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10년 만에 다시 홍명보
입력 2024.07.08 (15:59)
수정 2024.07.0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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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시간 : 7월 8일(월) 16:00~17:00 KBS1
■ 진행 : 송영석 기자
■ 출연 : 박문성 / 축구 해설위원
https://www.youtube.com/live/9rKjjnCm1qY
◎송영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남부 지방과 제주에는 폭염 특보가 내려져 있는데요. 피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셔야겠습니다. 오늘은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홍명보 울산 감독이 내정됐다는 소식으로 시작해보겠습니다. 박문성 해설위원이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 위원님?
▼박문성: 네, 안녕하세요?
◎송영석: 먼저 오늘 축구협회가 홍 감독을 선임한 과정과 배경을 설명했는데, 잠시 듣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녹취> 이임생 /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한국 축구가 유지해야 할 정신력, 조화, 원팀 정신을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감독이라 평가했습니다. 지난 2명의 외국인 감독을 교훈으로 삼아, 팀 내 자유로움 속에 기강은 필요하고, 원팀 확립을 위한 적임자라 판단했습니다.
◎송영석: 어쨌거나 지난 다섯 달 동안 고심했던 결과예요. 결과입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박문성: 개인적인 마음을 먼저 좀 말씀드리면 좀 속상해요. 그러니까 제가 20년 넘게 몸담고 있는 축구계가 딱 이 정도인가 싶습니다. 한 줄로 정리하자면 오늘 발표를 들으면서는 참 무능력하고 무책임하구나. 그동안 5개월 동안 100명 가까운 외국인 감독을 만났고.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결국은 돌고 돌아서 다시 홍명보 감독으로 갔는데 누구도 이 과정에 대해서 책임감 있게 얘기한다든지 잘못했다라고 돌아본다든지 이런 게 없다 보니까 좀 속상합니다.
◎송영석: 무책임한 결과라고 혹평을 해 주셨는데 홍명보 감독으로 사실상 내정했던 것이 언제쯤이에요? 좀 파악해 두신 게 있습니까? 발표하기 전에.
▼박문성: 정말 멀리 가자면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났던 지난 2월에 후임 감독을 선임하려고 할 때 당시 홍명보 감독의 이름이 1순위로 올라왔었죠.
◎송영석: 이미 그때 나왔었군요.
▼박문성: 그런데 그래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울산 팬들을 중심으로 해서 축구 팬들의 반발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언제까지 대표팀을 위해서 K리그가 희생해야 하느냐는 문제의식, 두 번째는 축구협회가 밝힌 우선순위가 외국인 감독인데 왜 국내 감독이냐.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이런 합리적인 지적에 밀려서 당시에 못 했던 거고요. 이제 최근으로만 놓고 보자면 일주일 전에 이미 어느 정도는 사실 홍명보 감독으로 가는 것이 안에서는 이야기가 되고 있었습니다.
◎송영석: 가닥이 잡혀 있었다?
▼박문성: 왜냐하면 기억하실 텐데요. 일주일 전에 홍명보 감독이 울산을 이끌고 있지 않습니까?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이 물어봤죠. 지금 이렇게 내정설이 돌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했더니 나 이런 상태면 갈 수가 없다. 지금 축구협회가 누군가가 개인의 이해를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면 다른 옵션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강하게 비판했어요. 즉, 협회가 바뀌지 않으면 모든 것도 될 수 없다. 협회가 바뀌어야지만 새로운 감독 선임도 가능하다고 이야기를 했죠. 그러면 이런 이야기를 왜 했을까 생각해보면 당연히 제안이 왔기 때문에 그거에 대한 답을 한 건데, 지금 오늘 이야기를 할 때는 지난 금요일에 처음으로 그런 이야기를 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있거든요? 이미 일주일 전에 어느 정도 내정되어 있었다고 봐야 되겠죠.
◎송영석: 그러면 그동안 100명 넘는 외국인 감독들을 후보군에 올려놓고 보다가 국내파로 갑자기 선회한 것이 아니라 이미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놓고 그럼 고민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겁니까?
▼박문성: 애초부터, 처음부터 다 100명을 그렇게 들러리 세웠다고 볼 수는 없겠죠. 그러니까 처음에는 홍명보 감독을 하고 싶었던 게 맞습니다. 그런데 밀려서 외국인 감독을 찾았던 것도 맞고요. 그런데 찾다 보니까 여러 가지 정보력에 대한 문제, 협상력에 대한 문제, 실질 갖고 있는 연봉을 지급할 수 있는 돈에 대한 문제, 이런 문제들이 겹치면서 현실론이 대두되기 시작했죠. 이거 외국인 감독을 데려올 수는 없겠구나라고 하는 게 있었고. 그래서 말미로 갔을 때는 이제 어느 정도 좁혀지지 않았습니까, 숫자가? 그때는 이미 어느 정도 우선순위를 국내 감독으로 어느 정도 방향을 틀었었고, 그 국내 감독으로 방향을 틀었을 때 홍명보 감독이 1순위였던 것도 맞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이유 여덟 가지 정도로 요약이 돼요.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현실론 부분 있지 않습니까? 해외파 감독을 데리고 오는데 드는 비용 문제라든가.
▼박문성: 체류 기간이라든지.
◎송영석: 여러 가지가 있을 거고 또 강조하는 것이 원팀이에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면 이제 홍 감독이 대표팀을 추스르고 이끄는 데 있어서 리더십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 부분을 강조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박문성: 그 부분에 대해, 여덟 가지 원칙에 대해서는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사람을 뽑아놓고 원칙을 거기다 붙인 거죠. 그러니까 원칙을 세워놓고 그 원칙에 맞는 사람을 찾은 것이 아니라 홍명보 감독을 선임해 놓고 우리가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이유를 만들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납득이 돼야 되는 말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 여덟 가지를 더는 붙였다고 보고요.
◎송영석: 그러면 이런 선임 배경도 급조했다고 보시는 거예요?
▼박문성: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러니까 왜냐하면 그전에 전력강화위원회가 논의를 할 때 이미 이거와 다른 새로운 어떤 감독 선임 기준이 있었어요. 그런데 오늘 발표할 때는 아예 다른 기준이 또 발표됩니다. 이거는 원칙을 스스로 다른 원칙으로 바꾼 거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그렇게 설명을 하는 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하튼 홍명보 감독이 몇 가지 원칙 중에 우리 대표팀을 잘 추스를 수 있는 것은 하나의 팀으로 만드는 건 맞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축구 감독을 평가할 때 지도자, 리더 그룹을 평가할 때 두 가지 스타일이 있다고 얘기를 하죠. 하나는 전술적으로 되게 디테일하게 잘 꾸려가는 감독이 있고요. 또 어떤 감독은 강한 카리스마로 하나의 팀을 잘 만들어내는 유형이 있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후자 쪽에 가깝죠. 선수 때도 카리스마도 강했고 지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그런 강한 카리스마로, 지금 우리가 지난 아시안컵 때 선수단 내부에 여러 가지 갈등이라든지 혼선이 좀 있었잖아요.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이런 걸 추스르기에는 좋은 감독인 거는 맞죠. 하지만 우리는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축구, 좋은 결과를 원하고 있잖아요.
◎송영석: 그렇고
▼박문성: 그게 그냥 선수들의 정신력이나 분위기를 다잡는 것만 갖고 가능하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축구의 전술적인 흐름을 잘 읽어야 되기 때문에 이건 분명히 과제로 남습니다.
◎송영석: 그 전술적인 흐름을 말씀하셔서 지금 바로 질문을 드리면 홍명보 감독이 이미 예전에도 한번 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맡은 바 있지 않습니까?
▼박문성: 브라질 월드컵 때.
◎송영석: 그때 성공적이지 않았어요.
▼박문성: 많이 어려웠어요. 사실 한국 축구에도 아픔인 시기였고요.
◎송영석: 2014년이었죠.
▼박문성: 홍명보 감독도 그 시기를 가리켜서 축구 인생을 통 틀어서 가장 어려웠던 그 순간으로 뽑습니다. 준비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고 결과적으로도 굉장히 크게 흔들렸던 거죠. 10년 만에 일단 대표팀으로 올라온 건데, 물론 그 이후에 K리그를 이끌면서 울산에서 연속 우승도 이끌고 잘해오긴 했는데, 이게 또 월드컵이라고 하는 무대는 좀 다르거든요? 새로운 어떤 도전이 시작됐다고 봐야 되겠죠.
◎송영석: 오늘 이임생 위원인가요?
▼박문성: 기술이사.
◎송영석: 기술이사, 이사죠? 이분이 오늘 브리핑한 내용 중에 2014년 월드컵에서 실패한 경험 역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이렇게 평가를 했었거든요? 한번 지켜봐야 되는 대목이죠, 이건.
▼박문성: 모든 경험이 다 훌륭한 자산이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까 초반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러니까 사람을 뽑아놓고 그거에 대한 이유를 만들었단 말이죠. 만약에 그런 여덟 가지 원칙이라든지 좋은 이야기들은 외국인 지도자들, 다른 감독이 왔어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이야기들이라는 거죠. 물론 이미 선임이 됐고 출항을 해야 되기 때문에 응원은 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저는 오늘 홍명보 감독을 얘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고 아니라요. 홍명보 감독을 이렇게 불편하게 출항을 시키는, 출범을 시키는 축구협회 준비와 결정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 겁니다.
◎송영석: 지난번에 황선홍 감독이 임시 감독직을 수락했을 때도 굉장히 문제점을 많이 지적하셨었잖아요.
▼박문성: 맞습니다. 그러니까 그때도 비슷한 거였죠. 그러니까 굉장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약간 밀어내듯이 우리 감독을 세운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지금 한번 보시죠. 아마 이 방송이라든지 아니면 지금 이 많은 흐름을 보고 계시는 국내 감독들의 심정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뭐 사실 우리나라 감독들 중에서도 노력하시고 좋은 감독이 있을 수 있겠죠. 그리고 또 당연히 해외 쪽에도 좋은 감독이 있을 수 있겠죠.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저는 국적을 떠나서 좋은 감독이면 써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지금 축구협회가 만들어놓은 판은 이렇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아, 원래 우리는 외국인 감독을 뽑고 싶었는데 찾다 찾다 찾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당신에게 자리를 맡기는 겁니다라고 약간 어쩔 수 없이 그 자리를 주는 식으로 만들어놨죠. 마치 대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라고 만들었기 때문에 마치 우리 국내 감독들이, 홍명보 감독이 좀 원래 적임자는 아닌데 어쩔 수 없이 쓴 이런 모양새를 만들어버리면 시작 때부터 힘을 못 받잖아요. 왜 이런 판을 만들었는지가 너무 속상합니다.
◎송영석: 지금 박문성 해설위원처럼 축구계 내부에서의 시선은 좋지 않을 겁니다. 어쨌든 여러 가지 좀 우려도 나오는 상황 속에서 홍명보 감독 본인도 고민을 많이 했을 거예요.
