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회 VS 장유빈 골프 전쟁 2막 오른다

입력 2024.07.1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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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허인회-장유빈, 군산 C.C오픈 리턴 매치
강심장 허인회, "이번에도 미니 드라이버 쇼 고민 중"
상처가 깊었던 장유빈, "라커에서 많이 울었어요."
역대 최초 반바지 허용 대회로 주목

허인회가 비즈플레이-원더 클럽 오픈에서 우승하고 우승컵에 입맞춤하고 있다.허인회가 비즈플레이-원더 클럽 오픈에서 우승하고 우승컵에 입맞춤하고 있다.

■ 페어웨이에서 드라이버를? 허인회 쇼 2탄은?

허인회는 화끈했다. 지난달 30일 비즈플레이-원더클럽 오픈대회 연장 1차전에서 파5 홀 두번째 샷을 미니 드라이버로 260m가까이 날려버렸다. 어차피 남은 거리가 290미터가 넘어 투온이 안 되는 상황인데도 미니 드라이버를 들었다. 역시 강심장이었다. 메인 스폰서인 '금강주택'을 한번이라도 더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 위해 쇼를 한 거 였다고 말했다. 허인회란 남자, 프로페셔널한 골퍼다. 연장 1차전에서 나란히 버디를 낚아, 연장 2차전에서 한참 아래 후배인 장유빈을 꺾고 KPGA통산 6승째를 거머쥔 허인회는 이번주 군산 C.C오픈을 앞두고 여유가 넘쳤다.

공식 연습이 끝나고 KBS와 전화 인터뷰에 응한 허인회는 2주전 큰 아픔을 겪은 장유빈에게 해줄 말이 없냐는 질문에 "아니, 지금 제네시스 포인트 1위인 선수한테 제가 위로를 해주고, 응원을 하는 게 조금 웃긴 상황 아닌가요?" 라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에 제가 예선에서 떨어지면 누가 저를 위로해 주겠어요?"라며 되물었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한 법이다. 자기 코가 석자란 얘기다. 지금은 자신이 장유빈 프로를 뒤쫒고 있어서 앞 뒤 돌아볼 겨를이 없다는 뜻으로 들렸다. 화끈하고 할 말은 하는 쿨가이 허인회 프로다운 답변이었다.

장유빈 이 군산 C.C오픈을 앞두고 바꾼 타이틀리스트 스카티 카메론의 T-55 모델 서클티 퍼터.장유빈 이 군산 C.C오픈을 앞두고 바꾼 타이틀리스트 스카티 카메론의 T-55 모델 서클티 퍼터.

■라커품에서 펑펑 울었다는 장유빈, "새로 바꾼 퍼터가 마음에 들어요"

2주전 비즈플레이 마지막 18번 홀에서 1미터 남짓한 파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허인회 프로와 연장전에 돌입해 쓴 맛을 본 장유빈 프로는 상처가 커보였다. 분위기를 바꾸려고 퍼터부터 바꿨다. 지금과 쓰는 것과 같은 모양의 말렛형 퍼터로 타이틀리스트사의 '스카티 카메론 써클티'로 불리는 퍼터다. 새 퍼터가 예뻐서 마음에 든다는 장유빈은 소소한 변화로 아픔을 털어내고 싶어하는 MZ세대 다운 멘털의 소유자였다.

2주전 대 역전패를 당한 뒤 장유빈은 라커룸에 들어가서 펑펑 울었다. 장 프로는 그때의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라커에 들어가서 많이 울었어요. 아쉽기도 하고, 분하기도 하고 그랬죠." 그 이후로는 말을 잇지 못했다. 아픈 기억을 되새기가 힘들어 보였다. 장유빈의 말투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한때 허인회에 7타나 앞서가다 마지막 홀에서 짧은 퍼팅을 놓치는 바람에 연장전을 허용했으니 얼마나 억울했을까? 아픔 만큼 장유빈은 성장했다. 지난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전가람과 연장전 끝에 군산 C.C오픈을 우승한 장유빈은 2연속 우승을 향해 똑부러지는 출사표를 던졌다.

"군산 C.C오픈은 작년에 우승해 봤던 코스고, 잘 맞는 코스여서 안 좋은 기억은 잊고, 좋은 감정만 살려서 최선을 다해 우승을 거머쥘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벙커의 키를 높이고 그린 사이즈를 줄이는 리모델링을 마친 군산 C.C 토너먼트 코스 17번홀 모습벙커의 키를 높이고 그린 사이즈를 줄이는 리모델링을 마친 군산 C.C 토너먼트 코스 17번홀 모습

■역대급 리모델링 마친 군산 C.C 오픈 승부처는 여기!

