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더위’ 속 성지순례 참사…공식 사망자 1,300명 이상

입력 2024.06.24 (12:19) 수정 2024.06.2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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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까지 폭염 속에 치러진 이슬람 정기 성지순례, 하지 사망자가 천3백여 명으로 집계됐다고 사우디 당국이 밝혔습니다.

사망자 10명 중 8명은 당국의 순례 허가를 받지 않은 미등록 순례자들로 제대로 된 휴식처나 회복 없이 먼 거리를 걸어서 이동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도에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한낮 기온은 52도에 육박했습니다.

이슬람 정기 성지순례인 하지를 전후해 이 더위가 계속됐고, 엿새간의 하지 내내 순례객들은 폭염에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은 하지 기간 온열 질환으로 1,301명이 숨졌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사망자보다 6배 이상 많은 수칩니다.

올해 성지순례 사망자 관련 공식 집계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우디 당국은 많은 사망자가 신분증을 갖고 있지 않아 신원 확인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파하드 알잘라젤/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 장관 : "사망자 중 83%가 순례 허가를 받지 않았습니다. 이분들은 제대로 된 휴식처 없이 햇볕에 그대로 노출된 채 장거리를 걸어야 했습니다."]

하지는 일생에 한 번 사우디 메카와 메디나를 찾아 성지순례를 해야 한다는 이슬람 교도 5대 의무 중 하납니다.

사우디 당국은 국가별 할당제를 통해 참가 인원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 비용이 만만치 않아 관광 비자로 입국한 뒤 허가 없이 성지순례를 하는 인원이 늘고 있습니다.

미등록자의 경우 당국에 적발되는 것을 두려워해 의료 서비스를 거부하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사망자 중 이집트 출신이 6백여 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피해가 커지자 이집트 정부는 하지 여행을 주선한 여행사 16곳의 면허를 박탈하고 관리자에 대한 검찰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정지줍니다.

영상편집:한미희/자료조사: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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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 더위’ 속 성지순례 참사…공식 사망자 1,300명 이상
    • 입력 2024-06-24 12:19:11
    • 수정2024-06-24 13: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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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까지 폭염 속에 치러진 이슬람 정기 성지순례, 하지 사망자가 천3백여 명으로 집계됐다고 사우디 당국이 밝혔습니다.

사망자 10명 중 8명은 당국의 순례 허가를 받지 않은 미등록 순례자들로 제대로 된 휴식처나 회복 없이 먼 거리를 걸어서 이동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도에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한낮 기온은 52도에 육박했습니다.

이슬람 정기 성지순례인 하지를 전후해 이 더위가 계속됐고, 엿새간의 하지 내내 순례객들은 폭염에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은 하지 기간 온열 질환으로 1,301명이 숨졌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사망자보다 6배 이상 많은 수칩니다.

올해 성지순례 사망자 관련 공식 집계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우디 당국은 많은 사망자가 신분증을 갖고 있지 않아 신원 확인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파하드 알잘라젤/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 장관 : "사망자 중 83%가 순례 허가를 받지 않았습니다. 이분들은 제대로 된 휴식처 없이 햇볕에 그대로 노출된 채 장거리를 걸어야 했습니다."]

하지는 일생에 한 번 사우디 메카와 메디나를 찾아 성지순례를 해야 한다는 이슬람 교도 5대 의무 중 하납니다.

사우디 당국은 국가별 할당제를 통해 참가 인원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 비용이 만만치 않아 관광 비자로 입국한 뒤 허가 없이 성지순례를 하는 인원이 늘고 있습니다.

미등록자의 경우 당국에 적발되는 것을 두려워해 의료 서비스를 거부하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사망자 중 이집트 출신이 6백여 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피해가 커지자 이집트 정부는 하지 여행을 주선한 여행사 16곳의 면허를 박탈하고 관리자에 대한 검찰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정지줍니다.

영상편집:한미희/자료조사: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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