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세라지만…바이든의 ‘믿는 구석’ [이정민의 워싱턴정치K]

입력 2024.06.27 (07:00) 수정 2024.06.2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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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선거인단 수인 538명을 따 이름 지어진 미국 정치분석사이트 '538'은 각 여론조사기관이 내놓은 지지율을 평균해 현재 지지율을 추산하는 그래프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발표합니다. 이 사이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이래 내내 바이든 대통령보다 우위를 보였습니다. 그런 추세를 6월 20일, 바이든 대통령이 뒤집었습니다.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일주일 째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0.1~0.3%p의 우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치분석사이트 ‘538’이 분석한 ‘바이든 vs 트럼프’ 지지율 추이  (화면=‘538’ 사이트)미국 정치분석사이트 ‘538’이 분석한 ‘바이든 vs 트럼프’ 지지율 추이 (화면=‘538’ 사이트)

■ 경합주에선 여전히 우세인 트럼프…자금 모금도 밀린 바이든

내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온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고무될 만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선거는 단순히 표를 많이 받으면 되는 게 아니죠. 간접선거제에 대부분 주가 '승자독식제'라 실제 다득표자와 선거의 승자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선거 때마다 결과가 달라지는 5~7개의 경합주에서 누가 이기느냐가 그래서 중요합니다. 7개의 경합주를 나타낸 아래 그래픽 중 좀 더 진한 보라색으로 표시된 5곳이 특히 핵심 경합주입니다.


한때 제조업이 번창했지만 자유무역 시기 쇠락해버린 중북부 공업지대 '러스트벨트'의 위스콘신과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그리고 도농이 혼재돼 표심이 엇갈리는 남서부 '선벨트' 중 애리조나와 조지아가 그 다섯 개 주입니다. 모두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각각 지지당을 바꿔가며 이긴 쪽에 투표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네바다와 노스캐롤라이나주도 경합주로 꼽히기는 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는 공화당이, 네바다에선 민주당이 좀 더 우세한 편입니다.

이 경합주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뒤집지 못했습니다. 가장 최근 있었던 에머슨대와 정치전문매체 더힐의 경합주 여론조사(13~18일, 오차범위 ±3%p)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1~4%p 앞섰습니다. 에머슨대 여론조사팀의 스펜서 킴벌 팀장은 "지난달 트럼프가 '성 추문 입막음 돈' 형사 재판에서 유죄평결을 받은 이후에도 경합주 내 트럼프와 바이든의 지지율에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경합주 유권자 상당수가 트럼프가 받은 유죄평결이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답했다는 겁니다.


여전히 회복하지 못한 흑인과 무슬림 유권자 지지가 바이든 대통령에겐 큰 걸림돌입니다. 지난 18일 발표된 워싱턴포스트-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을 트럼프보다 더 우호적으로 본 비율은 55%p에서 48%p로 줄었습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 게 바이든 대통령에겐 악재가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로 투표하지 않겠다는 아랍계 유권자도 늘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4월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에 우위를 보였던 선거자금 모금에도 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죄판결을 받은 이후 4시간 만에 7천만 달러(약 974억 원)의 선거 자금을 모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외 더이상 공화당에 대안이 없다는 판단 하에 전통적인 공화당의 큰손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후원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의 선거 자금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1억 달러(1,392억 원) 정도 우세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서 열린 선거 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좌)과 오바마 전 대통령(우)   (사진=로이터, 연합뉴스)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서 열린 선거 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좌)과 오바마 전 대통령(우)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바이든의 '믿는 구석', 두터운 중도층?

다만 이 결과에는 다른 분석이 존재합니다. 먼저, 선두가 바뀌진 않았지만, 박빙 구도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지면서 바이든 대통령 측이 조금은 힘을 받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입니다. 위의 에머슨대-더힐 경합주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과거처럼 크게 벌어지지는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평결이 큰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양쪽의 기존 지지층보다는 무당층 유권자들의 표심 이동이 컸다는 조사 결과가 나옵니다. 친공화당 성향 매체 폭스뉴스 설문조사에서 무당층 유권자들은 5월만 해도 트럼프를 지지한 사람이 2%p 더 많았지만, 지난 19일 조사에선 바이든을 지지하게 된 사람이 9%p 더 많아졌습니다. 미 의회를 상대로 오랫동안 일해온 송원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사무총장은 이 상황을 다음과 같이 분석합니다.