▼박문성: 맞습니다.
◎송영석: 결국 수락을 했거든요? 어떤 배경에서 했다고 보십니까?
▼박문성: 일단 아마 개인적인 요인은 그 10년 전에 실패했던 것을 내가 다시 한번 만회해보고 싶다는 게 제일 클 겁니다. 사실 홍명보라고 하는 우리 축구 선수 홍명보, 축구 감독 홍명보를 놓고 봤을 때 정말 화려했죠. 선수 시절 때는 저희가 말할 것도 없고, 월드컵 4강을 포함해서요.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지도자로서도 성공을 많이 했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같은. 하지만 그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를 항상 얘기했어요.
◎송영석: 뇌리에 많이 박혀 있습니다.
▼박문성: 이거 한 번은 내가 성공하고 싶다, 이런 얘기가 있었고, 그래서 아마 동인이 됐을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여러 가지 조건들도, 또 현실적으로 또 움직이려면 여러 가지 또 이렇게 필요하잖아요? 지금 사실 얘기 나오고 있는 연봉이라든지 아니면 코치진에 대한 보강이라든지 아니면 계약의 기간이라든지 여러 가지를 홍명보 감독이 원하는 쪽으로 협회가 조금 해줬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죠.
◎송영석: 그렇군요. 아까 전에 판을 이렇게 만든 사람이 있다고 하셨고, 여튼 협회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제기하셨습니다. 개인의 이해라는 표현도 쓰셨는데, 누구 때문이라고 보시는 거예요?
▼박문성: 어떤 회사에서 중요한 결정을 했고 중요한 결정을 막 추진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안 됐습니다. 그러면 추진했던 팀장이 잘못한 걸까요, 회사를 끌어가는 CEO가 잘못했을까요? 저는 그게 굉장히 중요한 회사의 전사적인 어떤 문제였다고 한다면 당연히 최종 책임자가, 인사권자가 그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게 정상적인 조직이겠죠.
◎송영석: 우리야 축구협회 밖에 있는 사람들이니까 편하게 얘기를 할 수가 있는데, 축구협회 내부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얘기가 할 수가 없겠죠, 쉽게.
▼박문성: 하기가 어렵죠. 왜냐하면, 가장 정점에 있는 분을 향할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예를 들면 이런 감독을 선임할 때 정해성 전력강화위원회의 위원장.
◎송영석: 이분이 지난번에 사퇴했어요, 갑자기. 그걸 말씀하시는...
▼박문성: 사퇴의 모양새를 했지만 저는 두 가지라고 봅니다. 일단 갈등설을 얘기하는데, 위원장과 축구협회 회장이 갈등할 수가 없어요. 직책의 차이와 권력의 차이가 너무 큽니다. 물러나게 한 거죠. 그러면 두 번째는 왜 물러나게 했느냐는 건데, 5개월 동안 100명에 가까운 외국인 감독을 만났는데 안 됐잖아요. 그리고 지금 내정됐던 것처럼 홍명보 감독으로 최종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희생양이 필요하죠.
◎송영석: 책임지는 모양새가 필요했죠.
▼박문성: 책임지는 사람이 필요하죠. 그 책임지는 모양새를 만든 거고, 저는 오늘도 예를 들어서 이임생 기술이사가 나와서 굉장히 긴장되고 떨리는 목소리로, 그리고 손도 막 떠시면서 얘기도 하시던데. 이런 어떤 중요한 결정에, 저는 이랬다고 생각해요. 홍명보 감독을 선임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공동의 과정에 대해서 좀 진심 어리게 사과를 하는 게 먼저 아니겠습니까?
◎송영석: 사과 같은 건 없었나요, 오늘?
▼박문성: 없었죠. 사과에 대해서 기자가 질문했을 때 어떤 대답을 했냐면, 전력강화위원회에게 더 이상 책임을 묻기에는 좀 그렇습니다. 이렇게 표현하시더라고요. 저희는 전력강화위원회의 책임을 묻자는 게 아니었어요. 축구협회가 다 추진했던 거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무려 5개월, 이게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5개월 동안 감독 없이 갔다는 게. 그러면 이 결정을 앞서서 책임 있는 누군가는 사과를 하고, 하지만 앞으로는 해보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든지 이랬어야 되는데, 그런 게 없었다고 하는 게, 그래서 제가 초반에 말씀드렸던 무능력하기도 하지만, 5개월 동안 선임 못 했으니까. 무책임하기도 하다고 하는 게 왜 책임을 지지 않느냐는 거죠. 왜 자꾸 이임생 이사, 정해성 위원장만 앞세워서 이들에게만 십자가를 지게 하는 이런 모양새는 저는 옳지 않다고 봅니다.
◎송영석: 이건 좀 나아간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축구협회 회장을 선임하는 절차, 제도라고 해야 될까요? 그런 걸 좀 바꾸거나 그럴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박문성: 지금 물어보셨던 게, 어찌 보면 본질적으로 핵심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만약에 지금 축구협회 회장을 뽑는 과정이 열려 있고 많은 사람이 관여해서 회장을 뽑을 수 있다면 이렇게 못 하죠. 그런데 지금은 편하게 말씀드리면 우리가 과거에 했던 체육관 선거 같은 거예요. 한 100~300명 정도의 대의원들이 뽑는 선거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그 사람들에게만 잘 보이면 돼요. 지금의 예를 들어서 밖에 있는 축구 팬들, 아니면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아니면 관련돼 있는 모든 사람들, 투표권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잘 보여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 정도로 사실 잘못하고 이 정도로 여론이 안 좋고 이 정도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속상해하면 최소한 저는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사과를 하는 모양새라도 취했어야 되는데 그것도 하지 않는다는 거죠.
◎송영석: 그러게요. 어쨌든 홍명보 감독에게 협회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줘야 될 거 아닙니까?
▼박문성: 그거는 맞죠.
◎송영석: 어떻게 해야 될까요?
▼박문성: 과정에서야 잘못했다 하더라도 이제 출범을 했기 때문에, 이제는 모든 걸 다 해줘야 되겠죠, 원하는 대로. 그래서 지금 보면 오늘 이임생 기술이사가 이런 얘기를 했는데, 그동안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연봉을 준비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이제는 국내 감독도 그렇게 준비된 연봉이라든지 준하는 파격적인 어떤 대우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에 그렇게 제시를 했다는 뉘앙스로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이렇게, 물론 뭐 돈이 얼마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징이잖아요. 그래서 많은 것들을 지금 힘을 일단 실어주기로 하고는 있는데, 중요한 건 실어주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실제 실어주는 능력이 문제니까 그동안 능력이 없었던 축구협회가 얼마나 능력을 발휘해서 또 도와줄지는 좀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홍 감독이 지금 현재 울산 감독이잖아요. 울산 팬들의 반발은 사그라들었습니까?
▼박문성: 아니죠. 발표가 주말에 났고요. 오늘 월요일입니다. 너무 속상하고 너무 화가 나 있죠. 그러니까 지난 2월에 분명히 선임하기로 했는데 그때는 울산 팬 포함을 해서 많은 팬들이 문제 제기를 해서 받아들여서 안 됐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냥 선임을 했습니다. 제대로 된 울산 어떤 팬들에게 설명도 없이. 2월에 안 됐던 게 지금은 되는 거에 대해서 설명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뭐가 달라졌죠? 오히려 지금이 더 심각하죠. 왜냐하면, 시즌 도중이고 울산이 한참 1위 싸움을 하고 있는데, 도중에 빼가는 거에 대해서 어떤 말도 없다는 점에서 울산 팬들의 지금 항의라든지 박탈감은 저는 정당하다고 봅니다.
◎송영석: 마지막 울산 팬들을 좀 다독인다든가 설득을 한다든가 이런 과정도 없이 진행된 걸 보면 좀 끝까지 매끄럽지 못하다는 인상을 주네요.
▼박문성: 그러니까요. 뭐 우리가 사실 현실적으로 몇 가지 결단도 할 수 있고 선택도 할 수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결론 못지않게 중간에서의 어떤 과정, 과정에서의 서로의 납득, 그거에 대한 소통인데, 이런 것들을 이번뿐만 아니라 사실 일련의 한번 과정을 보시죠. 승부 조작을 했던 사람들을 기습적으로 사면했던 것, 파리올림픽에 준비 못 해서 감독 선임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선임해서 또 우리가 40년 만에 올림픽도 못 가게 됐던 것. 이런 모든 것들이 다 매끄럽지 못하고 과정을 존중하지 못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못 했던 거에 준하기 때문에 저는 비단 이번의 문제가 이번만 잘못한 것이 아니라 뭔가 하나의 기회로 능력 있지 못한, 무능력한 리더십에 기인해서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 그래서 그런 리더십에 대한 고민이 본질적으로 필요하다 생각을 합니다.
◎송영석: 홍명보 감독이 아직까지는 내정자 신분인가요? 앞으로 향후 어떤 상황들이 있을지 우리가 좀 짚어보면서 끝내도록 할 건데요.
▼박문성: 현재는 내정자이긴 한데 왜 내정자라고 했냐면요, 축구협회 정관상 이사회가 추인을 해야 확정이 됩니다. 그런데 그거는 말 그대로 절차고요.
◎송영석: 절차죠.
▼박문성: 지금 표현을 그래서 내정자라고 하는 건데, 이미 계약적인 조건도, 예를 들면 이런 얘기도 했습니다, 오늘 이임생 이사가. 코치진은 외국인으로 좀 해서 보충해줄 생각이다, 이런 얘기까지 했거든요? 그러니까 다 그건 어느 정도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아마 조만간에 울산과의 그런 정리도 좀 필요하고 이렇게 되면 조만간에 확정 발표가 되지 않을까.
◎송영석: 끝으로 당장 9월에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당장 홍명보 감독이 해야 할 일 짚어주시죠.
▼박문성: 세 가지가 있겠죠. 짧게만 말씀드리면, 우리가 3차 예선에서 맞붙을 팀들이 조 추첨이 됐죠? 상대 파악을 해야 되고요. 그거에 맞는 우리 대표팀 선수들을, 이제 감독이 바뀌면 선수가 바뀝니다. 어떤 선수를 뽑을지 다시 추려야 되고요. 마지막으로는 우리가 월드컵 예선 통과를 목표하고 있는 팀이 아니죠. 본선에서 얼마큼 좋은 경기력, 좋은 결과, 이런 걸 원하기 때문에, 요즘 축구 전 세계적인 트렌드는 어디로 가 있지? 이걸 빠르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송영석: 홍명보호가 이제 본격적으로 출항을 하게 될 텐데, 모두가 좀 응원하는 마음으로, 또 축구협회도 잘 우리가 좀 감시할 건 감시하고 쓴소리할 건 쓴소리하면서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박문성: 알겠습니다.
