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업체 ‘안전 기준 위반’ 무더기 적발

[앵커]

지난달 경기도 화성 리튬 전지공장 화재로 2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고 직후 정부는 전지 관련 업체를 긴급 조사했는데, 안전 기준을 무시하는 등 관련 법령 위반이 백 건 넘게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이슬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일차전지 제조 업체인 아리셀은 2019년 리튬을 허가량의 20배 넘게 보관하다가 적발돼 벌금 처분을 받았습니다.

그 다음 해에는 소방 시설 작동 불량으로 시정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지난달 24일 화재 이후 소방당국이 전국의 전지 관련 업체 413곳을 점검해보니 아리셀에서 적발됐던 것과 비슷한 위반 사안들이 119건이나 드러났습니다.

특히,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위험물을 허가받지 않은 장소에서 지정 수량 이상 보관, 취급하는 불법 행위 4건은 위험물관리법 위반으로 입건됐습니다.

같은 위험물관리법 위반이지만 위험물의 양이 적어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은 경우가 10건 적발됐습니다.

화재경보나 소화설비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업체들에게는 보완 조치명령 95건이 내려졌습니다.

[김중제/소방청 화재예방총괄과 예방지도계장 : "유사 화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 위험물 저장 및 취급, 소방시설에 대한 제반 유지관리 실태를 확인 조사하여 대형 재난을 사전 예방하고자…."]

이렇게 불법이 적발된 업체는 전지 관련 업체 413곳 가운데 88곳에 달합니다.

5곳 가운데 1곳꼴입니다.

현행법상 불법은 아니지만, 아리셀 화재에서 드러났던 위험 요소들이 다른 공장에서 확인된 경우도 있습니다.

배터리를 만드는 작업공간에 완성된 배터리를 함께 보관하는 관행인데, 아리셀 화재 당시 이 때문에 화재 피해가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정부는 이 같은 전지 업체들의 관행들이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해 범정부 차원의 제도개선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박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