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폭염에 녹아드는 ‘쪽방촌’…수년째 개선사업 ‘답보’

입력 2024.07.24 (20:00) 수정 2024.07.24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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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박연선입니다.

장마의 기세가 수그러들자 곧바로 찾아온 '폭염'.

한낮 기온은 30도를 넉넉히 웃돌고, 밤마다 '열대야'가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오랜 비에 습기가 채 가시지 않은 요즘, 에어컨을 틀지 않고선 꿉꿉한 느낌을 떨치기 힘듭니다.

이렇게 대부분 사람에게 '삶의 불편' 정도로 여겨지는 폭염.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위협하는 지독한 재난이 되기도 합니다.

사용을 허락받은 대전시 동구 쪽방촌의 한 거주지 사진입니다.

6 제곱미터, 두 평이 채 안 되는 좁은 공간에 냉장고와 TV, 밥솥 등 온갖 가전이 들어차 있습니다.

높은 기온에 가전 열기까지 더해진 쪽방에는 오직 선풍기 한 대가 미지근한 한숨을 토해낼 뿐입니다.

대부분 쪽방도 처지가 비슷해 열기를 식힐 방법이 마땅치 않은 실정입니다.

[조부활/벧엘의집 쪽방상담소장 : "기본적으로 습기가 많다 보니까 기관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곰팡이나 벌레 이런 것들이 많이 있어서 일단 생활이 굉장히 불편한 상황이고…."]

쪽방촌 주민들의 고난은 이미 많이 알려진 상황이고, 처방도 제법 나왔는데요.

여전히 '폭염'이라는 재난에 노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 대전의 쪽방촌은 공공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살만한' 주거 공간을 만들어 취약 계층 등에 공급하자는 건데요.

2020년 4월 계획이 발표되고, 곧바로 지구지정과 설계까지 끝났지만, 사업 대상지에 살고 있지 않는 토지와 주택 소유주가 보상을 요구하며 최근까지 답보 상태를 이어왔고, 2025년 입주 '로드맵'은 자연히 없던 일이 됐습니다.

다행히 지난해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으로 비거주 소유주들에게도 분양권 등 현물 보상이 가능해졌는데요,

하지만 법 개정과 별개로 '재산'의 평가와 '보상' 등 협의가 이뤄져야 해 쪽방촌 주민들의 재난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조부활/벧엘의집 쪽방상담소장 : "재산권을 지키겠다라고 하는 그런 명분인데,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는 조금 더 개인의 희생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특히 에너지, 또 주거 빈곤층이라고 할 수 있는 쪽방 주민들을 위해서 좀 적극적인 협의가 필요할 것 같고요."]

사업이 한없이 늘어지자 국토부는 오늘(24일) LH대전충남지역본부에서 동구 등 관계기관과 비공개 회의를 진행하고, 쪽방촌 정비와 보상, 이주 대책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다만 아직도 보상 수준을 두고 반대하는 소유주들이 많아 결론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치권 역시, 현장에서 쪽방촌 주민들의 고충을 들어보지만 뾰족한 답은 없습니다.

[장종태/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 "어느 정도 인간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 그런 것들이 지금 필요한 것이지, 목욕 티켓 하나 나눠주고, 조금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물건 티켓을 받고 이런 것이 필요한 게 아니거든요. 근본적인 어떤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

폭염과 한파, 때마다, 또 해마다 소환되는 '쪽방촌'의 어려운 이야기들이 빠른 시일 안에 끝날 수 있길 바래봅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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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24 20:00:57
    • 수정2024-07-24 20:33:00
    뉴스7(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박연선입니다.

장마의 기세가 수그러들자 곧바로 찾아온 '폭염'.

한낮 기온은 30도를 넉넉히 웃돌고, 밤마다 '열대야'가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오랜 비에 습기가 채 가시지 않은 요즘, 에어컨을 틀지 않고선 꿉꿉한 느낌을 떨치기 힘듭니다.

이렇게 대부분 사람에게 '삶의 불편' 정도로 여겨지는 폭염.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위협하는 지독한 재난이 되기도 합니다.

사용을 허락받은 대전시 동구 쪽방촌의 한 거주지 사진입니다.

6 제곱미터, 두 평이 채 안 되는 좁은 공간에 냉장고와 TV, 밥솥 등 온갖 가전이 들어차 있습니다.

높은 기온에 가전 열기까지 더해진 쪽방에는 오직 선풍기 한 대가 미지근한 한숨을 토해낼 뿐입니다.

대부분 쪽방도 처지가 비슷해 열기를 식힐 방법이 마땅치 않은 실정입니다.

[조부활/벧엘의집 쪽방상담소장 : "기본적으로 습기가 많다 보니까 기관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곰팡이나 벌레 이런 것들이 많이 있어서 일단 생활이 굉장히 불편한 상황이고…."]

쪽방촌 주민들의 고난은 이미 많이 알려진 상황이고, 처방도 제법 나왔는데요.

여전히 '폭염'이라는 재난에 노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 대전의 쪽방촌은 공공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살만한' 주거 공간을 만들어 취약 계층 등에 공급하자는 건데요.

2020년 4월 계획이 발표되고, 곧바로 지구지정과 설계까지 끝났지만, 사업 대상지에 살고 있지 않는 토지와 주택 소유주가 보상을 요구하며 최근까지 답보 상태를 이어왔고, 2025년 입주 '로드맵'은 자연히 없던 일이 됐습니다.

다행히 지난해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으로 비거주 소유주들에게도 분양권 등 현물 보상이 가능해졌는데요,

하지만 법 개정과 별개로 '재산'의 평가와 '보상' 등 협의가 이뤄져야 해 쪽방촌 주민들의 재난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조부활/벧엘의집 쪽방상담소장 : "재산권을 지키겠다라고 하는 그런 명분인데,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는 조금 더 개인의 희생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특히 에너지, 또 주거 빈곤층이라고 할 수 있는 쪽방 주민들을 위해서 좀 적극적인 협의가 필요할 것 같고요."]

사업이 한없이 늘어지자 국토부는 오늘(24일) LH대전충남지역본부에서 동구 등 관계기관과 비공개 회의를 진행하고, 쪽방촌 정비와 보상, 이주 대책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다만 아직도 보상 수준을 두고 반대하는 소유주들이 많아 결론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치권 역시, 현장에서 쪽방촌 주민들의 고충을 들어보지만 뾰족한 답은 없습니다.

[장종태/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 "어느 정도 인간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 그런 것들이 지금 필요한 것이지, 목욕 티켓 하나 나눠주고, 조금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물건 티켓을 받고 이런 것이 필요한 게 아니거든요. 근본적인 어떤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

폭염과 한파, 때마다, 또 해마다 소환되는 '쪽방촌'의 어려운 이야기들이 빠른 시일 안에 끝날 수 있길 바래봅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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