◎송영석: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문성: 감사합니다.
■ 진행 : 송영석 기자
■ 출연 : 박문성 / 축구 해설위원
https://www.youtube.com/live/9rKjjnCm1qY
◎송영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남부 지방과 제주에는 폭염 특보가 내려져 있는데요. 피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셔야겠습니다. 오늘은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홍명보 울산 감독이 내정됐다는 소식으로 시작해보겠습니다. 박문성 해설위원이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 위원님?
▼박문성: 네, 안녕하세요?
◎송영석: 먼저 오늘 축구협회가 홍 감독을 선임한 과정과 배경을 설명했는데, 잠시 듣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녹취> 이임생 /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한국 축구가 유지해야 할 정신력, 조화, 원팀 정신을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감독이라 평가했습니다. 지난 2명의 외국인 감독을 교훈으로 삼아, 팀 내 자유로움 속에 기강은 필요하고, 원팀 확립을 위한 적임자라 판단했습니다.
◎송영석: 어쨌거나 지난 다섯 달 동안 고심했던 결과예요. 결과입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박문성: 개인적인 마음을 먼저 좀 말씀드리면 좀 속상해요. 그러니까 제가 20년 넘게 몸담고 있는 축구계가 딱 이 정도인가 싶습니다. 한 줄로 정리하자면 오늘 발표를 들으면서는 참 무능력하고 무책임하구나. 그동안 5개월 동안 100명 가까운 외국인 감독을 만났고.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결국은 돌고 돌아서 다시 홍명보 감독으로 갔는데 누구도 이 과정에 대해서 책임감 있게 얘기한다든지 잘못했다라고 돌아본다든지 이런 게 없다 보니까 좀 속상합니다.
◎송영석: 무책임한 결과라고 혹평을 해 주셨는데 홍명보 감독으로 사실상 내정했던 것이 언제쯤이에요? 좀 파악해 두신 게 있습니까? 발표하기 전에.
▼박문성: 정말 멀리 가자면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났던 지난 2월에 후임 감독을 선임하려고 할 때 당시 홍명보 감독의 이름이 1순위로 올라왔었죠.
◎송영석: 이미 그때 나왔었군요.
▼박문성: 그런데 그래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울산 팬들을 중심으로 해서 축구 팬들의 반발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언제까지 대표팀을 위해서 K리그가 희생해야 하느냐는 문제의식, 두 번째는 축구협회가 밝힌 우선순위가 외국인 감독인데 왜 국내 감독이냐.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이런 합리적인 지적에 밀려서 당시에 못 했던 거고요. 이제 최근으로만 놓고 보자면 일주일 전에 이미 어느 정도는 사실 홍명보 감독으로 가는 것이 안에서는 이야기가 되고 있었습니다.
◎송영석: 가닥이 잡혀 있었다?
▼박문성: 왜냐하면 기억하실 텐데요. 일주일 전에 홍명보 감독이 울산을 이끌고 있지 않습니까?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이 물어봤죠. 지금 이렇게 내정설이 돌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했더니 나 이런 상태면 갈 수가 없다. 지금 축구협회가 누군가가 개인의 이해를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면 다른 옵션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강하게 비판했어요. 즉, 협회가 바뀌지 않으면 모든 것도 될 수 없다. 협회가 바뀌어야지만 새로운 감독 선임도 가능하다고 이야기를 했죠. 그러면 이런 이야기를 왜 했을까 생각해보면 당연히 제안이 왔기 때문에 그거에 대한 답을 한 건데, 지금 오늘 이야기를 할 때는 지난 금요일에 처음으로 그런 이야기를 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있거든요? 이미 일주일 전에 어느 정도 내정되어 있었다고 봐야 되겠죠.
◎송영석: 그러면 그동안 100명 넘는 외국인 감독들을 후보군에 올려놓고 보다가 국내파로 갑자기 선회한 것이 아니라 이미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놓고 그럼 고민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겁니까?
▼박문성: 애초부터, 처음부터 다 100명을 그렇게 들러리 세웠다고 볼 수는 없겠죠. 그러니까 처음에는 홍명보 감독을 하고 싶었던 게 맞습니다. 그런데 밀려서 외국인 감독을 찾았던 것도 맞고요. 그런데 찾다 보니까 여러 가지 정보력에 대한 문제, 협상력에 대한 문제, 실질 갖고 있는 연봉을 지급할 수 있는 돈에 대한 문제, 이런 문제들이 겹치면서 현실론이 대두되기 시작했죠. 이거 외국인 감독을 데려올 수는 없겠구나라고 하는 게 있었고. 그래서 말미로 갔을 때는 이제 어느 정도 좁혀지지 않았습니까, 숫자가? 그때는 이미 어느 정도 우선순위를 국내 감독으로 어느 정도 방향을 틀었었고, 그 국내 감독으로 방향을 틀었을 때 홍명보 감독이 1순위였던 것도 맞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이유 여덟 가지 정도로 요약이 돼요.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현실론 부분 있지 않습니까? 해외파 감독을 데리고 오는데 드는 비용 문제라든가.
▼박문성: 체류 기간이라든지.
◎송영석: 여러 가지가 있을 거고 또 강조하는 것이 원팀이에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면 이제 홍 감독이 대표팀을 추스르고 이끄는 데 있어서 리더십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 부분을 강조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박문성: 그 부분에 대해, 여덟 가지 원칙에 대해서는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사람을 뽑아놓고 원칙을 거기다 붙인 거죠. 그러니까 원칙을 세워놓고 그 원칙에 맞는 사람을 찾은 것이 아니라 홍명보 감독을 선임해 놓고 우리가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이유를 만들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납득이 돼야 되는 말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 여덟 가지를 더는 붙였다고 보고요.
◎송영석: 그러면 이런 선임 배경도 급조했다고 보시는 거예요?
▼박문성: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러니까 왜냐하면 그전에 전력강화위원회가 논의를 할 때 이미 이거와 다른 새로운 어떤 감독 선임 기준이 있었어요. 그런데 오늘 발표할 때는 아예 다른 기준이 또 발표됩니다. 이거는 원칙을 스스로 다른 원칙으로 바꾼 거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그렇게 설명을 하는 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하튼 홍명보 감독이 몇 가지 원칙 중에 우리 대표팀을 잘 추스를 수 있는 것은 하나의 팀으로 만드는 건 맞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축구 감독을 평가할 때 지도자, 리더 그룹을 평가할 때 두 가지 스타일이 있다고 얘기를 하죠. 하나는 전술적으로 되게 디테일하게 잘 꾸려가는 감독이 있고요. 또 어떤 감독은 강한 카리스마로 하나의 팀을 잘 만들어내는 유형이 있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후자 쪽에 가깝죠. 선수 때도 카리스마도 강했고 지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그런 강한 카리스마로, 지금 우리가 지난 아시안컵 때 선수단 내부에 여러 가지 갈등이라든지 혼선이 좀 있었잖아요.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이런 걸 추스르기에는 좋은 감독인 거는 맞죠. 하지만 우리는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축구, 좋은 결과를 원하고 있잖아요.
◎송영석: 그렇고
▼박문성: 그게 그냥 선수들의 정신력이나 분위기를 다잡는 것만 갖고 가능하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축구의 전술적인 흐름을 잘 읽어야 되기 때문에 이건 분명히 과제로 남습니다.
◎송영석: 그 전술적인 흐름을 말씀하셔서 지금 바로 질문을 드리면 홍명보 감독이 이미 예전에도 한번 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맡은 바 있지 않습니까?
▼박문성: 브라질 월드컵 때.
◎송영석: 그때 성공적이지 않았어요.
▼박문성: 많이 어려웠어요. 사실 한국 축구에도 아픔인 시기였고요.
◎송영석: 2014년이었죠.
▼박문성: 홍명보 감독도 그 시기를 가리켜서 축구 인생을 통 틀어서 가장 어려웠던 그 순간으로 뽑습니다. 준비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고 결과적으로도 굉장히 크게 흔들렸던 거죠. 10년 만에 일단 대표팀으로 올라온 건데, 물론 그 이후에 K리그를 이끌면서 울산에서 연속 우승도 이끌고 잘해오긴 했는데, 이게 또 월드컵이라고 하는 무대는 좀 다르거든요? 새로운 어떤 도전이 시작됐다고 봐야 되겠죠.
◎송영석: 오늘 이임생 위원인가요?
▼박문성: 기술이사.
◎송영석: 기술이사, 이사죠? 이분이 오늘 브리핑한 내용 중에 2014년 월드컵에서 실패한 경험 역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이렇게 평가를 했었거든요? 한번 지켜봐야 되는 대목이죠, 이건.
▼박문성: 모든 경험이 다 훌륭한 자산이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까 초반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러니까 사람을 뽑아놓고 그거에 대한 이유를 만들었단 말이죠. 만약에 그런 여덟 가지 원칙이라든지 좋은 이야기들은 외국인 지도자들, 다른 감독이 왔어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이야기들이라는 거죠. 물론 이미 선임이 됐고 출항을 해야 되기 때문에 응원은 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저는 오늘 홍명보 감독을 얘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고 아니라요. 홍명보 감독을 이렇게 불편하게 출항을 시키는, 출범을 시키는 축구협회 준비와 결정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 겁니다.
◎송영석: 지난번에 황선홍 감독이 임시 감독직을 수락했을 때도 굉장히 문제점을 많이 지적하셨었잖아요.
▼박문성: 맞습니다. 그러니까 그때도 비슷한 거였죠. 그러니까 굉장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약간 밀어내듯이 우리 감독을 세운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지금 한번 보시죠. 아마 이 방송이라든지 아니면 지금 이 많은 흐름을 보고 계시는 국내 감독들의 심정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뭐 사실 우리나라 감독들 중에서도 노력하시고 좋은 감독이 있을 수 있겠죠. 그리고 또 당연히 해외 쪽에도 좋은 감독이 있을 수 있겠죠.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저는 국적을 떠나서 좋은 감독이면 써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지금 축구협회가 만들어놓은 판은 이렇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아, 원래 우리는 외국인 감독을 뽑고 싶었는데 찾다 찾다 찾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당신에게 자리를 맡기는 겁니다라고 약간 어쩔 수 없이 그 자리를 주는 식으로 만들어놨죠. 마치 대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라고 만들었기 때문에 마치 우리 국내 감독들이, 홍명보 감독이 좀 원래 적임자는 아닌데 어쩔 수 없이 쓴 이런 모양새를 만들어버리면 시작 때부터 힘을 못 받잖아요. 왜 이런 판을 만들었는지가 너무 속상합니다.
◎송영석: 지금 박문성 해설위원처럼 축구계 내부에서의 시선은 좋지 않을 겁니다. 어쨌든 여러 가지 좀 우려도 나오는 상황 속에서 홍명보 감독 본인도 고민을 많이 했을 거예요.
