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 앞에서 잃어버린 내 카메라, 여행자보험으로 보상될까?

입력 2024.07.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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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해외 여행이 대세였던 과거와 달리 개인 여행이 늘면서 출국 전 개별적으로 여행자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엔데믹 이후 해외 여행객이 급격히 늘면서 올해 상반기 여행자보험 신규 계약 건수는 122만 건(국내 10개 손해보험회사 기준)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보험사가 해외여행보험 판매로 거둬들인 원수 보험료는 상반기 기준 420억 원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대표적인 소멸성 보험인 여행자보험의 경우 소비자들이 출국 직전 대부분 온라인으로 가입하다 보니 약관을 꼼꼼하게 못 보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한 분쟁도 잦습니다.

■ "온라인 가입 시 '특약' 꼼꼼히 따져야"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실제 민원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여행 도중 수하물 지연과 비행기 결항에 따른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입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해외여행보험에 가입한 소비자 A는 가입사실확인서 안내 사항을 근거로 이와 관련한 보상금을 청구했지만 보험금 지급이 거절됐습니다.

금감원은 이런 결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 보험은 특약의 종류가 임의로 설정된 상품으로 '항공기 및 수하물 지연 비용 특약'에 는 가입되지 않았던 건데요.

해외여행보험은 기본적으로 상해사망(또는 후유장해)을 보장하는데, 그 밖에 세부적인 다양한 보장 종목은 특약에 가입해야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본인의 여행 목적과 필요 사항에 따라 특약을 선택해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사례처럼 보험사 홈페이지가 아닌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가입하는 단체보험은 특약이 임의로 선택된 플랜형 상품으로 판매된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고 금감원은 밝혔습니다. 소비자는 특약 가입 내역과 특약별 보장내용을 보험증권이나 보험약관을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 "파손·도난은 보상…분실은 보상 대상 아냐"

여행을 하다 보면 휴대한 물건이 파손되거나 도난당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는데요.

그런데 여기서 유념해야 할 건 분실은 보상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보험 약관상 통상적인 주의 의무를 기울였음에도 보험 목적물을 타인에게 뺏긴 경우 즉 '도난'은 보상 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분실'은 본인의 관리 부주의나 실수 또는 과실로 물건이 없어지거나 유실된 상태로 보상받을 수 없습니다.

여행 중에 휴대품 도난 사고가 발생하면 현지 경찰서에 신고해 사고(도난)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하고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때 제출해야 합니다.

휴대품이 새 제품인지 중고품인지에 따라서도 보상 금액이 달라질 수 있는데요. 중고 휴대품을 수리한 경우 보험금은 휴대품의 감가상각을 적용해 산정되기 때문에 수리 비용 전액을 보상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습니다.

■ 항공기 '4시간 이상 지연 시'에만 추가 비용 보상

항공편이 지연돼 다음 연결 항공편 탑승을 하지 못한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소비자 B는 이 항공편을 기다리는 동안 발생한 숙박비 등 비용에 대한 보상을 청구했지만 지급을 거절당했습니다.

하지만 금감원은 보험사의 업무 처리가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는데요. '항공기 지연비용 특약'의 경우 항공편이 지연 출발하거나 결항될 경우 발생하는 숙박비 등의 손해를 보상하는데 지연 시간이 4시간 미만이라면 추가 비용이 발생했더라도 손해를 보상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항공편 연착으로 예정했던 목적이 호텔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죠. 숙박비를 환불받으면 다행인데 당일 취소를 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공기 지연 비용 특약'은 이런 예약 취소에 따른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둬야 합니다.

해당 특약은 대체항공편을 기다리는 동안 발생한 비용만 보상하기 때문에 예정됐던 여행 일정을 취소하면서 발생한 숙박비나 관광지 입장권 등 간접손해는 보상하지 않습니다.

■ "실손 가입자 국내 의료비 중복 보상 안 돼"

해외여행 도중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있죠. 귀국한 이후에도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는 중복 보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보험사는 여행자보험 가입자에 대해 해외 의료비를 전액 보상하지만 국내 의료비는 다른 실손의료보험과 비례 보상하기 때문입니다.