"여론조사 결과로는 아직도 트럼프가 좀 더 유리할 겁니다. 다만 지난 2016년과 2020년의 여론조사를 보면 아직 표심을 결정 못 했다는 그룹이 많아 봐야 3~4% 정도였거든요. 지금은 아직도 10%가 넘게 나옵니다. 트럼프와 바이든 후보 둘의 지지율을 합쳐도 90% 정도니까요. 양쪽의 기존 지지층에는 사법리스크 등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이번 선거의 핵심은 설문조사에서 응답하지 않고 있는 그 10% 정도의 중도층이라는 걸 눈여겨봐야 합니다."

"지난 선거와 달라진 점은 트럼프의 공고한 강성 지지세력이 전보다 더 강해졌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안티 트럼프' 세력도 강해졌어요. 게다가 공화당 지지층에 물어보면 70% 정도가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경제'라고 답하지만, 민주당 지지층은 3분의 2 정도가 '민주주의 수호'라고 답해요. 결국, 선거 당일이 되면, '공화당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싫다'는 중도유권자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싫다'는 중도유권자가 투표장에 나올 확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죠."

KBS와 인터뷰하는 송원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사무총장(오른쪽).   (사진=KBS)KBS와 인터뷰하는 송원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사무총장(오른쪽). (사진=KBS)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이 마약 중독 사실을 숨기고 권총을 샀다가 총기 소지 관련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사법 리스크가 생긴 셈이지만, '앞으로도 사면은 없을 것'이라며 바이든 본인이 선을 그어서인지 무당층 유권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트럼프 진영에선 이를 달갑지 않아 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헌터 바이든이 무죄를 받았다면 트럼프가 받은 유죄 평결을 '바이든 정부의 마녀사냥'으로 몰 전략이었다는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평결을 받은 이후 치러진 오하이오주 6선거구 연방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선 마이클 룰리 공화당 후보가 9%p 차로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습니다. 과거에는 공화당이 30%p 이상 앞서던 곳입니다. 경합주 연방 상원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들 약진이 보입니다. 반면, 공화당은 대선과 같은 날에 같은 선거용지로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서 자당 후보들이 극우 성향일 경우 이를 우려한 유권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뽑는 것도 부담스러워하게 될까 봐 고민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유죄평결을 받은 뒤 법정을 나오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지난달 31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유죄평결을 받은 뒤 법정을 나오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 이른 TV토론·트럼프 형량 결정…아직 변수는 많다

선거가 가까워져 오면서 양 후보는 이제 지지율을 출렁이게 할 만한 여러 계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오는 27일 열릴 TV토론입니다. 보통은 양당의 전당대회가 끝난 9월에나 열리던 게 한참 앞당겨졌습니다. 박빙 선거에서 돌파구가 필요한 양 후보가 서로 먼저 승기를 잡겠다는 계산 하에 이른 토론에 합의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고령과 건강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벗는 게,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서는 사법 리스크를 돌파할 만한 면모를 보여주는 게 관건입니다. 10% 가까운 지지율을 얻고 있는 '제3 후보' 로버트 케네디를 배제해 선거를 양자구도로 만들고 그의 지지율을 최대한 가져가는 것도 두 후보의 목표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7월 11일, 형사 재판 유죄 평결에 따른 판사의 선고라는 장벽을 또 넘어야 합니다. 배심원이 이미 유죄평결을 내린 만큼 유무죄가 바뀌진 않지만, 선고로 형량이 결정됩니다. 초범이라 최고 4년형인 감옥행이 결정될 확률은 낮다지만, 집행유예서부터 벌금, 보호관찰, 가택연금, 사회봉사까지 가능성이 다양합니다. 선고 나흘 뒤 열려 트럼프를 후보로 확정할 공화당 전당대회에 부담을 줄 수 있는데 바이든이 이를 얼마나 활용할지, 트럼프가 이에 대한 역풍을 자신의 지지율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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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우세라지만…바이든의 ‘믿는 구석’ [이정민의 워싱턴정치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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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선거인단 수인 538명을 따 이름 지어진 미국 정치분석사이트 '538'은 각 여론조사기관이 내놓은 지지율을 평균해 현재 지지율을 추산하는 그래프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발표합니다. 이 사이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이래 내내 바이든 대통령보다 우위를 보였습니다. 그런 추세를 6월 20일, 바이든 대통령이 뒤집었습니다.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일주일 째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0.1~0.3%p의 우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치분석사이트 ‘538’이 분석한 ‘바이든 vs 트럼프’ 지지율 추이  (화면=‘538’ 사이트)
■ 경합주에선 여전히 우세인 트럼프…자금 모금도 밀린 바이든

