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예진 금빛 과녁 명중했지만…“사격 인프라는 꼴찌”

입력 2024.07.29 (21:35) 수정 2024.07.2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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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오예진 선수가 파리 올림픽에서 공기권총 10m에서 금메달과 올림픽 신기록까지 달성하며 새 역사를 써 나가고 있죠.

그런데 정작 제주도의 사격 인프라는 창피한 수준입니다.

전국대회 규모의 사격장조차 없는 제주의 현실을, 강인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제주의 딸 사격 오예진의 금빛 총성.

엎치락뒤치락 선두권을 지키다 마지막 발에서 완벽한 사격으로 금메달과 올림픽 신기록을 선사했습니다.

제주여상 사격부 스승이었던 제주 출신 홍영옥 코치와 함께 파리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올림픽의 열기는 제주여상 후배들에게까지 전해졌습니다.

[양서윤/제주여상 사격부 2학년 : "저는 금메달 딸 줄 알았는데 진짜 따가지고 멋있었던 것 같아요."]

도내 사격 꿈나무는 매년 늘며 40여 명.

하지만, 제주에는 전국대회를 치를 수 있는 사격장이 없습니다.

전국 대회를 위해 필요한 사격 선수가 서는 사격장 사대는 최소 80개.

다른 지역 국제사격장과 비교해봤습니다.

창원 국제사격장 10m 공기권총 사대는 100개, 대구와 나주도 80개 이상입니다.

화약총과 거리별 사대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반면, 제주여상 사대는 12개, 제주고등학교 60개에 그칩니다.

사격장이 있어도 공기권총과 공기소총 10m만 가능합니다.

[오예진/사격 금메달리스트/지난해 10월 : "제주도에는 화약권총 사격장이 없어서 선수들이 넓게 훈련을 하기가 힘들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제주도가 좁다 보니까 다양하게 훈련을 하지 못하고 그런데서 불편함이 좀 있는 거 같습니다."]

사격장 노후화도 문제입니다.

중고등부 합동 훈련이 한창인 제주고 사격장.

한 선수가 집중해 연습하다 갑자기 장비를 챙겨 자리를 옮깁니다.

1982년 건축돼 보수한지 10년이 넘다보니 표적 기계에 오류가 잦기 때문입니다.

다른 지역에서 사격 전지훈련을 와도 사격연습은 포기하고 있습니다.

[유정심/울산스포츠 과학고 운동부지도자 : "(제주고 사격장이) 너무 시설도 안 좋고 고장도 나버리고 하니까 (전지훈련을) 체력을 위주로 하거든요. 제주도에도 손실이죠."]

2년 뒤 제주에서 치러질 전국체전에서 사격 종목은 다른 지역에서 치러야 할 처지입니다.

[김양보/제주도문화체육교육 국장 : "새로운 부지가 있는지에 대해 가지고 많이 찾고 있습니다. 시설적인 면에서 일단 보수할 것은 긴급히 보수할 건 보수하고 그리고 좀 더 미래를 보면서."]

세계적인 선수를 제주가 낳았다는 기쁨과 함께 열악한 훈련 환경 속에 다른 지역 선수 보다 두 배로 흘렸을 땀방울의 의미를 되새겨 봐야할 시점입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그래픽: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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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오예진 금빛 과녁 명중했지만…“사격 인프라는 꼴찌”
    • 입력 2024-07-29 21:35:33
    • 수정2024-07-29 21:58:24
    뉴스9(제주)
[앵커]

제주 오예진 선수가 파리 올림픽에서 공기권총 10m에서 금메달과 올림픽 신기록까지 달성하며 새 역사를 써 나가고 있죠.

그런데 정작 제주도의 사격 인프라는 창피한 수준입니다.

전국대회 규모의 사격장조차 없는 제주의 현실을, 강인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제주의 딸 사격 오예진의 금빛 총성.

엎치락뒤치락 선두권을 지키다 마지막 발에서 완벽한 사격으로 금메달과 올림픽 신기록을 선사했습니다.

제주여상 사격부 스승이었던 제주 출신 홍영옥 코치와 함께 파리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올림픽의 열기는 제주여상 후배들에게까지 전해졌습니다.

[양서윤/제주여상 사격부 2학년 : "저는 금메달 딸 줄 알았는데 진짜 따가지고 멋있었던 것 같아요."]

도내 사격 꿈나무는 매년 늘며 40여 명.

하지만, 제주에는 전국대회를 치를 수 있는 사격장이 없습니다.

전국 대회를 위해 필요한 사격 선수가 서는 사격장 사대는 최소 80개.

다른 지역 국제사격장과 비교해봤습니다.

창원 국제사격장 10m 공기권총 사대는 100개, 대구와 나주도 80개 이상입니다.

화약총과 거리별 사대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반면, 제주여상 사대는 12개, 제주고등학교 60개에 그칩니다.

사격장이 있어도 공기권총과 공기소총 10m만 가능합니다.

[오예진/사격 금메달리스트/지난해 10월 : "제주도에는 화약권총 사격장이 없어서 선수들이 넓게 훈련을 하기가 힘들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제주도가 좁다 보니까 다양하게 훈련을 하지 못하고 그런데서 불편함이 좀 있는 거 같습니다."]

사격장 노후화도 문제입니다.

중고등부 합동 훈련이 한창인 제주고 사격장.

한 선수가 집중해 연습하다 갑자기 장비를 챙겨 자리를 옮깁니다.

1982년 건축돼 보수한지 10년이 넘다보니 표적 기계에 오류가 잦기 때문입니다.

다른 지역에서 사격 전지훈련을 와도 사격연습은 포기하고 있습니다.

[유정심/울산스포츠 과학고 운동부지도자 : "(제주고 사격장이) 너무 시설도 안 좋고 고장도 나버리고 하니까 (전지훈련을) 체력을 위주로 하거든요. 제주도에도 손실이죠."]

2년 뒤 제주에서 치러질 전국체전에서 사격 종목은 다른 지역에서 치러야 할 처지입니다.

[김양보/제주도문화체육교육 국장 : "새로운 부지가 있는지에 대해 가지고 많이 찾고 있습니다. 시설적인 면에서 일단 보수할 것은 긴급히 보수할 건 보수하고 그리고 좀 더 미래를 보면서."]

세계적인 선수를 제주가 낳았다는 기쁨과 함께 열악한 훈련 환경 속에 다른 지역 선수 보다 두 배로 흘렸을 땀방울의 의미를 되새겨 봐야할 시점입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그래픽: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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