운동은 몸소 안전성을 증명하겠다는 정치인들의 약속을 겨냥한 반발입니다. 해시태그가 달린 각종 게시물엔 마크롱 대통령과 이달고 시장을 비판하는 문구와 센강에 변기를 설치한 듯한 합성 사진도 내걸렸습니다.

센 강 주변에 변기가 설치된 합성 사진(화면 출처 X)센 강 주변에 변기가 설치된 합성 사진(화면 출처 X)

심지어 황당한 웹사이트까지 개설됐습니다. 23일 센강 도착 기준으로 위치를 입력하면 언제 용변을 봐야 하는지를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겁니다.

23일 센강에 용변을 보자며 개설된 웹사이트.23일 센강에 용변을 보자며 개설된 웹사이트.

■ 101년 만의 센강서 수영대회…여전히 제기되는 수질 우려

1900년 파리에서의 첫 올림픽이 열렸을 때만 해도 센강에서 수영 경기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인구 증가와 산업화로 인한 수질 악화로 1923년부터는 일반인의 입수가 전면 금지됐습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경기)과 '수영 마라톤'이라 불리는 남녀 오픈 워터 스위밍(야외 수영) 경기가 모두 센강에서 치러집니다. 파리시는 올림픽 유치 성공 이후 14억 유로(2조 5백억 원)를 투입해 수질 정화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그런데 앞서 한 수질 모니터링 시민단체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6개월간 대회 구간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수영 적합 기준치를 뛰어넘는 세균이 검출됐습니다. 이런 곳에서 수영했다간 선수들이 구토나 복통 두통 등에 시달려 건강에 위험을 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습니다.

또 비가 올 경우 센강 수질이 더 악화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온 상태입니다. 지난해 파리 센강에서 개최하려던 오픈 워터 스위밍 월드컵이 수질 악화를 이유로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파리시와 올림픽조직위는 센강에서 예정대로 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크로스토프 두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수석국장도 14일 열린 온라인 브리핑에서 "파리 올림픽 기간에 센강에서 수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센강에서 파리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걸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파리시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내년부터는 센강 일부 지역에서 다시 수영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수질 정화 작업에 나섰음에도 여전히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 파리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올림픽으로 인한 도로 통제와 지하철역 폐쇄, 통행을 위한 QR코드 도입까지 불편이 가중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가중되면서 이 같은 해시태그 운동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현지시각 7일 올림픽 오륜기가 걸린 파리 에펠탑 앞에서 포츠를 취하고 있는 안 이달고 파리 시장과 토니 에스탕게 2024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장.현지시각 7일 올림픽 오륜기가 걸린 파리 에펠탑 앞에서 포츠를 취하고 있는 안 이달고 파리 시장과 토니 에스탕게 2024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장.

■ 파리시장, 조기 총선 이후로 센강 입수 연기

하지만 정작 해시태그 운동이 예고한 날짜인 23일엔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이 앞서 예고한 23일에 센강에서 수영하지 않고 날짜를 연기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프랑스는 현재 마크롱 대통령의 의회 해산 결정으로 오는 30일과 다음달 7일(결선투표) 조기 총선을 치릅니다. 사회당 소속인 이달고 시장은 올림픽을 앞두고 조기 총선을 결정한 마크롱 대통령을 비판하면서도 선거를 치르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달고 시장은 선거가 종료된 뒤 올림픽 개막 전 센강에 입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파리시청도 지난달 파리에 내린 폭우에 따라 센강의 유속이 빨라진 탓에 6월에 수영 행사를 개최하는 건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앞서 파리시청은 야외 수영 행사를 일요일에 열어 많은 이들이 참여해 우려를 불식시키려고 했던 만큼 늦어도 올림픽 개막 전 마지막 주말엔 행사가 치러질 가능성이 큽니다.

수질 악화 우려가 끊이지 않는 상황 속 파리시장이 내놓은 특단의 대책, 약속대로 센강에서 성사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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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이 4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오는 23일 센강에서 용변을 보자는 해시태그가 X(옛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 확산하고 있습니다.

