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예감] 육아를 회사 프로젝트처럼, 육퇴하고 육라벨 지켜요 – 곽연선 연구위원(LG경영연구원)

입력 2024.07.1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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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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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아휴직으로 인사상 불이익 주거나 퇴사로 간주하는 경우 아직 있어
- 결혼과 출산의 현실적 문제점을 해결하고 허들을 낮춰 매력적 선택지가 될 수 있게 해야
- 결혼과 출산이 페널티가 아닌 메리트가 되어야
- 2022년 기준 첫 출산 평균 나이가 남자는 36세, 여자는 33.5세
- 부모로서의 삶과 자신의 삶 사이의 균형(육라벨)을 추구
- 영유가 수면 교육 컨설팅이 점점 활성화되고 있어
- 미혼 청년들의 이상적 자녀 수는 2.09명,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
- 출산과 육아는 대가족 공동체나 마을 공동체가 아닌 개인적 과제로 변화
- 돌봄 노동 서비스 시장으로 활성화하고 정부의 지원 확대 필요해
- 육아휴직시 급여 소득 대체율은 45% 정도
- 유악휴직 대신,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과 조직 문화 있어야

■ 프로그램명 :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 방송시간 : 7월 11일(목) 09:05-10:53 KBS1R FM 97.3MHz
■ 진행 : 이대호
■ 출연 : 곽연선 연구위원(LG경영연구원)



◇이대호>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2부의 문을 열겠습니다. 저희가 1부에서는 요즘 청년들이 왜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는지 경제적인 이유, 심리적인 이유를 같이 한번 따져봤죠. 그러면 결혼과 출산을 선택한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아이를 키우고 있는지 또 어떤 제도가 더 뒷받침돼야 할지 이 부분을 더 깊이 있게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요즘 육아라는 책을 또 쓰시기도 한 LG경영연구원 곽연선 연구위원입니다. 안녕하세요.

◆곽연선> 안녕하세요.

◇이대호> 저는 그 이게 책도 쓰시고 이 분야 연구를 많이 하셨다고 그래서 연세가 좀 있으신 분일 줄 알았어요. 그런데 사회 변화, 조직 문화를 연구하고 계시고 그리고 육아 관련된 책도 쓰실 정도로 관심을 또 많이 갖고 계시다고요?

◆곽연선> 네, 저도 밀레니얼 부모로서 지금 현재 밀레니얼 세대의 부모들이 어떤 페인 포인트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되게 많았습니다. 그리고 또 저 LG경영연구원이다 보니까 경영과 관련된 사회 트렌드, 특히 저출산 이런 고령화에 대한 그런 연구도 많이 진행해 왔는데요. 그러면서 고민이 되게 쌓이고 쌓이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책을 써볼 필요가 있겠다. 특히 이제 밀레니얼 세대들의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어떤 사회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제가 선택한 건 책을 쓰는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이제 두 돌이 다 되어가는 이제 아이를 양육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목소리를 잘 담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대호> 워킹맘으로서.

◆곽연선> 네, 그렇습니다.

◇이대호> 그 주변에도 그 친구분들 중에 아직 결혼 안 하신 분들 많지 않나요?

◆곽연선> 그렇습니다. 저는 아웃라이어에 속하고요. 결혼도 안 하고 연애도 안 하는 그런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이대호> 요즘에는 일찍 결혼하고 아이 낳은 사람이 아웃라이어요.

◆곽연선> 네. 제가 거의 아웃라이어로.

◇이대호> 참 씁쓸한 겁니다.

◆곽연선> 그래서 육아나 출산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뭔가 머리로는 이해를 해도 친구로서 가슴으로는 공감이 되지 않는 그런 현실이죠.

◇이대호> 그렇죠. 그게 또 뉴노멀이 되고 있고. 그러면 지금 맞벌이하고 계세요? 어떻게 하고 계세요?

◆곽연선> 네. 맞벌이를 하고 있었고. 이제 출산하고 나서는 출산 휴가 3개월 그리고 육아휴직 약 1년 정도 써서 저는 육아휴직으로 이제 아이를 돌보고 굉장히 어렸을 때는 남편은 그런 육아휴직을 볼 수 있는 그런, 낼 수 있는 그런 여건이 안 되다 보니까.

◇이대호> 남성 육아휴직도 지금 제도적으로 되어 있는데요.

◆곽연선> 네. 제도적으로 되어 있으나 실질적으로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거나 뭐 아니면 퇴사한다고 간주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기 때문에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대호> 제도적으로 하나씩 한 번 더 깊이 있게 짚어볼게요. 우선은 저희도 뭐 캠페인을 많이 하고 오늘도 이제 하루 종일 라디오에서도 출산과 또 결혼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접해드릴 텐데요. 이게 국가가 위기다라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봐야 개개인들한테는 피부에 와닿지 않을 수도 있어요. 당장 나의 삶이고 나의 선택이고 나의 미래라고 이야기를 하니까요. 기성 세대랑 요즘 세대가 기본적으로 결혼과 출산을 바라보는 인식 자체가 다르지 않습니까?

◆곽연선> 네, 그렇습니다. 물론 저출산은 사회적인 위기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출산 자체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기도 하죠. 밀레니얼 개인 관점에서 2세대가 처한 사회경제적인 환경이라든지 달라진 가치관과 라이프 스타일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 결혼 출산에 대한 개념에서 벗어나서 밀레니얼 세대 관점에서 새롭게 정의하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지금 청년 세대에겐 결혼 출산은 필수가 아닌 선택입니다. 그러니까 이제 제 친구들도 결혼 출산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또 결혼하더라도 출산을 하지 않는 딩크족으로 살아가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결혼 출산을 하지 않는 것도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이들이 처한 현실적인 어려움이나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그 허들을 낮춰준다면 결혼과 출산도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대호> 합리적 선택이라는 MZ세대가 합리적인 선택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거야라고 판단할 수 있게끔 사회를 만들어 가야 된다는 취지겠네요, 그러면.

◆곽연선> 네. 자연스럽게 그게 자기에게 페널티가 아닌 메리트가 되는 순간 뭐 저출산이 해결될 수 있죠.

◇이대호> 그렇죠. 그럼 뭐 결혼 안 할 이유가 없지. 아이 안 낳을 이유가 없지. 뭐 다 나라에서 키워준다는데. 뭐 이러면 이제 좋은 세상이 또 될 수도 있는 건데요. 우선은 밀레니얼 세대가 이것도 이제 논란이 좀 있기는 합니다만. 밀레니얼 세대가 1981년부터 96년생까지. 저도 이 앞단에 걸칩니다. 이분들이 어떻게 보면 지금 우리 사회에서 결혼 적령기에 또 있기도 하고요. 출산을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모습인지부터 한번 짚어볼까요?

◆곽연선> 네. 밀레니얼 부모들의 프로파일 같은 건데요. 부모 세대인 베이비부머 손에 자라면서 사교육 열풍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이들은. 대학 진학률이 70~80%로 굉장히 학력은 높은 수준이고요. 저성장을 거치면서 극심한 취업난을 겪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직장에서 자리 잡는 시기가 늦춰지면서 결혼 출산이 30대 이후로 미뤄졌습니다. 요즘 그렇다 보니까 요즘 부모 평균 나이는 2022년 기준 아빠는 36세, 35세가 넘죠. 그리고 엄마는 33.5세입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20대에 출산을 했다면 이제는 30대 초중반에 첫 아이를 낳게 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35세 이후에 낳는 고령 산모라고 하는데요. 고령 산모들도 많아지면서 자녀를 하나 이외에 여러 명 낳을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2022년 통계청 기준으로 신혼부부가 아이를 낳는 데 2.5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미 맞벌이로 일로 지쳐있는 밀레니얼 부부에게 아이를 낳는다는 선택은 굉장히 쉬운 결정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이대호> 그리고 또 처음 아이를 갖는 나이가 33.5세다 보니까 첫째 아이 낳아서 키우다 보면 둘째 아이는 노산이라는 생각이 들고 아예 둘째는 또 엄두도 못 내는.

◆곽연선> 그렇죠.

◇이대호> 그런 상황에 또 처하는 거죠. 밀레니얼 부모한테 그러면 자녀, 아기란 어떤 존재일까. 그 의미도 기성세대랑 또 다를 거 아니에요. 어떨까요?

◆곽연선> 우리 부모 세대라든지 그 이전 세대에서는 부모를 부양하거나 노후를 보장한다 이런 의미가 있었고. 또 노동력을 제공한다라는 자녀의 경제적인 역할이 부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요즘 부모에게는 부모와 공감하며 삶을 나누는 그런 정서적이고 관계적인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자녀의 양보다 질을 우선시하면서 부모의 자원을 소수의 자녀에게 집중하는 그런 경향도 생겼습니다.

◇이대호> 그래서 하나만 낳아서 많이 막 몰아주고 지원해 주고 더 많이 투자해 주고. 그렇게 바뀐 거죠. 뭐 농업사회에서는 뭐 자녀가 많을수록 일손이 많아지니까 그게 좋은 사회였는데 지금은 또 완전 180도 달라져가지고요. 그 MZ세대는 아까 그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라고도 표현을 해 주셨는데 혹시 육아를 할 때도 뭔가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 이런 특성이 나타나는 게 있나요?

◆곽연선> 밀레니얼 세대는 아이를 위해서 무조건적으로 자기의 커리어를 희생한다든지 뭐 자기 자신을 모두 바친다기보다는 적절히 자기의 행복도 중시하는 세대입니다.

◇이대호> 자녀를 위해서 희생하려고 하는 거는 아니고.

◆곽연선> 네. 적절히 균형을 찾는 것 같아요.

◇이대호> 균형.

