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시사]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러시아, 정상회담…의미와 시사점은?
입력 2024.06.2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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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국 : 전 세계가 어제 평양을 주목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가지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한 겁니다. 북러 관계는 어떻게 변화되는 것이고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건지 또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 건지 또 중국은 어떻게 반응할 건지 좀 복잡한 국제 정치 상황을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박원곤 교수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박원곤 : 네, 안녕하세요.
▷ 고성국 : 어제, 오늘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입니다. 이게 뭡니까?
▶ 박원곤 : 국가 간에 양자 관계를 규정하는 것 중에 하나인데요. 러시아 같은 경우에는 단계를 부여합니다. 그래서 제일 낮은 단계는 선린 우호 관계, 협력 관계 그 위가 이제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있고요. 그 위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그리고 전략적 동맹 순 이게 좀 복잡한데요. 쉽게 말씀드리면 맨 위는 전략 동맹입니다. 한미가 맺고 있는 동맹 같은 건데 그 바로 아랫단계 정도로 보시면 되고요. 포괄적이라는 표현은 군사 분야를 포함해서 모든 분야에 대해서 협력한다는 의미가 있는 거고 전략이라는 단어는 장기적인 관계로 가져간다, 동반자는 함께한다 그 정도로 보시면 되는데 중요한 것은 이전보다는 훨씬 더 높은 수준의 협력을 한다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 고성국 : 그런데 동맹까지는 아니다 이런 말씀이시죠?
▶ 박원곤 : 그 부분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어저께 나온 발언 중에 사실은 가장 민감한 내용들이 좀 포함돼 있거든요. 이 내용이죠. 이번에 했던 포괄적 동반자 협정을 통해 ‘양국 중 한 곳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하겠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이미 김정은은 동맹이라고도 얘기를 했습니다.
▷ 고성국 : 그런데 푸틴 쪽에서는 조심스럽게 동맹이라는 단어는 피해서 간 것 같던데요.
▶ 박원곤 : 그것도 해석의 여지가 있는 거죠. 말씀하신 게 맞는데 김정은 같은 경우에는 어저께 공동회견에서 동맹이라는 얘기를 3번 정도 한 거로 알려져 있고요. 그런데 푸틴은 거기에 대해서 한마디도 동맹이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그렇게 알려지고는 있는데 문제는 양국 정상이 같이 서 있는 데서 김정은이 동맹이라는 얘기를 계속하는데 푸틴이 거기에 대해서 얘기를 안 했다라는 게 이것을 동맹이 아니다라고 부인을 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걸 수용한 거로도 볼 수 있는 거거든요. 만약에 그것이 아니다라고 하면 자기가 다른 어떤 입장을 밝힐 수도 있다고 판단이 되는데 그렇지 않았다라는 것은 암묵적 수용, 동의를 했다 그렇게 볼 여지도 있는 거죠.
▷ 고성국 : 이게 동맹이냐 아니냐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게 유사시 즉각 개입, 자동 개입이냐 아니냐 이 문제와 연계되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닙니까?
▶ 박원곤 : 그렇습니다.
▷ 고성국 : 교수님은 이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 박원곤 : 이게 굉장히 좀 어려운데요. 왜냐하면 일단 어저께 서명된 이 협정의 전문이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단 전문이 공개돼야 정확한 판단이 된다라고 판단이 되는데요. 몇 가지 딱 나온 얘기가 이겁니다. 포괄적 동반자 협정을 통해 양국 중 한 곳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 이게 다거든요. 그렇다면 과연 이 상호 지원이라는 것이 앞에 어떤 전제가 있느냐. 예를 들어서 이런 것이죠. 군사적인 지원을 하고 있느냐 아니면 어떤 불법적인 형태가 있느냐. 그러니까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그간에 북한과 러시아가 이 관련된 조약을 맺었었는데 지금 많이 얘기되는 게 1961년 조약이지 않습니까? 거기에는 자동 개입 조항이 있는데 거기는 이렇게 돼 있습니다.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된 경우에는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 그러니까 이거는 지체가 없으니까 자동 개입이 된다는 거죠.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것은 그냥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라고 돼 있는데 지원의 조건이 각국의 어떤 법률적인 것을 따른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에는 그렇게 돼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아직 확인이 안 돼서 정확하게 말씀을 드리기는 쉽지 않은데요. 그럼에도 저를 비롯해서 이쪽 부분을 계속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인 것은 분명합니다. 일단은 군사 지원을 의미하는 것은 확실하니까요.
▷ 고성국 : 알겠습니다. 대통령실 그리고 또 미국이나 여러 서방국가들이 푸틴 대통령한테 선을 넘지 마라 이렇게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그동안 보내왔다고 그러던데요. 그게 어느 정도 좀 먹혔다고 봐도 됩니까? 아니면 그냥 무시당했다고 봐야 됩니까?
▶ 박원곤 :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이건 전문이 확인돼야 되는데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말씀을 드리면 저의 해석은 선을 넘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분명히 말씀을 드린 것처럼 그 한 줄밖에 나와 있지는 않지만 한번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한 곳이 침략을 당한다라는 것은 군사적인 상황을 얘기하는 것이잖아요. 그리고 상호 지원을 제공하는데 침략을 당하면 당연히 군사적인 지원을 얘기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게 동맹 관계를 복원했다라고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 물론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전문을 봐야 제가 명확하게 말씀을 드릴 수 있다는 건 맞고요. 그렇지만 현재 나온 것만으로 봐서는 동맹 관계 복원 측면이 맞는 거고 이게 어떤 의미가 있냐면 많이들 얘기가 됐습니다만 김정은이 연말, 연초 한국 관계, 대남 노선을 전환하면서 교전국 관계다, 한국을 제1의 적대국이다라고 아주 명확히 규정을 하지 않았습니까? 이제 더 이상 통일하지 않겠다라는 얘기도 나왔고 2월 9일 그들이 말하는 건군절에서 자신들의 국시, 국가의 최고의 목표는 무력을 사용해서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하는 영토 안정이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한다. 그리고 동맹 관계를 복원한다 하면 사실상 러시아도 한국을 적대시하겠다라는 그런 선언이 돼버리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저는 선을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 고성국 : 그런데 이게 ‘침략을 당했을 때’ 이런 전제가 있잖아요. 70여 년 전에 6.25 전쟁 때는 북한이 무력 남침을 기습적으로 했는데 그때도 당시 소련으로부터 다 사전에 허락받고 지원받고 했던 것 아닙니까?
▶ 박원곤 : 그렇습니다.
▷ 고성국 : 그때하고 지금의 북러 군사동맹 복원하고는 같은 위험도로 봐야 됩니까? 아니면 그때와는 또 상황이 다르다고 봐야 됩니까?
▶ 박원곤 : 그때랑은 상황이 많이 다르죠. 그때는 뭐 말씀하신 것처럼 당시 김일성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소련의 스탈린과 중국의 마오쩌둥을 설득해서 전격적인 남침을 한 것이 한국 전쟁이지 않습니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김정은이 영토 안정이라 하면서 대한민국 영토 전체를 점령하겠다는 그런 무력 점령의 의지를 밝히기는 했지만 그 당시 한국은 지금의 한국이 아니죠. 그리고 한미 동맹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북한이 그렇게 남침을 해올 가능성은 저는 매우 적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될 경우에 오히려 북한에 대한 그쪽의 영토 안정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죠.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그렇게 쉽게 김정은이 결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 고성국 : 그렇다면 북러가 군사동맹 관계를 복원해서 이전의 러시아, 북한 관계는 아니다라고 하더라도 이게 곧바로 한반도의 군사 긴장이 갑자기 고조되거나 이런 상황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이런 뜻입니까?
▶ 박원곤 : 당장은 아니겠죠. 당장은 아니겠지만 하나 우려되는 것이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전문을 보기는 해야 되는데 우려되는 것이 이러한 조약이 맺어짐으로서 김정은이 좀 더 과감한 그런 공격적인 정책을 할 기반은 된다. 그러니까 자기 뒤를 봐줄 수 있는 새로운 동맹이 생긴 거잖아요.
▷ 고성국 : 그렇죠, 뒷배가 생긴 거죠.
▶ 박원곤 : 그렇죠. 기존에 중국과도 61년에 같은 조약을 맺은 게 있습니다. 그것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자동 개입 조항이 있는 것이고요. 그렇지만 중국 내에서는 그것이 사실상 사문화됐다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예전같이 말씀하신 한국 전쟁에 김일성처럼 김정은이 남침을 감행했을 때 중국은 거기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얘기도 공공연히 나오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러시아가 또 이런 일종의 동맹 관계를 복원하는 조약, 물론 여기에도 침략당했다라는 방어적인 의미를 집어넣기는 했는데 어쨌든 군사적인 동맹을 제공한다는 것은 김정은이 훨씬 더 과감하게 움직일 공간을 또 그런 심리적인 것을 뒷받침해줄 가능성은 있는 거죠.
▷ 고성국 : 그렇군요. 푸틴이 북한과 군사 기술 협력 진전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발언했잖아요. 그럼 이거는 군사 기술을 지원한다는 얘기인데 이 군사 기술에 이를테면 ICBM이라든지 또는 운반체, 로켓 발사 계속 지금 실패하고 있으니까. 이런 것까지 포함이 될까요?
▶ 박원곤 : 그 부분도 좀 우려가 됩니다. 왜냐하면 군사 기술이라는 건 어떤 형태로든지 러시아가 북한한테 제공해 주는 것은 다 국제법 UN 제재 결의안 위반이죠. 그 UN 제재 결의안이라는 것은 또 사실상 러시아도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동의했던 것들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얘기 자체가 UN 안보리 자체 상임이사국의 존재를 부인하는 행태가 되는데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한국의 입장에서 과연 어떤 수준의 군사적인 지원이 될 것이냐 이것은 또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에 직접적인 위험이 됩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건 러시아가 북한의 위성발사 발사체, 또 위성 기술을 지원해 주고 있다는 것은 확인된 거나 마찬가지 상황인데 그거 이외에도 한국이 제일 민감하게 생각하는 예를 들어서 대륙간 탄도미사일, 핵미사일 같은 것의 기술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거든요, 북한은. 그런 기술을 지원해준다든지 아니면 다른 형태의 실질적인 무기, 전투기라든지 아니면 대공 미사일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지원해 준다면 이것은 한국에 실존적인 위협이 되는 거죠. 그런데 제가 조금 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만 새 협정 내에서 아예 노골적으로 군사 분야에 협력할 것이다라고 푸틴이 얘기한 건 처음입니다. 이전에는 군사 분야 협력에 대해서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거든요. 그렇다면 가능성을 이제는 조금 다 열어놓고 봐야 되는 상황이 왔다라고 판단이 됩니다.
