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의 ‘심상치 않은’ 제보…“마을이 또 물에 잠겼어요” [주말엔]

입력 2024.07.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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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17일, KBS에 '심상치 않은'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충남 논산의 호우 피해 상황을 영상으로 편집해 보낸 겁니다.

마을별로 피해 상황을 정리한데다 눈길을 끄는 화려한 화면전환 효과까지, 편집자의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이 영상,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 제보했다고 합니다.

KBS에 제보한 이유를 취재진이 직접 연락해 들어봤습니다.

■ "양촌초 6학년 1반입니다!"


취재진이 영상통화를 걸자 밝은 표정의 아이들이 교실에 앉아있었습니다.

"저희는 충청남도 논산시 양촌면에 있는 양촌초 6학년 1반 학생들입니다"라는 씩씩한 인사도 받았는데요.

양촌초 6학년 1반 학생들은 담임 선생님의 제안으로 이 영상들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담임 김현철 선생님은 " 마을에 수해가 있고 아이들 집도 이로 인한 피해가 있어 이 문제를 같이 공부해 보자고 제안했다"며 "아이들도 좋다고 해서 사진·영상을 부모님께 받아서 만들어보라고 했다"고 수업을 기획한 의도를 밝혔습니다.

그렇게 반 아이들은 4개의 조를 짰고, 핸드폰 편집 앱으로 조별 영상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이 영상을 만들며 아이들은 어떤 걸 느꼈을까요?


■ "이런 일이 또 생길까 무서워요"

양촌 초등학교 6학년 1반 학생들이 제작한 영상의 일부양촌 초등학교 6학년 1반 학생들이 제작한 영상의 일부

먼저, 아이들은 몸소 느낀 피해에 대해 이야기해 줬습니다.

사랑 학생은 "키우던 새끼 흑염소도 물살 때문에 사라졌다"고 슬퍼했고, 한 친구는 "농작물이 물에 잠겼는데, 엄마 아빠가 하는 말을 들으니 앞으로 돈을 못 벌까 봐 걱정이 됐다"는 솔직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나와 가족,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겪은 수해를 직접 영상으로 만드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온유 학생은 "모든 게 떠내려가는 영상들을 보니 이런 일이 또 생길까 무서웠다"고 말했는데요.

이런 아이들의 걱정이 기우만은 아닙니다.

실제로 논산시는 지난해에도 폭우 피해가 심각해 이미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상태였는데, 올해 또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습니다.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다시 수마가 할퀴고 간 겁니다.

■ 그래서 제보한 이유는…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충남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바로 그다음 주에도 비는 이어졌습니다.

작년에도, 올해도 넘치는 물을 보며 아이들은 내년을 생각했을 겁니다.

제보한 이유에 대해 하민 학생은 "우리 마을이 이렇게 물에 잠겨서 피해를 입은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많은 관심을 얻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소민 학생은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더 많은 대비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요.

김현철 선생님은 "처음에는 반에서만 공유를 하려고 했는데 아이들이 방송국에 제보하자고 제안했다"며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경험을 한 번 시켜주고 싶어서 시작했다"고 아이들의 의지가 있었음을 전했습니다.

다시는 마을이 물에 잠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아이들의 바람, 내년에는 이뤄질 수 있을까요?

"영상을 보신 분들이 양촌뿐만 아니라 피해 본 다른 지역에도 더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어요. 이 영상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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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학생들의 ‘심상치 않은’ 제보…“마을이 또 물에 잠겼어요” [주말엔]
    • 입력 2024-07-21 10:00:16
    주말엔

2024년 7월 17일, KBS에 '심상치 않은'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충남 논산의 호우 피해 상황을 영상으로 편집해 보낸 겁니다.

마을별로 피해 상황을 정리한데다 눈길을 끄는 화려한 화면전환 효과까지, 편집자의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이 영상,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 제보했다고 합니다.

KBS에 제보한 이유를 취재진이 직접 연락해 들어봤습니다.

■ "양촌초 6학년 1반입니다!"


취재진이 영상통화를 걸자 밝은 표정의 아이들이 교실에 앉아있었습니다.

"저희는 충청남도 논산시 양촌면에 있는 양촌초 6학년 1반 학생들입니다"라는 씩씩한 인사도 받았는데요.

양촌초 6학년 1반 학생들은 담임 선생님의 제안으로 이 영상들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담임 김현철 선생님은 " 마을에 수해가 있고 아이들 집도 이로 인한 피해가 있어 이 문제를 같이 공부해 보자고 제안했다"며 "아이들도 좋다고 해서 사진·영상을 부모님께 받아서 만들어보라고 했다"고 수업을 기획한 의도를 밝혔습니다.

그렇게 반 아이들은 4개의 조를 짰고, 핸드폰 편집 앱으로 조별 영상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이 영상을 만들며 아이들은 어떤 걸 느꼈을까요?


■ "이런 일이 또 생길까 무서워요"

양촌 초등학교 6학년 1반 학생들이 제작한 영상의 일부
먼저, 아이들은 몸소 느낀 피해에 대해 이야기해 줬습니다.

사랑 학생은 "키우던 새끼 흑염소도 물살 때문에 사라졌다"고 슬퍼했고, 한 친구는 "농작물이 물에 잠겼는데, 엄마 아빠가 하는 말을 들으니 앞으로 돈을 못 벌까 봐 걱정이 됐다"는 솔직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나와 가족,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겪은 수해를 직접 영상으로 만드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온유 학생은 "모든 게 떠내려가는 영상들을 보니 이런 일이 또 생길까 무서웠다"고 말했는데요.

이런 아이들의 걱정이 기우만은 아닙니다.

실제로 논산시는 지난해에도 폭우 피해가 심각해 이미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상태였는데, 올해 또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습니다.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다시 수마가 할퀴고 간 겁니다.

■ 그래서 제보한 이유는…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충남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바로 그다음 주에도 비는 이어졌습니다.

작년에도, 올해도 넘치는 물을 보며 아이들은 내년을 생각했을 겁니다.

제보한 이유에 대해 하민 학생은 "우리 마을이 이렇게 물에 잠겨서 피해를 입은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많은 관심을 얻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소민 학생은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더 많은 대비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요.

김현철 선생님은 "처음에는 반에서만 공유를 하려고 했는데 아이들이 방송국에 제보하자고 제안했다"며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경험을 한 번 시켜주고 싶어서 시작했다"고 아이들의 의지가 있었음을 전했습니다.

다시는 마을이 물에 잠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아이들의 바람, 내년에는 이뤄질 수 있을까요?

"영상을 보신 분들이 양촌뿐만 아니라 피해 본 다른 지역에도 더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어요. 이 영상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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