◆곽연선> 네. 그래서 부모로서의 삶과 자신의 삶 간의 균형을 추구하는 거죠. 그래서 부모가 되었다고 해서 정체성, 관심사나 취미를 잃으려고 하지는 않고 그걸 잃지 않고자 엄청 노력을 합니다. 그래서 직장에서 워라벨이라는 단어가 있잖아요. 그것처럼 육아에서도 육라벨을 추구하는 것이죠. 이런 경향은 유튜브 소비하는 패턴에서도 드러나는데.

◇이대호> 그래요?

◆곽연선> 네. 부모가 되면서 가족 관련 아기 관련 유튜브 콘텐츠 소비는 늘어나는데요. 그런데도 예전의 개인 관심사 콘텐츠, 예를 들어 게임이라든지 뷰티 같은 콘텐츠 소비 또한 부모가 되기 전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데이터로 뒷받침된 걸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니까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 그리고 또 부모 자신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데요. 2주에 300만 원이 넘는 그런 산후조리원 비용이라든지 뭐 회당 10만 원이 넘는 산후 마사지, 산후 필라테스, 요가 이런 것처럼 육아로 아무리 바쁘더라도 자기 자신을 가꾸고 잃지 않는 데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이대호> 그 워라벨은 많이 들어봤습니다만 육라벨은 처음 들어가지고 제가. 그러니까 워크, 일과 라이프 삶의 밸런스가 아니라 육아를 하는 것과 나의 삶의 밸런스요?

◆곽연선> 네.

◇이대호> 그러면 이게 내 인생, 내 삶과 육아를 약간 어떻게 보면 이제 떨어뜨려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곽연선>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밀레니얼 부모 사이에서는 육아 퇴근, 육아 출근 그런 단어가 있어요. 그래서 빠른 육퇴 기원 이런 말을 되게 쓰는데요. 밀레니얼 부모들은 아이가 잠들고 나면 자신만의 그런 시간을 갖는 걸 굉장히 중시합니다. 그래서 빠른 육아 퇴근 이런 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밀레니얼 부모들은 일상이 어떤 자기의 삶과 동일시됐던 육아를 구분하고 업무의 일종으로 인식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밀레니얼 부모들은 육아를 마치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하듯이 자녀 성장 발달 단계에 맞는 테스크, 육아 양육 과제를 하나씩 하나씩 수행하는 것처럼 하는데요. 예전에는 아이의 자연스러운 성장을 돌봐주고 지원하는 그런 거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각 발달 단계에 맞는 학습에 일일이 부모가 관여하고 체크하는 집중 양육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대호> 그러니까 이제 부부 사이에서 한 명이 몇 시에 퇴근하는가. 이게 또 육아를 교대하는 시간의 개념이 된다고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육퇴, 육아 퇴근. 그만큼 또 자신의 삶도 또 소중하게 생각하는 MZ세대다 보니까. 그런데 손혁준 님도 이런 지적을 해주셨어요. 삶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져서 그렇다. 뭐 그런데 이거는 또 우리 사회가 많이 또 고도화됐으니까 또 어찌 보면 또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는 것 같고. 그런데 뭐 하나를 이게 포기하는 개념으로 가버려서 더 어려운 것 같기도 합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이제 아이를 키우면서도 육아에 대한 공부를 또 많이 한다 하더라고요. 이것저것 많이 찾아보기도 하고요.

◆곽연선> 그래서 육아에도 약간 완벽주의적인 성향 밀레니얼 세대가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높다고 연구해서 나타나고 있는데 그런 게 육아에서도 나타납니다. 밀레니얼 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아이를 위한 최고의 선택일지 고민하며 육아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정답을 찾으려고 하는데요. 그래서 주로 육아 전문가를 많이 찾아봅니다. 그래서 육아 솔루션 프로그램이라든지 육아 전문가가 주관하는 컨설팅 교육 프로그램이 상당히 많습니다. 원격으로 참여할 수도 있고 그런 것들을 찾아다니면서 연구를 하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영유아 수면 교육입니다. 혹시 들어보셨나요?

◇이대호> 영유아 수면 교육이요? 무슨 수면을 교육까지 해요?

◆곽연선> 네, 수면을 교육하는데 굉장히 컨설팅의 인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아이가 자는 시간 자는 방법에도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수면 교육이라는 게 되게 생소하실 수 있는데 아이를 안아서 재우는 게 아니라 혼자서 특정 시간에 스스로 잘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음악을 자장가를 틀어주면 혼자서 스르르 잠들게 하는 거예요. 그걸 교육시키는 건데 그래서 월령별로 적정 수면 시간에 따라서 미리 정해진 수면 스케줄에 맞춰서 아이를 재우고 깨우는 방식입니다. 이런 게 잘 안 될 경우에 컨설팅을 찾아서 받기도 하는 게 있습니다.

◇이대호> 그걸 또 컨설팅을 받아요?

◆곽연선> 네, 컨설팅으로.

◇이대호> 그냥 낮에 이렇게 힘들게 뛰어놀게 만든 다음에 9시 됐으니까 치카하고 누워 그러면 자는 건데. 이건 애 셋 키우는 아빠의 방식이고요. 그런데 이것도 컨설팅을 받을 정도로 열심히 사는 것 같기는 합니다만 그런데 또 요즘에 그 육아 프로그램 이런 것도 많이 찾아보시는데 너튜브 같은 걸로도. 너무 극단적으로 비뚤어진 아이. 아이 키우기 정말 힘든 환경 혹은 굉장히 화려하게 아이를 키우거나 육아에 돈을 많이 쓰는 환경만 보여주다 보니까 그 사이에서 이걸 본 사람들이 애 못 키우겠는데 또 이런 생각들을 하는 것 같아요.

◆곽연선> 그런 모습들이 사실 문제 행동으로 정의가 되다 보니까 그리고 컨설팅을 할 수 있는 토픽이 되지 않습니까? 그렇게 문제 행동을 보여야지. 그렇다 보니까 육아에 대한 불안감이라든지 부정적인 인식이 좀 확산되는 측면이 있는데 사실 그거는 많은 분들이 겪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좀 과장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은 듭니다.

◇이대호> 아주 특수한 사례 일부의 사례가 전체인 것처럼 그게 또 매스미디어가 그렇게 가면 안 되는데.

◆곽연선> 그런데 전문가들이 그런 내용을 계속하다 보니까 부모들은 불안감을 좀 가지는 것 같습니다. 그와 비슷한 행동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혹시 어떤 증상이지 않을까 병원에 가봐야 되지 않을까 그런 불안감이 좀 확산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대호>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더더욱이 둘째 갖는 건 생각도 못하게 되는 거잖아요.

◆곽연선> 그렇죠. 밀레니얼 부모들에게 둘째를 낳는다는 거 저한테도 많이 물어보시거든요. 이제 두 돌 정도 됐으니까 둘째 생각은 없냐, 계획은 없냐 물어보시면 굉장히 쉬운 선택은 아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한국개발연구원 2021년, 2022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혼 청년들이 이상적인 자녀 수로 2.09명으로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2명 이상이 이상적인 자녀 수라고 했다는 거죠.

◇이대호> 이상적인 자녀는 2명 이상이다, 생각은.

◆곽연선> 생각 이상과 현실의 괴리라고 하죠. 그런데 2023년은 합계 출산율이 0.72 수준이니까 약 1.4명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이대호> 현실은 0.7. 이상은 2.09. 그래서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초산 연령이 33.5세다 보니까 둘째를 생각하면 이미 35세인 고령 임신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아서 부담스럽고 향후 지금 첫째에 들어가는 비용과 돌봄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한데. 이게 2배로 된다고 생각했을 때 엄두를 못 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대호> 그러게요. 참 김나경 님 부모님이 사교육비 번다고 맞벌이해야 되고 아무도 행복하지 않은 사회라고 또 지적을 해 주셨고요. 이상목 님은 수면 교육 컨설팅까지 하는 세상 왜 애들 낳기 점점 어려워지는지 알겠네요. 육아에 정답이 어디 있나요라고 이렇게 보내주셨고요. 그렇죠. 정답이 어디 있어요? 다 자기 가정교육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가정마다의 가품을 만들어 나가는 건데 너무 또 우리 사회가 표준화된 것 또 비교하면서 나도 저렇게 해야 되나 이런 심리가 또 강하기도 하고요.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로 더 들어가 볼게요. 혹시 우리 곽연선 연구위원께서는 아이를 키우면서 현실적으로 이게 너무 큰 장벽 같다 이게 제일 힘들다 어떤 걸 느끼셨나요?

◆곽연선> 저는 맞벌이 부부다 보니까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문제가 가장 크게 와닿았습니다. 그러니까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마치고 직장을 복귀를 해야 되는데 누구에게 아이를 맡길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었는데요. 하나뿐인 아이를 아무한테나 맡길 수도 없고 애착 발달이나 정서적 측면을 생각했을 때 더 아이와 함께 있어야 되는 건 아닌가 이런 고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대호> 옛말이 됐습니다만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온 동네가 나선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고. 예전에는 저도 어릴 적에 부모님 늦게 오시면 친구네 집 가서 밥 먹고 오고 이런 경우 많았거든요. 왜 이렇게 눈을 동그랗게 뜨세요? 너무 세대 차이가 나나. 그런데 옛날에는 그런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이런 사회가 됐잖아요.

◆곽연선> 일단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그래서 생각났던 부분은 최근 송길영 작가님이 계신데 시대 예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대호> 맞아요, 저희도 출연하셨었고요.

◆곽연선> 핵가족을 넘어서 핵 개인의 시대가 왔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대호> 핵개인.