▷ 고성국 : 그렇군요. 그래서 푸틴이 무슨 생각으로 지금 이런 일을 하고 있나를 좀 분석해 주셔야겠는데요. 지금 푸틴이 얼마 전에는 우리나라에 대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 데 대해서 감사한다 이런 아주 이례적인 얘기를 했잖아요, 우리나라에 대해서. 그리고 또 동시에 북한으로부터는 자기들 우크라이나 전쟁에 쓸 무기, 탄약 뭐 이런 것들을 계속 받고 있으니까 북한하고의 관계도 관리해야 되고 또 우리와의 관계도 신경 써야 되고 하여튼 복잡한 것 같은데 푸틴의 구상은 뭘까요?
▶ 박원곤 : 표현이 좀 거칩니다만 양다리의 그런 모습들이 보이기는 합니다.
▷ 고성국 : 푸틴의 양다리.
▶ 박원곤 : 그렇죠. 왜냐하면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이건 일종의 선을 넘었다라고 현재로서는 조심스러운 판단이 있기는 하지만 또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북한과 자동 개입, 군사적으로는 동맹이 아니다라는 얘기를 또 할 여지를 열어놨어요. 그러니까 조약동맹은 아니다. 예를 들어서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뭐라고 얘기했냐면 ‘상호 원조를 제공하는 기준이 조약상에 명확히 규정돼 있다.’는 얘기를 또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자동 개입이 아니라 뭔가 전제와 조건이 있다라는 얘기가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거듭 말씀드린 것처럼 전문을 봐야 된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 게 그렇다면 만약에 그 조건이 어떤 조건이냐에 따라서 이것이 자동 개입이 아니면 러시아나 한국한테 얘기한 것이 이거 우리 자동 개입 아니다. 이건 조약 아니고 우리는 동맹 아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면서 자신들은 한국이 말하는 이른바 금지선을 넘은 게 아니다 약간 이렇게 모호하게 가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기는 합니다만 전반적으로 우리 정부가 생각했던 기대했던 것 그것보다는 선을 넘은 것, 그것보다는 더 많이 나간 것은 사실입니다.
▷ 고성국 : 교수님 말씀하시는 그 협정 전문이요. 이게 이렇게 즉각 공개가 안 됩니까, 보통? 아니면 좀 이례적인 겁니까.
▶ 박원곤 : 앞으로도 계속 공개 안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 고성국 : 그래요?
▶ 박원곤 : 네, 왜냐하면 지난 2000년에 러시아가 또 북한과 새롭게 맺은 조약이 있는데 그 조약이 정확한 전문이 다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 일부는 공개가 됐는데 전체는 공개가 안 된 경우도 있거든요. 그 가능성도 좀 놓고 봐야겠죠.
▷ 고성국 : 그럼 일종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협정 전문 공개를 안 할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박원곤 : 뭐 이게 권위주의 국가에 나타내는 특징이죠. 비밀주의가 늘 외교와 대외 정책에 나타나니까 그냥 자신들만 알고 있고 해석의 여지를 열겠다. 그런데 사실은 공개 안 하는 게 러시아 입장에서는 좀 더 편하겠죠. 그래야 한국한테도 애매한 태도를 취할 수 있고 만약에 정확히 나온다 해서 그 자동 개입 조항이 없다라고 얘기를 하면 이것은 김정은이 또 거짓말한 상태가 돼버리는 거거든요.
▷ 고성국 : 그렇게 되겠네요. 이번에 상당히 많이 늦었어요. 하루가 늦어버렸는데 뭐 지각 대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푸틴이기는 하지만 이런 건 다 의도가 있다고 봐야 됩니까? 어떻습니까.
▶ 박원곤 : 글쎄요, 뭐 의도라기보다는 워낙 전례가 많기 때문에 이거를 의도라고만 볼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말씀하신 지각대장으로 아주 유명한 사례들이 너무 많고 우리 이전 한국 대통령과도 1시간, 2시간씩 늦었죠. 특히 이번에는 자신의 오는 길에 러시아에 있는 공화국을 10년 만에 한번 방문을 했고 거기에 일정들이 있었고요. 그리고 또 보면 어저께 베트남 가는 일정도 늦었습니다. 여기서도 0시에 거의 밤에 출발했다고 알려져 있으니까 당연히 베트남도 국빈 방문 형식으로 가는데 밤에 도착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거기도 늦어졌다. 그러니까 전체적인 일정이 다 밀리고 있다고 볼 여지는 있는데 한 가지 그래도 비교가 되는 게 작년 9월에 북러가 러시아에서 첫 회담을 할 때 푸틴이 일찍 와서 30분을 기다렸거든요. 굉장히 이례적이었죠, 지각대장 입장은. 그러니까 그만큼 북한의 필요성이 컸다는 의미인데 이번에는 좀 늦게 온 건 글쎄, 어떻게 해석해야 될지가 좀 애매하기는 합니다.
▷ 고성국 : 그러니까 말씀하신 그때 작년에는 김정은이 일부러 좀 30분 늦게 갔다 이런 얘기가 그때 있었어요. 그건 조금 지켜봐야겠고요. 이제 주변 국가들의 반응인데 우선 중국이 굉장히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 같던데 왜 그렇습니까?
▶ 박원곤 : 중국의 입장에서는 북한과 러시아가 협력하는 것에 거리를 둘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은 미국과 전략적 경쟁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가장 중시하는 국가들은 유럽 국가들입니다. 유럽 국가들을 자신들의 편으로 좀 끌어들여야 자신의 원하는 것들을 이룰 수 있죠. 그래서 얼마 전에 시진핑 주석이 프랑스 국빈 방문했던 그 모습들이 다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북한과 러시아에 협력하는 주 대상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니까 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것은 유럽 국가에게 실존적 위협이 된다는 거죠. 그래서 기본적으로 중국은 물론 당연히 러시아와 협력을 하고 있지만 군사적 협력은 안 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자신들은 비당사자, 비개입주의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일부러 그러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의 그런 협력 모습을 보면서 이게 잘못하다가 북중러 구도로 가버리면 이것은 중국에게 굉장히 불리한 상황이 연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국이 공개적, 비공개적으로 이미 여러 차례 얘기를 했습니다만 북중러나 한미일 같은 진영주의 신냉전에 반대한다는 얘기를 이미 했습니다. 그래서 양자 관계는 유지를 하겠지만 3자의 그런 진영은 원치 않는다는 것은 분명한 중국의 입장인 거죠.
▷ 고성국 : 사실은 중국의 그런 입장에 대해서 김정은 입장에서는 뭐 화끈하게 밀어주지 뭘 자꾸 눈치 보냐. 그래서 러시아를 레버리지로 이용해서 지금 중국을 또 압박하고 있는 이런 측면도 있는 것 같네요.
▶ 박원곤 : 그렇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북한 외교 정책에서 나타나는 굉장히 오래된 일종의 전통 같은 건데요. 그런 걸 시계추 외교라고 하죠. 그래서 냉전 시기에는 북한이 중국과 소련 관계가 안 좋았지 않습니까? 그 안에서 자신들의 어떤 이득을 최대화하는 그런 시계추 외교를 했고 현재 상황에서는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삐거덕거리는 모습은 이제는 감출 수 없을 수준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러시아를 더 끌어들여서 뭔가 중국한테 메시지를 보내고 압박을 보내고 있는 그런 모습들이 보이죠. 가장 대표적인 게 작년 9월에 북러 회담이 있을 때 모두발언에 김정은이 뭐라고 얘기를 했냐면 ‘북한의 대외정책의 최중대사, 제1순위는 러시아’라고 얘기를 해버렸습니다. 그러면 그다음에 당연히 논리적인 질문이 그럼 중국과의 관계는?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식의 메시지를 일부러 발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고성국 : 알겠습니다. 미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 박원곤 : 미국도 굉장히 불편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건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 한국도 마찬가지고 저는 이번에 북러가 이 정도 수준의 그런 밀착을 보인 게 결국 패착이다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두 국가의 그런 협력의 모습은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정치적으로 굳이 와서 한 걸 자신의 정치적인 업적으로 보여줄 수 있고 또 동맹에 준하는 이런 조약이 맺어지는 것이 자기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그거는 한반도의 문제고 밖에서 보면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은 이렇게 되면 러시아와 더불어서 북한을 아주 적성국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고립은 러시아도 이미, 러시아도 고립이 된 상태잖아요. 그러니까 북한과 러시아는 둘 다 수정주의 국가, 불량 국가로서의 이미지가 훨씬 더 확고해지는 거고 유럽도 이전에는 유럽 문제가 복잡했습니다만 북한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직접 개입을 하다 보니까 북한에 대한 비핵화 문제라든지 북한의 위협을 실질적으로 그들도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앞으로 북한을 견제하려고 하는 그런 힘이 훨씬 커지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거는 결코 북러가 저는 늘 긍정적이다라고만 생각지는 않습니다.
▷ 고성국 : 고립되는 두 나라끼리 손을 잡은 것이다. 그래서 더 고립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
▶ 박원곤 : 이미 NATO에서 그런 반응이 나왔고요. 미국에서는 당연히 그런 반응이 나오고 있고 이제 그런 게 전체적인 국제사회의 기본 인식과 의견인 거죠.
▷ 고성국 : 교수님 저 짧게 한 말씀만 부탁드릴게요. 그럼 우리 정부가 지금 어떻게 해야 됩니까?
▶ 박원곤 : 일단은 전문을 확인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아직은 정부 차원에서, 저는 민간 학자니까 좀 편하게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만 정부는 매우 신중하게 움직여야 됩니다. 전문이 확인돼야겠죠. 그래서 만약 이것이 자동 개입 조항에 준하다 하면 한국 정부도, 우리 정부도 좀 이건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이 되고 그렇지 않고 자동 개입은 아닌 상태에서 조건이 많이 붙었다 하면 그건 조금 더 신중히 움직일 필요가 있겠죠.
