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포장된 도로가 ‘도시홍수’ 만든다

입력 2024.06.30 (07:14) 수정 2024.06.30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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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좀처럼 비 피해가 없던 데에 홍수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도시에 많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기도 하지만 빗물을 땅에 흡수시키는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잘 포장된 도로가 도시홍수를 만든다 이런 말도 그래서 나왔습니다.

빗물 저금통, 빗물 정원 같은 게 도심에 필요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윤양균 기자가 이 문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시흥의 한 교차로입니다.

2년 전 장마 때 물난리를 겪고, 배수로 등을 확장했습니다.

원래 이 교차로는 비가 많이 와도 잠기는 일이 없었는데, 근처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침수가 잇따랐습니다.

주변 땅이 아스팔트 등으로 포장되면서 빗물이 흡수되지 못한 겁니다.

[시흥시 관계자/음성변조 : "(근처가) 논밭이어서 물을 받아주고 그런 게 됐었는데. 은계지구가 만들어지면서 이제 물을 못 받아준 거죠. 도시화가 돼서."]

국내 주요 도심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잘 포장된 길과 건물은 빗물이 흡수되는 길을 막았고, 저지대로 모인 물은 2022년 강남역 침수 같은 도시 홍수로 이어집니다.

피해를 막기 위해 지하에 빗물을 가두는 대형 시설을 늘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땅에 흡수되지 않은 빗물을 일단 저장했다가 차차 흘려보내는 용돕니다.

하지만 공사비가 많이 드는 문제가 있어 저류시설을 마냥 늘리기는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빗물을 땅에 흡수시키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제안합니다.

보도블록을 설치할 때 물이 통과해 땅에 스며들 수 있는 투수성 블록을 쓰거나, 도심과 건물 옥상에 녹지를 확대해 빗물을 담을 수 있는 빗물 정원을 만들자는 겁니다.

'빗물 저금통'이라 불리는 소규모 빗물 저장 장치를 개별 주택 등에 설치하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김형수/인하대학교 사회인프라학과 교수 : "도시 지역은 특히 불투수층이 많아 유출량이 커서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을 도시에는 다 적용해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아스팔트 포장 등으로 빗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불투수면 비율은 서울의 경우 2006년 47.5%에서 2021년 52.3%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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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포장된 도로가 ‘도시홍수’ 만든다
    • 입력 2024-06-30 07:14:01
    • 수정2024-06-30 07: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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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좀처럼 비 피해가 없던 데에 홍수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도시에 많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기도 하지만 빗물을 땅에 흡수시키는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잘 포장된 도로가 도시홍수를 만든다 이런 말도 그래서 나왔습니다.

빗물 저금통, 빗물 정원 같은 게 도심에 필요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윤양균 기자가 이 문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시흥의 한 교차로입니다.

2년 전 장마 때 물난리를 겪고, 배수로 등을 확장했습니다.

원래 이 교차로는 비가 많이 와도 잠기는 일이 없었는데, 근처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침수가 잇따랐습니다.

주변 땅이 아스팔트 등으로 포장되면서 빗물이 흡수되지 못한 겁니다.

[시흥시 관계자/음성변조 : "(근처가) 논밭이어서 물을 받아주고 그런 게 됐었는데. 은계지구가 만들어지면서 이제 물을 못 받아준 거죠. 도시화가 돼서."]

국내 주요 도심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잘 포장된 길과 건물은 빗물이 흡수되는 길을 막았고, 저지대로 모인 물은 2022년 강남역 침수 같은 도시 홍수로 이어집니다.

피해를 막기 위해 지하에 빗물을 가두는 대형 시설을 늘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땅에 흡수되지 않은 빗물을 일단 저장했다가 차차 흘려보내는 용돕니다.

하지만 공사비가 많이 드는 문제가 있어 저류시설을 마냥 늘리기는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빗물을 땅에 흡수시키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제안합니다.

보도블록을 설치할 때 물이 통과해 땅에 스며들 수 있는 투수성 블록을 쓰거나, 도심과 건물 옥상에 녹지를 확대해 빗물을 담을 수 있는 빗물 정원을 만들자는 겁니다.

'빗물 저금통'이라 불리는 소규모 빗물 저장 장치를 개별 주택 등에 설치하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김형수/인하대학교 사회인프라학과 교수 : "도시 지역은 특히 불투수층이 많아 유출량이 커서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을 도시에는 다 적용해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아스팔트 포장 등으로 빗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불투수면 비율은 서울의 경우 2006년 47.5%에서 2021년 52.3%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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