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병원도 응급실 ‘비상운영’…‘응급의료 공백’ 커지나

입력 2024.07.19 (16:16) 수정 2024.07.1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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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단국대병원이 내일(20일)부터 2주간 응급실을 비상운영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내부에 공지했습니다.최근 단국대병원이 내일(20일)부터 2주간 응급실을 비상운영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내부에 공지했습니다.

순천향대천안병원이 응급의학과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로 응급실 운영에 파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같은 천안 지역에 있는 단국대병원도 내일(20일)부터 응급실 비상운영체계에 돌입합니다.

충남 지역의 권역 응급의료센터는 순천향대천안병원과 단국대병원 단 2곳.

두 곳 모두 잇따라 응급실 운영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지역 사회 응급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공의 이탈 후 다섯 달째 과부하 상태로 운영돼 온 각 병원 응급실이 이제 한계에 부딪혔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단국대학교병원 "2주간 응급실 비상운영"

단국대병원은 내부 긴급 공지를 통해, 내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응급실 운영을 비상운영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병원 응급의학과 소속 전문의는 총 6명인데, 이 중 한 명이 병가를 내면서 응급실 인력에 공백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의료공백 이전에 단국대병원 응급의학과 소속 전공의는 7명이었지만, 현재는 단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지난 2월 전공의들이 한꺼번에 떠난 뒤 응급의학과 소속 전문의 6명이 당직과 늘어난 업무를 버텨온 겁니다.

단국대병원 관계자는 "본원에서 응급실을 비상운영체계로 전환하는 것은 최초"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 병원에서는 응급 환자의 이동을 돕기 위해 '닥터 헬기'를 운행하는데, 운행 시 전문의들이 꼭 탑승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응급실과 헬기 등 2개에 대해서 순환당직제를 실시하고 있어 인력이 더욱 부족해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단국대병원은 앞으로 2주의 비상운영기간 동안, 응급의학과가 아닌 다른 진료과 소속 전문의를 오전, 오후 각각 한 명씩 응급실에 투입할 계획입니다. 오후 5시부터 익일 8시에 해당하는 야간 진료만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맡습니다.


■ 순천향대천안병원 이어 두 번째…충남권 권역응급의료센터 모두 '차질'

앞서 순천향대천안병원에서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8명 중 4명이 사직했습니다. 전공의 이탈로 업무가 과중한 상태에서 최근 병원 측이 특정 교수를 채용하려고 하자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여파로 응급의료센터는 지난 16일 하루 운영이 중단됐고,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야간 시간 진료 운영에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순천향대천안병원에 이어 단국대병원까지 충남 지역 권역 응급의료센터가 모두 파행인 상황. 보건복지부 측은 "동향 파악은 하고 있다"며 "관련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응급실 비상사태'…"도미노 효과 일어날 것"

권역응급의료센터는 해당 지역 내 중증·응급 환자의 최종 치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센터들이 제 역할을 못 하는 상태가 이어지면서 지역의 응급의료 공백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할 땐 그 지역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응급실 과부하가 심각한 상황인데 충남 지역은 훨씬 더 심해질테고, 이러한 현상이 가까운 대전 지역이나 수도권 남부 지역까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응급 진료가 차질을 빚고 있는 곳은 충남 지역만이 아닙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을 보면 이대목동병원, 중앙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수도권 상당수 대학병원 응급실에서도 전문의 부재로 진료 불가능한 진료과가 늘고 있습니다.

김성근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현재 병상 500~800개를 보유한 서울 소재 대학병원의 응급실 운영이 굉장히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전했습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응급실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선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8명~10명 정도 상주해야 하는데, 이탈 인원이 많아지면서 업무량이 감당하기 어려워지니 줄퇴사가 이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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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국대병원도 응급실 ‘비상운영’…‘응급의료 공백’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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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단국대병원이 내일(20일)부터 2주간 응급실을 비상운영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내부에 공지했습니다.
순천향대천안병원이 응급의학과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로 응급실 운영에 파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같은 천안 지역에 있는 단국대병원도 내일(20일)부터 응급실 비상운영체계에 돌입합니다.

충남 지역의 권역 응급의료센터는 순천향대천안병원과 단국대병원 단 2곳.

두 곳 모두 잇따라 응급실 운영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지역 사회 응급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공의 이탈 후 다섯 달째 과부하 상태로 운영돼 온 각 병원 응급실이 이제 한계에 부딪혔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단국대학교병원 "2주간 응급실 비상운영"

단국대병원은 내부 긴급 공지를 통해, 내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응급실 운영을 비상운영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병원 응급의학과 소속 전문의는 총 6명인데, 이 중 한 명이 병가를 내면서 응급실 인력에 공백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의료공백 이전에 단국대병원 응급의학과 소속 전공의는 7명이었지만, 현재는 단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지난 2월 전공의들이 한꺼번에 떠난 뒤 응급의학과 소속 전문의 6명이 당직과 늘어난 업무를 버텨온 겁니다.

단국대병원 관계자는 "본원에서 응급실을 비상운영체계로 전환하는 것은 최초"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 병원에서는 응급 환자의 이동을 돕기 위해 '닥터 헬기'를 운행하는데, 운행 시 전문의들이 꼭 탑승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응급실과 헬기 등 2개에 대해서 순환당직제를 실시하고 있어 인력이 더욱 부족해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단국대병원은 앞으로 2주의 비상운영기간 동안, 응급의학과가 아닌 다른 진료과 소속 전문의를 오전, 오후 각각 한 명씩 응급실에 투입할 계획입니다. 오후 5시부터 익일 8시에 해당하는 야간 진료만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맡습니다.


■ 순천향대천안병원 이어 두 번째…충남권 권역응급의료센터 모두 '차질'

앞서 순천향대천안병원에서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8명 중 4명이 사직했습니다. 전공의 이탈로 업무가 과중한 상태에서 최근 병원 측이 특정 교수를 채용하려고 하자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여파로 응급의료센터는 지난 16일 하루 운영이 중단됐고,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야간 시간 진료 운영에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순천향대천안병원에 이어 단국대병원까지 충남 지역 권역 응급의료센터가 모두 파행인 상황. 보건복지부 측은 "동향 파악은 하고 있다"며 "관련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응급실 비상사태'…"도미노 효과 일어날 것"

권역응급의료센터는 해당 지역 내 중증·응급 환자의 최종 치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센터들이 제 역할을 못 하는 상태가 이어지면서 지역의 응급의료 공백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할 땐 그 지역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응급실 과부하가 심각한 상황인데 충남 지역은 훨씬 더 심해질테고, 이러한 현상이 가까운 대전 지역이나 수도권 남부 지역까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응급 진료가 차질을 빚고 있는 곳은 충남 지역만이 아닙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을 보면 이대목동병원, 중앙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수도권 상당수 대학병원 응급실에서도 전문의 부재로 진료 불가능한 진료과가 늘고 있습니다.

김성근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현재 병상 500~800개를 보유한 서울 소재 대학병원의 응급실 운영이 굉장히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전했습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응급실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선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8명~10명 정도 상주해야 하는데, 이탈 인원이 많아지면서 업무량이 감당하기 어려워지니 줄퇴사가 이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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