▷ 고성국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원곤 : 예, 감사합니다.
▷ 고성국 :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박원곤 교수와 말씀 나눴습니다.
▶ 박원곤 : 네, 안녕하세요.
▷ 고성국 : 어제, 오늘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입니다. 이게 뭡니까?
▶ 박원곤 : 국가 간에 양자 관계를 규정하는 것 중에 하나인데요. 러시아 같은 경우에는 단계를 부여합니다. 그래서 제일 낮은 단계는 선린 우호 관계, 협력 관계 그 위가 이제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있고요. 그 위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그리고 전략적 동맹 순 이게 좀 복잡한데요. 쉽게 말씀드리면 맨 위는 전략 동맹입니다. 한미가 맺고 있는 동맹 같은 건데 그 바로 아랫단계 정도로 보시면 되고요. 포괄적이라는 표현은 군사 분야를 포함해서 모든 분야에 대해서 협력한다는 의미가 있는 거고 전략이라는 단어는 장기적인 관계로 가져간다, 동반자는 함께한다 그 정도로 보시면 되는데 중요한 것은 이전보다는 훨씬 더 높은 수준의 협력을 한다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 고성국 : 그런데 동맹까지는 아니다 이런 말씀이시죠?
▶ 박원곤 : 그 부분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어저께 나온 발언 중에 사실은 가장 민감한 내용들이 좀 포함돼 있거든요. 이 내용이죠. 이번에 했던 포괄적 동반자 협정을 통해 ‘양국 중 한 곳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하겠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이미 김정은은 동맹이라고도 얘기를 했습니다.
▷ 고성국 : 그런데 푸틴 쪽에서는 조심스럽게 동맹이라는 단어는 피해서 간 것 같던데요.
▶ 박원곤 : 그것도 해석의 여지가 있는 거죠. 말씀하신 게 맞는데 김정은 같은 경우에는 어저께 공동회견에서 동맹이라는 얘기를 3번 정도 한 거로 알려져 있고요. 그런데 푸틴은 거기에 대해서 한마디도 동맹이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그렇게 알려지고는 있는데 문제는 양국 정상이 같이 서 있는 데서 김정은이 동맹이라는 얘기를 계속하는데 푸틴이 거기에 대해서 얘기를 안 했다라는 게 이것을 동맹이 아니다라고 부인을 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걸 수용한 거로도 볼 수 있는 거거든요. 만약에 그것이 아니다라고 하면 자기가 다른 어떤 입장을 밝힐 수도 있다고 판단이 되는데 그렇지 않았다라는 것은 암묵적 수용, 동의를 했다 그렇게 볼 여지도 있는 거죠.
▷ 고성국 : 이게 동맹이냐 아니냐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게 유사시 즉각 개입, 자동 개입이냐 아니냐 이 문제와 연계되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닙니까?
▶ 박원곤 : 그렇습니다.
▷ 고성국 : 교수님은 이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 박원곤 : 이게 굉장히 좀 어려운데요. 왜냐하면 일단 어저께 서명된 이 협정의 전문이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단 전문이 공개돼야 정확한 판단이 된다라고 판단이 되는데요. 몇 가지 딱 나온 얘기가 이겁니다. 포괄적 동반자 협정을 통해 양국 중 한 곳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 이게 다거든요. 그렇다면 과연 이 상호 지원이라는 것이 앞에 어떤 전제가 있느냐. 예를 들어서 이런 것이죠. 군사적인 지원을 하고 있느냐 아니면 어떤 불법적인 형태가 있느냐. 그러니까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그간에 북한과 러시아가 이 관련된 조약을 맺었었는데 지금 많이 얘기되는 게 1961년 조약이지 않습니까? 거기에는 자동 개입 조항이 있는데 거기는 이렇게 돼 있습니다.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된 경우에는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 그러니까 이거는 지체가 없으니까 자동 개입이 된다는 거죠.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것은 그냥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라고 돼 있는데 지원의 조건이 각국의 어떤 법률적인 것을 따른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에는 그렇게 돼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아직 확인이 안 돼서 정확하게 말씀을 드리기는 쉽지 않은데요. 그럼에도 저를 비롯해서 이쪽 부분을 계속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인 것은 분명합니다. 일단은 군사 지원을 의미하는 것은 확실하니까요.
▷ 고성국 : 알겠습니다. 대통령실 그리고 또 미국이나 여러 서방국가들이 푸틴 대통령한테 선을 넘지 마라 이렇게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그동안 보내왔다고 그러던데요. 그게 어느 정도 좀 먹혔다고 봐도 됩니까? 아니면 그냥 무시당했다고 봐야 됩니까?
▶ 박원곤 :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이건 전문이 확인돼야 되는데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말씀을 드리면 저의 해석은 선을 넘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분명히 말씀을 드린 것처럼 그 한 줄밖에 나와 있지는 않지만 한번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한 곳이 침략을 당한다라는 것은 군사적인 상황을 얘기하는 것이잖아요. 그리고 상호 지원을 제공하는데 침략을 당하면 당연히 군사적인 지원을 얘기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게 동맹 관계를 복원했다라고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 물론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전문을 봐야 제가 명확하게 말씀을 드릴 수 있다는 건 맞고요. 그렇지만 현재 나온 것만으로 봐서는 동맹 관계 복원 측면이 맞는 거고 이게 어떤 의미가 있냐면 많이들 얘기가 됐습니다만 김정은이 연말, 연초 한국 관계, 대남 노선을 전환하면서 교전국 관계다, 한국을 제1의 적대국이다라고 아주 명확히 규정을 하지 않았습니까? 이제 더 이상 통일하지 않겠다라는 얘기도 나왔고 2월 9일 그들이 말하는 건군절에서 자신들의 국시, 국가의 최고의 목표는 무력을 사용해서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하는 영토 안정이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한다. 그리고 동맹 관계를 복원한다 하면 사실상 러시아도 한국을 적대시하겠다라는 그런 선언이 돼버리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저는 선을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 고성국 : 그런데 이게 ‘침략을 당했을 때’ 이런 전제가 있잖아요. 70여 년 전에 6.25 전쟁 때는 북한이 무력 남침을 기습적으로 했는데 그때도 당시 소련으로부터 다 사전에 허락받고 지원받고 했던 것 아닙니까?
▶ 박원곤 : 그렇습니다.
▷ 고성국 : 그때하고 지금의 북러 군사동맹 복원하고는 같은 위험도로 봐야 됩니까? 아니면 그때와는 또 상황이 다르다고 봐야 됩니까?
▶ 박원곤 : 그때랑은 상황이 많이 다르죠. 그때는 뭐 말씀하신 것처럼 당시 김일성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소련의 스탈린과 중국의 마오쩌둥을 설득해서 전격적인 남침을 한 것이 한국 전쟁이지 않습니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김정은이 영토 안정이라 하면서 대한민국 영토 전체를 점령하겠다는 그런 무력 점령의 의지를 밝히기는 했지만 그 당시 한국은 지금의 한국이 아니죠. 그리고 한미 동맹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북한이 그렇게 남침을 해올 가능성은 저는 매우 적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될 경우에 오히려 북한에 대한 그쪽의 영토 안정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죠.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그렇게 쉽게 김정은이 결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 고성국 : 그렇다면 북러가 군사동맹 관계를 복원해서 이전의 러시아, 북한 관계는 아니다라고 하더라도 이게 곧바로 한반도의 군사 긴장이 갑자기 고조되거나 이런 상황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이런 뜻입니까?
▶ 박원곤 : 당장은 아니겠죠. 당장은 아니겠지만 하나 우려되는 것이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전문을 보기는 해야 되는데 우려되는 것이 이러한 조약이 맺어짐으로서 김정은이 좀 더 과감한 그런 공격적인 정책을 할 기반은 된다. 그러니까 자기 뒤를 봐줄 수 있는 새로운 동맹이 생긴 거잖아요.
▷ 고성국 : 그렇죠, 뒷배가 생긴 거죠.
▶ 박원곤 : 그렇죠. 기존에 중국과도 61년에 같은 조약을 맺은 게 있습니다. 그것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자동 개입 조항이 있는 것이고요. 그렇지만 중국 내에서는 그것이 사실상 사문화됐다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예전같이 말씀하신 한국 전쟁에 김일성처럼 김정은이 남침을 감행했을 때 중국은 거기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얘기도 공공연히 나오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러시아가 또 이런 일종의 동맹 관계를 복원하는 조약, 물론 여기에도 침략당했다라는 방어적인 의미를 집어넣기는 했는데 어쨌든 군사적인 동맹을 제공한다는 것은 김정은이 훨씬 더 과감하게 움직일 공간을 또 그런 심리적인 것을 뒷받침해줄 가능성은 있는 거죠.
▷ 고성국 : 그렇군요. 푸틴이 북한과 군사 기술 협력 진전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발언했잖아요. 그럼 이거는 군사 기술을 지원한다는 얘기인데 이 군사 기술에 이를테면 ICBM이라든지 또는 운반체, 로켓 발사 계속 지금 실패하고 있으니까. 이런 것까지 포함이 될까요?
▶ 박원곤 : 그 부분도 좀 우려가 됩니다. 왜냐하면 군사 기술이라는 건 어떤 형태로든지 러시아가 북한한테 제공해 주는 것은 다 국제법 UN 제재 결의안 위반이죠. 그 UN 제재 결의안이라는 것은 또 사실상 러시아도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동의했던 것들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얘기 자체가 UN 안보리 자체 상임이사국의 존재를 부인하는 행태가 되는데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한국의 입장에서 과연 어떤 수준의 군사적인 지원이 될 것이냐 이것은 또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에 직접적인 위험이 됩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건 러시아가 북한의 위성발사 발사체, 또 위성 기술을 지원해 주고 있다는 것은 확인된 거나 마찬가지 상황인데 그거 이외에도 한국이 제일 민감하게 생각하는 예를 들어서 대륙간 탄도미사일, 핵미사일 같은 것의 기술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거든요, 북한은. 그런 기술을 지원해준다든지 아니면 다른 형태의 실질적인 무기, 전투기라든지 아니면 대공 미사일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지원해 준다면 이것은 한국에 실존적인 위협이 되는 거죠. 그런데 제가 조금 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만 새 협정 내에서 아예 노골적으로 군사 분야에 협력할 것이다라고 푸틴이 얘기한 건 처음입니다. 이전에는 군사 분야 협력에 대해서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거든요. 그렇다면 가능성을 이제는 조금 다 열어놓고 봐야 되는 상황이 왔다라고 판단이 됩니다.