◆곽연선> 출산과 육아가 기존에는 대가족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철저히 부모 개인적인 과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각자도생 육아죠. 그래서 부모와 가족 개인에게 육아 부담과 책임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워낙 저출산도 심하다 보니 주변에 의지할 친구나 이웃이 사라지고 오히려 밀레니얼 부모들은 친구, 이웃이 아닌 가족들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리터루족이라는 신조어가 나타나기도 했는데 캥거루족이라는 건 아시잖아요. 그래서 다시 돌아온 캥거루족이란 말입니다. 그래서 독립했다가 결혼, 출산 이후 다시 부모 곁으로 돌아오는 자녀를 의미하는데 돌봄 문제로 부모 집 근방으로 이사 가게 되는 현상도 이에 해당하게 됩니다.

◇이대호> 캥거루로 리턴하는 리커루족이요?

◆곽연선> 리터루족.

◇이대호> 리터루. 리터루족. 이것도 조금 이따가 어디 입사시험 상식시험에 문제로 나올 수도 있겠네요. 리터루족. 이게 씁쓸한 거죠. 부모 곁으로 다시 돌아온다 이게 아이 맡길 데가 없고 가장 안심할 수 있는 게 또 우리 부모님이기도 하고 그런데 그 부모님은 황혼 육아라고 하잖아요. 나이 들어서 애들 다 출가시켜놨는데 다시 또 육아를 하셔야 되겠고 현장에서 들어본 그 조부모님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곽연선> 대부분 손주 육아를 담당하는 조부모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았는데요. 실제.

◇이대호> 애들 데려오는데 또 안 봐줄 수도 없고.

◆곽연선> 그렇죠. 그래서 2022년 한국 리서치에서 조부모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나타난 결과 손주 육아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경우는 불과 28%에 해당했습니다. 여유로운 노년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분명히 있죠. 하지만 맞벌이인 자녀를 돕고 자녀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서 손주를 맡은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부 황혼 육아를 하는 조부모 사이에서는 손주 육아로 인한 피로감, 스트레스, 병을 호소하기도 하는데요. 반대로 건강이 뒷받침된 상황에서 적당한 손주 육아는 조부모의 삶의 만족도도 높이고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부모 대부분은 자발적으로 손주 육아에 참여한 건 아니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대호> 그런 얘기 있더라고요. 우스갯소리로 어르신들이 하시는 말씀이 아이를 데려오면 참 좋고 데려갈 때는 더 좋다. 그러니까 아이 데려오면 보니까 예쁘고 너무 좋죠. 그런데 또 이분들 체력도 한계가 있으니까 그래서 적당한 시간에 데려가라 그게 또 서로가 좋다라는 거고 그래도 주변에 가까이에 사시는 부모님이 계시면 좀 나을 수도 있는데 아예 돌봐줄 사람이 주변에 없어서 육아도우미를 찾거나 어린이집에 맡기거나 보모를 찾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이것도 사람 사이에 문제가 또 많이 발생을 하더라고요. 운에 맡겨야 한다 이런 말도 나오고요.

◆곽연선> 그래서 좋은 베이비시터를 만나는 건 천운이다.

◇이대호> 천운이라고.

◆곽연선> 전생에 나라를 구한 거다라는 말이 정말 우스갯소리로 회자될 정도로 좋은 베이비시터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 주변에도 베이비시터를 원하는 분을 만나지 못해서 다섯 번째 계속 면접을 보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이 경우에는 엄마도 아기도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겠죠. 그래서 한 번에 잘 구해지는 경우도 있어요. 그분은 정말 천운이 도운 건데 그분을 따라서 만약에 그분이 이사를 가면 따라서 이사를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만나기가 어렵고 귀하기 때문에 그래서 국, 공립 어린이집도 우리가 그래도 신뢰할 만한 보육기관이라고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데 원하는 시간, 원하는 시기에 부모가 보낼 수 있는 건 아니고 이것도 운입니다. 그래서 출생 직후에 어린이집 입소 대기 신청을 걸더라도 워낙 대기 인원이 많다 보니까 운에 따라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고 그러면 베이비시터를 구해야 하고 이런 것처럼 원하는 시기에 보낼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대호> 그렇죠. 그래서 주변에서도 좋은 보모, 육아 도우미를 구해야 되는데 실제로 겪어보신 분들한테 소개를 받는 게 가장 확실하다고도 하고 그리고 저희도 참 감사한 게 어린이집 선생님들을 참 잘 만났었어요. 그러니까 저희는 애 셋을 다 똑같은 어린이집에 보냈거든요. 너무 잘해 주셔서 멀리까지 이사를 간 다음에도 그 어린이집을 보냈었죠. 나중에 애 엄마가 애들 데리고 다 인사하러 찾아가고 하는데 막 부둥켜 울고 막 이러더라고요. 그러니까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라는 게 정말 중요한 건데 이것도 어떻게 보면 그 사람 사이에 운에 맡겨야 되는 현실. 이게 조금 더 제도적으로 보완이 돼야 될 텐데요. 외국인 가사관리사, 필리핀 보모 이렇게 또 서울시에서 시범 사업으로 도입을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또 돌봄 학교도 확대한다고 하고 이게 어떻게 근본적으로 좀 도움이 될까요, 어때요?

◆곽연선> 제 생각에는 아이 돌봄이라는 특성이 되게 인격적인 관계를 맺지 않습니까? 그래서 단순히 비용이 낮다고 해서 많은 분들이 그거를 선뜻 데려오지는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거든요. 그래서 저는 아이 돌봄이나 가사노동을 국내에서도 가정의 영역이 아닌 사회적인 영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가사노동, 돌봄이라면 가정 내에서 비공식적이고 무급으로 됐던 게 이제는 그 서비스 시장으로 돌봄 노동 서비스 시장으로 활성화하고 시스템화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그 양뿐만 아니라 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돌봄 노동 시장을 양질화함으로써 언제든 믿고 맡길 수 있는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받는다는 거는 그 돌봄 인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처우도 이루어져야 되겠죠. 그래서 전문 돌봄 인력을 양성하고 또 정부의 그런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대호> 백정현 님이 300인 이상 사업자는 의무적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해야 한다라고 글을 보내주셨고요. 그 공공보육기관도 어떻게 보면 바늘구멍이잖아요. 대기업에서 운영을 하거나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어린이집에 거기 입소시키려고 또 부모들 전쟁 치르고 직장인들은 그 인근 거리에 있는 믿을 만한 어린이집에 넣으려고 되게 힘들게들 경쟁을 치르더라고요.

◆곽연선> 경쟁률이 상당합니다.

◇이대호> 그리고 저는 예전에 은행이나 대기업 취재하러 출입할 때 보면 그 1층에 어린이집이 있잖아요. 그 회사의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삭막한 빌딩 1층에 어린이들이 뛰어다니고 출퇴근할 때 엄마, 아빠 손잡고 같이 퇴근하고 이런 모습 보면 너무 아름다운 거예요, 그 모습이. 그게 회사의 분위기도 많이 바꿀 수 있다라는 것도 하나둘씩 만들면 좋은데 이게 비용이 많이 들어서 또 기업 입장에서는 힘들어하는 것도 있겠죠.

◆곽연선> 네, 그렇습니다.

◇이대호> 그런데 사실 아이는 부모가 직접 키우는 게 가장 좋기는 합니다. 정서적으로도 그렇고. 그래서 육아휴직을 이제 선택을 하는 게 있는데 곽연선 연구위원도 육아휴직을 쓰셨다고 했고.

◆곽연선> 네, 1년간 썼습니다.

◇이대호> 1년. 지금 법적으로 최대 1년이죠?

◆곽연선> 예.

◇이대호> 그런데 이거를 실제로 사용하는 비율은 얼마나 됩니까? 많은 직장인들이 육아휴직을 실제로 쓸 수 있을까요? 어때요?

◆곽연선> 2022년 기준으로는 육아휴직 사용률이 30%대로 그래도 증가한 셈인데요. 하지만 실제 사용한 일수는 OECD 국가 중 가장 짧게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종합하면 사용하는 사람은 30% 정도로 좀 많아졌지만 여전히 52주 중에 약 10주 정도만 짧게 사용하는 것이죠.

◇이대호> 10주요?

◆곽연선> 네.

◇이대호> 그러니까 법적으로 보장된 건 1년이지만 어떻게 1년을 다 쉬어요? 조금만 쉬다가 나갈게, 몸만 풀고 나갈게 이렇게 되는 거네요?

◆곽연선> 그렇죠. 그런 육아휴직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라든지 경제적인 부담감, 고용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서 쓰더라도 실제 사용 일수가 그렇게 길게 나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대호> 이것도 직장에서 어느 정도 또 이해를 또 해 줘야 되는 거고 대체 인력도 있어야 되고 복잡하죠. 남성 육아휴직도 좀 많이 들어갈 수 있도록 제도가 갖춰지고 있잖아요. 남성들은 어떻습니까? 육아휴직 쓰는 비중이?

◆곽연선> OECD 국가 데이터를 봐도 여성이 육아휴직을 더 많이 쓰는 건 똑같은데요.

◇이대호> 다른 나라도.

◆곽연선> 네, 한국에서는 그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성별 격차는 좀 큰 편입니다. 최근 아빠 육아라고 하죠. 아빠 육아 참여도가 증가하면서 2010년에는 2.7%에 불과했던 남성 육아휴직이 2023년 약 10배 증가한 28%로 굉장히 많이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육아휴직자 10명 중 7명이 여성, 3명은 남성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이거는 아직까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인 이유로도 남성이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쓰기에는 좀 어려운 환경이겠다라고 해석이 됩니다.

◇이대호> 그렇죠. 아까 곽연선 연구위원도 남편분은 남성 육아휴직을 쓰지 못했다. 이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거죠.

◆곽연선> 그렇죠.

◇이대호> 그래도 요즘엔 그래도 조금 더 이해를 하면서 여성이니까 출산했으니까 출산 휴가에 육아휴직 붙여서 좀 쉬어야지라고들 생각을 하는데 남성이 육아휴직 들어간다라는 게 아직까지는 좀 더 낯설기도 하고 기업주 입장에서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고요. 이게 또 현실적인 문제가 급여 아닙니까? 급여.

