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성’ 발언한 평가관, 무비행 일정도 날씨 탓…‘허위보고’ 논란

입력 2024.07.22 (07:24) 수정 2024.07.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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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5월 KBS가 보도한 군의 해안정찰용 무인기 입찰 의혹과 관련해 최근 방위사업청이 우선협상대상 업체의 중국산 기체 사용을 확인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육군 평가관이 업체 관련 의혹을 알고도 묵인했는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는데, 그가 작성한 평가 내역을 보니 추가적인 문제들이 드러났습니다.

김덕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430억 원 규모의 해안정찰용 무인기 입찰 당시 시험평가 기간 연장 이유를 문의한 업체에 협박성 발언을 했던 김 모 평가관.

[김 모 육군 평가관/음성변조 : "내가 업체 잡아먹을 게 뭐가 있지? 딱 나오네. (시험성적서) 기한 내에 제출 안 했네. 저도 기준 미달로 할게요."]

관련 발언 직후인 지난해 11월, 해당 평가관은 합동참모본부에 보고한 뒤 무인기 시험 평가 기간을 5주 연장합니다.

이 가운데 2주는 재측정 관련으로 평가에 참여한 두 업체에 모두 배정했지만, 나머지 3주는 "악천후로 인해 평가가 불가"했다며 오로지 특정 업체를 위해 배정했습니다.

평가 때 '중국산 기체'를 사용한 업체만을 위한 특혜성 조치로 볼 수 있는 부분인데, 강풍 등 날씨 탓에 평가를 7일 동안 못했으니, 기간을 3주 더 줘야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하지만 KBS 취재 결과 김 평가관이 '악천후' 사유를 댄 날짜 중 최소 3일이 비행과 무관한 지상 평가 항목이었습니다.

'데이터 링크', '운반' '정보보호' 항목이 해당합니다.

내역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오히려 "현장조치 사항 발생", '고장'이었습니다.

비행 일정 22일 중 6일이 고장으로 기록돼 나흘은 평가 자체를 못했고, 하루도 3항목 중 1항목만 평가한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모두 19일 비행했지만 고장으로 종일 평가를 못 한 날은 하루인 경쟁 업체와 비교가 됩니다.

KBS는 김 평가관과 육군 평가단에 악천후가 아닌 '중국산' 업체의 기체 고장 등 때문에 기간 연장이 이뤄진 것 아니냐고 관련 의혹 등에 해명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영상편집:조완기/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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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07-22 07: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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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5월 KBS가 보도한 군의 해안정찰용 무인기 입찰 의혹과 관련해 최근 방위사업청이 우선협상대상 업체의 중국산 기체 사용을 확인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육군 평가관이 업체 관련 의혹을 알고도 묵인했는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는데, 그가 작성한 평가 내역을 보니 추가적인 문제들이 드러났습니다.

김덕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430억 원 규모의 해안정찰용 무인기 입찰 당시 시험평가 기간 연장 이유를 문의한 업체에 협박성 발언을 했던 김 모 평가관.

[김 모 육군 평가관/음성변조 : "내가 업체 잡아먹을 게 뭐가 있지? 딱 나오네. (시험성적서) 기한 내에 제출 안 했네. 저도 기준 미달로 할게요."]

관련 발언 직후인 지난해 11월, 해당 평가관은 합동참모본부에 보고한 뒤 무인기 시험 평가 기간을 5주 연장합니다.

이 가운데 2주는 재측정 관련으로 평가에 참여한 두 업체에 모두 배정했지만, 나머지 3주는 "악천후로 인해 평가가 불가"했다며 오로지 특정 업체를 위해 배정했습니다.

평가 때 '중국산 기체'를 사용한 업체만을 위한 특혜성 조치로 볼 수 있는 부분인데, 강풍 등 날씨 탓에 평가를 7일 동안 못했으니, 기간을 3주 더 줘야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하지만 KBS 취재 결과 김 평가관이 '악천후' 사유를 댄 날짜 중 최소 3일이 비행과 무관한 지상 평가 항목이었습니다.

'데이터 링크', '운반' '정보보호' 항목이 해당합니다.

내역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오히려 "현장조치 사항 발생", '고장'이었습니다.

비행 일정 22일 중 6일이 고장으로 기록돼 나흘은 평가 자체를 못했고, 하루도 3항목 중 1항목만 평가한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모두 19일 비행했지만 고장으로 종일 평가를 못 한 날은 하루인 경쟁 업체와 비교가 됩니다.

KBS는 김 평가관과 육군 평가단에 악천후가 아닌 '중국산' 업체의 기체 고장 등 때문에 기간 연장이 이뤄진 것 아니냐고 관련 의혹 등에 해명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영상편집:조완기/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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