▷ 고성국 : 그렇군요. 그래서 푸틴이 무슨 생각으로 지금 이런 일을 하고 있나를 좀 분석해 주셔야겠는데요. 지금 푸틴이 얼마 전에는 우리나라에 대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 데 대해서 감사한다 이런 아주 이례적인 얘기를 했잖아요, 우리나라에 대해서. 그리고 또 동시에 북한으로부터는 자기들 우크라이나 전쟁에 쓸 무기, 탄약 뭐 이런 것들을 계속 받고 있으니까 북한하고의 관계도 관리해야 되고 또 우리와의 관계도 신경 써야 되고 하여튼 복잡한 것 같은데 푸틴의 구상은 뭘까요?
▶ 박원곤 : 표현이 좀 거칩니다만 양다리의 그런 모습들이 보이기는 합니다.
▷ 고성국 : 푸틴의 양다리.
▶ 박원곤 : 그렇죠. 왜냐하면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이건 일종의 선을 넘었다라고 현재로서는 조심스러운 판단이 있기는 하지만 또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북한과 자동 개입, 군사적으로는 동맹이 아니다라는 얘기를 또 할 여지를 열어놨어요. 그러니까 조약동맹은 아니다. 예를 들어서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뭐라고 얘기했냐면 ‘상호 원조를 제공하는 기준이 조약상에 명확히 규정돼 있다.’는 얘기를 또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자동 개입이 아니라 뭔가 전제와 조건이 있다라는 얘기가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거듭 말씀드린 것처럼 전문을 봐야 된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 게 그렇다면 만약에 그 조건이 어떤 조건이냐에 따라서 이것이 자동 개입이 아니면 러시아나 한국한테 얘기한 것이 이거 우리 자동 개입 아니다. 이건 조약 아니고 우리는 동맹 아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면서 자신들은 한국이 말하는 이른바 금지선을 넘은 게 아니다 약간 이렇게 모호하게 가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기는 합니다만 전반적으로 우리 정부가 생각했던 기대했던 것 그것보다는 선을 넘은 것, 그것보다는 더 많이 나간 것은 사실입니다.
▷ 고성국 : 교수님 말씀하시는 그 협정 전문이요. 이게 이렇게 즉각 공개가 안 됩니까, 보통? 아니면 좀 이례적인 겁니까.
▶ 박원곤 : 앞으로도 계속 공개 안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 고성국 : 그래요?
▶ 박원곤 : 네, 왜냐하면 지난 2000년에 러시아가 또 북한과 새롭게 맺은 조약이 있는데 그 조약이 정확한 전문이 다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 일부는 공개가 됐는데 전체는 공개가 안 된 경우도 있거든요. 그 가능성도 좀 놓고 봐야겠죠.
▷ 고성국 : 그럼 일종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협정 전문 공개를 안 할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박원곤 : 뭐 이게 권위주의 국가에 나타내는 특징이죠. 비밀주의가 늘 외교와 대외 정책에 나타나니까 그냥 자신들만 알고 있고 해석의 여지를 열겠다. 그런데 사실은 공개 안 하는 게 러시아 입장에서는 좀 더 편하겠죠. 그래야 한국한테도 애매한 태도를 취할 수 있고 만약에 정확히 나온다 해서 그 자동 개입 조항이 없다라고 얘기를 하면 이것은 김정은이 또 거짓말한 상태가 돼버리는 거거든요.
▷ 고성국 : 그렇게 되겠네요. 이번에 상당히 많이 늦었어요. 하루가 늦어버렸는데 뭐 지각 대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푸틴이기는 하지만 이런 건 다 의도가 있다고 봐야 됩니까? 어떻습니까.
▶ 박원곤 : 글쎄요, 뭐 의도라기보다는 워낙 전례가 많기 때문에 이거를 의도라고만 볼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말씀하신 지각대장으로 아주 유명한 사례들이 너무 많고 우리 이전 한국 대통령과도 1시간, 2시간씩 늦었죠. 특히 이번에는 자신의 오는 길에 러시아에 있는 공화국을 10년 만에 한번 방문을 했고 거기에 일정들이 있었고요. 그리고 또 보면 어저께 베트남 가는 일정도 늦었습니다. 여기서도 0시에 거의 밤에 출발했다고 알려져 있으니까 당연히 베트남도 국빈 방문 형식으로 가는데 밤에 도착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거기도 늦어졌다. 그러니까 전체적인 일정이 다 밀리고 있다고 볼 여지는 있는데 한 가지 그래도 비교가 되는 게 작년 9월에 북러가 러시아에서 첫 회담을 할 때 푸틴이 일찍 와서 30분을 기다렸거든요. 굉장히 이례적이었죠, 지각대장 입장은. 그러니까 그만큼 북한의 필요성이 컸다는 의미인데 이번에는 좀 늦게 온 건 글쎄, 어떻게 해석해야 될지가 좀 애매하기는 합니다.
▷ 고성국 : 그러니까 말씀하신 그때 작년에는 김정은이 일부러 좀 30분 늦게 갔다 이런 얘기가 그때 있었어요. 그건 조금 지켜봐야겠고요. 이제 주변 국가들의 반응인데 우선 중국이 굉장히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 같던데 왜 그렇습니까?
▶ 박원곤 : 중국의 입장에서는 북한과 러시아가 협력하는 것에 거리를 둘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은 미국과 전략적 경쟁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가장 중시하는 국가들은 유럽 국가들입니다. 유럽 국가들을 자신들의 편으로 좀 끌어들여야 자신의 원하는 것들을 이룰 수 있죠. 그래서 얼마 전에 시진핑 주석이 프랑스 국빈 방문했던 그 모습들이 다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북한과 러시아에 협력하는 주 대상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니까 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것은 유럽 국가에게 실존적 위협이 된다는 거죠. 그래서 기본적으로 중국은 물론 당연히 러시아와 협력을 하고 있지만 군사적 협력은 안 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자신들은 비당사자, 비개입주의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일부러 그러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의 그런 협력 모습을 보면서 이게 잘못하다가 북중러 구도로 가버리면 이것은 중국에게 굉장히 불리한 상황이 연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국이 공개적, 비공개적으로 이미 여러 차례 얘기를 했습니다만 북중러나 한미일 같은 진영주의 신냉전에 반대한다는 얘기를 이미 했습니다. 그래서 양자 관계는 유지를 하겠지만 3자의 그런 진영은 원치 않는다는 것은 분명한 중국의 입장인 거죠.
▷ 고성국 : 사실은 중국의 그런 입장에 대해서 김정은 입장에서는 뭐 화끈하게 밀어주지 뭘 자꾸 눈치 보냐. 그래서 러시아를 레버리지로 이용해서 지금 중국을 또 압박하고 있는 이런 측면도 있는 것 같네요.
▶ 박원곤 : 그렇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북한 외교 정책에서 나타나는 굉장히 오래된 일종의 전통 같은 건데요. 그런 걸 시계추 외교라고 하죠. 그래서 냉전 시기에는 북한이 중국과 소련 관계가 안 좋았지 않습니까? 그 안에서 자신들의 어떤 이득을 최대화하는 그런 시계추 외교를 했고 현재 상황에서는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삐거덕거리는 모습은 이제는 감출 수 없을 수준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러시아를 더 끌어들여서 뭔가 중국한테 메시지를 보내고 압박을 보내고 있는 그런 모습들이 보이죠. 가장 대표적인 게 작년 9월에 북러 회담이 있을 때 모두발언에 김정은이 뭐라고 얘기를 했냐면 ‘북한의 대외정책의 최중대사, 제1순위는 러시아’라고 얘기를 해버렸습니다. 그러면 그다음에 당연히 논리적인 질문이 그럼 중국과의 관계는?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식의 메시지를 일부러 발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고성국 : 알겠습니다. 미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 박원곤 : 미국도 굉장히 불편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건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 한국도 마찬가지고 저는 이번에 북러가 이 정도 수준의 그런 밀착을 보인 게 결국 패착이다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두 국가의 그런 협력의 모습은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정치적으로 굳이 와서 한 걸 자신의 정치적인 업적으로 보여줄 수 있고 또 동맹에 준하는 이런 조약이 맺어지는 것이 자기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그거는 한반도의 문제고 밖에서 보면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은 이렇게 되면 러시아와 더불어서 북한을 아주 적성국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고립은 러시아도 이미, 러시아도 고립이 된 상태잖아요. 그러니까 북한과 러시아는 둘 다 수정주의 국가, 불량 국가로서의 이미지가 훨씬 더 확고해지는 거고 유럽도 이전에는 유럽 문제가 복잡했습니다만 북한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직접 개입을 하다 보니까 북한에 대한 비핵화 문제라든지 북한의 위협을 실질적으로 그들도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앞으로 북한을 견제하려고 하는 그런 힘이 훨씬 커지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거는 결코 북러가 저는 늘 긍정적이다라고만 생각지는 않습니다.
▷ 고성국 : 고립되는 두 나라끼리 손을 잡은 것이다. 그래서 더 고립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
▶ 박원곤 : 이미 NATO에서 그런 반응이 나왔고요. 미국에서는 당연히 그런 반응이 나오고 있고 이제 그런 게 전체적인 국제사회의 기본 인식과 의견인 거죠.
▷ 고성국 : 교수님 저 짧게 한 말씀만 부탁드릴게요. 그럼 우리 정부가 지금 어떻게 해야 됩니까?
▶ 박원곤 : 일단은 전문을 확인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아직은 정부 차원에서, 저는 민간 학자니까 좀 편하게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만 정부는 매우 신중하게 움직여야 됩니다. 전문이 확인돼야겠죠. 그래서 만약 이것이 자동 개입 조항에 준하다 하면 한국 정부도, 우리 정부도 좀 이건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이 되고 그렇지 않고 자동 개입은 아닌 상태에서 조건이 많이 붙었다 하면 그건 조금 더 신중히 움직일 필요가 있겠죠.
▷ 고성국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원곤 : 예, 감사합니다.