▼박문성: 맞습니다.
◎송영석: 결국 수락을 했거든요? 어떤 배경에서 했다고 보십니까?
▼박문성: 일단 아마 개인적인 요인은 그 10년 전에 실패했던 것을 내가 다시 한번 만회해보고 싶다는 게 제일 클 겁니다. 사실 홍명보라고 하는 우리 축구 선수 홍명보, 축구 감독 홍명보를 놓고 봤을 때 정말 화려했죠. 선수 시절 때는 저희가 말할 것도 없고, 월드컵 4강을 포함해서요.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지도자로서도 성공을 많이 했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같은. 하지만 그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를 항상 얘기했어요.
◎송영석: 뇌리에 많이 박혀 있습니다.
▼박문성: 이거 한 번은 내가 성공하고 싶다, 이런 얘기가 있었고, 그래서 아마 동인이 됐을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여러 가지 조건들도, 또 현실적으로 또 움직이려면 여러 가지 또 이렇게 필요하잖아요? 지금 사실 얘기 나오고 있는 연봉이라든지 아니면 코치진에 대한 보강이라든지 아니면 계약의 기간이라든지 여러 가지를 홍명보 감독이 원하는 쪽으로 협회가 조금 해줬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죠.
◎송영석: 그렇군요. 아까 전에 판을 이렇게 만든 사람이 있다고 하셨고, 여튼 협회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제기하셨습니다. 개인의 이해라는 표현도 쓰셨는데, 누구 때문이라고 보시는 거예요?
▼박문성: 어떤 회사에서 중요한 결정을 했고 중요한 결정을 막 추진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안 됐습니다. 그러면 추진했던 팀장이 잘못한 걸까요, 회사를 끌어가는 CEO가 잘못했을까요? 저는 그게 굉장히 중요한 회사의 전사적인 어떤 문제였다고 한다면 당연히 최종 책임자가, 인사권자가 그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게 정상적인 조직이겠죠.
◎송영석: 우리야 축구협회 밖에 있는 사람들이니까 편하게 얘기를 할 수가 있는데, 축구협회 내부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얘기가 할 수가 없겠죠, 쉽게.
▼박문성: 하기가 어렵죠. 왜냐하면, 가장 정점에 있는 분을 향할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예를 들면 이런 감독을 선임할 때 정해성 전력강화위원회의 위원장.
◎송영석: 이분이 지난번에 사퇴했어요, 갑자기. 그걸 말씀하시는...
▼박문성: 사퇴의 모양새를 했지만 저는 두 가지라고 봅니다. 일단 갈등설을 얘기하는데, 위원장과 축구협회 회장이 갈등할 수가 없어요. 직책의 차이와 권력의 차이가 너무 큽니다. 물러나게 한 거죠. 그러면 두 번째는 왜 물러나게 했느냐는 건데, 5개월 동안 100명에 가까운 외국인 감독을 만났는데 안 됐잖아요. 그리고 지금 내정됐던 것처럼 홍명보 감독으로 최종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희생양이 필요하죠.
◎송영석: 책임지는 모양새가 필요했죠.
▼박문성: 책임지는 사람이 필요하죠. 그 책임지는 모양새를 만든 거고, 저는 오늘도 예를 들어서 이임생 기술이사가 나와서 굉장히 긴장되고 떨리는 목소리로, 그리고 손도 막 떠시면서 얘기도 하시던데. 이런 어떤 중요한 결정에, 저는 이랬다고 생각해요. 홍명보 감독을 선임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공동의 과정에 대해서 좀 진심 어리게 사과를 하는 게 먼저 아니겠습니까?
◎송영석: 사과 같은 건 없었나요, 오늘?
▼박문성: 없었죠. 사과에 대해서 기자가 질문했을 때 어떤 대답을 했냐면, 전력강화위원회에게 더 이상 책임을 묻기에는 좀 그렇습니다. 이렇게 표현하시더라고요. 저희는 전력강화위원회의 책임을 묻자는 게 아니었어요. 축구협회가 다 추진했던 거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무려 5개월, 이게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5개월 동안 감독 없이 갔다는 게. 그러면 이 결정을 앞서서 책임 있는 누군가는 사과를 하고, 하지만 앞으로는 해보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든지 이랬어야 되는데, 그런 게 없었다고 하는 게, 그래서 제가 초반에 말씀드렸던 무능력하기도 하지만, 5개월 동안 선임 못 했으니까. 무책임하기도 하다고 하는 게 왜 책임을 지지 않느냐는 거죠. 왜 자꾸 이임생 이사, 정해성 위원장만 앞세워서 이들에게만 십자가를 지게 하는 이런 모양새는 저는 옳지 않다고 봅니다.
◎송영석: 이건 좀 나아간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축구협회 회장을 선임하는 절차, 제도라고 해야 될까요? 그런 걸 좀 바꾸거나 그럴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박문성: 지금 물어보셨던 게, 어찌 보면 본질적으로 핵심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만약에 지금 축구협회 회장을 뽑는 과정이 열려 있고 많은 사람이 관여해서 회장을 뽑을 수 있다면 이렇게 못 하죠. 그런데 지금은 편하게 말씀드리면 우리가 과거에 했던 체육관 선거 같은 거예요. 한 100~300명 정도의 대의원들이 뽑는 선거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그 사람들에게만 잘 보이면 돼요. 지금의 예를 들어서 밖에 있는 축구 팬들, 아니면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아니면 관련돼 있는 모든 사람들, 투표권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잘 보여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 정도로 사실 잘못하고 이 정도로 여론이 안 좋고 이 정도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속상해하면 최소한 저는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사과를 하는 모양새라도 취했어야 되는데 그것도 하지 않는다는 거죠.
◎송영석: 그러게요. 어쨌든 홍명보 감독에게 협회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줘야 될 거 아닙니까?
▼박문성: 그거는 맞죠.
◎송영석: 어떻게 해야 될까요?
▼박문성: 과정에서야 잘못했다 하더라도 이제 출범을 했기 때문에, 이제는 모든 걸 다 해줘야 되겠죠, 원하는 대로. 그래서 지금 보면 오늘 이임생 기술이사가 이런 얘기를 했는데, 그동안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연봉을 준비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이제는 국내 감독도 그렇게 준비된 연봉이라든지 준하는 파격적인 어떤 대우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에 그렇게 제시를 했다는 뉘앙스로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이렇게, 물론 뭐 돈이 얼마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징이잖아요. 그래서 많은 것들을 지금 힘을 일단 실어주기로 하고는 있는데, 중요한 건 실어주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실제 실어주는 능력이 문제니까 그동안 능력이 없었던 축구협회가 얼마나 능력을 발휘해서 또 도와줄지는 좀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홍 감독이 지금 현재 울산 감독이잖아요. 울산 팬들의 반발은 사그라들었습니까?
▼박문성: 아니죠. 발표가 주말에 났고요. 오늘 월요일입니다. 너무 속상하고 너무 화가 나 있죠. 그러니까 지난 2월에 분명히 선임하기로 했는데 그때는 울산 팬 포함을 해서 많은 팬들이 문제 제기를 해서 받아들여서 안 됐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냥 선임을 했습니다. 제대로 된 울산 어떤 팬들에게 설명도 없이. 2월에 안 됐던 게 지금은 되는 거에 대해서 설명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뭐가 달라졌죠? 오히려 지금이 더 심각하죠. 왜냐하면, 시즌 도중이고 울산이 한참 1위 싸움을 하고 있는데, 도중에 빼가는 거에 대해서 어떤 말도 없다는 점에서 울산 팬들의 지금 항의라든지 박탈감은 저는 정당하다고 봅니다.
◎송영석: 마지막 울산 팬들을 좀 다독인다든가 설득을 한다든가 이런 과정도 없이 진행된 걸 보면 좀 끝까지 매끄럽지 못하다는 인상을 주네요.
▼박문성: 그러니까요. 뭐 우리가 사실 현실적으로 몇 가지 결단도 할 수 있고 선택도 할 수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결론 못지않게 중간에서의 어떤 과정, 과정에서의 서로의 납득, 그거에 대한 소통인데, 이런 것들을 이번뿐만 아니라 사실 일련의 한번 과정을 보시죠. 승부 조작을 했던 사람들을 기습적으로 사면했던 것, 파리올림픽에 준비 못 해서 감독 선임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선임해서 또 우리가 40년 만에 올림픽도 못 가게 됐던 것. 이런 모든 것들이 다 매끄럽지 못하고 과정을 존중하지 못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못 했던 거에 준하기 때문에 저는 비단 이번의 문제가 이번만 잘못한 것이 아니라 뭔가 하나의 기회로 능력 있지 못한, 무능력한 리더십에 기인해서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 그래서 그런 리더십에 대한 고민이 본질적으로 필요하다 생각을 합니다.
◎송영석: 홍명보 감독이 아직까지는 내정자 신분인가요? 앞으로 향후 어떤 상황들이 있을지 우리가 좀 짚어보면서 끝내도록 할 건데요.
▼박문성: 현재는 내정자이긴 한데 왜 내정자라고 했냐면요, 축구협회 정관상 이사회가 추인을 해야 확정이 됩니다. 그런데 그거는 말 그대로 절차고요.
◎송영석: 절차죠.
▼박문성: 지금 표현을 그래서 내정자라고 하는 건데, 이미 계약적인 조건도, 예를 들면 이런 얘기도 했습니다, 오늘 이임생 이사가. 코치진은 외국인으로 좀 해서 보충해줄 생각이다, 이런 얘기까지 했거든요? 그러니까 다 그건 어느 정도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아마 조만간에 울산과의 그런 정리도 좀 필요하고 이렇게 되면 조만간에 확정 발표가 되지 않을까.
◎송영석: 끝으로 당장 9월에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당장 홍명보 감독이 해야 할 일 짚어주시죠.
▼박문성: 세 가지가 있겠죠. 짧게만 말씀드리면, 우리가 3차 예선에서 맞붙을 팀들이 조 추첨이 됐죠? 상대 파악을 해야 되고요. 그거에 맞는 우리 대표팀 선수들을, 이제 감독이 바뀌면 선수가 바뀝니다. 어떤 선수를 뽑을지 다시 추려야 되고요. 마지막으로는 우리가 월드컵 예선 통과를 목표하고 있는 팀이 아니죠. 본선에서 얼마큼 좋은 경기력, 좋은 결과, 이런 걸 원하기 때문에, 요즘 축구 전 세계적인 트렌드는 어디로 가 있지? 이걸 빠르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송영석: 홍명보호가 이제 본격적으로 출항을 하게 될 텐데, 모두가 좀 응원하는 마음으로, 또 축구협회도 잘 우리가 좀 감시할 건 감시하고 쓴소리할 건 쓴소리하면서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박문성: 알겠습니다.