◆곽연선> 네.

◇이대호> 육아휴직 들어가면 기본적으로는 무급이죠? 정부에서 이제 보조를 해 주기는 합니다만.

◆곽연선> 그렇습니다. 무급이지만 이제 정부에서 보조해 주는 금액이 있는데요. 현재 정부의 육아휴직 급여는 월 최대 150만 원입니다.

◇이대호> 최대 150.

◆곽연선> 최대 150만 원인데 실질적으로 육아휴직 중에 받을 수 있는 금액은 75% 정도인 월 112만 5,000원입니다. 나머지는 복직 6개월 후에 사후 지급금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대호> 사후 지급.

◆곽연선> 네, 그래서 실제 육아휴직 중에는 체감 소득이 굉장히 낮습니다. 그래서 육아휴직 급여의 소득 대체율은 45% 정도인데요. 육아휴직을 하면 소득이 반감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다 보니까 소득이 적을수록 육아휴직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는데요. 이렇게 절반 이상 줄어든 소득을 감당할 수 있는 고소득 직장인들이 육아휴직을 선택할 수 있는 거죠. 실제 통계청 2021년 기준 육아휴직자의 과반수는 대기업 직장인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대호> 이게 사후 지급금 형태로 일부를 나중에 주는 건 이 사람이 복직 안 할까 봐 그런 거잖아요. 또 복직을 유도하기 위한 것도 있고.

◆곽연선> 그렇죠. 육아휴직을 하고 그만두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인데요. 그런데 이제 진짜 육아휴직을 쓸 때 당시에 75%만 나오기 때문에 소득이 굉장히 낮다고 느껴집니다.

◇이대호> 낮아지죠. 그래서 정부가 얼마 전에 발표를 했습니다만 앞으로는 이런 사후 지급금 제도를 폐지하고 아예 다 앞으로 몰아서 주겠다. 그리고 월 최대 150만 원인 육아휴직 급여를 최대 250만 원까지 높이겠다 이렇게 또 발표를 했죠.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유순 님이 주변에서 아빠가 육아휴직을 쓴다고 했는데 결국 퇴사를 했습니다. 쉽지 않아요 이렇게 지적을 해 주셨어요. 이게 또 속된 말로 좋은 직장 다녀야 가능한 얘기다. 꿈 같은 얘기다 이런 얘기 나오지 않습니까?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이나 육아휴직 가능한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곽연선> 진짜 그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육아휴직은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은데요.

◇이대호> 특히 남성에게는 더더욱.

◆곽연선> 네, 육아휴직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인력 공백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대기업, 공공기관 같은 경우는 워낙 많은 인원들이 근무하기 때문에 공석이 발생했을 때 유연하게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같은 경우는 상황이 다릅니다. 개개인의 업무 범위와 역할 비중이 크고 또 공백이 발생했을 때 대체 인력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요. 만약 대체 인력을 찾지 못하면 동료나 관리자 업무가 가중되고 대체 인력을 찾더라도 육아휴직자의 고용이 불안정해지는 그런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대호> 진짜 그러네요. 정혜숙 님도 육아휴직 그림의 떡입니다. 며느리는 몸만 풀고 출근하고 아들도 꿈도 못 꿉니다. 이것도 좋은 직업군에만 해당되는 듯 합니다라고 보내주셨고요. 이게 참 사회 구조적으로 변해야 되는데 그래도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습니다만 또 사람들이 원하는 것 또 체감하는 것보다 또 제도 변화가 또 느릴 수도 있고요. 그 간극을 좁혀가야죠. 이게 또 노동법상 이건 불법이긴 한데 육아휴직 이후에 복직을 했을 때 그 경력 단절로 인해서 이게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있다면서요?

◆곽연선> 육아휴직 후 복귀한 사람들을 승진해서 누락시키거나 최하위 고가를 주는 관행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육아휴직을 쓰면 마치 퇴사할 사람으로 간주하거나 권고사직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2019년, 2023년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신고 처리 분석 결과에 육아휴직을 거부하거나 육아휴직으로 불이익을 준 경우 처벌률이 3.5%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낮은 처벌률 때문에 이런 모성보호 제도가 나날이 확대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그 불이익을 주는 그런 관행이 없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대호> 아이고, 그러게요. 이거를 그래서 현장에서도 많이 바뀌어야 되는 건데 제도만 먼저 앞서 나간다고 해서 현장에서 또 이거를 그대로 준용하기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고 이게 조직 문화가 바뀌어야 하는데 이게 어떻게 좀 가능할까요? 어떤 방향으로 좀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곽연선> 정부에서는 육아휴직을 확대하고 단기 육아휴직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논의가 활발한데요. 육아휴직 제도를 확대하는 것도 좋지만 궁극적으로는 육아휴직, 휴직 자체를 사용하지 않고도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과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저출산을 겪고 있는 일본 정부는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3세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의 재택근무 의무화를 추진 중이고요. 미취학 자녀를 둔 근로자를 대상으로는 야근을 배제하는 잔업 면제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그런 것처럼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에게 원격근무나 유연시간 근무라든지 자녀 돌봄 휴가를 제공해서 업무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OECD 평균을 상회하는 장시간 근로 문화도 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대호> 배성영 님이 저는 현장에서 근무하는데요. 육아휴직 자체가 불가능합니다라고 보내주셨고요. 곽정대 님은 육아휴직이 아니라 외벌이로도 애를 키울 수 있게 해줘야 한다라고 지적을 해주셨고요. 4222님도 공무원들만 이걸 쓰는 것 같아서 씁쓸하고 안타깝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해 주셨고요. 그러니까 이게 있는 제도입니다만 체감을 못하는 분들도 정말 많다라는 걸 또 우리가 체감을 해 봅니다. 그러니까 그냥 곳곳에 일을 하면서도 아이를 같이 동반해서 출근할 수 있는 그런 문화도 되게 좀 필요해 보입니다. 공공 보육 같은 것도 이게 또 그림의 떡인 게 특히 자영업자, 프리랜서라는 분들한테는 육아휴직 이거는 완전 다른 사람들 얘기잖아요. 이 부분은 좀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요? 제도적으로.

◆곽연선> 부모라면 누구나 신뢰하고 맡길 수 있는 보편적인 공공보육 서비스 제공 기관을 늘리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영업자, 프리랜서분들도 마음 편히 아이를 맡기고 일할 수 있는 보육 서비스 기관을 확대하는 건데요. 그리고 또 재원만 마련이 된다면 자영업자, 프리랜서분들도 육아휴직 급여에 상응하는 그런 수당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거나 세제 감면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대호> 이게 사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도 이제는 정부 부처로 상시화한다.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겠다 이야기 나왔고 국가비상사태도 선언이 됐고 한데 항상 대책을 보면 이것저것 조각조각조각 나오더라고요. 물론 종합적인 대책이 좀 필요하긴 합니다만 정정자 님, 주택, 집을 줘야 된다 이런 이야기도 하시고 옛날에 뭐 애 하나 낳으면 1인당 1억 원씩을 줘야 되는 이런 이야기가 이제는 허무맹랑한 얘기가 아닌 걸로도 들리는 약간 좀 중차대한 그런 또 사회가 됐잖아요. 위원님은 어떤 실질적인 대책 측면에서 또 아이디어를 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곽연선> 제가 육아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사람은 아니어서 제가 현장에서 느끼는 건 저출산이고 육아휴직을 확대한다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맘충이라든지 노키즈존 확대라든지 제가 예전에 썼던 책도 2030의 번아웃 세대에 대한 내용이었거든요. 이미 처한 현실이 너무 힘든데 여기서 아이를 더 낳으라는 것은 좀 어려움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육아를 하는 기쁨과 보람을 더 느낄 수 있는 그런 사회적인 분위기가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이대호> 제도적인 것도 그렇고 사회적인 분위기, 문화, 인식도 종합적으로요.

◆곽연선> 네.

◇이대호> 1774 쓰시는 분께서 첫째를 낳으면 무이자 주택자금 대출을 해 주고 둘째를 낳으면 원금의 일부 탕감, 셋째를 낳으면 원금의 전액을 탕감해 주던 제도가 있더라고요라고 보내주셨는데 이게 아마 헝가리식 모델로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잠깐 이야기가 나왔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거 대 찬성합니다. 헝가리 GDP에 우리나라 한 10배 정도 되니까 헝가리가 한 3,000여 만 원, 5,000만 원 정도 안 되는 돈을 대출해주는 걸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제 생각으로는 결혼을 한 사람들에게 3억 원 정도를 대출을 해주고 이자를 받다가 하나 낳으면 그 이자만 면제해주고 둘 낳으면 반액을 탕감해주고 셋을 낳으면 3억 원 전액을 탕감해주자. 이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고 제가 유튜브 쪽에서 이거 많이 밀고 있거든요. 혹시 어떻게 생각하세요?

◆곽연선> 정말 국가적 위기라면 그런 파격적인 대책도 시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고요.

