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영국 국빈 방문한 일왕 부부…‘각별한 친분’

입력 2024.06.27 (20:51) 수정 2024.06.27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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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찰스3세 영국 국왕의 초청으로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비가 영국을 국빈 방문했습니다.

일왕 부부는 과거에 옥스퍼드 대학에서 유학생활을 하기도 한만큼 영국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나루히토 일왕 부부는 2년 전 엘리자베스 여왕의 장례식에 참여했는데, 2년 만에 영국을 다시 방문한 거죠?

[기자]

당초 나루히토 일왕 부부는 이제는 고인이 된 엘리자베스 여왕의 초청을 받아, 2020년에 영국을 방문하기로 돼 있었는데요.

코로나로 인해 연기됐고, 이번에는 찰스 3세의 초청을 받고 방문하게 됐습니다.

국빈 방문에 앞서 나루히토 일왕은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1980년대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유학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당시 스코틀랜드의 발모랄 성에 며칠간 초대받아 영국 왕실 가족과 지냈던 추억을 말했는데요.

[나루히토/일왕 : "(영국 유학 당시) 엘리자베스 여왕이 버킹엄궁으로 초대해 차를 직접 따라주셨습니다. 저에게는 편하고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나루히토 일왕 부부는 현지 시간 22일 영국에 도착했는데요.

25일부터 시작되는 사흘 일정의 국빈 방문에 앞서 개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는데, 일본 문화를 알리는 시설인 재팬하우스를 방문할 때는 수많은 인파가 모여 일왕 부부를 환영했습니다.

[앵커]

찰스 국왕과 케이트 왕세자빈이 암 투병을 하고 있는데, 환영식은 어떻게 치러졌나요?

[기자]

암 투병 중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이달 중순에 있었던 찰스 3세 생일에 모습을 드러내 반년 만에 공식 석상에 나섰었는데요.

이번 일왕 부부 환영식에 참석할지에도 관심이 쏠렸었는데, 왕세자빈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공식 환영식에는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 윌리엄 왕세자가 일왕 부부를 맞이했는데요.

영국 근위대를 사열하고 버킹엄 궁으로 향하는 큰길인 더몰을 마차를 타고 행진했습니다.

첫 번째 마차에 탄 찰스 3세와 나루히토 일왕이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는데요.

영국 왕실은 통상 총선 기간에는 국빈 초청을 하지는 않는데, 이번 초청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다음 달 4일 조기 총선을 선언하기 전에 발표됐습니다.

의회가 해산된 만큼 의회 연설도 이뤄지지 않는데요.

일왕 부부는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도 방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버킹엄 궁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는 영국과 일본의 파트너십이 강조됐는데요.

특히 찰스 3세가 미래에 대한 협력을 강조했죠?

[기자]

찰스 3세는 일본 캐릭터인 헬로키티의 50주년을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네기도 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어났는데요.

또, 일본어로 건배를 외치며 영국과 일본의 안보 등 미래에 대한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찰스 3세/영국 국왕 : "우리 군은 세계 평화와 안보에 대한 지속적인 헌신으로 두 강대국에 걸맞은 수준 높은 전문성을 발휘하고 공유하고 있습니다."]

[나루히토/일왕 : "오늘 찰스 3세가 말씀하신 것처럼 영국과 일본 두 나라의 다층적인 협력과 교류가 여러 분야에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국빈 방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근위대원이 더위에 실신하는 모습이 포착돼 BBC가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30도가 넘는 폭염에 1킬로그램이 넘는 무게의 털모자를 쓰고 행진 리허설을 하다가 쓰러진 건데요.

이런 사고는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복장이나 근무 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영국과 일본은 둘 다 섬나라이면서 G7에 속하는 주요 국가들인데요.

지금 이 시점에 두 나라가 관계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왜일까요?

[기자]

영국과 일본은 공통점이 많습니다.

둘 다 입헌군주제 국가이고, G7에 속하는 강대국이기도 한데요.

이 두 나라의 결속은 최근 국제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북한과 중국의 위협도 높아지면서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존 닐슨-라이트/케임브리지 대학 한일 프로그램 책임자 : "단기적이고 직접적인 이유는 북한의 핵 위협이고, 장기적으로는 해상 강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입니다. 이런 위험들이 영국과 일본의 관계 강화를 이끌어 냈습니다."]

영국과 일본은 1900년대 당시 영일동맹을 통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에서의 이권을 서로 나눠 가지기도 했습니다.

현재로서는 영국과 일본 모두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건데요.

