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김호중 기소…결국 음주운전은 빠졌다 [친절한 뉴스K]

입력 2024.06.20 (12:40) 수정 2024.06.2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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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가 그제(18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술을 마신 후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정황을 수사기관이 포착했지만, 정작 기소 과정에선 음주운전 혐의가 빠졌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친절한 뉴스에서 김수연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뺑소니 등의 혐의로 입건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가 지난 18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사고를 은폐하는 데 관여한 소속사 대표와 본부장도 함께 구속 기소됐고, 허위 자백을 했던 매니저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김호중/가수/지난달 31일 : "죄송합니다. 끝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김 씨는 지난달 9일 밤 서울 강남구에서 택시와 접촉 사고를 냈습니다.

하지만 그대로 달아났고, 매니저에게 대신 자수를 시킨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이 이번 김 씨 기소에 적용한 혐의를 볼까요.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 즉 뺑소니에, 택시기사를 다치게 하고 달아난 데 대한 위험운전치상과 도주치상 혐의까지 함께 적용했습니다.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한 데 대해선 범인도피교사 혐의도 적시했습니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음주운전 혐의는 결국 빠졌는데요.

사실 수사 초기부터 음주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은 나왔습니다.

김 씨가 사고 후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했기 때문에, 운전 당시의 혈중 알코올농도를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에 경찰은 시간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했습니다.

위드마크 공식이란 운전자의 음주량과 체중, 성별 등을 토대로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는 방법인데요.

그 결과, 경찰은 운전 당시 김 씨의 혈중 알코올농도 수치가 '면허정지 수준'이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런 역추산 결과만으로는 유죄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보고, 기소 혐의에서는 음주운전을 제외했습니다.

실제 관련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 2016년 4월 방송인 이 모 씨는 서울 여의도에서 사고를 낸 후 약 9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했습니다.

당시에도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에 따라 이 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를 역추산했고, 검찰은 이를 토대로 이 씨를 기소했지만, 1심 법원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음주운전은 무죄로 판결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는 합리적 의심은 들지만,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이라는 것은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정경일/변호사 :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한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적용하니까 무죄판단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고…)."]

다만 이번 김호중 씨 기소에 적용된 위험운전치상과 도주치상은 음주운전보다 처벌수위가 더 무거울 수도 있습니다.

[현승진/변호사 : "정상적인 운전을 했다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중앙선을 넘는 사고였잖아요."]

검찰도 여론을 의식한 걸까요.

이번에 김 씨를 기소하면서 음주운전과 관련한 입법 공백을 확인했다며 "사법방해에 대한 처벌규정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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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뺑소니’ 김호중 기소…결국 음주운전은 빠졌다 [친절한 뉴스K]
    • 입력 2024-06-20 12:40:00
    • 수정2024-06-20 13: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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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가 그제(18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술을 마신 후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정황을 수사기관이 포착했지만, 정작 기소 과정에선 음주운전 혐의가 빠졌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친절한 뉴스에서 김수연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뺑소니 등의 혐의로 입건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가 지난 18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사고를 은폐하는 데 관여한 소속사 대표와 본부장도 함께 구속 기소됐고, 허위 자백을 했던 매니저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김호중/가수/지난달 31일 : "죄송합니다. 끝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김 씨는 지난달 9일 밤 서울 강남구에서 택시와 접촉 사고를 냈습니다.

하지만 그대로 달아났고, 매니저에게 대신 자수를 시킨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이 이번 김 씨 기소에 적용한 혐의를 볼까요.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 즉 뺑소니에, 택시기사를 다치게 하고 달아난 데 대한 위험운전치상과 도주치상 혐의까지 함께 적용했습니다.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한 데 대해선 범인도피교사 혐의도 적시했습니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음주운전 혐의는 결국 빠졌는데요.

사실 수사 초기부터 음주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은 나왔습니다.

김 씨가 사고 후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했기 때문에, 운전 당시의 혈중 알코올농도를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에 경찰은 시간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했습니다.

위드마크 공식이란 운전자의 음주량과 체중, 성별 등을 토대로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는 방법인데요.

그 결과, 경찰은 운전 당시 김 씨의 혈중 알코올농도 수치가 '면허정지 수준'이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런 역추산 결과만으로는 유죄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보고, 기소 혐의에서는 음주운전을 제외했습니다.

실제 관련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 2016년 4월 방송인 이 모 씨는 서울 여의도에서 사고를 낸 후 약 9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했습니다.

당시에도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에 따라 이 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를 역추산했고, 검찰은 이를 토대로 이 씨를 기소했지만, 1심 법원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음주운전은 무죄로 판결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는 합리적 의심은 들지만,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이라는 것은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정경일/변호사 :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한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적용하니까 무죄판단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고…)."]

다만 이번 김호중 씨 기소에 적용된 위험운전치상과 도주치상은 음주운전보다 처벌수위가 더 무거울 수도 있습니다.

[현승진/변호사 : "정상적인 운전을 했다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중앙선을 넘는 사고였잖아요."]

검찰도 여론을 의식한 걸까요.

이번에 김 씨를 기소하면서 음주운전과 관련한 입법 공백을 확인했다며 "사법방해에 대한 처벌규정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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