◎송영석: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문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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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사건건] 10년 만에 다시 홍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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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7-08 15:59:37
- 수정2024-07-08 17:26:49
■ 방송시간 : 7월 8일(월) 16:00~17:00 KBS1
■ 진행 : 송영석 기자
■ 출연 : 박문성 / 축구 해설위원
https://www.youtube.com/live/9rKjjnCm1qY
◎송영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남부 지방과 제주에는 폭염 특보가 내려져 있는데요. 피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셔야겠습니다. 오늘은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홍명보 울산 감독이 내정됐다는 소식으로 시작해보겠습니다. 박문성 해설위원이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 위원님?
▼박문성: 네, 안녕하세요?
◎송영석: 먼저 오늘 축구협회가 홍 감독을 선임한 과정과 배경을 설명했는데, 잠시 듣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녹취> 이임생 /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한국 축구가 유지해야 할 정신력, 조화, 원팀 정신을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감독이라 평가했습니다. 지난 2명의 외국인 감독을 교훈으로 삼아, 팀 내 자유로움 속에 기강은 필요하고, 원팀 확립을 위한 적임자라 판단했습니다.
◎송영석: 어쨌거나 지난 다섯 달 동안 고심했던 결과예요. 결과입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박문성: 개인적인 마음을 먼저 좀 말씀드리면 좀 속상해요. 그러니까 제가 20년 넘게 몸담고 있는 축구계가 딱 이 정도인가 싶습니다. 한 줄로 정리하자면 오늘 발표를 들으면서는 참 무능력하고 무책임하구나. 그동안 5개월 동안 100명 가까운 외국인 감독을 만났고.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결국은 돌고 돌아서 다시 홍명보 감독으로 갔는데 누구도 이 과정에 대해서 책임감 있게 얘기한다든지 잘못했다라고 돌아본다든지 이런 게 없다 보니까 좀 속상합니다.
◎송영석: 무책임한 결과라고 혹평을 해 주셨는데 홍명보 감독으로 사실상 내정했던 것이 언제쯤이에요? 좀 파악해 두신 게 있습니까? 발표하기 전에.
▼박문성: 정말 멀리 가자면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났던 지난 2월에 후임 감독을 선임하려고 할 때 당시 홍명보 감독의 이름이 1순위로 올라왔었죠.
◎송영석: 이미 그때 나왔었군요.
▼박문성: 그런데 그래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울산 팬들을 중심으로 해서 축구 팬들의 반발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언제까지 대표팀을 위해서 K리그가 희생해야 하느냐는 문제의식, 두 번째는 축구협회가 밝힌 우선순위가 외국인 감독인데 왜 국내 감독이냐.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이런 합리적인 지적에 밀려서 당시에 못 했던 거고요. 이제 최근으로만 놓고 보자면 일주일 전에 이미 어느 정도는 사실 홍명보 감독으로 가는 것이 안에서는 이야기가 되고 있었습니다.
◎송영석: 가닥이 잡혀 있었다?
▼박문성: 왜냐하면 기억하실 텐데요. 일주일 전에 홍명보 감독이 울산을 이끌고 있지 않습니까?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이 물어봤죠. 지금 이렇게 내정설이 돌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했더니 나 이런 상태면 갈 수가 없다. 지금 축구협회가 누군가가 개인의 이해를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면 다른 옵션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강하게 비판했어요. 즉, 협회가 바뀌지 않으면 모든 것도 될 수 없다. 협회가 바뀌어야지만 새로운 감독 선임도 가능하다고 이야기를 했죠. 그러면 이런 이야기를 왜 했을까 생각해보면 당연히 제안이 왔기 때문에 그거에 대한 답을 한 건데, 지금 오늘 이야기를 할 때는 지난 금요일에 처음으로 그런 이야기를 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있거든요? 이미 일주일 전에 어느 정도 내정되어 있었다고 봐야 되겠죠.
◎송영석: 그러면 그동안 100명 넘는 외국인 감독들을 후보군에 올려놓고 보다가 국내파로 갑자기 선회한 것이 아니라 이미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놓고 그럼 고민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겁니까?
▼박문성: 애초부터, 처음부터 다 100명을 그렇게 들러리 세웠다고 볼 수는 없겠죠. 그러니까 처음에는 홍명보 감독을 하고 싶었던 게 맞습니다. 그런데 밀려서 외국인 감독을 찾았던 것도 맞고요. 그런데 찾다 보니까 여러 가지 정보력에 대한 문제, 협상력에 대한 문제, 실질 갖고 있는 연봉을 지급할 수 있는 돈에 대한 문제, 이런 문제들이 겹치면서 현실론이 대두되기 시작했죠. 이거 외국인 감독을 데려올 수는 없겠구나라고 하는 게 있었고. 그래서 말미로 갔을 때는 이제 어느 정도 좁혀지지 않았습니까, 숫자가? 그때는 이미 어느 정도 우선순위를 국내 감독으로 어느 정도 방향을 틀었었고, 그 국내 감독으로 방향을 틀었을 때 홍명보 감독이 1순위였던 것도 맞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이유 여덟 가지 정도로 요약이 돼요.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현실론 부분 있지 않습니까? 해외파 감독을 데리고 오는데 드는 비용 문제라든가.
▼박문성: 체류 기간이라든지.
◎송영석: 여러 가지가 있을 거고 또 강조하는 것이 원팀이에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면 이제 홍 감독이 대표팀을 추스르고 이끄는 데 있어서 리더십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 부분을 강조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박문성: 그 부분에 대해, 여덟 가지 원칙에 대해서는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사람을 뽑아놓고 원칙을 거기다 붙인 거죠. 그러니까 원칙을 세워놓고 그 원칙에 맞는 사람을 찾은 것이 아니라 홍명보 감독을 선임해 놓고 우리가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이유를 만들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납득이 돼야 되는 말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 여덟 가지를 더는 붙였다고 보고요.
◎송영석: 그러면 이런 선임 배경도 급조했다고 보시는 거예요?
▼박문성: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러니까 왜냐하면 그전에 전력강화위원회가 논의를 할 때 이미 이거와 다른 새로운 어떤 감독 선임 기준이 있었어요. 그런데 오늘 발표할 때는 아예 다른 기준이 또 발표됩니다. 이거는 원칙을 스스로 다른 원칙으로 바꾼 거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그렇게 설명을 하는 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하튼 홍명보 감독이 몇 가지 원칙 중에 우리 대표팀을 잘 추스를 수 있는 것은 하나의 팀으로 만드는 건 맞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축구 감독을 평가할 때 지도자, 리더 그룹을 평가할 때 두 가지 스타일이 있다고 얘기를 하죠. 하나는 전술적으로 되게 디테일하게 잘 꾸려가는 감독이 있고요. 또 어떤 감독은 강한 카리스마로 하나의 팀을 잘 만들어내는 유형이 있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후자 쪽에 가깝죠. 선수 때도 카리스마도 강했고 지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그런 강한 카리스마로, 지금 우리가 지난 아시안컵 때 선수단 내부에 여러 가지 갈등이라든지 혼선이 좀 있었잖아요.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이런 걸 추스르기에는 좋은 감독인 거는 맞죠. 하지만 우리는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축구, 좋은 결과를 원하고 있잖아요.
◎송영석: 그렇고
▼박문성: 그게 그냥 선수들의 정신력이나 분위기를 다잡는 것만 갖고 가능하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축구의 전술적인 흐름을 잘 읽어야 되기 때문에 이건 분명히 과제로 남습니다.
◎송영석: 그 전술적인 흐름을 말씀하셔서 지금 바로 질문을 드리면 홍명보 감독이 이미 예전에도 한번 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맡은 바 있지 않습니까?
▼박문성: 브라질 월드컵 때.
◎송영석: 그때 성공적이지 않았어요.
▼박문성: 많이 어려웠어요. 사실 한국 축구에도 아픔인 시기였고요.
◎송영석: 2014년이었죠.
▼박문성: 홍명보 감독도 그 시기를 가리켜서 축구 인생을 통 틀어서 가장 어려웠던 그 순간으로 뽑습니다. 준비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고 결과적으로도 굉장히 크게 흔들렸던 거죠. 10년 만에 일단 대표팀으로 올라온 건데, 물론 그 이후에 K리그를 이끌면서 울산에서 연속 우승도 이끌고 잘해오긴 했는데, 이게 또 월드컵이라고 하는 무대는 좀 다르거든요? 새로운 어떤 도전이 시작됐다고 봐야 되겠죠.
◎송영석: 오늘 이임생 위원인가요?
▼박문성: 기술이사.
◎송영석: 기술이사, 이사죠? 이분이 오늘 브리핑한 내용 중에 2014년 월드컵에서 실패한 경험 역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이렇게 평가를 했었거든요? 한번 지켜봐야 되는 대목이죠, 이건.
▼박문성: 모든 경험이 다 훌륭한 자산이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까 초반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러니까 사람을 뽑아놓고 그거에 대한 이유를 만들었단 말이죠. 만약에 그런 여덟 가지 원칙이라든지 좋은 이야기들은 외국인 지도자들, 다른 감독이 왔어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이야기들이라는 거죠. 물론 이미 선임이 됐고 출항을 해야 되기 때문에 응원은 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저는 오늘 홍명보 감독을 얘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고 아니라요. 홍명보 감독을 이렇게 불편하게 출항을 시키는, 출범을 시키는 축구협회 준비와 결정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 겁니다.
◎송영석: 지난번에 황선홍 감독이 임시 감독직을 수락했을 때도 굉장히 문제점을 많이 지적하셨었잖아요.
▼박문성: 맞습니다. 그러니까 그때도 비슷한 거였죠. 그러니까 굉장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약간 밀어내듯이 우리 감독을 세운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지금 한번 보시죠. 아마 이 방송이라든지 아니면 지금 이 많은 흐름을 보고 계시는 국내 감독들의 심정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뭐 사실 우리나라 감독들 중에서도 노력하시고 좋은 감독이 있을 수 있겠죠. 그리고 또 당연히 해외 쪽에도 좋은 감독이 있을 수 있겠죠.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저는 국적을 떠나서 좋은 감독이면 써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지금 축구협회가 만들어놓은 판은 이렇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아, 원래 우리는 외국인 감독을 뽑고 싶었는데 찾다 찾다 찾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당신에게 자리를 맡기는 겁니다라고 약간 어쩔 수 없이 그 자리를 주는 식으로 만들어놨죠. 마치 대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라고 만들었기 때문에 마치 우리 국내 감독들이, 홍명보 감독이 좀 원래 적임자는 아닌데 어쩔 수 없이 쓴 이런 모양새를 만들어버리면 시작 때부터 힘을 못 받잖아요. 왜 이런 판을 만들었는지가 너무 속상합니다.
◎송영석: 지금 박문성 해설위원처럼 축구계 내부에서의 시선은 좋지 않을 겁니다. 어쨌든 여러 가지 좀 우려도 나오는 상황 속에서 홍명보 감독 본인도 고민을 많이 했을 거예요.