▷ 고성국 :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박원곤 교수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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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격시사]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러시아, 정상회담…의미와 시사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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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6-20 09:39:08
▷ 고성국 : 전 세계가 어제 평양을 주목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가지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한 겁니다. 북러 관계는 어떻게 변화되는 것이고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건지 또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 건지 또 중국은 어떻게 반응할 건지 좀 복잡한 국제 정치 상황을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박원곤 교수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박원곤 : 네, 안녕하세요.
▷ 고성국 : 어제, 오늘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입니다. 이게 뭡니까?
▶ 박원곤 : 국가 간에 양자 관계를 규정하는 것 중에 하나인데요. 러시아 같은 경우에는 단계를 부여합니다. 그래서 제일 낮은 단계는 선린 우호 관계, 협력 관계 그 위가 이제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있고요. 그 위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그리고 전략적 동맹 순 이게 좀 복잡한데요. 쉽게 말씀드리면 맨 위는 전략 동맹입니다. 한미가 맺고 있는 동맹 같은 건데 그 바로 아랫단계 정도로 보시면 되고요. 포괄적이라는 표현은 군사 분야를 포함해서 모든 분야에 대해서 협력한다는 의미가 있는 거고 전략이라는 단어는 장기적인 관계로 가져간다, 동반자는 함께한다 그 정도로 보시면 되는데 중요한 것은 이전보다는 훨씬 더 높은 수준의 협력을 한다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 고성국 : 그런데 동맹까지는 아니다 이런 말씀이시죠?
▶ 박원곤 : 그 부분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어저께 나온 발언 중에 사실은 가장 민감한 내용들이 좀 포함돼 있거든요. 이 내용이죠. 이번에 했던 포괄적 동반자 협정을 통해 ‘양국 중 한 곳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하겠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이미 김정은은 동맹이라고도 얘기를 했습니다.
▷ 고성국 : 그런데 푸틴 쪽에서는 조심스럽게 동맹이라는 단어는 피해서 간 것 같던데요.
▶ 박원곤 : 그것도 해석의 여지가 있는 거죠. 말씀하신 게 맞는데 김정은 같은 경우에는 어저께 공동회견에서 동맹이라는 얘기를 3번 정도 한 거로 알려져 있고요. 그런데 푸틴은 거기에 대해서 한마디도 동맹이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그렇게 알려지고는 있는데 문제는 양국 정상이 같이 서 있는 데서 김정은이 동맹이라는 얘기를 계속하는데 푸틴이 거기에 대해서 얘기를 안 했다라는 게 이것을 동맹이 아니다라고 부인을 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걸 수용한 거로도 볼 수 있는 거거든요. 만약에 그것이 아니다라고 하면 자기가 다른 어떤 입장을 밝힐 수도 있다고 판단이 되는데 그렇지 않았다라는 것은 암묵적 수용, 동의를 했다 그렇게 볼 여지도 있는 거죠.
▷ 고성국 : 이게 동맹이냐 아니냐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게 유사시 즉각 개입, 자동 개입이냐 아니냐 이 문제와 연계되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닙니까?
▶ 박원곤 : 그렇습니다.
▷ 고성국 : 교수님은 이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 박원곤 : 이게 굉장히 좀 어려운데요. 왜냐하면 일단 어저께 서명된 이 협정의 전문이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단 전문이 공개돼야 정확한 판단이 된다라고 판단이 되는데요. 몇 가지 딱 나온 얘기가 이겁니다. 포괄적 동반자 협정을 통해 양국 중 한 곳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 이게 다거든요. 그렇다면 과연 이 상호 지원이라는 것이 앞에 어떤 전제가 있느냐. 예를 들어서 이런 것이죠. 군사적인 지원을 하고 있느냐 아니면 어떤 불법적인 형태가 있느냐. 그러니까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그간에 북한과 러시아가 이 관련된 조약을 맺었었는데 지금 많이 얘기되는 게 1961년 조약이지 않습니까? 거기에는 자동 개입 조항이 있는데 거기는 이렇게 돼 있습니다.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된 경우에는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 그러니까 이거는 지체가 없으니까 자동 개입이 된다는 거죠.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것은 그냥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라고 돼 있는데 지원의 조건이 각국의 어떤 법률적인 것을 따른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에는 그렇게 돼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아직 확인이 안 돼서 정확하게 말씀을 드리기는 쉽지 않은데요. 그럼에도 저를 비롯해서 이쪽 부분을 계속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인 것은 분명합니다. 일단은 군사 지원을 의미하는 것은 확실하니까요.
▷ 고성국 : 알겠습니다. 대통령실 그리고 또 미국이나 여러 서방국가들이 푸틴 대통령한테 선을 넘지 마라 이렇게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그동안 보내왔다고 그러던데요. 그게 어느 정도 좀 먹혔다고 봐도 됩니까? 아니면 그냥 무시당했다고 봐야 됩니까?
▶ 박원곤 :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이건 전문이 확인돼야 되는데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말씀을 드리면 저의 해석은 선을 넘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분명히 말씀을 드린 것처럼 그 한 줄밖에 나와 있지는 않지만 한번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한 곳이 침략을 당한다라는 것은 군사적인 상황을 얘기하는 것이잖아요. 그리고 상호 지원을 제공하는데 침략을 당하면 당연히 군사적인 지원을 얘기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게 동맹 관계를 복원했다라고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 물론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전문을 봐야 제가 명확하게 말씀을 드릴 수 있다는 건 맞고요. 그렇지만 현재 나온 것만으로 봐서는 동맹 관계 복원 측면이 맞는 거고 이게 어떤 의미가 있냐면 많이들 얘기가 됐습니다만 김정은이 연말, 연초 한국 관계, 대남 노선을 전환하면서 교전국 관계다, 한국을 제1의 적대국이다라고 아주 명확히 규정을 하지 않았습니까? 이제 더 이상 통일하지 않겠다라는 얘기도 나왔고 2월 9일 그들이 말하는 건군절에서 자신들의 국시, 국가의 최고의 목표는 무력을 사용해서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하는 영토 안정이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한다. 그리고 동맹 관계를 복원한다 하면 사실상 러시아도 한국을 적대시하겠다라는 그런 선언이 돼버리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저는 선을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 고성국 : 그런데 이게 ‘침략을 당했을 때’ 이런 전제가 있잖아요. 70여 년 전에 6.25 전쟁 때는 북한이 무력 남침을 기습적으로 했는데 그때도 당시 소련으로부터 다 사전에 허락받고 지원받고 했던 것 아닙니까?
▶ 박원곤 : 그렇습니다.
▷ 고성국 : 그때하고 지금의 북러 군사동맹 복원하고는 같은 위험도로 봐야 됩니까? 아니면 그때와는 또 상황이 다르다고 봐야 됩니까?
▶ 박원곤 : 그때랑은 상황이 많이 다르죠. 그때는 뭐 말씀하신 것처럼 당시 김일성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소련의 스탈린과 중국의 마오쩌둥을 설득해서 전격적인 남침을 한 것이 한국 전쟁이지 않습니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김정은이 영토 안정이라 하면서 대한민국 영토 전체를 점령하겠다는 그런 무력 점령의 의지를 밝히기는 했지만 그 당시 한국은 지금의 한국이 아니죠. 그리고 한미 동맹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북한이 그렇게 남침을 해올 가능성은 저는 매우 적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될 경우에 오히려 북한에 대한 그쪽의 영토 안정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죠.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그렇게 쉽게 김정은이 결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 고성국 : 그렇다면 북러가 군사동맹 관계를 복원해서 이전의 러시아, 북한 관계는 아니다라고 하더라도 이게 곧바로 한반도의 군사 긴장이 갑자기 고조되거나 이런 상황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이런 뜻입니까?
▶ 박원곤 : 당장은 아니겠죠. 당장은 아니겠지만 하나 우려되는 것이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전문을 보기는 해야 되는데 우려되는 것이 이러한 조약이 맺어짐으로서 김정은이 좀 더 과감한 그런 공격적인 정책을 할 기반은 된다. 그러니까 자기 뒤를 봐줄 수 있는 새로운 동맹이 생긴 거잖아요.
▷ 고성국 : 그렇죠, 뒷배가 생긴 거죠.
▶ 박원곤 : 그렇죠. 기존에 중국과도 61년에 같은 조약을 맺은 게 있습니다. 그것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자동 개입 조항이 있는 것이고요. 그렇지만 중국 내에서는 그것이 사실상 사문화됐다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예전같이 말씀하신 한국 전쟁에 김일성처럼 김정은이 남침을 감행했을 때 중국은 거기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얘기도 공공연히 나오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러시아가 또 이런 일종의 동맹 관계를 복원하는 조약, 물론 여기에도 침략당했다라는 방어적인 의미를 집어넣기는 했는데 어쨌든 군사적인 동맹을 제공한다는 것은 김정은이 훨씬 더 과감하게 움직일 공간을 또 그런 심리적인 것을 뒷받침해줄 가능성은 있는 거죠.
▷ 고성국 : 그렇군요. 푸틴이 북한과 군사 기술 협력 진전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발언했잖아요. 그럼 이거는 군사 기술을 지원한다는 얘기인데 이 군사 기술에 이를테면 ICBM이라든지 또는 운반체, 로켓 발사 계속 지금 실패하고 있으니까. 이런 것까지 포함이 될까요?
▶ 박원곤 : 그 부분도 좀 우려가 됩니다. 왜냐하면 군사 기술이라는 건 어떤 형태로든지 러시아가 북한한테 제공해 주는 것은 다 국제법 UN 제재 결의안 위반이죠. 그 UN 제재 결의안이라는 것은 또 사실상 러시아도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동의했던 것들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얘기 자체가 UN 안보리 자체 상임이사국의 존재를 부인하는 행태가 되는데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한국의 입장에서 과연 어떤 수준의 군사적인 지원이 될 것이냐 이것은 또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에 직접적인 위험이 됩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건 러시아가 북한의 위성발사 발사체, 또 위성 기술을 지원해 주고 있다는 것은 확인된 거나 마찬가지 상황인데 그거 이외에도 한국이 제일 민감하게 생각하는 예를 들어서 대륙간 탄도미사일, 핵미사일 같은 것의 기술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거든요, 북한은. 그런 기술을 지원해준다든지 아니면 다른 형태의 실질적인 무기, 전투기라든지 아니면 대공 미사일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지원해 준다면 이것은 한국에 실존적인 위협이 되는 거죠. 그런데 제가 조금 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만 새 협정 내에서 아예 노골적으로 군사 분야에 협력할 것이다라고 푸틴이 얘기한 건 처음입니다. 이전에는 군사 분야 협력에 대해서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거든요. 그렇다면 가능성을 이제는 조금 다 열어놓고 봐야 되는 상황이 왔다라고 판단이 됩니다.
