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인도 없어 찻길로…위험천만 농촌 도로
입력 2024.07.16 (21:40)
수정 2024.07.1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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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민들이 자주 오가는 길인데도 인도가 따로 없는 곳이 많습니다.
특히 도로 기반 시설이 부족한 농촌 마을이 취약한데요.
고령의 주민같은 교통 약자들이 사고 위험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현장 K, 진희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옥천의 한 마을 입구입니다.
주민들이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차들 옆을 조심스레 걷습니다.
병원이나 상점이 있는 면 소재지로 향하는 유일한 길인데 보행로가 없습니다.
[배상열/옥천군 청성면 : "아무것도 없으니 그쪽으로 가야지, 어디로 가요. 사람이 발을 들고서 다닐 수도 없잖아요."]
인도로 다녀야 하는 전동차도 갈 길을 잃고 차들과 뒤섞여 아찔한 상황이 펼쳐집니다.
갓길에서 전동차를 몰던 70대 주민이 화물차와 부딪혀 숨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김응난/보은군 삼승면 : "다리에만 사람 가는 길이, 통로가 있죠. 거기까지는 그냥 차 다니는 길로 가야죠."]
고령 주민이 많고 근처에 중학교도 있어 수년 전부터 인도를 개설해달라는 요구가 잇따랐지만 개선은 더딥니다.
제가 서 있는 이 인도는 취재가 시작되자 오늘 아침 급하게 설치됐는데요.
그마저도 관리 기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중간에 이렇게 뚝 끊겼습니다.
마을 입구를 기점으로 도로관리청과 관할 행정구역이 각각 나뉘어있어 먼저 나서는 데가 없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이정덕/옥천군 청성면 : "기관에 전화도 하고 그러면 보은군, 옥천군 쪽에 서로 미루고 협조가 안 되더라고요. 오늘도 (도로관리청에서) 현장 점검 나와서 얘기를 하니까, 여기서도 해결이 안 되는 거예요."]
근처의 또 다른 마을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버스 정류장을 오갈 때조차 찻길 가장자리를 이용하는 처지입니다.
지난 5월, 차로를 따라 밭으로 가던 60대가 뒤따르던 화물차에 치여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마을 주민 : "선이라도 그어 놓으면 좋은데…. 차 없을 때 지나가는 거죠, 섰다가요."]
인도는 통행량이나 사고 이력, 교통 약자의 통행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치합니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우선 순위를 따지다 보니, 시가지보다 상대적으로 이용량이 적은 농촌 지역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조준한/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보행량이나 교통량이 (보도) 설치 기준에 미흡하더라도,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높거나 보행로를 확보해야 하는 구간이라고 하면 도로 환경 개선사업이 필요하겠습니다."]
보행자와 차량 간 교통사고 스무 건 가운데 한 건은 이렇게 인도 없는 길 가장자리에서 벌어지는 상황.
지난해에만 천 9백여 건의 사고로 28명이 목숨을 잃고 2천여 명이 다쳤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그래픽:최윤우
주민들이 자주 오가는 길인데도 인도가 따로 없는 곳이 많습니다.
특히 도로 기반 시설이 부족한 농촌 마을이 취약한데요.
고령의 주민같은 교통 약자들이 사고 위험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현장 K, 진희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옥천의 한 마을 입구입니다.
주민들이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차들 옆을 조심스레 걷습니다.
병원이나 상점이 있는 면 소재지로 향하는 유일한 길인데 보행로가 없습니다.
[배상열/옥천군 청성면 : "아무것도 없으니 그쪽으로 가야지, 어디로 가요. 사람이 발을 들고서 다닐 수도 없잖아요."]
인도로 다녀야 하는 전동차도 갈 길을 잃고 차들과 뒤섞여 아찔한 상황이 펼쳐집니다.
갓길에서 전동차를 몰던 70대 주민이 화물차와 부딪혀 숨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김응난/보은군 삼승면 : "다리에만 사람 가는 길이, 통로가 있죠. 거기까지는 그냥 차 다니는 길로 가야죠."]
고령 주민이 많고 근처에 중학교도 있어 수년 전부터 인도를 개설해달라는 요구가 잇따랐지만 개선은 더딥니다.
제가 서 있는 이 인도는 취재가 시작되자 오늘 아침 급하게 설치됐는데요.
그마저도 관리 기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중간에 이렇게 뚝 끊겼습니다.
마을 입구를 기점으로 도로관리청과 관할 행정구역이 각각 나뉘어있어 먼저 나서는 데가 없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이정덕/옥천군 청성면 : "기관에 전화도 하고 그러면 보은군, 옥천군 쪽에 서로 미루고 협조가 안 되더라고요. 오늘도 (도로관리청에서) 현장 점검 나와서 얘기를 하니까, 여기서도 해결이 안 되는 거예요."]
근처의 또 다른 마을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버스 정류장을 오갈 때조차 찻길 가장자리를 이용하는 처지입니다.
지난 5월, 차로를 따라 밭으로 가던 60대가 뒤따르던 화물차에 치여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마을 주민 : "선이라도 그어 놓으면 좋은데…. 차 없을 때 지나가는 거죠, 섰다가요."]
인도는 통행량이나 사고 이력, 교통 약자의 통행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치합니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우선 순위를 따지다 보니, 시가지보다 상대적으로 이용량이 적은 농촌 지역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조준한/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보행량이나 교통량이 (보도) 설치 기준에 미흡하더라도,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높거나 보행로를 확보해야 하는 구간이라고 하면 도로 환경 개선사업이 필요하겠습니다."]
보행자와 차량 간 교통사고 스무 건 가운데 한 건은 이렇게 인도 없는 길 가장자리에서 벌어지는 상황.