이번 대회가 열리는 군산 C.C에서 10년 넘게 훈련하며 겪어봤다는 허인회 프로는 마지막 16번, 17번, 18홀 3개 홀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허인회 프로는 특히 파3 17번 홀을 승부 홀로 꼽으며 리모델링 이후 전장이 길어져 훨씬 더 어려워 졌다고 평가했다. 허인회는 "이전에는 여기서 8번이나 9번 아이언을 잡았는데, 지금은 전장이 200야드 정도로 길어져서 6번이나 5번 아이언을 잡아야 돼요"라며 부담감을 나타냈다. 호수 위에 떠 있는 듯한 아일랜드 홀로 군산 C.C의 시그니처 홀로 불리는 이 홀이 승부처가 될 거란 전망이다.

리모델링 이후 난이도가 높아진 벙커 또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군산 C.C는 최근 리모델링을 마치면서 모든 홀의 벙커를 계단형 벙커로 바꿔 변별력을 높였다. 허인회는 "전체적으로 계단식으로 높게 세팅된 벙커에 누가 안 들어가느냐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체적인 코스 관리 수준이 높아지고 벙커 모양이 리모델링 되면서 시청자들이나 갤러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초 반바지 허용, '선수들이 시원하다면야...'

장마가 한창 기승을 부리고 있는 7월 중순의 전라북도 군산은 습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바닷가에 위치한 링크스 코스여서 더욱 그렇다. 이에 따라 한국프로골프협회는 KPGA투어 역대 최초로 본 경기에서 선수들의 반바지 착용을 허락했다. 큰 변화다. 이미 유럽의 DP투어는 기상 상황에 따라 대회마다 조건부로 선수들의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다. LIV골프와 아시아투어는 본 대회에서도 반바지를 입을 수 있다.

더위에 약한 디펜딩 챔피언 장유빈은 반바지 착용에 반색했다. 장유빈은 "오늘 그 소식을 들어서 미리 반바지를 챙겨오지 못했는데, 부모님께 부탁해서 2라운드부터는 입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바지가 플레이에 훨씬 좋다는 반응이다. 장 프로는 이어 "더운 시즌에 허용해 주면 플레이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군산 C.C오픈부터 기존에 보지 못했던 남자 프로들의 반바지 착용 모습이 TV를 통해 송출될 예정이다. 체면을 벗어버리고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면 어떠한 변화도 두려워하지 않는 한국남자프로골프투어의 과감한 결정이 반갑다.

2주전 대역전극으로 우승을 차지한 허인회의 강심장이 다시 한번 불을 뿜을지, 절치부심 아픔을 속으로 달래며 반격을 준비한 장타자 장유빈의 복수혈전이 성공할지, 골프 선수와 팬이 함께 만들어가는 채리티 오픈 형식으로 탈바꿈한 군산 C.C오픈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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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인회 VS 장유빈 골프 전쟁 2막 오른다
    • 입력 2024-07-10 17:28:04
    스포츠K
허인회-장유빈, 군산 C.C오픈 리턴 매치<br />강심장 허인회, "이번에도 미니 드라이버 쇼 고민 중"<br />상처가 깊었던 장유빈, "라커에서 많이 울었어요."<br />역대 최초 반바지 허용 대회로 주목
허인회가 비즈플레이-원더 클럽 오픈에서 우승하고 우승컵에 입맞춤하고 있다.
■ 페어웨이에서 드라이버를? 허인회 쇼 2탄은?

허인회는 화끈했다. 지난달 30일 비즈플레이-원더클럽 오픈대회 연장 1차전에서 파5 홀 두번째 샷을 미니 드라이버로 260m가까이 날려버렸다. 어차피 남은 거리가 290미터가 넘어 투온이 안 되는 상황인데도 미니 드라이버를 들었다. 역시 강심장이었다. 메인 스폰서인 '금강주택'을 한번이라도 더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 위해 쇼를 한 거 였다고 말했다. 허인회란 남자, 프로페셔널한 골퍼다. 연장 1차전에서 나란히 버디를 낚아, 연장 2차전에서 한참 아래 후배인 장유빈을 꺾고 KPGA통산 6승째를 거머쥔 허인회는 이번주 군산 C.C오픈을 앞두고 여유가 넘쳤다.

공식 연습이 끝나고 KBS와 전화 인터뷰에 응한 허인회는 2주전 큰 아픔을 겪은 장유빈에게 해줄 말이 없냐는 질문에 "아니, 지금 제네시스 포인트 1위인 선수한테 제가 위로를 해주고, 응원을 하는 게 조금 웃긴 상황 아닌가요?" 라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에 제가 예선에서 떨어지면 누가 저를 위로해 주겠어요?"라며 되물었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한 법이다. 자기 코가 석자란 얘기다. 지금은 자신이 장유빈 프로를 뒤쫒고 있어서 앞 뒤 돌아볼 겨를이 없다는 뜻으로 들렸다. 화끈하고 할 말은 하는 쿨가이 허인회 프로다운 답변이었다.