▷ 고성국 : 그렇군요. 그래서 푸틴이 무슨 생각으로 지금 이런 일을 하고 있나를 좀 분석해 주셔야겠는데요. 지금 푸틴이 얼마 전에는 우리나라에 대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 데 대해서 감사한다 이런 아주 이례적인 얘기를 했잖아요, 우리나라에 대해서. 그리고 또 동시에 북한으로부터는 자기들 우크라이나 전쟁에 쓸 무기, 탄약 뭐 이런 것들을 계속 받고 있으니까 북한하고의 관계도 관리해야 되고 또 우리와의 관계도 신경 써야 되고 하여튼 복잡한 것 같은데 푸틴의 구상은 뭘까요?
▶ 박원곤 : 표현이 좀 거칩니다만 양다리의 그런 모습들이 보이기는 합니다.
▷ 고성국 : 푸틴의 양다리.
▶ 박원곤 : 그렇죠. 왜냐하면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이건 일종의 선을 넘었다라고 현재로서는 조심스러운 판단이 있기는 하지만 또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북한과 자동 개입, 군사적으로는 동맹이 아니다라는 얘기를 또 할 여지를 열어놨어요. 그러니까 조약동맹은 아니다. 예를 들어서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뭐라고 얘기했냐면 ‘상호 원조를 제공하는 기준이 조약상에 명확히 규정돼 있다.’는 얘기를 또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자동 개입이 아니라 뭔가 전제와 조건이 있다라는 얘기가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거듭 말씀드린 것처럼 전문을 봐야 된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 게 그렇다면 만약에 그 조건이 어떤 조건이냐에 따라서 이것이 자동 개입이 아니면 러시아나 한국한테 얘기한 것이 이거 우리 자동 개입 아니다. 이건 조약 아니고 우리는 동맹 아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면서 자신들은 한국이 말하는 이른바 금지선을 넘은 게 아니다 약간 이렇게 모호하게 가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기는 합니다만 전반적으로 우리 정부가 생각했던 기대했던 것 그것보다는 선을 넘은 것, 그것보다는 더 많이 나간 것은 사실입니다.
▷ 고성국 : 교수님 말씀하시는 그 협정 전문이요. 이게 이렇게 즉각 공개가 안 됩니까, 보통? 아니면 좀 이례적인 겁니까.
▶ 박원곤 : 앞으로도 계속 공개 안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 고성국 : 그래요?
▶ 박원곤 : 네, 왜냐하면 지난 2000년에 러시아가 또 북한과 새롭게 맺은 조약이 있는데 그 조약이 정확한 전문이 다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 일부는 공개가 됐는데 전체는 공개가 안 된 경우도 있거든요. 그 가능성도 좀 놓고 봐야겠죠.
▷ 고성국 : 그럼 일종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협정 전문 공개를 안 할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박원곤 : 뭐 이게 권위주의 국가에 나타내는 특징이죠. 비밀주의가 늘 외교와 대외 정책에 나타나니까 그냥 자신들만 알고 있고 해석의 여지를 열겠다. 그런데 사실은 공개 안 하는 게 러시아 입장에서는 좀 더 편하겠죠. 그래야 한국한테도 애매한 태도를 취할 수 있고 만약에 정확히 나온다 해서 그 자동 개입 조항이 없다라고 얘기를 하면 이것은 김정은이 또 거짓말한 상태가 돼버리는 거거든요.
▷ 고성국 : 그렇게 되겠네요. 이번에 상당히 많이 늦었어요. 하루가 늦어버렸는데 뭐 지각 대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푸틴이기는 하지만 이런 건 다 의도가 있다고 봐야 됩니까? 어떻습니까.
▶ 박원곤 : 글쎄요, 뭐 의도라기보다는 워낙 전례가 많기 때문에 이거를 의도라고만 볼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말씀하신 지각대장으로 아주 유명한 사례들이 너무 많고 우리 이전 한국 대통령과도 1시간, 2시간씩 늦었죠. 특히 이번에는 자신의 오는 길에 러시아에 있는 공화국을 10년 만에 한번 방문을 했고 거기에 일정들이 있었고요. 그리고 또 보면 어저께 베트남 가는 일정도 늦었습니다. 여기서도 0시에 거의 밤에 출발했다고 알려져 있으니까 당연히 베트남도 국빈 방문 형식으로 가는데 밤에 도착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거기도 늦어졌다. 그러니까 전체적인 일정이 다 밀리고 있다고 볼 여지는 있는데 한 가지 그래도 비교가 되는 게 작년 9월에 북러가 러시아에서 첫 회담을 할 때 푸틴이 일찍 와서 30분을 기다렸거든요. 굉장히 이례적이었죠, 지각대장 입장은. 그러니까 그만큼 북한의 필요성이 컸다는 의미인데 이번에는 좀 늦게 온 건 글쎄, 어떻게 해석해야 될지가 좀 애매하기는 합니다.
▷ 고성국 : 그러니까 말씀하신 그때 작년에는 김정은이 일부러 좀 30분 늦게 갔다 이런 얘기가 그때 있었어요. 그건 조금 지켜봐야겠고요. 이제 주변 국가들의 반응인데 우선 중국이 굉장히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 같던데 왜 그렇습니까?
▶ 박원곤 : 중국의 입장에서는 북한과 러시아가 협력하는 것에 거리를 둘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은 미국과 전략적 경쟁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가장 중시하는 국가들은 유럽 국가들입니다. 유럽 국가들을 자신들의 편으로 좀 끌어들여야 자신의 원하는 것들을 이룰 수 있죠. 그래서 얼마 전에 시진핑 주석이 프랑스 국빈 방문했던 그 모습들이 다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북한과 러시아에 협력하는 주 대상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니까 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것은 유럽 국가에게 실존적 위협이 된다는 거죠. 그래서 기본적으로 중국은 물론 당연히 러시아와 협력을 하고 있지만 군사적 협력은 안 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자신들은 비당사자, 비개입주의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일부러 그러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의 그런 협력 모습을 보면서 이게 잘못하다가 북중러 구도로 가버리면 이것은 중국에게 굉장히 불리한 상황이 연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국이 공개적, 비공개적으로 이미 여러 차례 얘기를 했습니다만 북중러나 한미일 같은 진영주의 신냉전에 반대한다는 얘기를 이미 했습니다. 그래서 양자 관계는 유지를 하겠지만 3자의 그런 진영은 원치 않는다는 것은 분명한 중국의 입장인 거죠.
▷ 고성국 : 사실은 중국의 그런 입장에 대해서 김정은 입장에서는 뭐 화끈하게 밀어주지 뭘 자꾸 눈치 보냐. 그래서 러시아를 레버리지로 이용해서 지금 중국을 또 압박하고 있는 이런 측면도 있는 것 같네요.
▶ 박원곤 : 그렇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북한 외교 정책에서 나타나는 굉장히 오래된 일종의 전통 같은 건데요. 그런 걸 시계추 외교라고 하죠. 그래서 냉전 시기에는 북한이 중국과 소련 관계가 안 좋았지 않습니까? 그 안에서 자신들의 어떤 이득을 최대화하는 그런 시계추 외교를 했고 현재 상황에서는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삐거덕거리는 모습은 이제는 감출 수 없을 수준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러시아를 더 끌어들여서 뭔가 중국한테 메시지를 보내고 압박을 보내고 있는 그런 모습들이 보이죠. 가장 대표적인 게 작년 9월에 북러 회담이 있을 때 모두발언에 김정은이 뭐라고 얘기를 했냐면 ‘북한의 대외정책의 최중대사, 제1순위는 러시아’라고 얘기를 해버렸습니다. 그러면 그다음에 당연히 논리적인 질문이 그럼 중국과의 관계는?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식의 메시지를 일부러 발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고성국 : 알겠습니다. 미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 박원곤 : 미국도 굉장히 불편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건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 한국도 마찬가지고 저는 이번에 북러가 이 정도 수준의 그런 밀착을 보인 게 결국 패착이다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두 국가의 그런 협력의 모습은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정치적으로 굳이 와서 한 걸 자신의 정치적인 업적으로 보여줄 수 있고 또 동맹에 준하는 이런 조약이 맺어지는 것이 자기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그거는 한반도의 문제고 밖에서 보면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은 이렇게 되면 러시아와 더불어서 북한을 아주 적성국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고립은 러시아도 이미, 러시아도 고립이 된 상태잖아요. 그러니까 북한과 러시아는 둘 다 수정주의 국가, 불량 국가로서의 이미지가 훨씬 더 확고해지는 거고 유럽도 이전에는 유럽 문제가 복잡했습니다만 북한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직접 개입을 하다 보니까 북한에 대한 비핵화 문제라든지 북한의 위협을 실질적으로 그들도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앞으로 북한을 견제하려고 하는 그런 힘이 훨씬 커지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거는 결코 북러가 저는 늘 긍정적이다라고만 생각지는 않습니다.
▷ 고성국 : 고립되는 두 나라끼리 손을 잡은 것이다. 그래서 더 고립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
▶ 박원곤 : 이미 NATO에서 그런 반응이 나왔고요. 미국에서는 당연히 그런 반응이 나오고 있고 이제 그런 게 전체적인 국제사회의 기본 인식과 의견인 거죠.
▷ 고성국 : 교수님 저 짧게 한 말씀만 부탁드릴게요. 그럼 우리 정부가 지금 어떻게 해야 됩니까?
▶ 박원곤 : 일단은 전문을 확인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아직은 정부 차원에서, 저는 민간 학자니까 좀 편하게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만 정부는 매우 신중하게 움직여야 됩니다. 전문이 확인돼야겠죠. 그래서 만약 이것이 자동 개입 조항에 준하다 하면 한국 정부도, 우리 정부도 좀 이건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이 되고 그렇지 않고 자동 개입은 아닌 상태에서 조건이 많이 붙었다 하면 그건 조금 더 신중히 움직일 필요가 있겠죠.