여행자보험의 경우 온라인 상품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가입 시 알아두실 사항' 안내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여기에 실손의료보험에 중복으로 가입할 경우에도 보험금은 비례 보상한다는 안내가 포함돼 있는데, 대다수 가입자는 내용을 숙지하지 않은 채 관련 내용을 안내받았다고 체크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감원은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경우 국내 의료비는 보험금이 비례 보상되기 때문에 '국내 의료비 보장 특약'을 중복해 가입할 실익이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외여행 중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면 보험 약관상 사고를 증명할 수 있는 의사 처방전, 진료비계산서, 입원치료 확인서 등 서류를 반드시 챙겨 귀국해야 합니다.

금감원은 여름휴가 성수기가 다가오며 해외여행보험에 대한 수요가 증가 하는 데다 소비자가 특약을 직접 선택하는 다이렉트보험 가입이 확대되고 있다며 약관의 중요 사항을 확인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 '여행자 보험'도 비교 서비스한다는데…대형사 빠진 '반쪽' 출범

소비자 입장에선 어떤 보험이 더 나에게 적합한지, 가격이 좋은지 한눈에 빠르게 비교해볼 수 있으면 좋겠죠. 이를 위해 자동차보험, 용종 보험에 이어 여행자보험도 비교 서비스가 시작됐는데요.

네이버페이는 어제(18일)부터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하나손보, 캐롯손보, 롯데손보, NH농협손보 등이 참여하는 해외여행자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주로 가입하는 여행자보험 14개 담보 가운데 일부 담보만 선택하거나 보장 금액을 변경해 소비자가 최적의 보험 상품을 설계한 뒤 이 조건으로 보험료를 간편하게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네이버 측과 입점 수수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삼성화재와 KB손보, 현대해상 등은 참여하지 않으면서 당분간 반쪽 서비스에 그칠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최근 여행자보험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선 카카오손해보험과 시스템을 준비 중인 DB 손해보험도 빠져 있습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자보험 가입자는 더 늘 텐데 소비자들은 불완전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조속히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수수료 논란 등 문제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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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해외 여행이 대세였던 과거와 달리 개인 여행이 늘면서 출국 전 개별적으로 여행자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엔데믹 이후 해외 여행객이 급격히 늘면서 올해 상반기 여행자보험 신규 계약 건수는 122만 건(국내 10개 손해보험회사 기준)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보험사가 해외여행보험 판매로 거둬들인 원수 보험료는 상반기 기준 420억 원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대표적인 소멸성 보험인 여행자보험의 경우 소비자들이 출국 직전 대부분 온라인으로 가입하다 보니 약관을 꼼꼼하게 못 보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한 분쟁도 잦습니다.

■ "온라인 가입 시 '특약' 꼼꼼히 따져야"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실제 민원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여행 도중 수하물 지연과 비행기 결항에 따른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입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해외여행보험에 가입한 소비자 A는 가입사실확인서 안내 사항을 근거로 이와 관련한 보상금을 청구했지만 보험금 지급이 거절됐습니다.

금감원은 이런 결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 보험은 특약의 종류가 임의로 설정된 상품으로 '항공기 및 수하물 지연 비용 특약'에 는 가입되지 않았던 건데요.

해외여행보험은 기본적으로 상해사망(또는 후유장해)을 보장하는데, 그 밖에 세부적인 다양한 보장 종목은 특약에 가입해야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본인의 여행 목적과 필요 사항에 따라 특약을 선택해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사례처럼 보험사 홈페이지가 아닌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가입하는 단체보험은 특약이 임의로 선택된 플랜형 상품으로 판매된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고 금감원은 밝혔습니다. 소비자는 특약 가입 내역과 특약별 보장내용을 보험증권이나 보험약관을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 "파손·도난은 보상…분실은 보상 대상 아냐"

여행을 하다 보면 휴대한 물건이 파손되거나 도난당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는데요.

