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전 단계 ‘경도인지장애’…얼마나 치매로 갈까?

입력 2024.07.26 (06: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깜빡깜빡합니다. 50대부턴 건망증이 심해집니다.

단순 건망증과 치매에서의 기억력 장애, 어떻게 다를까요?

건망증은 뇌에 과부하가 걸려 저장된 기억을 끄집어내는 데 문제가 생긴 상태입니다. 일이 너무 바쁘거나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면 몇 가지 정보는 저장되지 않고 날아가 버립니다. 건망증에선 힌트를 주면 기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치매가 생기면 기억하려고 해도 안 됩니다. 힌트를 줘도 소용이 없고, 노력해도 학습이 안 돼 기억으로 남지 않습니다.

건망증과 치매의 기억장애는 정도라기보다 질적 차이가 납니다.

■ '한 과목만 낙제'면 경도인지장애

최근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경도, 즉 가벼운 인지장애라는 뜻으로 치매로 진행하기 전 단계로 알려졌습니다.

인지기능을 성적에 빗대보겠습니다. 인지기능에는 국어, 영어, 수학처럼 여러 과목이 있습니다. 기억력뿐만 아니라 계산 능력, 언어 능력, 길 찾는 시공간 기능 등입니다.

경도인지장애는 각 인지 기능별 성적을 평균 내서, 장애 유무를 따지지 않습니다.

전체 인지기능 검사에서 평균 80점 이하면 경도인지장애, 60점 이하는 치매라는 식으로 분류되지 않는 겁니다.

기능마다 60점 이하를 낙제로 본다면, 한 과목만 낙제는 경도인지장애, 두 개 이상이면 치매입니다.

여러 인지기능 중 얼마나 많은 기능이 나빠졌냐가 더 중요합니다.

예컨대 기억력은 나쁜데, 다른 인지 기능은 다 괜찮다면, 깜빡깜빡하더라도 메모하면서 생활하면 큰 문제 없습니다. 이럴 땐 경도인지장애입니다.

■경도라지만 기억력 장애 심할 수도

하지만 '경도'라고 불려도 특정 영역의 장애는 상당히 진행된 상태입니다.

여러 인지 기능 중에 기억력만 나빠졌다고 하더라도, 기억력 점수가 20점 수준으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이든 계산 능력이든 언어 능력이든 한 분야에서 분명히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 5~6년 뒤 절반 이상 치매로 진행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받고도 상당 기간 인지기능이 유지되기도 합니다. 절반가량은 5년 이내엔 치매로 가지 않습니다.

운 좋게도 뇌의 특정 부위 기능만 떨어지고 더는 장애가 진행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도인지장애의 상당수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뇌 독성 단백질 '아밀로이드'가 쌓여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5~6년 뒤에는 절반 이상이 치매로 진행하는 '치매 고위험군'인만큼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치매 전 단계 ‘경도인지장애’…얼마나 치매로 갈까?
    • 입력 2024-07-26 06:03:57
    심층K

나이가 들면 누구나 깜빡깜빡합니다. 50대부턴 건망증이 심해집니다.

단순 건망증과 치매에서의 기억력 장애, 어떻게 다를까요?

건망증은 뇌에 과부하가 걸려 저장된 기억을 끄집어내는 데 문제가 생긴 상태입니다. 일이 너무 바쁘거나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면 몇 가지 정보는 저장되지 않고 날아가 버립니다. 건망증에선 힌트를 주면 기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치매가 생기면 기억하려고 해도 안 됩니다. 힌트를 줘도 소용이 없고, 노력해도 학습이 안 돼 기억으로 남지 않습니다.

건망증과 치매의 기억장애는 정도라기보다 질적 차이가 납니다.

■ '한 과목만 낙제'면 경도인지장애

최근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경도, 즉 가벼운 인지장애라는 뜻으로 치매로 진행하기 전 단계로 알려졌습니다.

인지기능을 성적에 빗대보겠습니다. 인지기능에는 국어, 영어, 수학처럼 여러 과목이 있습니다. 기억력뿐만 아니라 계산 능력, 언어 능력, 길 찾는 시공간 기능 등입니다.

경도인지장애는 각 인지 기능별 성적을 평균 내서, 장애 유무를 따지지 않습니다.

전체 인지기능 검사에서 평균 80점 이하면 경도인지장애, 60점 이하는 치매라는 식으로 분류되지 않는 겁니다.

기능마다 60점 이하를 낙제로 본다면, 한 과목만 낙제는 경도인지장애, 두 개 이상이면 치매입니다.

여러 인지기능 중 얼마나 많은 기능이 나빠졌냐가 더 중요합니다.

예컨대 기억력은 나쁜데, 다른 인지 기능은 다 괜찮다면, 깜빡깜빡하더라도 메모하면서 생활하면 큰 문제 없습니다. 이럴 땐 경도인지장애입니다.

■경도라지만 기억력 장애 심할 수도

하지만 '경도'라고 불려도 특정 영역의 장애는 상당히 진행된 상태입니다.

여러 인지 기능 중에 기억력만 나빠졌다고 하더라도, 기억력 점수가 20점 수준으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이든 계산 능력이든 언어 능력이든 한 분야에서 분명히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 5~6년 뒤 절반 이상 치매로 진행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받고도 상당 기간 인지기능이 유지되기도 합니다. 절반가량은 5년 이내엔 치매로 가지 않습니다.

운 좋게도 뇌의 특정 부위 기능만 떨어지고 더는 장애가 진행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도인지장애의 상당수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뇌 독성 단백질 '아밀로이드'가 쌓여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5~6년 뒤에는 절반 이상이 치매로 진행하는 '치매 고위험군'인만큼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