장유빈 이 군산 C.C오픈을 앞두고 바꾼 타이틀리스트 스카티 카메론의 T-55 모델 서클티 퍼터.
■라커품에서 펑펑 울었다는 장유빈, "새로 바꾼 퍼터가 마음에 들어요"

2주전 비즈플레이 마지막 18번 홀에서 1미터 남짓한 파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허인회 프로와 연장전에 돌입해 쓴 맛을 본 장유빈 프로는 상처가 커보였다. 분위기를 바꾸려고 퍼터부터 바꿨다. 지금과 쓰는 것과 같은 모양의 말렛형 퍼터로 타이틀리스트사의 '스카티 카메론 써클티'로 불리는 퍼터다. 새 퍼터가 예뻐서 마음에 든다는 장유빈은 소소한 변화로 아픔을 털어내고 싶어하는 MZ세대 다운 멘털의 소유자였다.

2주전 대 역전패를 당한 뒤 장유빈은 라커룸에 들어가서 펑펑 울었다. 장 프로는 그때의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라커에 들어가서 많이 울었어요. 아쉽기도 하고, 분하기도 하고 그랬죠." 그 이후로는 말을 잇지 못했다. 아픈 기억을 되새기가 힘들어 보였다. 장유빈의 말투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한때 허인회에 7타나 앞서가다 마지막 홀에서 짧은 퍼팅을 놓치는 바람에 연장전을 허용했으니 얼마나 억울했을까? 아픔 만큼 장유빈은 성장했다. 지난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전가람과 연장전 끝에 군산 C.C오픈을 우승한 장유빈은 2연속 우승을 향해 똑부러지는 출사표를 던졌다.

"군산 C.C오픈은 작년에 우승해 봤던 코스고, 잘 맞는 코스여서 안 좋은 기억은 잊고, 좋은 감정만 살려서 최선을 다해 우승을 거머쥘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벙커의 키를 높이고 그린 사이즈를 줄이는 리모델링을 마친 군산 C.C 토너먼트 코스 17번홀 모습
■역대급 리모델링 마친 군산 C.C 오픈 승부처는 여기!

이번 대회가 열리는 군산 C.C에서 10년 넘게 훈련하며 겪어봤다는 허인회 프로는 마지막 16번, 17번, 18홀 3개 홀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허인회 프로는 특히 파3 17번 홀을 승부 홀로 꼽으며 리모델링 이후 전장이 길어져 훨씬 더 어려워 졌다고 평가했다. 허인회는 "이전에는 여기서 8번이나 9번 아이언을 잡았는데, 지금은 전장이 200야드 정도로 길어져서 6번이나 5번 아이언을 잡아야 돼요"라며 부담감을 나타냈다. 호수 위에 떠 있는 듯한 아일랜드 홀로 군산 C.C의 시그니처 홀로 불리는 이 홀이 승부처가 될 거란 전망이다.

리모델링 이후 난이도가 높아진 벙커 또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군산 C.C는 최근 리모델링을 마치면서 모든 홀의 벙커를 계단형 벙커로 바꿔 변별력을 높였다. 허인회는 "전체적으로 계단식으로 높게 세팅된 벙커에 누가 안 들어가느냐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체적인 코스 관리 수준이 높아지고 벙커 모양이 리모델링 되면서 시청자들이나 갤러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초 반바지 허용, '선수들이 시원하다면야...'

장마가 한창 기승을 부리고 있는 7월 중순의 전라북도 군산은 습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바닷가에 위치한 링크스 코스여서 더욱 그렇다. 이에 따라 한국프로골프협회는 KPGA투어 역대 최초로 본 경기에서 선수들의 반바지 착용을 허락했다. 큰 변화다. 이미 유럽의 DP투어는 기상 상황에 따라 대회마다 조건부로 선수들의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다. LIV골프와 아시아투어는 본 대회에서도 반바지를 입을 수 있다.

더위에 약한 디펜딩 챔피언 장유빈은 반바지 착용에 반색했다. 장유빈은 "오늘 그 소식을 들어서 미리 반바지를 챙겨오지 못했는데, 부모님께 부탁해서 2라운드부터는 입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바지가 플레이에 훨씬 좋다는 반응이다. 장 프로는 이어 "더운 시즌에 허용해 주면 플레이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군산 C.C오픈부터 기존에 보지 못했던 남자 프로들의 반바지 착용 모습이 TV를 통해 송출될 예정이다. 체면을 벗어버리고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면 어떠한 변화도 두려워하지 않는 한국남자프로골프투어의 과감한 결정이 반갑다.

2주전 대역전극으로 우승을 차지한 허인회의 강심장이 다시 한번 불을 뿜을지, 절치부심 아픔을 속으로 달래며 반격을 준비한 장타자 장유빈의 복수혈전이 성공할지, 골프 선수와 팬이 함께 만들어가는 채리티 오픈 형식으로 탈바꿈한 군산 C.C오픈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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