그런데 여기서 유념해야 할 건 분실은 보상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보험 약관상 통상적인 주의 의무를 기울였음에도 보험 목적물을 타인에게 뺏긴 경우 즉 '도난'은 보상 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분실'은 본인의 관리 부주의나 실수 또는 과실로 물건이 없어지거나 유실된 상태로 보상받을 수 없습니다.

여행 중에 휴대품 도난 사고가 발생하면 현지 경찰서에 신고해 사고(도난)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하고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때 제출해야 합니다.

휴대품이 새 제품인지 중고품인지에 따라서도 보상 금액이 달라질 수 있는데요. 중고 휴대품을 수리한 경우 보험금은 휴대품의 감가상각을 적용해 산정되기 때문에 수리 비용 전액을 보상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습니다.

■ 항공기 '4시간 이상 지연 시'에만 추가 비용 보상

항공편이 지연돼 다음 연결 항공편 탑승을 하지 못한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소비자 B는 이 항공편을 기다리는 동안 발생한 숙박비 등 비용에 대한 보상을 청구했지만 지급을 거절당했습니다.

하지만 금감원은 보험사의 업무 처리가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는데요. '항공기 지연비용 특약'의 경우 항공편이 지연 출발하거나 결항될 경우 발생하는 숙박비 등의 손해를 보상하는데 지연 시간이 4시간 미만이라면 추가 비용이 발생했더라도 손해를 보상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항공편 연착으로 예정했던 목적이 호텔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죠. 숙박비를 환불받으면 다행인데 당일 취소를 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공기 지연 비용 특약'은 이런 예약 취소에 따른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둬야 합니다.

해당 특약은 대체항공편을 기다리는 동안 발생한 비용만 보상하기 때문에 예정됐던 여행 일정을 취소하면서 발생한 숙박비나 관광지 입장권 등 간접손해는 보상하지 않습니다.

■ "실손 가입자 국내 의료비 중복 보상 안 돼"

해외여행 도중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있죠. 귀국한 이후에도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는 중복 보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보험사는 여행자보험 가입자에 대해 해외 의료비를 전액 보상하지만 국내 의료비는 다른 실손의료보험과 비례 보상하기 때문입니다.

여행자보험의 경우 온라인 상품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가입 시 알아두실 사항' 안내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여기에 실손의료보험에 중복으로 가입할 경우에도 보험금은 비례 보상한다는 안내가 포함돼 있는데, 대다수 가입자는 내용을 숙지하지 않은 채 관련 내용을 안내받았다고 체크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감원은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경우 국내 의료비는 보험금이 비례 보상되기 때문에 '국내 의료비 보장 특약'을 중복해 가입할 실익이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외여행 중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면 보험 약관상 사고를 증명할 수 있는 의사 처방전, 진료비계산서, 입원치료 확인서 등 서류를 반드시 챙겨 귀국해야 합니다.

금감원은 여름휴가 성수기가 다가오며 해외여행보험에 대한 수요가 증가 하는 데다 소비자가 특약을 직접 선택하는 다이렉트보험 가입이 확대되고 있다며 약관의 중요 사항을 확인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 '여행자 보험'도 비교 서비스한다는데…대형사 빠진 '반쪽' 출범

소비자 입장에선 어떤 보험이 더 나에게 적합한지, 가격이 좋은지 한눈에 빠르게 비교해볼 수 있으면 좋겠죠. 이를 위해 자동차보험, 용종 보험에 이어 여행자보험도 비교 서비스가 시작됐는데요.

네이버페이는 어제(18일)부터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하나손보, 캐롯손보, 롯데손보, NH농협손보 등이 참여하는 해외여행자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주로 가입하는 여행자보험 14개 담보 가운데 일부 담보만 선택하거나 보장 금액을 변경해 소비자가 최적의 보험 상품을 설계한 뒤 이 조건으로 보험료를 간편하게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네이버 측과 입점 수수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삼성화재와 KB손보, 현대해상 등은 참여하지 않으면서 당분간 반쪽 서비스에 그칠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최근 여행자보험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선 카카오손해보험과 시스템을 준비 중인 DB 손해보험도 빠져 있습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자보험 가입자는 더 늘 텐데 소비자들은 불완전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조속히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수수료 논란 등 문제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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