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포구에서 다이빙하다 전신 마비”…SNS 다이빙 명소에 퍼지는 비명

입력 2024.08.0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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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듯한 여름,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푸른 바다에 한껏 몸을 던지는 피서객들이 많은데요.

제주도내 항포구를 중심으로 다이빙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 올 여름 제주서 다이빙 사고 잇따라…모두 '중상'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2시쯤 제주시 한림읍 월령포구 해상에서 50대 남성 관광객이 다이빙을 한 뒤 의식을 잃었습니다.

당시 수심은 1.5 미터 높이였습니다.

이 남성은 약 1분간 물 위에 떠 있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구조됐는데,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의식은 회복했지만 경추 통증과 사지 마비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지난달 15일 다이빙 사고가 발생한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 갯바위 부근.지난달 15일 다이빙 사고가 발생한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 갯바위 부근.

이보다 앞서 지난달 15일 새벽 3시 25분쯤에는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서 20대 남성이 다이빙하다 크게 다쳤습니다.

해수욕장 민간 안전요원인 이 남성은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수심이 1미터 남짓에 불과할 때 갯바위에서 바다로 뛰어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제주도와 해경은 다친 남성이 사고 직전 동료 안전요원과 술을 마시고 다이빙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지정된 시간이 아닌 야간에는 수영하지 못하도록 지도에 나섰습니다.

■ 항포구 중심으로 다이빙사고 등 발생…3년 동안 52건·16명 사망

다이빙 사고는 해마다 잇따르고 있는데, 주로 항포구에서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8월 13일에는 제주시 구좌읍 김녕 세기알해변 인근 포구에서 다이빙하던 40대 남성이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전신 마비 증세로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당시 수심도 1미터 남짓에 불과했습니다.


같은 날,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인근 포구에서도 다이빙하던 20대 남성이 다리에 마비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이 남성은 방파제에서 수심이 낮은 썰물 때에 뛰어 들었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주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2023년) 제주 연안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모두 246건으로, 다이빙 사고가 따로 집계되진 않지만, 추락 익수가 42건, 추락이 12건입니다.

장소별로 보면 항포구에서 발생한 사고가 3년간 52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16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3건 중 1건은 사망자가 발생한 셈입니다.

특히 사망자는 2021년 3명에서 2022년 5명으로 늘고, 지난해에는 8명까지 늘어났습니다.

■ SNS '숨은 물놀이 명소' 입소문…"썰물 때는 더더욱 안돼"

다이빙 사망 사고가 갈수록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숨은 물놀이 명소', '제주 다이빙 명소' 등의 제목으로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안전 사각지대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제주해양경찰서 안전관리계 김지환 경위는 "SNS로 알려진 월령포구와 판포포구, 용담포구, 김녕 세기알해변 방파제 등에서 다이빙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오늘 새벽에도 용담포구에서 20대 남성이 다이빙하다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말했습니다.

김 경위는 이어 "사람들이 수심 을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뛰어내리는 경우가 많다"며 "사고가 나도 항포구엔 안전요원이 배치되지 않다 보니, 초기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어선도 자주 드나드는 데다 야간에는 주위 장애물을 확인하는 것도 힘들어 더 위험하다"며 "항포구에서 다이빙하면 안되지만 특히 썰물 때에는 머리가 부딪칠 수 있으니 더더욱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항포구에서 다이빙 하는 걸 해경이 제한은 하고 있지만, 법적 처벌 근거가 없다 보니 계도 조치에만 그치는 상황입니다.

류경수 한라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KBS와 인터뷰에서 "다이빙을 하다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면서 경추손상이 굉장히 많이 일어나고, 경추손상은 사지 마비로 이어진다"며 "심할 때는 호흡 마비까지 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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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01 15: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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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항포구를 중심으로 다이빙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 올 여름 제주서 다이빙 사고 잇따라…모두 '중상'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2시쯤 제주시 한림읍 월령포구 해상에서 50대 남성 관광객이 다이빙을 한 뒤 의식을 잃었습니다.

당시 수심은 1.5 미터 높이였습니다.

이 남성은 약 1분간 물 위에 떠 있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구조됐는데,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의식은 회복했지만 경추 통증과 사지 마비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지난달 15일 다이빙 사고가 발생한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 갯바위 부근.
이보다 앞서 지난달 15일 새벽 3시 25분쯤에는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서 20대 남성이 다이빙하다 크게 다쳤습니다.

해수욕장 민간 안전요원인 이 남성은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수심이 1미터 남짓에 불과할 때 갯바위에서 바다로 뛰어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제주도와 해경은 다친 남성이 사고 직전 동료 안전요원과 술을 마시고 다이빙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지정된 시간이 아닌 야간에는 수영하지 못하도록 지도에 나섰습니다.

■ 항포구 중심으로 다이빙사고 등 발생…3년 동안 52건·16명 사망

다이빙 사고는 해마다 잇따르고 있는데, 주로 항포구에서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8월 13일에는 제주시 구좌읍 김녕 세기알해변 인근 포구에서 다이빙하던 40대 남성이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전신 마비 증세로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당시 수심도 1미터 남짓에 불과했습니다.


같은 날,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인근 포구에서도 다이빙하던 20대 남성이 다리에 마비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이 남성은 방파제에서 수심이 낮은 썰물 때에 뛰어 들었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주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2023년) 제주 연안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모두 246건으로, 다이빙 사고가 따로 집계되진 않지만, 추락 익수가 42건, 추락이 12건입니다.

장소별로 보면 항포구에서 발생한 사고가 3년간 52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16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3건 중 1건은 사망자가 발생한 셈입니다.

특히 사망자는 2021년 3명에서 2022년 5명으로 늘고, 지난해에는 8명까지 늘어났습니다.

■ SNS '숨은 물놀이 명소' 입소문…"썰물 때는 더더욱 안돼"

다이빙 사망 사고가 갈수록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숨은 물놀이 명소', '제주 다이빙 명소' 등의 제목으로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안전 사각지대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제주해양경찰서 안전관리계 김지환 경위는 "SNS로 알려진 월령포구와 판포포구, 용담포구, 김녕 세기알해변 방파제 등에서 다이빙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오늘 새벽에도 용담포구에서 20대 남성이 다이빙하다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말했습니다.

김 경위는 이어 "사람들이 수심 을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뛰어내리는 경우가 많다"며 "사고가 나도 항포구엔 안전요원이 배치되지 않다 보니, 초기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어선도 자주 드나드는 데다 야간에는 주위 장애물을 확인하는 것도 힘들어 더 위험하다"며 "항포구에서 다이빙하면 안되지만 특히 썰물 때에는 머리가 부딪칠 수 있으니 더더욱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항포구에서 다이빙 하는 걸 해경이 제한은 하고 있지만, 법적 처벌 근거가 없다 보니 계도 조치에만 그치는 상황입니다.

류경수 한라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KBS와 인터뷰에서 "다이빙을 하다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면서 경추손상이 굉장히 많이 일어나고, 경추손상은 사지 마비로 이어진다"며 "심할 때는 호흡 마비까지 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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