◇이대호> 뭐 저도 이게 지상파에서 제 개인적인 의견을 주장하는 건 좀 적절치 않을 수는 있습니다만 생각은 그래요. 지금 우리나라가 굉장히 저출산 현상이 극단적으로 가고 있잖아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극약 처방도 좀 필요하다. 왜냐면 말기 암 환자한테, 1기, 2기 암 환자한테 쓰는 약을 주면 그게 듣겠습니까? 지금 우리나라가 과연 어느 단계까지 와 있는지를 좀 생각해 봐야 하지 않는가라는 제 생각도 덧붙여 봅니다. 오늘 LG경영연구원의 곽연선 연구위원과 입체적으로 이야기를 또 많이 나눠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곽연선>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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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공예감] 육아를 회사 프로젝트처럼, 육퇴하고 육라벨 지켜요 – 곽연선 연구위원(LG경영연구원)
    • 입력 2024-07-11 15:10:52
    성공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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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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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아휴직으로 인사상 불이익 주거나 퇴사로 간주하는 경우 아직 있어
- 결혼과 출산의 현실적 문제점을 해결하고 허들을 낮춰 매력적 선택지가 될 수 있게 해야
- 결혼과 출산이 페널티가 아닌 메리트가 되어야
- 2022년 기준 첫 출산 평균 나이가 남자는 36세, 여자는 33.5세
- 부모로서의 삶과 자신의 삶 사이의 균형(육라벨)을 추구
- 영유가 수면 교육 컨설팅이 점점 활성화되고 있어
- 미혼 청년들의 이상적 자녀 수는 2.09명,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
- 출산과 육아는 대가족 공동체나 마을 공동체가 아닌 개인적 과제로 변화
- 돌봄 노동 서비스 시장으로 활성화하고 정부의 지원 확대 필요해
- 육아휴직시 급여 소득 대체율은 45% 정도
- 유악휴직 대신,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과 조직 문화 있어야

■ 프로그램명 :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 방송시간 : 7월 11일(목) 09:05-10:53 KBS1R FM 97.3MHz
■ 진행 : 이대호
■ 출연 : 곽연선 연구위원(LG경영연구원)



◇이대호>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2부의 문을 열겠습니다. 저희가 1부에서는 요즘 청년들이 왜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는지 경제적인 이유, 심리적인 이유를 같이 한번 따져봤죠. 그러면 결혼과 출산을 선택한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아이를 키우고 있는지 또 어떤 제도가 더 뒷받침돼야 할지 이 부분을 더 깊이 있게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요즘 육아라는 책을 또 쓰시기도 한 LG경영연구원 곽연선 연구위원입니다. 안녕하세요.

◆곽연선> 안녕하세요.

◇이대호> 저는 그 이게 책도 쓰시고 이 분야 연구를 많이 하셨다고 그래서 연세가 좀 있으신 분일 줄 알았어요. 그런데 사회 변화, 조직 문화를 연구하고 계시고 그리고 육아 관련된 책도 쓰실 정도로 관심을 또 많이 갖고 계시다고요?

◆곽연선> 네, 저도 밀레니얼 부모로서 지금 현재 밀레니얼 세대의 부모들이 어떤 페인 포인트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되게 많았습니다. 그리고 또 저 LG경영연구원이다 보니까 경영과 관련된 사회 트렌드, 특히 저출산 이런 고령화에 대한 그런 연구도 많이 진행해 왔는데요. 그러면서 고민이 되게 쌓이고 쌓이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책을 써볼 필요가 있겠다. 특히 이제 밀레니얼 세대들의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어떤 사회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제가 선택한 건 책을 쓰는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이제 두 돌이 다 되어가는 이제 아이를 양육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목소리를 잘 담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대호> 워킹맘으로서.

◆곽연선> 네, 그렇습니다.

◇이대호> 그 주변에도 그 친구분들 중에 아직 결혼 안 하신 분들 많지 않나요?

◆곽연선> 그렇습니다. 저는 아웃라이어에 속하고요. 결혼도 안 하고 연애도 안 하는 그런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이대호> 요즘에는 일찍 결혼하고 아이 낳은 사람이 아웃라이어요.

◆곽연선> 네. 제가 거의 아웃라이어로.

◇이대호> 참 씁쓸한 겁니다.

◆곽연선> 그래서 육아나 출산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뭔가 머리로는 이해를 해도 친구로서 가슴으로는 공감이 되지 않는 그런 현실이죠.

◇이대호> 그렇죠. 그게 또 뉴노멀이 되고 있고. 그러면 지금 맞벌이하고 계세요? 어떻게 하고 계세요?

◆곽연선> 네. 맞벌이를 하고 있었고. 이제 출산하고 나서는 출산 휴가 3개월 그리고 육아휴직 약 1년 정도 써서 저는 육아휴직으로 이제 아이를 돌보고 굉장히 어렸을 때는 남편은 그런 육아휴직을 볼 수 있는 그런, 낼 수 있는 그런 여건이 안 되다 보니까.

◇이대호> 남성 육아휴직도 지금 제도적으로 되어 있는데요.

◆곽연선> 네. 제도적으로 되어 있으나 실질적으로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거나 뭐 아니면 퇴사한다고 간주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기 때문에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대호> 제도적으로 하나씩 한 번 더 깊이 있게 짚어볼게요. 우선은 저희도 뭐 캠페인을 많이 하고 오늘도 이제 하루 종일 라디오에서도 출산과 또 결혼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접해드릴 텐데요. 이게 국가가 위기다라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봐야 개개인들한테는 피부에 와닿지 않을 수도 있어요. 당장 나의 삶이고 나의 선택이고 나의 미래라고 이야기를 하니까요. 기성 세대랑 요즘 세대가 기본적으로 결혼과 출산을 바라보는 인식 자체가 다르지 않습니까?

◆곽연선> 네, 그렇습니다. 물론 저출산은 사회적인 위기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출산 자체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기도 하죠. 밀레니얼 개인 관점에서 2세대가 처한 사회경제적인 환경이라든지 달라진 가치관과 라이프 스타일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 결혼 출산에 대한 개념에서 벗어나서 밀레니얼 세대 관점에서 새롭게 정의하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지금 청년 세대에겐 결혼 출산은 필수가 아닌 선택입니다. 그러니까 이제 제 친구들도 결혼 출산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또 결혼하더라도 출산을 하지 않는 딩크족으로 살아가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결혼 출산을 하지 않는 것도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이들이 처한 현실적인 어려움이나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그 허들을 낮춰준다면 결혼과 출산도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대호> 합리적 선택이라는 MZ세대가 합리적인 선택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거야라고 판단할 수 있게끔 사회를 만들어 가야 된다는 취지겠네요, 그러면.

◆곽연선> 네. 자연스럽게 그게 자기에게 페널티가 아닌 메리트가 되는 순간 뭐 저출산이 해결될 수 있죠.

◇이대호> 그렇죠. 그럼 뭐 결혼 안 할 이유가 없지. 아이 안 낳을 이유가 없지. 뭐 다 나라에서 키워준다는데. 뭐 이러면 이제 좋은 세상이 또 될 수도 있는 건데요. 우선은 밀레니얼 세대가 이것도 이제 논란이 좀 있기는 합니다만. 밀레니얼 세대가 1981년부터 96년생까지. 저도 이 앞단에 걸칩니다. 이분들이 어떻게 보면 지금 우리 사회에서 결혼 적령기에 또 있기도 하고요. 출산을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모습인지부터 한번 짚어볼까요?

◆곽연선> 네. 밀레니얼 부모들의 프로파일 같은 건데요. 부모 세대인 베이비부머 손에 자라면서 사교육 열풍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이들은. 대학 진학률이 70~80%로 굉장히 학력은 높은 수준이고요. 저성장을 거치면서 극심한 취업난을 겪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직장에서 자리 잡는 시기가 늦춰지면서 결혼 출산이 30대 이후로 미뤄졌습니다. 요즘 그렇다 보니까 요즘 부모 평균 나이는 2022년 기준 아빠는 36세, 35세가 넘죠. 그리고 엄마는 33.5세입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20대에 출산을 했다면 이제는 30대 초중반에 첫 아이를 낳게 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35세 이후에 낳는 고령 산모라고 하는데요. 고령 산모들도 많아지면서 자녀를 하나 이외에 여러 명 낳을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2022년 통계청 기준으로 신혼부부가 아이를 낳는 데 2.5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미 맞벌이로 일로 지쳐있는 밀레니얼 부부에게 아이를 낳는다는 선택은 굉장히 쉬운 결정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이대호> 그리고 또 처음 아이를 갖는 나이가 33.5세다 보니까 첫째 아이 낳아서 키우다 보면 둘째 아이는 노산이라는 생각이 들고 아예 둘째는 또 엄두도 못 내는.

◆곽연선> 그렇죠.

◇이대호> 그런 상황에 또 처하는 거죠. 밀레니얼 부모한테 그러면 자녀, 아기란 어떤 존재일까. 그 의미도 기성세대랑 또 다를 거 아니에요. 어떨까요?

◆곽연선> 우리 부모 세대라든지 그 이전 세대에서는 부모를 부양하거나 노후를 보장한다 이런 의미가 있었고. 또 노동력을 제공한다라는 자녀의 경제적인 역할이 부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요즘 부모에게는 부모와 공감하며 삶을 나누는 그런 정서적이고 관계적인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자녀의 양보다 질을 우선시하면서 부모의 자원을 소수의 자녀에게 집중하는 그런 경향도 생겼습니다.

◇이대호> 그래서 하나만 낳아서 많이 막 몰아주고 지원해 주고 더 많이 투자해 주고. 그렇게 바뀐 거죠. 뭐 농업사회에서는 뭐 자녀가 많을수록 일손이 많아지니까 그게 좋은 사회였는데 지금은 또 완전 180도 달라져가지고요. 그 MZ세대는 아까 그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라고도 표현을 해 주셨는데 혹시 육아를 할 때도 뭔가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 이런 특성이 나타나는 게 있나요?

◆곽연선> 밀레니얼 세대는 아이를 위해서 무조건적으로 자기의 커리어를 희생한다든지 뭐 자기 자신을 모두 바친다기보다는 적절히 자기의 행복도 중시하는 세대입니다.

◇이대호> 자녀를 위해서 희생하려고 하는 거는 아니고.

◆곽연선> 네. 적절히 균형을 찾는 것 같아요.

◇이대호> 균형.

