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독자적으로 한반도에 역할”…한국에는 ‘화해 제스처’

입력 2024.06.19 (23:11) 수정 2024.06.19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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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러 정상의 밀착 과시를 바라보는 중국의 심기는 편치 않습니다.

북러 고위급 교류는 양자 간의 일이라며, 한반도 문제에서 독자적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나라엔 유화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베이징 연결해 중국의 속내 들어봅니다.

김효신 특파원,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에 중국이 거리 두기를 하고 있는데 어떤 배경으로 봐야 하나요?

[기자]

네, 중국은 북한과 러시아의 교류·협력이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북·러 간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린젠/중국 외교부 대변인 : "북한과 러시아는 우호적 이웃으로 교류·협력과 관계 발전을 위한 정상적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 고위급 교류는 두 주권 국가 양자 간의 일정입니다."]

중국 입장에선 북중러로 함께 묶이는 게 부담스러웠는데, 북한, 러시아와 밀착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외교부는 또 한반도 문제에서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러가 어떤 합의를 도출하든 중국은 자국의 '한반도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우리나라에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어제 열린 '한·중 외교·안보 대화'에 대해 "역내 외교와 경제 교류에 있어 긍정적인 신호라며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의 이런 분위기를 놓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대중국 포위망을 가장 가까운 한국에서부터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북-러 밀착이 중국 입장에서는 반갑지만은 않은 것 같은데, 북-중 관계에도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은 '러시아가 주변국들과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었는데요.

'북한'을 특정하지 않고 주변국이라고 표현했는데, 북한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기념으로 중국 다롄에 설치됐던 김 위원장 발자국 동판이 최근 철거되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불편한 심기는 북한과의 교역 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는데요.

북중 무역 관문인 랴오닝성 단둥 세관에서 최근 북한으로 가는 화물에 대한 검색과 통제를 대폭 강화했다는 전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대북 무역상의 말을 들어보시죠.

[대북 무역상/음성변조 : "코로나 이전에는 북한 쪽으로 들어가는 상품 중에 제재되는 항목이 많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올해 들어서 제재하는 항목이 좀 많아졌더라고요."}

중국산 생필품 수입 경로까지 막히면서 북한 생활 물가가 급등해 사회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북한이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에 공을 들이는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이웅/그래픽:임홍근/자료조사:이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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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독자적으로 한반도에 역할”…한국에는 ‘화해 제스처’
    • 입력 2024-06-19 23:11:51
    • 수정2024-06-19 23: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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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정상의 밀착 과시를 바라보는 중국의 심기는 편치 않습니다.

북러 고위급 교류는 양자 간의 일이라며, 한반도 문제에서 독자적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나라엔 유화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베이징 연결해 중국의 속내 들어봅니다.

김효신 특파원,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에 중국이 거리 두기를 하고 있는데 어떤 배경으로 봐야 하나요?

[기자]

네, 중국은 북한과 러시아의 교류·협력이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북·러 간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린젠/중국 외교부 대변인 : "북한과 러시아는 우호적 이웃으로 교류·협력과 관계 발전을 위한 정상적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 고위급 교류는 두 주권 국가 양자 간의 일정입니다."]

중국 입장에선 북중러로 함께 묶이는 게 부담스러웠는데, 북한, 러시아와 밀착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외교부는 또 한반도 문제에서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러가 어떤 합의를 도출하든 중국은 자국의 '한반도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우리나라에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어제 열린 '한·중 외교·안보 대화'에 대해 "역내 외교와 경제 교류에 있어 긍정적인 신호라며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의 이런 분위기를 놓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대중국 포위망을 가장 가까운 한국에서부터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북-러 밀착이 중국 입장에서는 반갑지만은 않은 것 같은데, 북-중 관계에도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은 '러시아가 주변국들과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었는데요.

'북한'을 특정하지 않고 주변국이라고 표현했는데, 북한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기념으로 중국 다롄에 설치됐던 김 위원장 발자국 동판이 최근 철거되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불편한 심기는 북한과의 교역 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는데요.

북중 무역 관문인 랴오닝성 단둥 세관에서 최근 북한으로 가는 화물에 대한 검색과 통제를 대폭 강화했다는 전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대북 무역상의 말을 들어보시죠.

[대북 무역상/음성변조 : "코로나 이전에는 북한 쪽으로 들어가는 상품 중에 제재되는 항목이 많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올해 들어서 제재하는 항목이 좀 많아졌더라고요."}

중국산 생필품 수입 경로까지 막히면서 북한 생활 물가가 급등해 사회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북한이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에 공을 들이는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이웅/그래픽:임홍근/자료조사:이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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