내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온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고무될 만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선거는 단순히 표를 많이 받으면 되는 게 아니죠. 간접선거제에 대부분 주가 '승자독식제'라 실제 다득표자와 선거의 승자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선거 때마다 결과가 달라지는 5~7개의 경합주에서 누가 이기느냐가 그래서 중요합니다. 7개의 경합주를 나타낸 아래 그래픽 중 좀 더 진한 보라색으로 표시된 5곳이 특히 핵심 경합주입니다.


한때 제조업이 번창했지만 자유무역 시기 쇠락해버린 중북부 공업지대 '러스트벨트'의 위스콘신과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그리고 도농이 혼재돼 표심이 엇갈리는 남서부 '선벨트' 중 애리조나와 조지아가 그 다섯 개 주입니다. 모두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각각 지지당을 바꿔가며 이긴 쪽에 투표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네바다와 노스캐롤라이나주도 경합주로 꼽히기는 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는 공화당이, 네바다에선 민주당이 좀 더 우세한 편입니다.

이 경합주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뒤집지 못했습니다. 가장 최근 있었던 에머슨대와 정치전문매체 더힐의 경합주 여론조사(13~18일, 오차범위 ±3%p)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1~4%p 앞섰습니다. 에머슨대 여론조사팀의 스펜서 킴벌 팀장은 "지난달 트럼프가 '성 추문 입막음 돈' 형사 재판에서 유죄평결을 받은 이후에도 경합주 내 트럼프와 바이든의 지지율에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경합주 유권자 상당수가 트럼프가 받은 유죄평결이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답했다는 겁니다.


여전히 회복하지 못한 흑인과 무슬림 유권자 지지가 바이든 대통령에겐 큰 걸림돌입니다. 지난 18일 발표된 워싱턴포스트-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을 트럼프보다 더 우호적으로 본 비율은 55%p에서 48%p로 줄었습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 게 바이든 대통령에겐 악재가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로 투표하지 않겠다는 아랍계 유권자도 늘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4월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에 우위를 보였던 선거자금 모금에도 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죄판결을 받은 이후 4시간 만에 7천만 달러(약 974억 원)의 선거 자금을 모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외 더이상 공화당에 대안이 없다는 판단 하에 전통적인 공화당의 큰손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후원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의 선거 자금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1억 달러(1,392억 원) 정도 우세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서 열린 선거 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좌)과 오바마 전 대통령(우)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바이든의 '믿는 구석', 두터운 중도층?

다만 이 결과에는 다른 분석이 존재합니다. 먼저, 선두가 바뀌진 않았지만, 박빙 구도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지면서 바이든 대통령 측이 조금은 힘을 받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입니다. 위의 에머슨대-더힐 경합주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과거처럼 크게 벌어지지는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평결이 큰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양쪽의 기존 지지층보다는 무당층 유권자들의 표심 이동이 컸다는 조사 결과가 나옵니다. 친공화당 성향 매체 폭스뉴스 설문조사에서 무당층 유권자들은 5월만 해도 트럼프를 지지한 사람이 2%p 더 많았지만, 지난 19일 조사에선 바이든을 지지하게 된 사람이 9%p 더 많아졌습니다. 미 의회를 상대로 오랫동안 일해온 송원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사무총장은 이 상황을 다음과 같이 분석합니다.