▼박문성: 맞습니다.
◎송영석: 결국 수락을 했거든요? 어떤 배경에서 했다고 보십니까?
▼박문성: 일단 아마 개인적인 요인은 그 10년 전에 실패했던 것을 내가 다시 한번 만회해보고 싶다는 게 제일 클 겁니다. 사실 홍명보라고 하는 우리 축구 선수 홍명보, 축구 감독 홍명보를 놓고 봤을 때 정말 화려했죠. 선수 시절 때는 저희가 말할 것도 없고, 월드컵 4강을 포함해서요.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지도자로서도 성공을 많이 했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같은. 하지만 그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를 항상 얘기했어요.
◎송영석: 뇌리에 많이 박혀 있습니다.
▼박문성: 이거 한 번은 내가 성공하고 싶다, 이런 얘기가 있었고, 그래서 아마 동인이 됐을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여러 가지 조건들도, 또 현실적으로 또 움직이려면 여러 가지 또 이렇게 필요하잖아요? 지금 사실 얘기 나오고 있는 연봉이라든지 아니면 코치진에 대한 보강이라든지 아니면 계약의 기간이라든지 여러 가지를 홍명보 감독이 원하는 쪽으로 협회가 조금 해줬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죠.
◎송영석: 그렇군요. 아까 전에 판을 이렇게 만든 사람이 있다고 하셨고, 여튼 협회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제기하셨습니다. 개인의 이해라는 표현도 쓰셨는데, 누구 때문이라고 보시는 거예요?
▼박문성: 어떤 회사에서 중요한 결정을 했고 중요한 결정을 막 추진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안 됐습니다. 그러면 추진했던 팀장이 잘못한 걸까요, 회사를 끌어가는 CEO가 잘못했을까요? 저는 그게 굉장히 중요한 회사의 전사적인 어떤 문제였다고 한다면 당연히 최종 책임자가, 인사권자가 그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게 정상적인 조직이겠죠.
◎송영석: 우리야 축구협회 밖에 있는 사람들이니까 편하게 얘기를 할 수가 있는데, 축구협회 내부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얘기가 할 수가 없겠죠, 쉽게.
▼박문성: 하기가 어렵죠. 왜냐하면, 가장 정점에 있는 분을 향할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예를 들면 이런 감독을 선임할 때 정해성 전력강화위원회의 위원장.
◎송영석: 이분이 지난번에 사퇴했어요, 갑자기. 그걸 말씀하시는...
▼박문성: 사퇴의 모양새를 했지만 저는 두 가지라고 봅니다. 일단 갈등설을 얘기하는데, 위원장과 축구협회 회장이 갈등할 수가 없어요. 직책의 차이와 권력의 차이가 너무 큽니다. 물러나게 한 거죠. 그러면 두 번째는 왜 물러나게 했느냐는 건데, 5개월 동안 100명에 가까운 외국인 감독을 만났는데 안 됐잖아요. 그리고 지금 내정됐던 것처럼 홍명보 감독으로 최종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희생양이 필요하죠.
◎송영석: 책임지는 모양새가 필요했죠.
▼박문성: 책임지는 사람이 필요하죠. 그 책임지는 모양새를 만든 거고, 저는 오늘도 예를 들어서 이임생 기술이사가 나와서 굉장히 긴장되고 떨리는 목소리로, 그리고 손도 막 떠시면서 얘기도 하시던데. 이런 어떤 중요한 결정에, 저는 이랬다고 생각해요. 홍명보 감독을 선임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공동의 과정에 대해서 좀 진심 어리게 사과를 하는 게 먼저 아니겠습니까?
◎송영석: 사과 같은 건 없었나요, 오늘?
▼박문성: 없었죠. 사과에 대해서 기자가 질문했을 때 어떤 대답을 했냐면, 전력강화위원회에게 더 이상 책임을 묻기에는 좀 그렇습니다. 이렇게 표현하시더라고요. 저희는 전력강화위원회의 책임을 묻자는 게 아니었어요. 축구협회가 다 추진했던 거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무려 5개월, 이게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5개월 동안 감독 없이 갔다는 게. 그러면 이 결정을 앞서서 책임 있는 누군가는 사과를 하고, 하지만 앞으로는 해보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든지 이랬어야 되는데, 그런 게 없었다고 하는 게, 그래서 제가 초반에 말씀드렸던 무능력하기도 하지만, 5개월 동안 선임 못 했으니까. 무책임하기도 하다고 하는 게 왜 책임을 지지 않느냐는 거죠. 왜 자꾸 이임생 이사, 정해성 위원장만 앞세워서 이들에게만 십자가를 지게 하는 이런 모양새는 저는 옳지 않다고 봅니다.
◎송영석: 이건 좀 나아간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축구협회 회장을 선임하는 절차, 제도라고 해야 될까요? 그런 걸 좀 바꾸거나 그럴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박문성: 지금 물어보셨던 게, 어찌 보면 본질적으로 핵심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만약에 지금 축구협회 회장을 뽑는 과정이 열려 있고 많은 사람이 관여해서 회장을 뽑을 수 있다면 이렇게 못 하죠. 그런데 지금은 편하게 말씀드리면 우리가 과거에 했던 체육관 선거 같은 거예요. 한 100~300명 정도의 대의원들이 뽑는 선거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그 사람들에게만 잘 보이면 돼요. 지금의 예를 들어서 밖에 있는 축구 팬들, 아니면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아니면 관련돼 있는 모든 사람들, 투표권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잘 보여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 정도로 사실 잘못하고 이 정도로 여론이 안 좋고 이 정도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속상해하면 최소한 저는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사과를 하는 모양새라도 취했어야 되는데 그것도 하지 않는다는 거죠.
◎송영석: 그러게요. 어쨌든 홍명보 감독에게 협회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줘야 될 거 아닙니까?
▼박문성: 그거는 맞죠.
◎송영석: 어떻게 해야 될까요?
▼박문성: 과정에서야 잘못했다 하더라도 이제 출범을 했기 때문에, 이제는 모든 걸 다 해줘야 되겠죠, 원하는 대로. 그래서 지금 보면 오늘 이임생 기술이사가 이런 얘기를 했는데, 그동안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연봉을 준비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이제는 국내 감독도 그렇게 준비된 연봉이라든지 준하는 파격적인 어떤 대우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에 그렇게 제시를 했다는 뉘앙스로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이렇게, 물론 뭐 돈이 얼마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징이잖아요. 그래서 많은 것들을 지금 힘을 일단 실어주기로 하고는 있는데, 중요한 건 실어주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실제 실어주는 능력이 문제니까 그동안 능력이 없었던 축구협회가 얼마나 능력을 발휘해서 또 도와줄지는 좀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홍 감독이 지금 현재 울산 감독이잖아요. 울산 팬들의 반발은 사그라들었습니까?
▼박문성: 아니죠. 발표가 주말에 났고요. 오늘 월요일입니다. 너무 속상하고 너무 화가 나 있죠. 그러니까 지난 2월에 분명히 선임하기로 했는데 그때는 울산 팬 포함을 해서 많은 팬들이 문제 제기를 해서 받아들여서 안 됐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냥 선임을 했습니다. 제대로 된 울산 어떤 팬들에게 설명도 없이. 2월에 안 됐던 게 지금은 되는 거에 대해서 설명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뭐가 달라졌죠? 오히려 지금이 더 심각하죠. 왜냐하면, 시즌 도중이고 울산이 한참 1위 싸움을 하고 있는데, 도중에 빼가는 거에 대해서 어떤 말도 없다는 점에서 울산 팬들의 지금 항의라든지 박탈감은 저는 정당하다고 봅니다.
◎송영석: 마지막 울산 팬들을 좀 다독인다든가 설득을 한다든가 이런 과정도 없이 진행된 걸 보면 좀 끝까지 매끄럽지 못하다는 인상을 주네요.
▼박문성: 그러니까요. 뭐 우리가 사실 현실적으로 몇 가지 결단도 할 수 있고 선택도 할 수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결론 못지않게 중간에서의 어떤 과정, 과정에서의 서로의 납득, 그거에 대한 소통인데, 이런 것들을 이번뿐만 아니라 사실 일련의 한번 과정을 보시죠. 승부 조작을 했던 사람들을 기습적으로 사면했던 것, 파리올림픽에 준비 못 해서 감독 선임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선임해서 또 우리가 40년 만에 올림픽도 못 가게 됐던 것. 이런 모든 것들이 다 매끄럽지 못하고 과정을 존중하지 못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못 했던 거에 준하기 때문에 저는 비단 이번의 문제가 이번만 잘못한 것이 아니라 뭔가 하나의 기회로 능력 있지 못한, 무능력한 리더십에 기인해서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 그래서 그런 리더십에 대한 고민이 본질적으로 필요하다 생각을 합니다.
◎송영석: 홍명보 감독이 아직까지는 내정자 신분인가요? 앞으로 향후 어떤 상황들이 있을지 우리가 좀 짚어보면서 끝내도록 할 건데요.
▼박문성: 현재는 내정자이긴 한데 왜 내정자라고 했냐면요, 축구협회 정관상 이사회가 추인을 해야 확정이 됩니다. 그런데 그거는 말 그대로 절차고요.
◎송영석: 절차죠.
▼박문성: 지금 표현을 그래서 내정자라고 하는 건데, 이미 계약적인 조건도, 예를 들면 이런 얘기도 했습니다, 오늘 이임생 이사가. 코치진은 외국인으로 좀 해서 보충해줄 생각이다, 이런 얘기까지 했거든요? 그러니까 다 그건 어느 정도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아마 조만간에 울산과의 그런 정리도 좀 필요하고 이렇게 되면 조만간에 확정 발표가 되지 않을까.
◎송영석: 끝으로 당장 9월에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당장 홍명보 감독이 해야 할 일 짚어주시죠.
▼박문성: 세 가지가 있겠죠. 짧게만 말씀드리면, 우리가 3차 예선에서 맞붙을 팀들이 조 추첨이 됐죠? 상대 파악을 해야 되고요. 그거에 맞는 우리 대표팀 선수들을, 이제 감독이 바뀌면 선수가 바뀝니다. 어떤 선수를 뽑을지 다시 추려야 되고요. 마지막으로는 우리가 월드컵 예선 통과를 목표하고 있는 팀이 아니죠. 본선에서 얼마큼 좋은 경기력, 좋은 결과, 이런 걸 원하기 때문에, 요즘 축구 전 세계적인 트렌드는 어디로 가 있지? 이걸 빠르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송영석: 홍명보호가 이제 본격적으로 출항을 하게 될 텐데, 모두가 좀 응원하는 마음으로, 또 축구협회도 잘 우리가 좀 감시할 건 감시하고 쓴소리할 건 쓴소리하면서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박문성: 알겠습니다.