▷ 고성국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원곤 : 예, 감사합니다.
▷ 고성국 :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박원곤 교수와 말씀 나눴습니다.
▶ 박원곤 : 네, 안녕하세요.
▷ 고성국 : 어제, 오늘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입니다. 이게 뭡니까?
▶ 박원곤 : 국가 간에 양자 관계를 규정하는 것 중에 하나인데요. 러시아 같은 경우에는 단계를 부여합니다. 그래서 제일 낮은 단계는 선린 우호 관계, 협력 관계 그 위가 이제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있고요. 그 위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그리고 전략적 동맹 순 이게 좀 복잡한데요. 쉽게 말씀드리면 맨 위는 전략 동맹입니다. 한미가 맺고 있는 동맹 같은 건데 그 바로 아랫단계 정도로 보시면 되고요. 포괄적이라는 표현은 군사 분야를 포함해서 모든 분야에 대해서 협력한다는 의미가 있는 거고 전략이라는 단어는 장기적인 관계로 가져간다, 동반자는 함께한다 그 정도로 보시면 되는데 중요한 것은 이전보다는 훨씬 더 높은 수준의 협력을 한다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 고성국 : 그런데 동맹까지는 아니다 이런 말씀이시죠?
▶ 박원곤 : 그 부분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어저께 나온 발언 중에 사실은 가장 민감한 내용들이 좀 포함돼 있거든요. 이 내용이죠. 이번에 했던 포괄적 동반자 협정을 통해 ‘양국 중 한 곳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하겠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이미 김정은은 동맹이라고도 얘기를 했습니다.
▷ 고성국 : 그런데 푸틴 쪽에서는 조심스럽게 동맹이라는 단어는 피해서 간 것 같던데요.
▶ 박원곤 : 그것도 해석의 여지가 있는 거죠. 말씀하신 게 맞는데 김정은 같은 경우에는 어저께 공동회견에서 동맹이라는 얘기를 3번 정도 한 거로 알려져 있고요. 그런데 푸틴은 거기에 대해서 한마디도 동맹이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그렇게 알려지고는 있는데 문제는 양국 정상이 같이 서 있는 데서 김정은이 동맹이라는 얘기를 계속하는데 푸틴이 거기에 대해서 얘기를 안 했다라는 게 이것을 동맹이 아니다라고 부인을 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걸 수용한 거로도 볼 수 있는 거거든요. 만약에 그것이 아니다라고 하면 자기가 다른 어떤 입장을 밝힐 수도 있다고 판단이 되는데 그렇지 않았다라는 것은 암묵적 수용, 동의를 했다 그렇게 볼 여지도 있는 거죠.
▷ 고성국 : 이게 동맹이냐 아니냐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게 유사시 즉각 개입, 자동 개입이냐 아니냐 이 문제와 연계되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닙니까?
▶ 박원곤 : 그렇습니다.
▷ 고성국 : 교수님은 이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 박원곤 : 이게 굉장히 좀 어려운데요. 왜냐하면 일단 어저께 서명된 이 협정의 전문이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단 전문이 공개돼야 정확한 판단이 된다라고 판단이 되는데요. 몇 가지 딱 나온 얘기가 이겁니다. 포괄적 동반자 협정을 통해 양국 중 한 곳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 이게 다거든요. 그렇다면 과연 이 상호 지원이라는 것이 앞에 어떤 전제가 있느냐. 예를 들어서 이런 것이죠. 군사적인 지원을 하고 있느냐 아니면 어떤 불법적인 형태가 있느냐. 그러니까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그간에 북한과 러시아가 이 관련된 조약을 맺었었는데 지금 많이 얘기되는 게 1961년 조약이지 않습니까? 거기에는 자동 개입 조항이 있는데 거기는 이렇게 돼 있습니다.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된 경우에는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 그러니까 이거는 지체가 없으니까 자동 개입이 된다는 거죠.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것은 그냥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라고 돼 있는데 지원의 조건이 각국의 어떤 법률적인 것을 따른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에는 그렇게 돼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아직 확인이 안 돼서 정확하게 말씀을 드리기는 쉽지 않은데요. 그럼에도 저를 비롯해서 이쪽 부분을 계속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인 것은 분명합니다. 일단은 군사 지원을 의미하는 것은 확실하니까요.
▷ 고성국 : 알겠습니다. 대통령실 그리고 또 미국이나 여러 서방국가들이 푸틴 대통령한테 선을 넘지 마라 이렇게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그동안 보내왔다고 그러던데요. 그게 어느 정도 좀 먹혔다고 봐도 됩니까? 아니면 그냥 무시당했다고 봐야 됩니까?
▶ 박원곤 :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이건 전문이 확인돼야 되는데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말씀을 드리면 저의 해석은 선을 넘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분명히 말씀을 드린 것처럼 그 한 줄밖에 나와 있지는 않지만 한번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한 곳이 침략을 당한다라는 것은 군사적인 상황을 얘기하는 것이잖아요. 그리고 상호 지원을 제공하는데 침략을 당하면 당연히 군사적인 지원을 얘기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게 동맹 관계를 복원했다라고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 물론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전문을 봐야 제가 명확하게 말씀을 드릴 수 있다는 건 맞고요. 그렇지만 현재 나온 것만으로 봐서는 동맹 관계 복원 측면이 맞는 거고 이게 어떤 의미가 있냐면 많이들 얘기가 됐습니다만 김정은이 연말, 연초 한국 관계, 대남 노선을 전환하면서 교전국 관계다, 한국을 제1의 적대국이다라고 아주 명확히 규정을 하지 않았습니까? 이제 더 이상 통일하지 않겠다라는 얘기도 나왔고 2월 9일 그들이 말하는 건군절에서 자신들의 국시, 국가의 최고의 목표는 무력을 사용해서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하는 영토 안정이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한다. 그리고 동맹 관계를 복원한다 하면 사실상 러시아도 한국을 적대시하겠다라는 그런 선언이 돼버리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저는 선을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 고성국 : 그런데 이게 ‘침략을 당했을 때’ 이런 전제가 있잖아요. 70여 년 전에 6.25 전쟁 때는 북한이 무력 남침을 기습적으로 했는데 그때도 당시 소련으로부터 다 사전에 허락받고 지원받고 했던 것 아닙니까?
▶ 박원곤 : 그렇습니다.
▷ 고성국 : 그때하고 지금의 북러 군사동맹 복원하고는 같은 위험도로 봐야 됩니까? 아니면 그때와는 또 상황이 다르다고 봐야 됩니까?
▶ 박원곤 : 그때랑은 상황이 많이 다르죠. 그때는 뭐 말씀하신 것처럼 당시 김일성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소련의 스탈린과 중국의 마오쩌둥을 설득해서 전격적인 남침을 한 것이 한국 전쟁이지 않습니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김정은이 영토 안정이라 하면서 대한민국 영토 전체를 점령하겠다는 그런 무력 점령의 의지를 밝히기는 했지만 그 당시 한국은 지금의 한국이 아니죠. 그리고 한미 동맹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북한이 그렇게 남침을 해올 가능성은 저는 매우 적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될 경우에 오히려 북한에 대한 그쪽의 영토 안정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죠.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그렇게 쉽게 김정은이 결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 고성국 : 그렇다면 북러가 군사동맹 관계를 복원해서 이전의 러시아, 북한 관계는 아니다라고 하더라도 이게 곧바로 한반도의 군사 긴장이 갑자기 고조되거나 이런 상황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이런 뜻입니까?
▶ 박원곤 : 당장은 아니겠죠. 당장은 아니겠지만 하나 우려되는 것이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전문을 보기는 해야 되는데 우려되는 것이 이러한 조약이 맺어짐으로서 김정은이 좀 더 과감한 그런 공격적인 정책을 할 기반은 된다. 그러니까 자기 뒤를 봐줄 수 있는 새로운 동맹이 생긴 거잖아요.
▷ 고성국 : 그렇죠, 뒷배가 생긴 거죠.
▶ 박원곤 : 그렇죠. 기존에 중국과도 61년에 같은 조약을 맺은 게 있습니다. 그것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자동 개입 조항이 있는 것이고요. 그렇지만 중국 내에서는 그것이 사실상 사문화됐다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예전같이 말씀하신 한국 전쟁에 김일성처럼 김정은이 남침을 감행했을 때 중국은 거기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얘기도 공공연히 나오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러시아가 또 이런 일종의 동맹 관계를 복원하는 조약, 물론 여기에도 침략당했다라는 방어적인 의미를 집어넣기는 했는데 어쨌든 군사적인 동맹을 제공한다는 것은 김정은이 훨씬 더 과감하게 움직일 공간을 또 그런 심리적인 것을 뒷받침해줄 가능성은 있는 거죠.
▷ 고성국 : 그렇군요. 푸틴이 북한과 군사 기술 협력 진전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발언했잖아요. 그럼 이거는 군사 기술을 지원한다는 얘기인데 이 군사 기술에 이를테면 ICBM이라든지 또는 운반체, 로켓 발사 계속 지금 실패하고 있으니까. 이런 것까지 포함이 될까요?
▶ 박원곤 : 그 부분도 좀 우려가 됩니다. 왜냐하면 군사 기술이라는 건 어떤 형태로든지 러시아가 북한한테 제공해 주는 것은 다 국제법 UN 제재 결의안 위반이죠. 그 UN 제재 결의안이라는 것은 또 사실상 러시아도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동의했던 것들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얘기 자체가 UN 안보리 자체 상임이사국의 존재를 부인하는 행태가 되는데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한국의 입장에서 과연 어떤 수준의 군사적인 지원이 될 것이냐 이것은 또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에 직접적인 위험이 됩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건 러시아가 북한의 위성발사 발사체, 또 위성 기술을 지원해 주고 있다는 것은 확인된 거나 마찬가지 상황인데 그거 이외에도 한국이 제일 민감하게 생각하는 예를 들어서 대륙간 탄도미사일, 핵미사일 같은 것의 기술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거든요, 북한은. 그런 기술을 지원해준다든지 아니면 다른 형태의 실질적인 무기, 전투기라든지 아니면 대공 미사일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지원해 준다면 이것은 한국에 실존적인 위협이 되는 거죠. 그런데 제가 조금 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만 새 협정 내에서 아예 노골적으로 군사 분야에 협력할 것이다라고 푸틴이 얘기한 건 처음입니다. 이전에는 군사 분야 협력에 대해서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거든요. 그렇다면 가능성을 이제는 조금 다 열어놓고 봐야 되는 상황이 왔다라고 판단이 됩니다.