특히 영국은 유럽 연합에서 탈퇴한 만큼 다른 국가들과 연대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일본 역시 미국 이외에 서유럽 강대국인 영국과의 관계 강화는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김주은/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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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이슈] 영국 국빈 방문한 일왕 부부…‘각별한 친분’
    • 입력 2024-06-27 20:51:53
    • 수정2024-06-27 20: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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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찰스3세 영국 국왕의 초청으로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비가 영국을 국빈 방문했습니다.

일왕 부부는 과거에 옥스퍼드 대학에서 유학생활을 하기도 한만큼 영국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나루히토 일왕 부부는 2년 전 엘리자베스 여왕의 장례식에 참여했는데, 2년 만에 영국을 다시 방문한 거죠?

[기자]

당초 나루히토 일왕 부부는 이제는 고인이 된 엘리자베스 여왕의 초청을 받아, 2020년에 영국을 방문하기로 돼 있었는데요.

코로나로 인해 연기됐고, 이번에는 찰스 3세의 초청을 받고 방문하게 됐습니다.

국빈 방문에 앞서 나루히토 일왕은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1980년대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유학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당시 스코틀랜드의 발모랄 성에 며칠간 초대받아 영국 왕실 가족과 지냈던 추억을 말했는데요.

[나루히토/일왕 : "(영국 유학 당시) 엘리자베스 여왕이 버킹엄궁으로 초대해 차를 직접 따라주셨습니다. 저에게는 편하고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나루히토 일왕 부부는 현지 시간 22일 영국에 도착했는데요.

25일부터 시작되는 사흘 일정의 국빈 방문에 앞서 개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는데, 일본 문화를 알리는 시설인 재팬하우스를 방문할 때는 수많은 인파가 모여 일왕 부부를 환영했습니다.

[앵커]

찰스 국왕과 케이트 왕세자빈이 암 투병을 하고 있는데, 환영식은 어떻게 치러졌나요?

[기자]

암 투병 중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이달 중순에 있었던 찰스 3세 생일에 모습을 드러내 반년 만에 공식 석상에 나섰었는데요.

이번 일왕 부부 환영식에 참석할지에도 관심이 쏠렸었는데, 왕세자빈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공식 환영식에는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 윌리엄 왕세자가 일왕 부부를 맞이했는데요.

영국 근위대를 사열하고 버킹엄 궁으로 향하는 큰길인 더몰을 마차를 타고 행진했습니다.

첫 번째 마차에 탄 찰스 3세와 나루히토 일왕이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는데요.

영국 왕실은 통상 총선 기간에는 국빈 초청을 하지는 않는데, 이번 초청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다음 달 4일 조기 총선을 선언하기 전에 발표됐습니다.

의회가 해산된 만큼 의회 연설도 이뤄지지 않는데요.

일왕 부부는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도 방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버킹엄 궁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는 영국과 일본의 파트너십이 강조됐는데요.

특히 찰스 3세가 미래에 대한 협력을 강조했죠?

[기자]

찰스 3세는 일본 캐릭터인 헬로키티의 50주년을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네기도 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어났는데요.

또, 일본어로 건배를 외치며 영국과 일본의 안보 등 미래에 대한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찰스 3세/영국 국왕 : "우리 군은 세계 평화와 안보에 대한 지속적인 헌신으로 두 강대국에 걸맞은 수준 높은 전문성을 발휘하고 공유하고 있습니다."]

[나루히토/일왕 : "오늘 찰스 3세가 말씀하신 것처럼 영국과 일본 두 나라의 다층적인 협력과 교류가 여러 분야에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국빈 방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근위대원이 더위에 실신하는 모습이 포착돼 BBC가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30도가 넘는 폭염에 1킬로그램이 넘는 무게의 털모자를 쓰고 행진 리허설을 하다가 쓰러진 건데요.

이런 사고는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복장이나 근무 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영국과 일본은 둘 다 섬나라이면서 G7에 속하는 주요 국가들인데요.

지금 이 시점에 두 나라가 관계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왜일까요?

[기자]

영국과 일본은 공통점이 많습니다.

둘 다 입헌군주제 국가이고, G7에 속하는 강대국이기도 한데요.

이 두 나라의 결속은 최근 국제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북한과 중국의 위협도 높아지면서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존 닐슨-라이트/케임브리지 대학 한일 프로그램 책임자 : "단기적이고 직접적인 이유는 북한의 핵 위협이고, 장기적으로는 해상 강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입니다. 이런 위험들이 영국과 일본의 관계 강화를 이끌어 냈습니다."]

영국과 일본은 1900년대 당시 영일동맹을 통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에서의 이권을 서로 나눠 가지기도 했습니다.

현재로서는 영국과 일본 모두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건데요.

특히 영국은 유럽 연합에서 탈퇴한 만큼 다른 국가들과 연대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일본 역시 미국 이외에 서유럽 강대국인 영국과의 관계 강화는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김주은/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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