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된 신축 건물이 ‘기우뚱’…마트 대 구청의 갈등

입력 2024.07.02 (18:2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부산 강서구 인근의 한 마트 건물 바닥이 일부 침하된 모습.부산 강서구 인근의 한 마트 건물 바닥이 일부 침하된 모습.

부산 강서구청 인근의 4층짜리 마트 건물. 건물 바닥 일부가 침하됐고 주차장 등 곳곳에 균열이 났습니다. 마트 안쪽으로는 불이 완전히 꺼져있고, 진열대도 텅 비어 있습니다. 2021년 12월에 문을 열었지만 지난 4월 만 3년을 못 채우고 문을 닫았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구청 문화센터 공사로 건물 기울어"

사연은 마트가 문을 연 2021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마트 주차장 입구, 3 미터 정도의 좁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인근에 7층짜리 건물 신축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부산 강서구청에서 발주해 시작된 문화센터 건물공사입니다.

마트 측은 터파기 공사 등이 시작된 이후 2022년 8월쯤 건물 곳곳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건물 일부가 기우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했습니다. 마트 건물은 마트 개장 4개월 전에 준공된 신축 건물이었는데 지은지 1년여 만에 건물이 기울어지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건물이 뒤틀린 뒤부터는 장마철에 유리문 아래쪽으로 빗물이 스며드는 현상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합니다.

마트 건물의 구조안전성 검토보고서.마트 건물의 구조안전성 검토보고서.

■ 안전등급 D 등급…정밀안전진단 필요

마트 측은 한 건설업체에 의뢰해 안전진단 검사를 받았습니다. 최종적으로 지반침하로 인한 들뜸과 균열 등이 나타나 종합평가 7.96, 안전등급 'D등급'을 받았습니다. 안전등급 '미흡' 수준으로 '주요부재에 결함이 발생해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하며, 사용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태'입니다. 또, 점검 업체로부터 건물 사용제한 여부 판단과 함께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마트 측은 영업을 중단하고, 마트 외벽에 '강서구청 때문에 문을 닫게 됐다'는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구청 입구에서 집회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강서구 탓에 마트 문까지 닫게 됐으니 이에 대해 보상을 해달라는 주장입니다.

마트 측은 또, 건물 주변에 고등학교가 있는 등 인근 유동인구가 적지 않지만 구청에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한 안전조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부산 강서구청 전경부산 강서구청 전경

■ 강서구 "마트 측이 관리 거부…원인 파악 후 대처"

강서구와 시공사 측은 그동안 문화센터 공사가 주변 건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피는 '계측관리'를 주변에 있는 다른 건물에는 해왔지만, 해당 마트가 이 관리를 거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약 계측 관리가 이뤄졌다면 공법을 바꾸는 등의 방식으로 마트 건물에 주는 피해를 막거나 피해 원인을 바로 알 수 있었을 거라는 겁니다.

강서구는 또, 마트 측에서 제시한 안전진단 자료만으로는 건물이 왜 기울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이 때문에 정확한 원인 조사를 거쳐야 보상 등을 논의 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긴급 점검을 한 뒤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마트 측은 강서구와 시공사 등의 관리를 거부한 적이 없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1년된 신축 건물이 ‘기우뚱’…마트 대 구청의 갈등
    • 입력 2024-07-02 18:23:25
    심층K
부산 강서구 인근의 한 마트 건물 바닥이 일부 침하된 모습.
부산 강서구청 인근의 4층짜리 마트 건물. 건물 바닥 일부가 침하됐고 주차장 등 곳곳에 균열이 났습니다. 마트 안쪽으로는 불이 완전히 꺼져있고, 진열대도 텅 비어 있습니다. 2021년 12월에 문을 열었지만 지난 4월 만 3년을 못 채우고 문을 닫았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구청 문화센터 공사로 건물 기울어"

사연은 마트가 문을 연 2021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마트 주차장 입구, 3 미터 정도의 좁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인근에 7층짜리 건물 신축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부산 강서구청에서 발주해 시작된 문화센터 건물공사입니다.

마트 측은 터파기 공사 등이 시작된 이후 2022년 8월쯤 건물 곳곳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건물 일부가 기우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했습니다. 마트 건물은 마트 개장 4개월 전에 준공된 신축 건물이었는데 지은지 1년여 만에 건물이 기울어지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건물이 뒤틀린 뒤부터는 장마철에 유리문 아래쪽으로 빗물이 스며드는 현상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합니다.

마트 건물의 구조안전성 검토보고서.
■ 안전등급 D 등급…정밀안전진단 필요

마트 측은 한 건설업체에 의뢰해 안전진단 검사를 받았습니다. 최종적으로 지반침하로 인한 들뜸과 균열 등이 나타나 종합평가 7.96, 안전등급 'D등급'을 받았습니다. 안전등급 '미흡' 수준으로 '주요부재에 결함이 발생해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하며, 사용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태'입니다. 또, 점검 업체로부터 건물 사용제한 여부 판단과 함께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마트 측은 영업을 중단하고, 마트 외벽에 '강서구청 때문에 문을 닫게 됐다'는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구청 입구에서 집회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강서구 탓에 마트 문까지 닫게 됐으니 이에 대해 보상을 해달라는 주장입니다.

마트 측은 또, 건물 주변에 고등학교가 있는 등 인근 유동인구가 적지 않지만 구청에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한 안전조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부산 강서구청 전경
■ 강서구 "마트 측이 관리 거부…원인 파악 후 대처"

강서구와 시공사 측은 그동안 문화센터 공사가 주변 건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피는 '계측관리'를 주변에 있는 다른 건물에는 해왔지만, 해당 마트가 이 관리를 거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약 계측 관리가 이뤄졌다면 공법을 바꾸는 등의 방식으로 마트 건물에 주는 피해를 막거나 피해 원인을 바로 알 수 있었을 거라는 겁니다.

강서구는 또, 마트 측에서 제시한 안전진단 자료만으로는 건물이 왜 기울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이 때문에 정확한 원인 조사를 거쳐야 보상 등을 논의 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긴급 점검을 한 뒤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마트 측은 강서구와 시공사 등의 관리를 거부한 적이 없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