◆곽연선> 네. 그래서 부모로서의 삶과 자신의 삶 간의 균형을 추구하는 거죠. 그래서 부모가 되었다고 해서 정체성, 관심사나 취미를 잃으려고 하지는 않고 그걸 잃지 않고자 엄청 노력을 합니다. 그래서 직장에서 워라벨이라는 단어가 있잖아요. 그것처럼 육아에서도 육라벨을 추구하는 것이죠. 이런 경향은 유튜브 소비하는 패턴에서도 드러나는데.

◇이대호> 그래요?

◆곽연선> 네. 부모가 되면서 가족 관련 아기 관련 유튜브 콘텐츠 소비는 늘어나는데요. 그런데도 예전의 개인 관심사 콘텐츠, 예를 들어 게임이라든지 뷰티 같은 콘텐츠 소비 또한 부모가 되기 전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데이터로 뒷받침된 걸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니까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 그리고 또 부모 자신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데요. 2주에 300만 원이 넘는 그런 산후조리원 비용이라든지 뭐 회당 10만 원이 넘는 산후 마사지, 산후 필라테스, 요가 이런 것처럼 육아로 아무리 바쁘더라도 자기 자신을 가꾸고 잃지 않는 데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이대호> 그 워라벨은 많이 들어봤습니다만 육라벨은 처음 들어가지고 제가. 그러니까 워크, 일과 라이프 삶의 밸런스가 아니라 육아를 하는 것과 나의 삶의 밸런스요?

◆곽연선> 네.

◇이대호> 그러면 이게 내 인생, 내 삶과 육아를 약간 어떻게 보면 이제 떨어뜨려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곽연선>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밀레니얼 부모 사이에서는 육아 퇴근, 육아 출근 그런 단어가 있어요. 그래서 빠른 육퇴 기원 이런 말을 되게 쓰는데요. 밀레니얼 부모들은 아이가 잠들고 나면 자신만의 그런 시간을 갖는 걸 굉장히 중시합니다. 그래서 빠른 육아 퇴근 이런 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밀레니얼 부모들은 일상이 어떤 자기의 삶과 동일시됐던 육아를 구분하고 업무의 일종으로 인식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밀레니얼 부모들은 육아를 마치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하듯이 자녀 성장 발달 단계에 맞는 테스크, 육아 양육 과제를 하나씩 하나씩 수행하는 것처럼 하는데요. 예전에는 아이의 자연스러운 성장을 돌봐주고 지원하는 그런 거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각 발달 단계에 맞는 학습에 일일이 부모가 관여하고 체크하는 집중 양육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대호> 그러니까 이제 부부 사이에서 한 명이 몇 시에 퇴근하는가. 이게 또 육아를 교대하는 시간의 개념이 된다고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육퇴, 육아 퇴근. 그만큼 또 자신의 삶도 또 소중하게 생각하는 MZ세대다 보니까. 그런데 손혁준 님도 이런 지적을 해주셨어요. 삶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져서 그렇다. 뭐 그런데 이거는 또 우리 사회가 많이 또 고도화됐으니까 또 어찌 보면 또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는 것 같고. 그런데 뭐 하나를 이게 포기하는 개념으로 가버려서 더 어려운 것 같기도 합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이제 아이를 키우면서도 육아에 대한 공부를 또 많이 한다 하더라고요. 이것저것 많이 찾아보기도 하고요.

◆곽연선> 그래서 육아에도 약간 완벽주의적인 성향 밀레니얼 세대가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높다고 연구해서 나타나고 있는데 그런 게 육아에서도 나타납니다. 밀레니얼 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아이를 위한 최고의 선택일지 고민하며 육아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정답을 찾으려고 하는데요. 그래서 주로 육아 전문가를 많이 찾아봅니다. 그래서 육아 솔루션 프로그램이라든지 육아 전문가가 주관하는 컨설팅 교육 프로그램이 상당히 많습니다. 원격으로 참여할 수도 있고 그런 것들을 찾아다니면서 연구를 하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영유아 수면 교육입니다. 혹시 들어보셨나요?

◇이대호> 영유아 수면 교육이요? 무슨 수면을 교육까지 해요?

◆곽연선> 네, 수면을 교육하는데 굉장히 컨설팅의 인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아이가 자는 시간 자는 방법에도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수면 교육이라는 게 되게 생소하실 수 있는데 아이를 안아서 재우는 게 아니라 혼자서 특정 시간에 스스로 잘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음악을 자장가를 틀어주면 혼자서 스르르 잠들게 하는 거예요. 그걸 교육시키는 건데 그래서 월령별로 적정 수면 시간에 따라서 미리 정해진 수면 스케줄에 맞춰서 아이를 재우고 깨우는 방식입니다. 이런 게 잘 안 될 경우에 컨설팅을 찾아서 받기도 하는 게 있습니다.

◇이대호> 그걸 또 컨설팅을 받아요?

◆곽연선> 네, 컨설팅으로.

◇이대호> 그냥 낮에 이렇게 힘들게 뛰어놀게 만든 다음에 9시 됐으니까 치카하고 누워 그러면 자는 건데. 이건 애 셋 키우는 아빠의 방식이고요. 그런데 이것도 컨설팅을 받을 정도로 열심히 사는 것 같기는 합니다만 그런데 또 요즘에 그 육아 프로그램 이런 것도 많이 찾아보시는데 너튜브 같은 걸로도. 너무 극단적으로 비뚤어진 아이. 아이 키우기 정말 힘든 환경 혹은 굉장히 화려하게 아이를 키우거나 육아에 돈을 많이 쓰는 환경만 보여주다 보니까 그 사이에서 이걸 본 사람들이 애 못 키우겠는데 또 이런 생각들을 하는 것 같아요.

◆곽연선> 그런 모습들이 사실 문제 행동으로 정의가 되다 보니까 그리고 컨설팅을 할 수 있는 토픽이 되지 않습니까? 그렇게 문제 행동을 보여야지. 그렇다 보니까 육아에 대한 불안감이라든지 부정적인 인식이 좀 확산되는 측면이 있는데 사실 그거는 많은 분들이 겪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좀 과장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은 듭니다.

◇이대호> 아주 특수한 사례 일부의 사례가 전체인 것처럼 그게 또 매스미디어가 그렇게 가면 안 되는데.

◆곽연선> 그런데 전문가들이 그런 내용을 계속하다 보니까 부모들은 불안감을 좀 가지는 것 같습니다. 그와 비슷한 행동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혹시 어떤 증상이지 않을까 병원에 가봐야 되지 않을까 그런 불안감이 좀 확산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대호>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더더욱이 둘째 갖는 건 생각도 못하게 되는 거잖아요.

◆곽연선> 그렇죠. 밀레니얼 부모들에게 둘째를 낳는다는 거 저한테도 많이 물어보시거든요. 이제 두 돌 정도 됐으니까 둘째 생각은 없냐, 계획은 없냐 물어보시면 굉장히 쉬운 선택은 아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한국개발연구원 2021년, 2022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혼 청년들이 이상적인 자녀 수로 2.09명으로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2명 이상이 이상적인 자녀 수라고 했다는 거죠.

◇이대호> 이상적인 자녀는 2명 이상이다, 생각은.

◆곽연선> 생각 이상과 현실의 괴리라고 하죠. 그런데 2023년은 합계 출산율이 0.72 수준이니까 약 1.4명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이대호> 현실은 0.7. 이상은 2.09. 그래서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초산 연령이 33.5세다 보니까 둘째를 생각하면 이미 35세인 고령 임신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아서 부담스럽고 향후 지금 첫째에 들어가는 비용과 돌봄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한데. 이게 2배로 된다고 생각했을 때 엄두를 못 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대호> 그러게요. 참 김나경 님 부모님이 사교육비 번다고 맞벌이해야 되고 아무도 행복하지 않은 사회라고 또 지적을 해 주셨고요. 이상목 님은 수면 교육 컨설팅까지 하는 세상 왜 애들 낳기 점점 어려워지는지 알겠네요. 육아에 정답이 어디 있나요라고 이렇게 보내주셨고요. 그렇죠. 정답이 어디 있어요? 다 자기 가정교육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가정마다의 가품을 만들어 나가는 건데 너무 또 우리 사회가 표준화된 것 또 비교하면서 나도 저렇게 해야 되나 이런 심리가 또 강하기도 하고요.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로 더 들어가 볼게요. 혹시 우리 곽연선 연구위원께서는 아이를 키우면서 현실적으로 이게 너무 큰 장벽 같다 이게 제일 힘들다 어떤 걸 느끼셨나요?

◆곽연선> 저는 맞벌이 부부다 보니까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문제가 가장 크게 와닿았습니다. 그러니까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마치고 직장을 복귀를 해야 되는데 누구에게 아이를 맡길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었는데요. 하나뿐인 아이를 아무한테나 맡길 수도 없고 애착 발달이나 정서적 측면을 생각했을 때 더 아이와 함께 있어야 되는 건 아닌가 이런 고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대호> 옛말이 됐습니다만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온 동네가 나선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고. 예전에는 저도 어릴 적에 부모님 늦게 오시면 친구네 집 가서 밥 먹고 오고 이런 경우 많았거든요. 왜 이렇게 눈을 동그랗게 뜨세요? 너무 세대 차이가 나나. 그런데 옛날에는 그런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이런 사회가 됐잖아요.

◆곽연선> 일단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그래서 생각났던 부분은 최근 송길영 작가님이 계신데 시대 예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대호> 맞아요, 저희도 출연하셨었고요.

◆곽연선> 핵가족을 넘어서 핵 개인의 시대가 왔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대호> 핵개인.