지난해에만 천 9백여 건의 사고로 28명이 목숨을 잃고 2천여 명이 다쳤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그래픽:최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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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4-07-16 22: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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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자주 오가는 길인데도 인도가 따로 없는 곳이 많습니다.
특히 도로 기반 시설이 부족한 농촌 마을이 취약한데요.
고령의 주민같은 교통 약자들이 사고 위험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현장 K, 진희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옥천의 한 마을 입구입니다.
주민들이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차들 옆을 조심스레 걷습니다.
병원이나 상점이 있는 면 소재지로 향하는 유일한 길인데 보행로가 없습니다.
[배상열/옥천군 청성면 : "아무것도 없으니 그쪽으로 가야지, 어디로 가요. 사람이 발을 들고서 다닐 수도 없잖아요."]
인도로 다녀야 하는 전동차도 갈 길을 잃고 차들과 뒤섞여 아찔한 상황이 펼쳐집니다.
갓길에서 전동차를 몰던 70대 주민이 화물차와 부딪혀 숨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김응난/보은군 삼승면 : "다리에만 사람 가는 길이, 통로가 있죠. 거기까지는 그냥 차 다니는 길로 가야죠."]
고령 주민이 많고 근처에 중학교도 있어 수년 전부터 인도를 개설해달라는 요구가 잇따랐지만 개선은 더딥니다.
제가 서 있는 이 인도는 취재가 시작되자 오늘 아침 급하게 설치됐는데요.
그마저도 관리 기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중간에 이렇게 뚝 끊겼습니다.
마을 입구를 기점으로 도로관리청과 관할 행정구역이 각각 나뉘어있어 먼저 나서는 데가 없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이정덕/옥천군 청성면 : "기관에 전화도 하고 그러면 보은군, 옥천군 쪽에 서로 미루고 협조가 안 되더라고요. 오늘도 (도로관리청에서) 현장 점검 나와서 얘기를 하니까, 여기서도 해결이 안 되는 거예요."]
근처의 또 다른 마을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버스 정류장을 오갈 때조차 찻길 가장자리를 이용하는 처지입니다.
지난 5월, 차로를 따라 밭으로 가던 60대가 뒤따르던 화물차에 치여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마을 주민 : "선이라도 그어 놓으면 좋은데…. 차 없을 때 지나가는 거죠, 섰다가요."]
인도는 통행량이나 사고 이력, 교통 약자의 통행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치합니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우선 순위를 따지다 보니, 시가지보다 상대적으로 이용량이 적은 농촌 지역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조준한/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보행량이나 교통량이 (보도) 설치 기준에 미흡하더라도,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높거나 보행로를 확보해야 하는 구간이라고 하면 도로 환경 개선사업이 필요하겠습니다."]
보행자와 차량 간 교통사고 스무 건 가운데 한 건은 이렇게 인도 없는 길 가장자리에서 벌어지는 상황.
지난해에만 천 9백여 건의 사고로 28명이 목숨을 잃고 2천여 명이 다쳤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그래픽:최윤우
주민들이 자주 오가는 길인데도 인도가 따로 없는 곳이 많습니다.
특히 도로 기반 시설이 부족한 농촌 마을이 취약한데요.
고령의 주민같은 교통 약자들이 사고 위험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현장 K, 진희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옥천의 한 마을 입구입니다.
주민들이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차들 옆을 조심스레 걷습니다.
병원이나 상점이 있는 면 소재지로 향하는 유일한 길인데 보행로가 없습니다.
[배상열/옥천군 청성면 : "아무것도 없으니 그쪽으로 가야지, 어디로 가요. 사람이 발을 들고서 다닐 수도 없잖아요."]
인도로 다녀야 하는 전동차도 갈 길을 잃고 차들과 뒤섞여 아찔한 상황이 펼쳐집니다.
갓길에서 전동차를 몰던 70대 주민이 화물차와 부딪혀 숨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김응난/보은군 삼승면 : "다리에만 사람 가는 길이, 통로가 있죠. 거기까지는 그냥 차 다니는 길로 가야죠."]
고령 주민이 많고 근처에 중학교도 있어 수년 전부터 인도를 개설해달라는 요구가 잇따랐지만 개선은 더딥니다.
제가 서 있는 이 인도는 취재가 시작되자 오늘 아침 급하게 설치됐는데요.
그마저도 관리 기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중간에 이렇게 뚝 끊겼습니다.
마을 입구를 기점으로 도로관리청과 관할 행정구역이 각각 나뉘어있어 먼저 나서는 데가 없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이정덕/옥천군 청성면 : "기관에 전화도 하고 그러면 보은군, 옥천군 쪽에 서로 미루고 협조가 안 되더라고요. 오늘도 (도로관리청에서) 현장 점검 나와서 얘기를 하니까, 여기서도 해결이 안 되는 거예요."]
근처의 또 다른 마을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버스 정류장을 오갈 때조차 찻길 가장자리를 이용하는 처지입니다.
지난 5월, 차로를 따라 밭으로 가던 60대가 뒤따르던 화물차에 치여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마을 주민 : "선이라도 그어 놓으면 좋은데…. 차 없을 때 지나가는 거죠, 섰다가요."]
인도는 통행량이나 사고 이력, 교통 약자의 통행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치합니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우선 순위를 따지다 보니, 시가지보다 상대적으로 이용량이 적은 농촌 지역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조준한/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보행량이나 교통량이 (보도) 설치 기준에 미흡하더라도,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높거나 보행로를 확보해야 하는 구간이라고 하면 도로 환경 개선사업이 필요하겠습니다."]
보행자와 차량 간 교통사고 스무 건 가운데 한 건은 이렇게 인도 없는 길 가장자리에서 벌어지는 상황.
지난해에만 천 9백여 건의 사고로 28명이 목숨을 잃고 2천여 명이 다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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