◎송영석: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문성: 감사합니다.
■ 진행 : 송영석 기자
■ 출연 : 박문성 / 축구 해설위원
https://www.youtube.com/live/9rKjjnCm1qY
◎송영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남부 지방과 제주에는 폭염 특보가 내려져 있는데요. 피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셔야겠습니다. 오늘은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홍명보 울산 감독이 내정됐다는 소식으로 시작해보겠습니다. 박문성 해설위원이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 위원님?
▼박문성: 네, 안녕하세요?
◎송영석: 먼저 오늘 축구협회가 홍 감독을 선임한 과정과 배경을 설명했는데, 잠시 듣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녹취> 이임생 /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한국 축구가 유지해야 할 정신력, 조화, 원팀 정신을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감독이라 평가했습니다. 지난 2명의 외국인 감독을 교훈으로 삼아, 팀 내 자유로움 속에 기강은 필요하고, 원팀 확립을 위한 적임자라 판단했습니다.
◎송영석: 어쨌거나 지난 다섯 달 동안 고심했던 결과예요. 결과입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박문성: 개인적인 마음을 먼저 좀 말씀드리면 좀 속상해요. 그러니까 제가 20년 넘게 몸담고 있는 축구계가 딱 이 정도인가 싶습니다. 한 줄로 정리하자면 오늘 발표를 들으면서는 참 무능력하고 무책임하구나. 그동안 5개월 동안 100명 가까운 외국인 감독을 만났고.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결국은 돌고 돌아서 다시 홍명보 감독으로 갔는데 누구도 이 과정에 대해서 책임감 있게 얘기한다든지 잘못했다라고 돌아본다든지 이런 게 없다 보니까 좀 속상합니다.
◎송영석: 무책임한 결과라고 혹평을 해 주셨는데 홍명보 감독으로 사실상 내정했던 것이 언제쯤이에요? 좀 파악해 두신 게 있습니까? 발표하기 전에.
▼박문성: 정말 멀리 가자면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났던 지난 2월에 후임 감독을 선임하려고 할 때 당시 홍명보 감독의 이름이 1순위로 올라왔었죠.
◎송영석: 이미 그때 나왔었군요.
▼박문성: 그런데 그래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울산 팬들을 중심으로 해서 축구 팬들의 반발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언제까지 대표팀을 위해서 K리그가 희생해야 하느냐는 문제의식, 두 번째는 축구협회가 밝힌 우선순위가 외국인 감독인데 왜 국내 감독이냐.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이런 합리적인 지적에 밀려서 당시에 못 했던 거고요. 이제 최근으로만 놓고 보자면 일주일 전에 이미 어느 정도는 사실 홍명보 감독으로 가는 것이 안에서는 이야기가 되고 있었습니다.
◎송영석: 가닥이 잡혀 있었다?
▼박문성: 왜냐하면 기억하실 텐데요. 일주일 전에 홍명보 감독이 울산을 이끌고 있지 않습니까?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이 물어봤죠. 지금 이렇게 내정설이 돌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했더니 나 이런 상태면 갈 수가 없다. 지금 축구협회가 누군가가 개인의 이해를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면 다른 옵션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강하게 비판했어요. 즉, 협회가 바뀌지 않으면 모든 것도 될 수 없다. 협회가 바뀌어야지만 새로운 감독 선임도 가능하다고 이야기를 했죠. 그러면 이런 이야기를 왜 했을까 생각해보면 당연히 제안이 왔기 때문에 그거에 대한 답을 한 건데, 지금 오늘 이야기를 할 때는 지난 금요일에 처음으로 그런 이야기를 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있거든요? 이미 일주일 전에 어느 정도 내정되어 있었다고 봐야 되겠죠.
◎송영석: 그러면 그동안 100명 넘는 외국인 감독들을 후보군에 올려놓고 보다가 국내파로 갑자기 선회한 것이 아니라 이미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놓고 그럼 고민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겁니까?
▼박문성: 애초부터, 처음부터 다 100명을 그렇게 들러리 세웠다고 볼 수는 없겠죠. 그러니까 처음에는 홍명보 감독을 하고 싶었던 게 맞습니다. 그런데 밀려서 외국인 감독을 찾았던 것도 맞고요. 그런데 찾다 보니까 여러 가지 정보력에 대한 문제, 협상력에 대한 문제, 실질 갖고 있는 연봉을 지급할 수 있는 돈에 대한 문제, 이런 문제들이 겹치면서 현실론이 대두되기 시작했죠. 이거 외국인 감독을 데려올 수는 없겠구나라고 하는 게 있었고. 그래서 말미로 갔을 때는 이제 어느 정도 좁혀지지 않았습니까, 숫자가? 그때는 이미 어느 정도 우선순위를 국내 감독으로 어느 정도 방향을 틀었었고, 그 국내 감독으로 방향을 틀었을 때 홍명보 감독이 1순위였던 것도 맞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이유 여덟 가지 정도로 요약이 돼요.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현실론 부분 있지 않습니까? 해외파 감독을 데리고 오는데 드는 비용 문제라든가.
▼박문성: 체류 기간이라든지.
◎송영석: 여러 가지가 있을 거고 또 강조하는 것이 원팀이에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면 이제 홍 감독이 대표팀을 추스르고 이끄는 데 있어서 리더십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 부분을 강조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박문성: 그 부분에 대해, 여덟 가지 원칙에 대해서는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사람을 뽑아놓고 원칙을 거기다 붙인 거죠. 그러니까 원칙을 세워놓고 그 원칙에 맞는 사람을 찾은 것이 아니라 홍명보 감독을 선임해 놓고 우리가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이유를 만들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납득이 돼야 되는 말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 여덟 가지를 더는 붙였다고 보고요.
◎송영석: 그러면 이런 선임 배경도 급조했다고 보시는 거예요?
▼박문성: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러니까 왜냐하면 그전에 전력강화위원회가 논의를 할 때 이미 이거와 다른 새로운 어떤 감독 선임 기준이 있었어요. 그런데 오늘 발표할 때는 아예 다른 기준이 또 발표됩니다. 이거는 원칙을 스스로 다른 원칙으로 바꾼 거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그렇게 설명을 하는 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하튼 홍명보 감독이 몇 가지 원칙 중에 우리 대표팀을 잘 추스를 수 있는 것은 하나의 팀으로 만드는 건 맞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축구 감독을 평가할 때 지도자, 리더 그룹을 평가할 때 두 가지 스타일이 있다고 얘기를 하죠. 하나는 전술적으로 되게 디테일하게 잘 꾸려가는 감독이 있고요. 또 어떤 감독은 강한 카리스마로 하나의 팀을 잘 만들어내는 유형이 있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후자 쪽에 가깝죠. 선수 때도 카리스마도 강했고 지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그런 강한 카리스마로, 지금 우리가 지난 아시안컵 때 선수단 내부에 여러 가지 갈등이라든지 혼선이 좀 있었잖아요.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이런 걸 추스르기에는 좋은 감독인 거는 맞죠. 하지만 우리는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축구, 좋은 결과를 원하고 있잖아요.
◎송영석: 그렇고
▼박문성: 그게 그냥 선수들의 정신력이나 분위기를 다잡는 것만 갖고 가능하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축구의 전술적인 흐름을 잘 읽어야 되기 때문에 이건 분명히 과제로 남습니다.
◎송영석: 그 전술적인 흐름을 말씀하셔서 지금 바로 질문을 드리면 홍명보 감독이 이미 예전에도 한번 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맡은 바 있지 않습니까?
▼박문성: 브라질 월드컵 때.
◎송영석: 그때 성공적이지 않았어요.
▼박문성: 많이 어려웠어요. 사실 한국 축구에도 아픔인 시기였고요.
◎송영석: 2014년이었죠.
▼박문성: 홍명보 감독도 그 시기를 가리켜서 축구 인생을 통 틀어서 가장 어려웠던 그 순간으로 뽑습니다. 준비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고 결과적으로도 굉장히 크게 흔들렸던 거죠. 10년 만에 일단 대표팀으로 올라온 건데, 물론 그 이후에 K리그를 이끌면서 울산에서 연속 우승도 이끌고 잘해오긴 했는데, 이게 또 월드컵이라고 하는 무대는 좀 다르거든요? 새로운 어떤 도전이 시작됐다고 봐야 되겠죠.
◎송영석: 오늘 이임생 위원인가요?
▼박문성: 기술이사.
◎송영석: 기술이사, 이사죠? 이분이 오늘 브리핑한 내용 중에 2014년 월드컵에서 실패한 경험 역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이렇게 평가를 했었거든요? 한번 지켜봐야 되는 대목이죠, 이건.
▼박문성: 모든 경험이 다 훌륭한 자산이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까 초반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러니까 사람을 뽑아놓고 그거에 대한 이유를 만들었단 말이죠. 만약에 그런 여덟 가지 원칙이라든지 좋은 이야기들은 외국인 지도자들, 다른 감독이 왔어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이야기들이라는 거죠. 물론 이미 선임이 됐고 출항을 해야 되기 때문에 응원은 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저는 오늘 홍명보 감독을 얘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고 아니라요. 홍명보 감독을 이렇게 불편하게 출항을 시키는, 출범을 시키는 축구협회 준비와 결정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 겁니다.
◎송영석: 지난번에 황선홍 감독이 임시 감독직을 수락했을 때도 굉장히 문제점을 많이 지적하셨었잖아요.
▼박문성: 맞습니다. 그러니까 그때도 비슷한 거였죠. 그러니까 굉장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약간 밀어내듯이 우리 감독을 세운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지금 한번 보시죠. 아마 이 방송이라든지 아니면 지금 이 많은 흐름을 보고 계시는 국내 감독들의 심정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뭐 사실 우리나라 감독들 중에서도 노력하시고 좋은 감독이 있을 수 있겠죠. 그리고 또 당연히 해외 쪽에도 좋은 감독이 있을 수 있겠죠.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저는 국적을 떠나서 좋은 감독이면 써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지금 축구협회가 만들어놓은 판은 이렇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아, 원래 우리는 외국인 감독을 뽑고 싶었는데 찾다 찾다 찾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당신에게 자리를 맡기는 겁니다라고 약간 어쩔 수 없이 그 자리를 주는 식으로 만들어놨죠. 마치 대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라고 만들었기 때문에 마치 우리 국내 감독들이, 홍명보 감독이 좀 원래 적임자는 아닌데 어쩔 수 없이 쓴 이런 모양새를 만들어버리면 시작 때부터 힘을 못 받잖아요. 왜 이런 판을 만들었는지가 너무 속상합니다.
◎송영석: 지금 박문성 해설위원처럼 축구계 내부에서의 시선은 좋지 않을 겁니다. 어쨌든 여러 가지 좀 우려도 나오는 상황 속에서 홍명보 감독 본인도 고민을 많이 했을 거예요.