◆곽연선> 출산과 육아가 기존에는 대가족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철저히 부모 개인적인 과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각자도생 육아죠. 그래서 부모와 가족 개인에게 육아 부담과 책임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워낙 저출산도 심하다 보니 주변에 의지할 친구나 이웃이 사라지고 오히려 밀레니얼 부모들은 친구, 이웃이 아닌 가족들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리터루족이라는 신조어가 나타나기도 했는데 캥거루족이라는 건 아시잖아요. 그래서 다시 돌아온 캥거루족이란 말입니다. 그래서 독립했다가 결혼, 출산 이후 다시 부모 곁으로 돌아오는 자녀를 의미하는데 돌봄 문제로 부모 집 근방으로 이사 가게 되는 현상도 이에 해당하게 됩니다.

◇이대호> 캥거루로 리턴하는 리커루족이요?

◆곽연선> 리터루족.

◇이대호> 리터루. 리터루족. 이것도 조금 이따가 어디 입사시험 상식시험에 문제로 나올 수도 있겠네요. 리터루족. 이게 씁쓸한 거죠. 부모 곁으로 다시 돌아온다 이게 아이 맡길 데가 없고 가장 안심할 수 있는 게 또 우리 부모님이기도 하고 그런데 그 부모님은 황혼 육아라고 하잖아요. 나이 들어서 애들 다 출가시켜놨는데 다시 또 육아를 하셔야 되겠고 현장에서 들어본 그 조부모님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곽연선> 대부분 손주 육아를 담당하는 조부모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았는데요. 실제.

◇이대호> 애들 데려오는데 또 안 봐줄 수도 없고.

◆곽연선> 그렇죠. 그래서 2022년 한국 리서치에서 조부모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나타난 결과 손주 육아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경우는 불과 28%에 해당했습니다. 여유로운 노년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분명히 있죠. 하지만 맞벌이인 자녀를 돕고 자녀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서 손주를 맡은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부 황혼 육아를 하는 조부모 사이에서는 손주 육아로 인한 피로감, 스트레스, 병을 호소하기도 하는데요. 반대로 건강이 뒷받침된 상황에서 적당한 손주 육아는 조부모의 삶의 만족도도 높이고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부모 대부분은 자발적으로 손주 육아에 참여한 건 아니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대호> 그런 얘기 있더라고요. 우스갯소리로 어르신들이 하시는 말씀이 아이를 데려오면 참 좋고 데려갈 때는 더 좋다. 그러니까 아이 데려오면 보니까 예쁘고 너무 좋죠. 그런데 또 이분들 체력도 한계가 있으니까 그래서 적당한 시간에 데려가라 그게 또 서로가 좋다라는 거고 그래도 주변에 가까이에 사시는 부모님이 계시면 좀 나을 수도 있는데 아예 돌봐줄 사람이 주변에 없어서 육아도우미를 찾거나 어린이집에 맡기거나 보모를 찾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이것도 사람 사이에 문제가 또 많이 발생을 하더라고요. 운에 맡겨야 한다 이런 말도 나오고요.

◆곽연선> 그래서 좋은 베이비시터를 만나는 건 천운이다.

◇이대호> 천운이라고.

◆곽연선> 전생에 나라를 구한 거다라는 말이 정말 우스갯소리로 회자될 정도로 좋은 베이비시터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 주변에도 베이비시터를 원하는 분을 만나지 못해서 다섯 번째 계속 면접을 보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이 경우에는 엄마도 아기도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겠죠. 그래서 한 번에 잘 구해지는 경우도 있어요. 그분은 정말 천운이 도운 건데 그분을 따라서 만약에 그분이 이사를 가면 따라서 이사를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만나기가 어렵고 귀하기 때문에 그래서 국, 공립 어린이집도 우리가 그래도 신뢰할 만한 보육기관이라고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데 원하는 시간, 원하는 시기에 부모가 보낼 수 있는 건 아니고 이것도 운입니다. 그래서 출생 직후에 어린이집 입소 대기 신청을 걸더라도 워낙 대기 인원이 많다 보니까 운에 따라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고 그러면 베이비시터를 구해야 하고 이런 것처럼 원하는 시기에 보낼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대호> 그렇죠. 그래서 주변에서도 좋은 보모, 육아 도우미를 구해야 되는데 실제로 겪어보신 분들한테 소개를 받는 게 가장 확실하다고도 하고 그리고 저희도 참 감사한 게 어린이집 선생님들을 참 잘 만났었어요. 그러니까 저희는 애 셋을 다 똑같은 어린이집에 보냈거든요. 너무 잘해 주셔서 멀리까지 이사를 간 다음에도 그 어린이집을 보냈었죠. 나중에 애 엄마가 애들 데리고 다 인사하러 찾아가고 하는데 막 부둥켜 울고 막 이러더라고요. 그러니까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라는 게 정말 중요한 건데 이것도 어떻게 보면 그 사람 사이에 운에 맡겨야 되는 현실. 이게 조금 더 제도적으로 보완이 돼야 될 텐데요. 외국인 가사관리사, 필리핀 보모 이렇게 또 서울시에서 시범 사업으로 도입을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또 돌봄 학교도 확대한다고 하고 이게 어떻게 근본적으로 좀 도움이 될까요, 어때요?

◆곽연선> 제 생각에는 아이 돌봄이라는 특성이 되게 인격적인 관계를 맺지 않습니까? 그래서 단순히 비용이 낮다고 해서 많은 분들이 그거를 선뜻 데려오지는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거든요. 그래서 저는 아이 돌봄이나 가사노동을 국내에서도 가정의 영역이 아닌 사회적인 영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가사노동, 돌봄이라면 가정 내에서 비공식적이고 무급으로 됐던 게 이제는 그 서비스 시장으로 돌봄 노동 서비스 시장으로 활성화하고 시스템화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그 양뿐만 아니라 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돌봄 노동 시장을 양질화함으로써 언제든 믿고 맡길 수 있는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받는다는 거는 그 돌봄 인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처우도 이루어져야 되겠죠. 그래서 전문 돌봄 인력을 양성하고 또 정부의 그런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대호> 백정현 님이 300인 이상 사업자는 의무적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해야 한다라고 글을 보내주셨고요. 그 공공보육기관도 어떻게 보면 바늘구멍이잖아요. 대기업에서 운영을 하거나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어린이집에 거기 입소시키려고 또 부모들 전쟁 치르고 직장인들은 그 인근 거리에 있는 믿을 만한 어린이집에 넣으려고 되게 힘들게들 경쟁을 치르더라고요.

◆곽연선> 경쟁률이 상당합니다.

◇이대호> 그리고 저는 예전에 은행이나 대기업 취재하러 출입할 때 보면 그 1층에 어린이집이 있잖아요. 그 회사의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삭막한 빌딩 1층에 어린이들이 뛰어다니고 출퇴근할 때 엄마, 아빠 손잡고 같이 퇴근하고 이런 모습 보면 너무 아름다운 거예요, 그 모습이. 그게 회사의 분위기도 많이 바꿀 수 있다라는 것도 하나둘씩 만들면 좋은데 이게 비용이 많이 들어서 또 기업 입장에서는 힘들어하는 것도 있겠죠.

◆곽연선> 네, 그렇습니다.

◇이대호> 그런데 사실 아이는 부모가 직접 키우는 게 가장 좋기는 합니다. 정서적으로도 그렇고. 그래서 육아휴직을 이제 선택을 하는 게 있는데 곽연선 연구위원도 육아휴직을 쓰셨다고 했고.

◆곽연선> 네, 1년간 썼습니다.

◇이대호> 1년. 지금 법적으로 최대 1년이죠?

◆곽연선> 예.

◇이대호> 그런데 이거를 실제로 사용하는 비율은 얼마나 됩니까? 많은 직장인들이 육아휴직을 실제로 쓸 수 있을까요? 어때요?

◆곽연선> 2022년 기준으로는 육아휴직 사용률이 30%대로 그래도 증가한 셈인데요. 하지만 실제 사용한 일수는 OECD 국가 중 가장 짧게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종합하면 사용하는 사람은 30% 정도로 좀 많아졌지만 여전히 52주 중에 약 10주 정도만 짧게 사용하는 것이죠.

◇이대호> 10주요?

◆곽연선> 네.

◇이대호> 그러니까 법적으로 보장된 건 1년이지만 어떻게 1년을 다 쉬어요? 조금만 쉬다가 나갈게, 몸만 풀고 나갈게 이렇게 되는 거네요?

◆곽연선> 그렇죠. 그런 육아휴직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라든지 경제적인 부담감, 고용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서 쓰더라도 실제 사용 일수가 그렇게 길게 나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대호> 이것도 직장에서 어느 정도 또 이해를 또 해 줘야 되는 거고 대체 인력도 있어야 되고 복잡하죠. 남성 육아휴직도 좀 많이 들어갈 수 있도록 제도가 갖춰지고 있잖아요. 남성들은 어떻습니까? 육아휴직 쓰는 비중이?

◆곽연선> OECD 국가 데이터를 봐도 여성이 육아휴직을 더 많이 쓰는 건 똑같은데요.

◇이대호> 다른 나라도.

◆곽연선> 네, 한국에서는 그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성별 격차는 좀 큰 편입니다. 최근 아빠 육아라고 하죠. 아빠 육아 참여도가 증가하면서 2010년에는 2.7%에 불과했던 남성 육아휴직이 2023년 약 10배 증가한 28%로 굉장히 많이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육아휴직자 10명 중 7명이 여성, 3명은 남성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이거는 아직까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인 이유로도 남성이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쓰기에는 좀 어려운 환경이겠다라고 해석이 됩니다.

◇이대호> 그렇죠. 아까 곽연선 연구위원도 남편분은 남성 육아휴직을 쓰지 못했다. 이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거죠.

◆곽연선> 그렇죠.

◇이대호> 그래도 요즘엔 그래도 조금 더 이해를 하면서 여성이니까 출산했으니까 출산 휴가에 육아휴직 붙여서 좀 쉬어야지라고들 생각을 하는데 남성이 육아휴직 들어간다라는 게 아직까지는 좀 더 낯설기도 하고 기업주 입장에서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고요. 이게 또 현실적인 문제가 급여 아닙니까? 급여.