6월 23일은 안 이달고 파리시장이 일부 수영 종목이 열리는 센강의 수질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센강에 뛰어들어 직접 수영하겠다고 공언한 날입니다. 마크롱 대통령도 지난 4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올림픽 개막 전 센강에서 직접 수영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번 해시태그 운동은 몸소 안전성을 증명하겠다는 정치인들의 약속을 겨냥한 반발입니다. 해시태그가 달린 각종 게시물엔 마크롱 대통령과 이달고 시장을 비판하는 문구와 센강에 변기를 설치한 듯한 합성 사진도 내걸렸습니다.

센 강 주변에 변기가 설치된 합성 사진(화면 출처 X)
심지어 황당한 웹사이트까지 개설됐습니다. 23일 센강 도착 기준으로 위치를 입력하면 언제 용변을 봐야 하는지를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겁니다.

23일 센강에 용변을 보자며 개설된 웹사이트.
■ 101년 만의 센강서 수영대회…여전히 제기되는 수질 우려

1900년 파리에서의 첫 올림픽이 열렸을 때만 해도 센강에서 수영 경기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인구 증가와 산업화로 인한 수질 악화로 1923년부터는 일반인의 입수가 전면 금지됐습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경기)과 '수영 마라톤'이라 불리는 남녀 오픈 워터 스위밍(야외 수영) 경기가 모두 센강에서 치러집니다. 파리시는 올림픽 유치 성공 이후 14억 유로(2조 5백억 원)를 투입해 수질 정화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그런데 앞서 한 수질 모니터링 시민단체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6개월간 대회 구간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수영 적합 기준치를 뛰어넘는 세균이 검출됐습니다. 이런 곳에서 수영했다간 선수들이 구토나 복통 두통 등에 시달려 건강에 위험을 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습니다.

또 비가 올 경우 센강 수질이 더 악화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온 상태입니다. 지난해 파리 센강에서 개최하려던 오픈 워터 스위밍 월드컵이 수질 악화를 이유로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파리시와 올림픽조직위는 센강에서 예정대로 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크로스토프 두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수석국장도 14일 열린 온라인 브리핑에서 "파리 올림픽 기간에 센강에서 수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센강에서 파리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걸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파리시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내년부터는 센강 일부 지역에서 다시 수영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수질 정화 작업에 나섰음에도 여전히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 파리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올림픽으로 인한 도로 통제와 지하철역 폐쇄, 통행을 위한 QR코드 도입까지 불편이 가중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가중되면서 이 같은 해시태그 운동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현지시각 7일 올림픽 오륜기가 걸린 파리 에펠탑 앞에서 포츠를 취하고 있는 안 이달고 파리 시장과 토니 에스탕게 2024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장.
■ 파리시장, 조기 총선 이후로 센강 입수 연기

하지만 정작 해시태그 운동이 예고한 날짜인 23일엔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이 앞서 예고한 23일에 센강에서 수영하지 않고 날짜를 연기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프랑스는 현재 마크롱 대통령의 의회 해산 결정으로 오는 30일과 다음달 7일(결선투표) 조기 총선을 치릅니다. 사회당 소속인 이달고 시장은 올림픽을 앞두고 조기 총선을 결정한 마크롱 대통령을 비판하면서도 선거를 치르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달고 시장은 선거가 종료된 뒤 올림픽 개막 전 센강에 입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파리시청도 지난달 파리에 내린 폭우에 따라 센강의 유속이 빨라진 탓에 6월에 수영 행사를 개최하는 건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앞서 파리시청은 야외 수영 행사를 일요일에 열어 많은 이들이 참여해 우려를 불식시키려고 했던 만큼 늦어도 올림픽 개막 전 마지막 주말엔 행사가 치러질 가능성이 큽니다.

수질 악화 우려가 끊이지 않는 상황 속 파리시장이 내놓은 특단의 대책, 약속대로 센강에서 성사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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