▷ 고성국 : 그렇군요. 그래서 푸틴이 무슨 생각으로 지금 이런 일을 하고 있나를 좀 분석해 주셔야겠는데요. 지금 푸틴이 얼마 전에는 우리나라에 대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 데 대해서 감사한다 이런 아주 이례적인 얘기를 했잖아요, 우리나라에 대해서. 그리고 또 동시에 북한으로부터는 자기들 우크라이나 전쟁에 쓸 무기, 탄약 뭐 이런 것들을 계속 받고 있으니까 북한하고의 관계도 관리해야 되고 또 우리와의 관계도 신경 써야 되고 하여튼 복잡한 것 같은데 푸틴의 구상은 뭘까요?
▶ 박원곤 : 표현이 좀 거칩니다만 양다리의 그런 모습들이 보이기는 합니다.
▷ 고성국 : 푸틴의 양다리.
▶ 박원곤 : 그렇죠. 왜냐하면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이건 일종의 선을 넘었다라고 현재로서는 조심스러운 판단이 있기는 하지만 또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북한과 자동 개입, 군사적으로는 동맹이 아니다라는 얘기를 또 할 여지를 열어놨어요. 그러니까 조약동맹은 아니다. 예를 들어서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뭐라고 얘기했냐면 ‘상호 원조를 제공하는 기준이 조약상에 명확히 규정돼 있다.’는 얘기를 또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자동 개입이 아니라 뭔가 전제와 조건이 있다라는 얘기가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거듭 말씀드린 것처럼 전문을 봐야 된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 게 그렇다면 만약에 그 조건이 어떤 조건이냐에 따라서 이것이 자동 개입이 아니면 러시아나 한국한테 얘기한 것이 이거 우리 자동 개입 아니다. 이건 조약 아니고 우리는 동맹 아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면서 자신들은 한국이 말하는 이른바 금지선을 넘은 게 아니다 약간 이렇게 모호하게 가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기는 합니다만 전반적으로 우리 정부가 생각했던 기대했던 것 그것보다는 선을 넘은 것, 그것보다는 더 많이 나간 것은 사실입니다.
▷ 고성국 : 교수님 말씀하시는 그 협정 전문이요. 이게 이렇게 즉각 공개가 안 됩니까, 보통? 아니면 좀 이례적인 겁니까.
▶ 박원곤 : 앞으로도 계속 공개 안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 고성국 : 그래요?
▶ 박원곤 : 네, 왜냐하면 지난 2000년에 러시아가 또 북한과 새롭게 맺은 조약이 있는데 그 조약이 정확한 전문이 다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 일부는 공개가 됐는데 전체는 공개가 안 된 경우도 있거든요. 그 가능성도 좀 놓고 봐야겠죠.
▷ 고성국 : 그럼 일종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협정 전문 공개를 안 할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박원곤 : 뭐 이게 권위주의 국가에 나타내는 특징이죠. 비밀주의가 늘 외교와 대외 정책에 나타나니까 그냥 자신들만 알고 있고 해석의 여지를 열겠다. 그런데 사실은 공개 안 하는 게 러시아 입장에서는 좀 더 편하겠죠. 그래야 한국한테도 애매한 태도를 취할 수 있고 만약에 정확히 나온다 해서 그 자동 개입 조항이 없다라고 얘기를 하면 이것은 김정은이 또 거짓말한 상태가 돼버리는 거거든요.
▷ 고성국 : 그렇게 되겠네요. 이번에 상당히 많이 늦었어요. 하루가 늦어버렸는데 뭐 지각 대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푸틴이기는 하지만 이런 건 다 의도가 있다고 봐야 됩니까? 어떻습니까.
▶ 박원곤 : 글쎄요, 뭐 의도라기보다는 워낙 전례가 많기 때문에 이거를 의도라고만 볼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말씀하신 지각대장으로 아주 유명한 사례들이 너무 많고 우리 이전 한국 대통령과도 1시간, 2시간씩 늦었죠. 특히 이번에는 자신의 오는 길에 러시아에 있는 공화국을 10년 만에 한번 방문을 했고 거기에 일정들이 있었고요. 그리고 또 보면 어저께 베트남 가는 일정도 늦었습니다. 여기서도 0시에 거의 밤에 출발했다고 알려져 있으니까 당연히 베트남도 국빈 방문 형식으로 가는데 밤에 도착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거기도 늦어졌다. 그러니까 전체적인 일정이 다 밀리고 있다고 볼 여지는 있는데 한 가지 그래도 비교가 되는 게 작년 9월에 북러가 러시아에서 첫 회담을 할 때 푸틴이 일찍 와서 30분을 기다렸거든요. 굉장히 이례적이었죠, 지각대장 입장은. 그러니까 그만큼 북한의 필요성이 컸다는 의미인데 이번에는 좀 늦게 온 건 글쎄, 어떻게 해석해야 될지가 좀 애매하기는 합니다.
▷ 고성국 : 그러니까 말씀하신 그때 작년에는 김정은이 일부러 좀 30분 늦게 갔다 이런 얘기가 그때 있었어요. 그건 조금 지켜봐야겠고요. 이제 주변 국가들의 반응인데 우선 중국이 굉장히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 같던데 왜 그렇습니까?
▶ 박원곤 : 중국의 입장에서는 북한과 러시아가 협력하는 것에 거리를 둘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은 미국과 전략적 경쟁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가장 중시하는 국가들은 유럽 국가들입니다. 유럽 국가들을 자신들의 편으로 좀 끌어들여야 자신의 원하는 것들을 이룰 수 있죠. 그래서 얼마 전에 시진핑 주석이 프랑스 국빈 방문했던 그 모습들이 다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북한과 러시아에 협력하는 주 대상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니까 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것은 유럽 국가에게 실존적 위협이 된다는 거죠. 그래서 기본적으로 중국은 물론 당연히 러시아와 협력을 하고 있지만 군사적 협력은 안 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자신들은 비당사자, 비개입주의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일부러 그러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의 그런 협력 모습을 보면서 이게 잘못하다가 북중러 구도로 가버리면 이것은 중국에게 굉장히 불리한 상황이 연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국이 공개적, 비공개적으로 이미 여러 차례 얘기를 했습니다만 북중러나 한미일 같은 진영주의 신냉전에 반대한다는 얘기를 이미 했습니다. 그래서 양자 관계는 유지를 하겠지만 3자의 그런 진영은 원치 않는다는 것은 분명한 중국의 입장인 거죠.
▷ 고성국 : 사실은 중국의 그런 입장에 대해서 김정은 입장에서는 뭐 화끈하게 밀어주지 뭘 자꾸 눈치 보냐. 그래서 러시아를 레버리지로 이용해서 지금 중국을 또 압박하고 있는 이런 측면도 있는 것 같네요.
▶ 박원곤 : 그렇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북한 외교 정책에서 나타나는 굉장히 오래된 일종의 전통 같은 건데요. 그런 걸 시계추 외교라고 하죠. 그래서 냉전 시기에는 북한이 중국과 소련 관계가 안 좋았지 않습니까? 그 안에서 자신들의 어떤 이득을 최대화하는 그런 시계추 외교를 했고 현재 상황에서는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삐거덕거리는 모습은 이제는 감출 수 없을 수준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러시아를 더 끌어들여서 뭔가 중국한테 메시지를 보내고 압박을 보내고 있는 그런 모습들이 보이죠. 가장 대표적인 게 작년 9월에 북러 회담이 있을 때 모두발언에 김정은이 뭐라고 얘기를 했냐면 ‘북한의 대외정책의 최중대사, 제1순위는 러시아’라고 얘기를 해버렸습니다. 그러면 그다음에 당연히 논리적인 질문이 그럼 중국과의 관계는?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식의 메시지를 일부러 발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고성국 : 알겠습니다. 미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 박원곤 : 미국도 굉장히 불편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건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 한국도 마찬가지고 저는 이번에 북러가 이 정도 수준의 그런 밀착을 보인 게 결국 패착이다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두 국가의 그런 협력의 모습은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정치적으로 굳이 와서 한 걸 자신의 정치적인 업적으로 보여줄 수 있고 또 동맹에 준하는 이런 조약이 맺어지는 것이 자기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그거는 한반도의 문제고 밖에서 보면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은 이렇게 되면 러시아와 더불어서 북한을 아주 적성국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고립은 러시아도 이미, 러시아도 고립이 된 상태잖아요. 그러니까 북한과 러시아는 둘 다 수정주의 국가, 불량 국가로서의 이미지가 훨씬 더 확고해지는 거고 유럽도 이전에는 유럽 문제가 복잡했습니다만 북한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직접 개입을 하다 보니까 북한에 대한 비핵화 문제라든지 북한의 위협을 실질적으로 그들도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앞으로 북한을 견제하려고 하는 그런 힘이 훨씬 커지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거는 결코 북러가 저는 늘 긍정적이다라고만 생각지는 않습니다.
▷ 고성국 : 고립되는 두 나라끼리 손을 잡은 것이다. 그래서 더 고립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
▶ 박원곤 : 이미 NATO에서 그런 반응이 나왔고요. 미국에서는 당연히 그런 반응이 나오고 있고 이제 그런 게 전체적인 국제사회의 기본 인식과 의견인 거죠.
▷ 고성국 : 교수님 저 짧게 한 말씀만 부탁드릴게요. 그럼 우리 정부가 지금 어떻게 해야 됩니까?
▶ 박원곤 : 일단은 전문을 확인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아직은 정부 차원에서, 저는 민간 학자니까 좀 편하게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만 정부는 매우 신중하게 움직여야 됩니다. 전문이 확인돼야겠죠. 그래서 만약 이것이 자동 개입 조항에 준하다 하면 한국 정부도, 우리 정부도 좀 이건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이 되고 그렇지 않고 자동 개입은 아닌 상태에서 조건이 많이 붙었다 하면 그건 조금 더 신중히 움직일 필요가 있겠죠.
▷ 고성국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원곤 : 예, 감사합니다.
▷ 고성국 :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박원곤 교수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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