"여론조사 결과로는 아직도 트럼프가 좀 더 유리할 겁니다. 다만 지난 2016년과 2020년의 여론조사를 보면 아직 표심을 결정 못 했다는 그룹이 많아 봐야 3~4% 정도였거든요. 지금은 아직도 10%가 넘게 나옵니다. 트럼프와 바이든 후보 둘의 지지율을 합쳐도 90% 정도니까요. 양쪽의 기존 지지층에는 사법리스크 등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이번 선거의 핵심은 설문조사에서 응답하지 않고 있는 그 10% 정도의 중도층이라는 걸 눈여겨봐야 합니다."

"지난 선거와 달라진 점은 트럼프의 공고한 강성 지지세력이 전보다 더 강해졌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안티 트럼프' 세력도 강해졌어요. 게다가 공화당 지지층에 물어보면 70% 정도가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경제'라고 답하지만, 민주당 지지층은 3분의 2 정도가 '민주주의 수호'라고 답해요. 결국, 선거 당일이 되면, '공화당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싫다'는 중도유권자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싫다'는 중도유권자가 투표장에 나올 확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죠."

KBS와 인터뷰하는 송원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사무총장(오른쪽).   (사진=KBS)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이 마약 중독 사실을 숨기고 권총을 샀다가 총기 소지 관련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사법 리스크가 생긴 셈이지만, '앞으로도 사면은 없을 것'이라며 바이든 본인이 선을 그어서인지 무당층 유권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트럼프 진영에선 이를 달갑지 않아 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헌터 바이든이 무죄를 받았다면 트럼프가 받은 유죄 평결을 '바이든 정부의 마녀사냥'으로 몰 전략이었다는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평결을 받은 이후 치러진 오하이오주 6선거구 연방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선 마이클 룰리 공화당 후보가 9%p 차로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습니다. 과거에는 공화당이 30%p 이상 앞서던 곳입니다. 경합주 연방 상원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들 약진이 보입니다. 반면, 공화당은 대선과 같은 날에 같은 선거용지로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서 자당 후보들이 극우 성향일 경우 이를 우려한 유권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뽑는 것도 부담스러워하게 될까 봐 고민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유죄평결을 받은 뒤 법정을 나오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 이른 TV토론·트럼프 형량 결정…아직 변수는 많다

선거가 가까워져 오면서 양 후보는 이제 지지율을 출렁이게 할 만한 여러 계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오는 27일 열릴 TV토론입니다. 보통은 양당의 전당대회가 끝난 9월에나 열리던 게 한참 앞당겨졌습니다. 박빙 선거에서 돌파구가 필요한 양 후보가 서로 먼저 승기를 잡겠다는 계산 하에 이른 토론에 합의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고령과 건강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벗는 게,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서는 사법 리스크를 돌파할 만한 면모를 보여주는 게 관건입니다. 10% 가까운 지지율을 얻고 있는 '제3 후보' 로버트 케네디를 배제해 선거를 양자구도로 만들고 그의 지지율을 최대한 가져가는 것도 두 후보의 목표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7월 11일, 형사 재판 유죄 평결에 따른 판사의 선고라는 장벽을 또 넘어야 합니다. 배심원이 이미 유죄평결을 내린 만큼 유무죄가 바뀌진 않지만, 선고로 형량이 결정됩니다. 초범이라 최고 4년형인 감옥행이 결정될 확률은 낮다지만, 집행유예서부터 벌금, 보호관찰, 가택연금, 사회봉사까지 가능성이 다양합니다. 선고 나흘 뒤 열려 트럼프를 후보로 확정할 공화당 전당대회에 부담을 줄 수 있는데 바이든이 이를 얼마나 활용할지, 트럼프가 이에 대한 역풍을 자신의 지지율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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