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잠기고 무너지고”…뜬 눈으로 밤샌 주민들

[앵커]

사흘째 내린 집중호우로 경북 북부지역에서는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큰 생채기를 냈습니다.

주민들은 계속되는 비소식에 뜬 눈으로 밤을 세우며 불안한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박준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폭우가 휩쓸고 간 농촌 마을, 급류에 도로 한쪽이 무너져내렸습니다.

하천이 범람하면서 수확을 앞둔 고추밭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예전 모습을 찾기 힘들 정도로 엉망이 된 마을 모습에 농민은 참담하기만 합니다.

[김주흠/영양군 금학리 : "여섯 달을 이걸 사람이 손으로 키웠는데 하루아침에 이렇게 되어버리니까. 방법이 없다 방법이…. 막막하지. 잠도 안 오고."]

주택도 난장판이 됐습니다.

산에서 밀려든 토사가 어른 무릎 높이까지 들어찼고, 가재도구는 흙탕물을 뒤집어썼습니다.

전기와 물도 모두 끊겼습니다.

[이국형/영양군 금학리 : "전쟁터도 아니고 없던 게 막 생기고, 없던 야산같은 게…. 여기 돌 있죠. 이게 막 산더미 같았거든."]

폭우로 하천이 범람해 어제 오전 초등학교로 긴급 대피했던 안동 임동면 40가구 주민들은 집 걱정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샜습니다.

당장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내일까지 다시 150밀리미터가 넘는 비소식이 들려오자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춘옥/안동시 대곡리 : "집이 이제 시멘트 집이 아니고 나무 집이고 흙집이어서…. 물이 먹은 상태라서 있어도 겁이 나지."]

그젯밤부터 사흘째 내린 많은 비로, 경북에서는 지금까지 농작물 914헥타르가 물에 잠기고, 주택 35채가 침수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KBS 뉴스 박준우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