▼박문성: 맞습니다.
◎송영석: 결국 수락을 했거든요? 어떤 배경에서 했다고 보십니까?
▼박문성: 일단 아마 개인적인 요인은 그 10년 전에 실패했던 것을 내가 다시 한번 만회해보고 싶다는 게 제일 클 겁니다. 사실 홍명보라고 하는 우리 축구 선수 홍명보, 축구 감독 홍명보를 놓고 봤을 때 정말 화려했죠. 선수 시절 때는 저희가 말할 것도 없고, 월드컵 4강을 포함해서요.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지도자로서도 성공을 많이 했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같은. 하지만 그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를 항상 얘기했어요.
◎송영석: 뇌리에 많이 박혀 있습니다.
▼박문성: 이거 한 번은 내가 성공하고 싶다, 이런 얘기가 있었고, 그래서 아마 동인이 됐을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여러 가지 조건들도, 또 현실적으로 또 움직이려면 여러 가지 또 이렇게 필요하잖아요? 지금 사실 얘기 나오고 있는 연봉이라든지 아니면 코치진에 대한 보강이라든지 아니면 계약의 기간이라든지 여러 가지를 홍명보 감독이 원하는 쪽으로 협회가 조금 해줬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죠.
◎송영석: 그렇군요. 아까 전에 판을 이렇게 만든 사람이 있다고 하셨고, 여튼 협회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제기하셨습니다. 개인의 이해라는 표현도 쓰셨는데, 누구 때문이라고 보시는 거예요?
▼박문성: 어떤 회사에서 중요한 결정을 했고 중요한 결정을 막 추진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안 됐습니다. 그러면 추진했던 팀장이 잘못한 걸까요, 회사를 끌어가는 CEO가 잘못했을까요? 저는 그게 굉장히 중요한 회사의 전사적인 어떤 문제였다고 한다면 당연히 최종 책임자가, 인사권자가 그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게 정상적인 조직이겠죠.
◎송영석: 우리야 축구협회 밖에 있는 사람들이니까 편하게 얘기를 할 수가 있는데, 축구협회 내부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얘기가 할 수가 없겠죠, 쉽게.
▼박문성: 하기가 어렵죠. 왜냐하면, 가장 정점에 있는 분을 향할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예를 들면 이런 감독을 선임할 때 정해성 전력강화위원회의 위원장.
◎송영석: 이분이 지난번에 사퇴했어요, 갑자기. 그걸 말씀하시는...
▼박문성: 사퇴의 모양새를 했지만 저는 두 가지라고 봅니다. 일단 갈등설을 얘기하는데, 위원장과 축구협회 회장이 갈등할 수가 없어요. 직책의 차이와 권력의 차이가 너무 큽니다. 물러나게 한 거죠. 그러면 두 번째는 왜 물러나게 했느냐는 건데, 5개월 동안 100명에 가까운 외국인 감독을 만났는데 안 됐잖아요. 그리고 지금 내정됐던 것처럼 홍명보 감독으로 최종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희생양이 필요하죠.
◎송영석: 책임지는 모양새가 필요했죠.
▼박문성: 책임지는 사람이 필요하죠. 그 책임지는 모양새를 만든 거고, 저는 오늘도 예를 들어서 이임생 기술이사가 나와서 굉장히 긴장되고 떨리는 목소리로, 그리고 손도 막 떠시면서 얘기도 하시던데. 이런 어떤 중요한 결정에, 저는 이랬다고 생각해요. 홍명보 감독을 선임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공동의 과정에 대해서 좀 진심 어리게 사과를 하는 게 먼저 아니겠습니까?
◎송영석: 사과 같은 건 없었나요, 오늘?
▼박문성: 없었죠. 사과에 대해서 기자가 질문했을 때 어떤 대답을 했냐면, 전력강화위원회에게 더 이상 책임을 묻기에는 좀 그렇습니다. 이렇게 표현하시더라고요. 저희는 전력강화위원회의 책임을 묻자는 게 아니었어요. 축구협회가 다 추진했던 거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무려 5개월, 이게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5개월 동안 감독 없이 갔다는 게. 그러면 이 결정을 앞서서 책임 있는 누군가는 사과를 하고, 하지만 앞으로는 해보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든지 이랬어야 되는데, 그런 게 없었다고 하는 게, 그래서 제가 초반에 말씀드렸던 무능력하기도 하지만, 5개월 동안 선임 못 했으니까. 무책임하기도 하다고 하는 게 왜 책임을 지지 않느냐는 거죠. 왜 자꾸 이임생 이사, 정해성 위원장만 앞세워서 이들에게만 십자가를 지게 하는 이런 모양새는 저는 옳지 않다고 봅니다.
◎송영석: 이건 좀 나아간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축구협회 회장을 선임하는 절차, 제도라고 해야 될까요? 그런 걸 좀 바꾸거나 그럴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박문성: 지금 물어보셨던 게, 어찌 보면 본질적으로 핵심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만약에 지금 축구협회 회장을 뽑는 과정이 열려 있고 많은 사람이 관여해서 회장을 뽑을 수 있다면 이렇게 못 하죠. 그런데 지금은 편하게 말씀드리면 우리가 과거에 했던 체육관 선거 같은 거예요. 한 100~300명 정도의 대의원들이 뽑는 선거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그 사람들에게만 잘 보이면 돼요. 지금의 예를 들어서 밖에 있는 축구 팬들, 아니면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아니면 관련돼 있는 모든 사람들, 투표권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잘 보여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 정도로 사실 잘못하고 이 정도로 여론이 안 좋고 이 정도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속상해하면 최소한 저는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사과를 하는 모양새라도 취했어야 되는데 그것도 하지 않는다는 거죠.
◎송영석: 그러게요. 어쨌든 홍명보 감독에게 협회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줘야 될 거 아닙니까?
▼박문성: 그거는 맞죠.
◎송영석: 어떻게 해야 될까요?
▼박문성: 과정에서야 잘못했다 하더라도 이제 출범을 했기 때문에, 이제는 모든 걸 다 해줘야 되겠죠, 원하는 대로. 그래서 지금 보면 오늘 이임생 기술이사가 이런 얘기를 했는데, 그동안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연봉을 준비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이제는 국내 감독도 그렇게 준비된 연봉이라든지 준하는 파격적인 어떤 대우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에 그렇게 제시를 했다는 뉘앙스로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이렇게, 물론 뭐 돈이 얼마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징이잖아요. 그래서 많은 것들을 지금 힘을 일단 실어주기로 하고는 있는데, 중요한 건 실어주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실제 실어주는 능력이 문제니까 그동안 능력이 없었던 축구협회가 얼마나 능력을 발휘해서 또 도와줄지는 좀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홍 감독이 지금 현재 울산 감독이잖아요. 울산 팬들의 반발은 사그라들었습니까?
▼박문성: 아니죠. 발표가 주말에 났고요. 오늘 월요일입니다. 너무 속상하고 너무 화가 나 있죠. 그러니까 지난 2월에 분명히 선임하기로 했는데 그때는 울산 팬 포함을 해서 많은 팬들이 문제 제기를 해서 받아들여서 안 됐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냥 선임을 했습니다. 제대로 된 울산 어떤 팬들에게 설명도 없이. 2월에 안 됐던 게 지금은 되는 거에 대해서 설명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뭐가 달라졌죠? 오히려 지금이 더 심각하죠. 왜냐하면, 시즌 도중이고 울산이 한참 1위 싸움을 하고 있는데, 도중에 빼가는 거에 대해서 어떤 말도 없다는 점에서 울산 팬들의 지금 항의라든지 박탈감은 저는 정당하다고 봅니다.
◎송영석: 마지막 울산 팬들을 좀 다독인다든가 설득을 한다든가 이런 과정도 없이 진행된 걸 보면 좀 끝까지 매끄럽지 못하다는 인상을 주네요.
▼박문성: 그러니까요. 뭐 우리가 사실 현실적으로 몇 가지 결단도 할 수 있고 선택도 할 수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결론 못지않게 중간에서의 어떤 과정, 과정에서의 서로의 납득, 그거에 대한 소통인데, 이런 것들을 이번뿐만 아니라 사실 일련의 한번 과정을 보시죠. 승부 조작을 했던 사람들을 기습적으로 사면했던 것, 파리올림픽에 준비 못 해서 감독 선임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선임해서 또 우리가 40년 만에 올림픽도 못 가게 됐던 것. 이런 모든 것들이 다 매끄럽지 못하고 과정을 존중하지 못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못 했던 거에 준하기 때문에 저는 비단 이번의 문제가 이번만 잘못한 것이 아니라 뭔가 하나의 기회로 능력 있지 못한, 무능력한 리더십에 기인해서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 그래서 그런 리더십에 대한 고민이 본질적으로 필요하다 생각을 합니다.
◎송영석: 홍명보 감독이 아직까지는 내정자 신분인가요? 앞으로 향후 어떤 상황들이 있을지 우리가 좀 짚어보면서 끝내도록 할 건데요.
▼박문성: 현재는 내정자이긴 한데 왜 내정자라고 했냐면요, 축구협회 정관상 이사회가 추인을 해야 확정이 됩니다. 그런데 그거는 말 그대로 절차고요.
◎송영석: 절차죠.
▼박문성: 지금 표현을 그래서 내정자라고 하는 건데, 이미 계약적인 조건도, 예를 들면 이런 얘기도 했습니다, 오늘 이임생 이사가. 코치진은 외국인으로 좀 해서 보충해줄 생각이다, 이런 얘기까지 했거든요? 그러니까 다 그건 어느 정도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아마 조만간에 울산과의 그런 정리도 좀 필요하고 이렇게 되면 조만간에 확정 발표가 되지 않을까.
◎송영석: 끝으로 당장 9월에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당장 홍명보 감독이 해야 할 일 짚어주시죠.
▼박문성: 세 가지가 있겠죠. 짧게만 말씀드리면, 우리가 3차 예선에서 맞붙을 팀들이 조 추첨이 됐죠? 상대 파악을 해야 되고요. 그거에 맞는 우리 대표팀 선수들을, 이제 감독이 바뀌면 선수가 바뀝니다. 어떤 선수를 뽑을지 다시 추려야 되고요. 마지막으로는 우리가 월드컵 예선 통과를 목표하고 있는 팀이 아니죠. 본선에서 얼마큼 좋은 경기력, 좋은 결과, 이런 걸 원하기 때문에, 요즘 축구 전 세계적인 트렌드는 어디로 가 있지? 이걸 빠르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송영석: 홍명보호가 이제 본격적으로 출항을 하게 될 텐데, 모두가 좀 응원하는 마음으로, 또 축구협회도 잘 우리가 좀 감시할 건 감시하고 쓴소리할 건 쓴소리하면서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박문성: 알겠습니다.
◎송영석: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문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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