◆곽연선> 네.

◇이대호> 육아휴직 들어가면 기본적으로는 무급이죠? 정부에서 이제 보조를 해 주기는 합니다만.

◆곽연선> 그렇습니다. 무급이지만 이제 정부에서 보조해 주는 금액이 있는데요. 현재 정부의 육아휴직 급여는 월 최대 150만 원입니다.

◇이대호> 최대 150.

◆곽연선> 최대 150만 원인데 실질적으로 육아휴직 중에 받을 수 있는 금액은 75% 정도인 월 112만 5,000원입니다. 나머지는 복직 6개월 후에 사후 지급금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대호> 사후 지급.

◆곽연선> 네, 그래서 실제 육아휴직 중에는 체감 소득이 굉장히 낮습니다. 그래서 육아휴직 급여의 소득 대체율은 45% 정도인데요. 육아휴직을 하면 소득이 반감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다 보니까 소득이 적을수록 육아휴직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는데요. 이렇게 절반 이상 줄어든 소득을 감당할 수 있는 고소득 직장인들이 육아휴직을 선택할 수 있는 거죠. 실제 통계청 2021년 기준 육아휴직자의 과반수는 대기업 직장인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대호> 이게 사후 지급금 형태로 일부를 나중에 주는 건 이 사람이 복직 안 할까 봐 그런 거잖아요. 또 복직을 유도하기 위한 것도 있고.

◆곽연선> 그렇죠. 육아휴직을 하고 그만두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인데요. 그런데 이제 진짜 육아휴직을 쓸 때 당시에 75%만 나오기 때문에 소득이 굉장히 낮다고 느껴집니다.

◇이대호> 낮아지죠. 그래서 정부가 얼마 전에 발표를 했습니다만 앞으로는 이런 사후 지급금 제도를 폐지하고 아예 다 앞으로 몰아서 주겠다. 그리고 월 최대 150만 원인 육아휴직 급여를 최대 250만 원까지 높이겠다 이렇게 또 발표를 했죠.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유순 님이 주변에서 아빠가 육아휴직을 쓴다고 했는데 결국 퇴사를 했습니다. 쉽지 않아요 이렇게 지적을 해 주셨어요. 이게 또 속된 말로 좋은 직장 다녀야 가능한 얘기다. 꿈 같은 얘기다 이런 얘기 나오지 않습니까?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이나 육아휴직 가능한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곽연선> 진짜 그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육아휴직은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은데요.

◇이대호> 특히 남성에게는 더더욱.

◆곽연선> 네, 육아휴직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인력 공백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대기업, 공공기관 같은 경우는 워낙 많은 인원들이 근무하기 때문에 공석이 발생했을 때 유연하게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같은 경우는 상황이 다릅니다. 개개인의 업무 범위와 역할 비중이 크고 또 공백이 발생했을 때 대체 인력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요. 만약 대체 인력을 찾지 못하면 동료나 관리자 업무가 가중되고 대체 인력을 찾더라도 육아휴직자의 고용이 불안정해지는 그런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대호> 진짜 그러네요. 정혜숙 님도 육아휴직 그림의 떡입니다. 며느리는 몸만 풀고 출근하고 아들도 꿈도 못 꿉니다. 이것도 좋은 직업군에만 해당되는 듯 합니다라고 보내주셨고요. 이게 참 사회 구조적으로 변해야 되는데 그래도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습니다만 또 사람들이 원하는 것 또 체감하는 것보다 또 제도 변화가 또 느릴 수도 있고요. 그 간극을 좁혀가야죠. 이게 또 노동법상 이건 불법이긴 한데 육아휴직 이후에 복직을 했을 때 그 경력 단절로 인해서 이게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있다면서요?

◆곽연선> 육아휴직 후 복귀한 사람들을 승진해서 누락시키거나 최하위 고가를 주는 관행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육아휴직을 쓰면 마치 퇴사할 사람으로 간주하거나 권고사직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2019년, 2023년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신고 처리 분석 결과에 육아휴직을 거부하거나 육아휴직으로 불이익을 준 경우 처벌률이 3.5%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낮은 처벌률 때문에 이런 모성보호 제도가 나날이 확대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그 불이익을 주는 그런 관행이 없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대호> 아이고, 그러게요. 이거를 그래서 현장에서도 많이 바뀌어야 되는 건데 제도만 먼저 앞서 나간다고 해서 현장에서 또 이거를 그대로 준용하기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고 이게 조직 문화가 바뀌어야 하는데 이게 어떻게 좀 가능할까요? 어떤 방향으로 좀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곽연선> 정부에서는 육아휴직을 확대하고 단기 육아휴직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논의가 활발한데요. 육아휴직 제도를 확대하는 것도 좋지만 궁극적으로는 육아휴직, 휴직 자체를 사용하지 않고도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과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저출산을 겪고 있는 일본 정부는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3세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의 재택근무 의무화를 추진 중이고요. 미취학 자녀를 둔 근로자를 대상으로는 야근을 배제하는 잔업 면제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그런 것처럼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에게 원격근무나 유연시간 근무라든지 자녀 돌봄 휴가를 제공해서 업무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OECD 평균을 상회하는 장시간 근로 문화도 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대호> 배성영 님이 저는 현장에서 근무하는데요. 육아휴직 자체가 불가능합니다라고 보내주셨고요. 곽정대 님은 육아휴직이 아니라 외벌이로도 애를 키울 수 있게 해줘야 한다라고 지적을 해주셨고요. 4222님도 공무원들만 이걸 쓰는 것 같아서 씁쓸하고 안타깝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해 주셨고요. 그러니까 이게 있는 제도입니다만 체감을 못하는 분들도 정말 많다라는 걸 또 우리가 체감을 해 봅니다. 그러니까 그냥 곳곳에 일을 하면서도 아이를 같이 동반해서 출근할 수 있는 그런 문화도 되게 좀 필요해 보입니다. 공공 보육 같은 것도 이게 또 그림의 떡인 게 특히 자영업자, 프리랜서라는 분들한테는 육아휴직 이거는 완전 다른 사람들 얘기잖아요. 이 부분은 좀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요? 제도적으로.

◆곽연선> 부모라면 누구나 신뢰하고 맡길 수 있는 보편적인 공공보육 서비스 제공 기관을 늘리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영업자, 프리랜서분들도 마음 편히 아이를 맡기고 일할 수 있는 보육 서비스 기관을 확대하는 건데요. 그리고 또 재원만 마련이 된다면 자영업자, 프리랜서분들도 육아휴직 급여에 상응하는 그런 수당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거나 세제 감면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대호> 이게 사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도 이제는 정부 부처로 상시화한다.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겠다 이야기 나왔고 국가비상사태도 선언이 됐고 한데 항상 대책을 보면 이것저것 조각조각조각 나오더라고요. 물론 종합적인 대책이 좀 필요하긴 합니다만 정정자 님, 주택, 집을 줘야 된다 이런 이야기도 하시고 옛날에 뭐 애 하나 낳으면 1인당 1억 원씩을 줘야 되는 이런 이야기가 이제는 허무맹랑한 얘기가 아닌 걸로도 들리는 약간 좀 중차대한 그런 또 사회가 됐잖아요. 위원님은 어떤 실질적인 대책 측면에서 또 아이디어를 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곽연선> 제가 육아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사람은 아니어서 제가 현장에서 느끼는 건 저출산이고 육아휴직을 확대한다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맘충이라든지 노키즈존 확대라든지 제가 예전에 썼던 책도 2030의 번아웃 세대에 대한 내용이었거든요. 이미 처한 현실이 너무 힘든데 여기서 아이를 더 낳으라는 것은 좀 어려움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육아를 하는 기쁨과 보람을 더 느낄 수 있는 그런 사회적인 분위기가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이대호> 제도적인 것도 그렇고 사회적인 분위기, 문화, 인식도 종합적으로요.

◆곽연선> 네.

◇이대호> 1774 쓰시는 분께서 첫째를 낳으면 무이자 주택자금 대출을 해 주고 둘째를 낳으면 원금의 일부 탕감, 셋째를 낳으면 원금의 전액을 탕감해 주던 제도가 있더라고요라고 보내주셨는데 이게 아마 헝가리식 모델로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잠깐 이야기가 나왔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거 대 찬성합니다. 헝가리 GDP에 우리나라 한 10배 정도 되니까 헝가리가 한 3,000여 만 원, 5,000만 원 정도 안 되는 돈을 대출해주는 걸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제 생각으로는 결혼을 한 사람들에게 3억 원 정도를 대출을 해주고 이자를 받다가 하나 낳으면 그 이자만 면제해주고 둘 낳으면 반액을 탕감해주고 셋을 낳으면 3억 원 전액을 탕감해주자. 이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고 제가 유튜브 쪽에서 이거 많이 밀고 있거든요. 혹시 어떻게 생각하세요?

◆곽연선> 정말 국가적 위기라면 그런 파격적인 대책도 시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고요.

◇이대호> 뭐 저도 이게 지상파에서 제 개인적인 의견을 주장하는 건 좀 적절치 않을 수는 있습니다만 생각은 그래요. 지금 우리나라가 굉장히 저출산 현상이 극단적으로 가고 있잖아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극약 처방도 좀 필요하다. 왜냐면 말기 암 환자한테, 1기, 2기 암 환자한테 쓰는 약을 주면 그게 듣겠습니까? 지금 우리나라가 과연 어느 단계까지 와 있는지를 좀 생각해 봐야 하지 않는가라는 제 생각도 덧붙여 봅니다. 오늘 LG경영연구원의 곽연선 연구위원과 입체적으로 이야기를 또 많이 나눠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곽연선>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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