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문인력도 11%가 불법 체류…“관리 사각지대”
입력 2024.07.16 (14:00)
수정 2024.07.1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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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미술, 문학 등의 예술, 방송연예활동' 자격 외국인 전문인력 체류자 A 씨는 2022년 2월 입국심사 때 한 공연장에 근무하는 것으로 등록됐지만, 그해 체류자격 허용업종이 아닌 조명 도소매업종으로 근무지를 변경했고, 체류만료 기한인 1년을 넘겨 지난해 6월까지 불법 체류 중입니다. |
이 사례처럼 전문인력 체류자격으로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 10명 중 1명이 불법 체류 등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불법체류 외국인도 크게 늘어 41만 명을 넘었는데, 특히 사증 면제(비자 면제) 제도로 입국한 불법 체류 외국인이 5년 새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외국인 인력도입 및 체류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8건의 문제점을 적발해 법무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에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습니다.
■전문인력 외국인 11%가 불법체류..10명 중 1명은 최저임금 이하
우리 정부는 외국인 전문인력 인재 유치를 위해 교수, 회화지도, 연구, 기술지도, 전문직업, 예술흥행, 특정활동(요리사, 숙련 기능공, 조선 용접공 등)으로 구분해 전문인력 체류자격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 중 임의로 직업을 바꾸거나 허가 체류 기한을 넘긴 불법체류 외국인이 11%를 넘었는데, 법무부가 이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감사원 조사 결과 2022년 말 기준 전체 전문인력 체류 자격 외국인 4만 8,796명 중 불법 체류자이거나 근로 관계 미확인, 불법 업종 변경 등으로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한 체류자가 5,584명으로 11.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체류 자격별로 살펴보면 1만4천 명을 넘는 회화 지도 전문직 외국인의 경우 불법 체류 등 근로관계 미확인 비중이 1.1%에 불과했지만, 예술흥행 전문직 외국인은 근로관계 미확인 비중이 54.4%로 절반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이 같은 예술흥행 전문직 외국인의 경우 근로관계가 확인자 중 65.5%가 최저임금 미만의 소득을 얻고 있어 추가 소득을 위해 다른 비전문 업종으로 전환할 우려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법무부가 전문직 외국인 체류관리를 해당 외국인과 고용주의 자발적 신고에 의존하고, 별도로 이 외국인들의 현재 근무지와 업종 등을 허가 체류자격과 대조하는 등 근로 현황 점검을 하지 않아 관리에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법무부에 고용주의 자발적 신고를 유도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설계하고, 전문직 외국인의 근로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체류 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습니다.
■불법체류 외국인 41만 명.."일부 사증 면제 협정 국가서 집중 발생"
2022년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 223만여 명 중 불법체류자는 41만여 명으로 전체 체류 외국인의 18.3%에 달했습니다.
지난 2017년 불법체류 외국인은 25만여 명이었는데, 5년 새 63% 넘게 급증한 겁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불법체류자 단속률은 12.4%(2017년)에서 3.6%(2022년)까지 하락해 불법체류자 관리 제도에 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특히 2022년 불법체류 외국인의 40% 이상, 16만 명이 사증 면제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이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습니다.
사증 면제협정 체결국 67개국 중 태국에서만 14만 명의 불법체류자가 발생하는 등 일부 체결국에서 집중적으로 불법체류자가 발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유럽연합의 경우 불법 체류율 등을 기준으로 사증 면제 협정을 일시 정지하는 절차를 가지고 있고, 우리 정부도 지난 2008년 방글라데시와 '사증 면제 일시 정지'를 통해 불법 체류율이 감소한 바 있습니다.
이에 감사원은 법무부에 특정 국가의 입국 거부율 및 불법 체류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면 해당 국가에 일정 기간 내 이를 해소하도록 통보하고, 해소되지 않으면 (비자 면제) 협정을 일시 정지하는 등 대응체계와 절차를 마련하라고 통보했습니다.
■농업 인력부족 2032년 16.5만…"계절근로자 제도 활용 미흡"
이와 함께 감사원은 고령화 등으로 농촌 지역 근로 가능 인구가 줄면서 농업 분야 부족 인력이 2022년 1만 2천여 명에서 꾸준히 늘어나 2032년에는 16만 5천여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 같은 인력부족 해소를 위해 농번기 등 일시적으로 농업인력 수요가 집중되는 기간에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계절근로자' 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도입 인원 규모는 수요 대비 저조한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감사원은 법무부에 지자체가 외국과 양해각서(MOU) 체결 과정에서 국제협력 업무 부담 등으로 양해각서를 체결하지 못하는 경우 해당 지자체에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습니다.
