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손웅정 사태로 본 사랑의 매 논란

입력 2024.07.04 (21:39) 수정 2024.07.0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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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유소년 선수 학대 혐의로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죠.

손 감독은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은 없었다는 입장인데, 스포츠계에선 이 '사랑의 매'와 관련해 적절성을 두고 논쟁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김화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손웅정 감독은 자신의 축구 아카데미 소속 선수를 학대한 혐의로 피소당했습니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단 한 번도 체벌은 없었고 이렇게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지도자를 만나본 적 없다"며 손 감독을 옹호했습니다.

하지만 피해 아동 측은 여전히 학대가 있었다고 말합니다.

[류재율/피해 아동 측 변호인 : "욕설과 인격적인 모욕, 물리적인 폭행 이런 것들이 일회성은 아니고 지속적으로 있었다는 겁니다."]

상반된 진술 속 판단은 검찰의 손으로 넘어갔지만, 사랑의 매에 대한 경각심은 일파만파 커졌습니다.

당초 손 감독이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은 결코 없었다'고 언급하자, 시민단체들은 사랑을 핑계로 어떤 폭력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사랑의 매로 포장해선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희준/문화연대 대안체육회 집행위원 : "사랑해서 때린다는 말 자체가 언어도단입니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선수로서의 성공과 체벌 사이엔 그 어떤 상관 관계조차 없다고도 지적했습니다.

[함은주/스포츠인권연구소 사무총장 : "훈련을 교육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는데도 불구하고 폭언이나 폭력을 사용했다는 것은 자신의 실력 없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2020년 구타와 가혹 행위를 견디다 못해 생을 마감한 최숙현 선수 사건에 이어, 2년 전엔 지도자의 폭언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포FC 유소년 선수 사건까지 발생했습니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란 말이 있듯 유소년들을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하고 합리적인 교육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김화영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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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손웅정 사태로 본 사랑의 매 논란
    • 입력 2024-07-04 21:39:07
    • 수정2024-07-04 21: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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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유소년 선수 학대 혐의로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죠.

손 감독은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은 없었다는 입장인데, 스포츠계에선 이 '사랑의 매'와 관련해 적절성을 두고 논쟁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김화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손웅정 감독은 자신의 축구 아카데미 소속 선수를 학대한 혐의로 피소당했습니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단 한 번도 체벌은 없었고 이렇게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지도자를 만나본 적 없다"며 손 감독을 옹호했습니다.

하지만 피해 아동 측은 여전히 학대가 있었다고 말합니다.

[류재율/피해 아동 측 변호인 : "욕설과 인격적인 모욕, 물리적인 폭행 이런 것들이 일회성은 아니고 지속적으로 있었다는 겁니다."]

상반된 진술 속 판단은 검찰의 손으로 넘어갔지만, 사랑의 매에 대한 경각심은 일파만파 커졌습니다.

당초 손 감독이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은 결코 없었다'고 언급하자, 시민단체들은 사랑을 핑계로 어떤 폭력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사랑의 매로 포장해선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희준/문화연대 대안체육회 집행위원 : "사랑해서 때린다는 말 자체가 언어도단입니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선수로서의 성공과 체벌 사이엔 그 어떤 상관 관계조차 없다고도 지적했습니다.

[함은주/스포츠인권연구소 사무총장 : "훈련을 교육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는데도 불구하고 폭언이나 폭력을 사용했다는 것은 자신의 실력 없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2020년 구타와 가혹 행위를 견디다 못해 생을 마감한 최숙현 선수 사건에 이어, 2년 전엔 지도자의 폭언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포FC 유소년 선수 사건까지 발생했습니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란 말이 있듯 유소년들을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하고 합리적인 교육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김화영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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