아울러 농림축산식품부에도 각 지자체가 공공형 계절근로 농촌인력중개센터 사업을 희망하는 경우 국비 지원 비율 조정, 지자체 부담 자체 예산 비율 상향 등의 방법을 통해 공공형 계절근로자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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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전문인력도 11%가 불법 체류…“관리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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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7-16 14:00:24
- 수정2024-07-16 15:07:24
◎ 음악, 미술, 문학 등의 예술, 방송연예활동' 자격 외국인 전문인력 체류자 A 씨는 2022년 2월 입국심사 때 한 공연장에 근무하는 것으로 등록됐지만, 그해 체류자격 허용업종이 아닌 조명 도소매업종으로 근무지를 변경했고, 체류만료 기한인 1년을 넘겨 지난해 6월까지 불법 체류 중입니다. |
이 사례처럼 전문인력 체류자격으로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 10명 중 1명이 불법 체류 등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불법체류 외국인도 크게 늘어 41만 명을 넘었는데, 특히 사증 면제(비자 면제) 제도로 입국한 불법 체류 외국인이 5년 새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외국인 인력도입 및 체류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8건의 문제점을 적발해 법무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에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습니다.
■전문인력 외국인 11%가 불법체류..10명 중 1명은 최저임금 이하
우리 정부는 외국인 전문인력 인재 유치를 위해 교수, 회화지도, 연구, 기술지도, 전문직업, 예술흥행, 특정활동(요리사, 숙련 기능공, 조선 용접공 등)으로 구분해 전문인력 체류자격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 중 임의로 직업을 바꾸거나 허가 체류 기한을 넘긴 불법체류 외국인이 11%를 넘었는데, 법무부가 이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감사원 조사 결과 2022년 말 기준 전체 전문인력 체류 자격 외국인 4만 8,796명 중 불법 체류자이거나 근로 관계 미확인, 불법 업종 변경 등으로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한 체류자가 5,584명으로 11.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체류 자격별로 살펴보면 1만4천 명을 넘는 회화 지도 전문직 외국인의 경우 불법 체류 등 근로관계 미확인 비중이 1.1%에 불과했지만, 예술흥행 전문직 외국인은 근로관계 미확인 비중이 54.4%로 절반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이 같은 예술흥행 전문직 외국인의 경우 근로관계가 확인자 중 65.5%가 최저임금 미만의 소득을 얻고 있어 추가 소득을 위해 다른 비전문 업종으로 전환할 우려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법무부가 전문직 외국인 체류관리를 해당 외국인과 고용주의 자발적 신고에 의존하고, 별도로 이 외국인들의 현재 근무지와 업종 등을 허가 체류자격과 대조하는 등 근로 현황 점검을 하지 않아 관리에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법무부에 고용주의 자발적 신고를 유도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설계하고, 전문직 외국인의 근로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체류 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습니다.
■불법체류 외국인 41만 명.."일부 사증 면제 협정 국가서 집중 발생"
2022년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 223만여 명 중 불법체류자는 41만여 명으로 전체 체류 외국인의 18.3%에 달했습니다.
지난 2017년 불법체류 외국인은 25만여 명이었는데, 5년 새 63% 넘게 급증한 겁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불법체류자 단속률은 12.4%(2017년)에서 3.6%(2022년)까지 하락해 불법체류자 관리 제도에 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특히 2022년 불법체류 외국인의 40% 이상, 16만 명이 사증 면제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이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습니다.
사증 면제협정 체결국 67개국 중 태국에서만 14만 명의 불법체류자가 발생하는 등 일부 체결국에서 집중적으로 불법체류자가 발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유럽연합의 경우 불법 체류율 등을 기준으로 사증 면제 협정을 일시 정지하는 절차를 가지고 있고, 우리 정부도 지난 2008년 방글라데시와 '사증 면제 일시 정지'를 통해 불법 체류율이 감소한 바 있습니다.
이에 감사원은 법무부에 특정 국가의 입국 거부율 및 불법 체류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면 해당 국가에 일정 기간 내 이를 해소하도록 통보하고, 해소되지 않으면 (비자 면제) 협정을 일시 정지하는 등 대응체계와 절차를 마련하라고 통보했습니다.
■농업 인력부족 2032년 16.5만…"계절근로자 제도 활용 미흡"
이와 함께 감사원은 고령화 등으로 농촌 지역 근로 가능 인구가 줄면서 농업 분야 부족 인력이 2022년 1만 2천여 명에서 꾸준히 늘어나 2032년에는 16만 5천여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 같은 인력부족 해소를 위해 농번기 등 일시적으로 농업인력 수요가 집중되는 기간에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계절근로자' 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도입 인원 규모는 수요 대비 저조한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감사원은 법무부에 지자체가 외국과 양해각서(MOU) 체결 과정에서 국제협력 업무 부담 등으로 양해각서를 체결하지 못하는 경우 해당 지자체에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습니다.
아울러 농림축산식품부에도 각 지자체가 공공형 계절근로 농촌인력중개센터 사업을 희망하는 경우 국비 지원 비율 조정, 지자체 부담 자체 예산 비율 상향 등의 방법을 통해 공공형 계절근로자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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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기자 jj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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