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유전자 검사’ 받아야 할까?

여러 만성질환처럼 알츠하이머형 치매도 가족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유전되지는 않습니다. 부모님이 장수하시고 말년에 치매가 왔다면, 나도 오래 살고 치매가 올 가능성이 커집니다. 하지만 확률이 높아지는 거지 꼭 치매에 걸리는 건 아닙니다.

특히 현재 고령층은 혈압과 혈당을 관리하지 못해 가족력과 상관없는 혈관성 치매에 걸린 경우가 많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평소에 관리를 잘하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습니다.

■치매 유전자 있으면 발병 위험 최대 15배

시중에 치매 발병 여부를 미리 알 수 있다는 치매 유전자 검사가 나와 있습니다. APOE 유전자 검사입니다. 여기서 APOE는 뇌에 콜레스테롤을 공급하는 단백질입니다.

APOE에는 세 개의 유전자 e2, e3, e4가 있는데, e4가 있는 사람은 e2와 e3를 지닌 사람에 비해 알츠하이머형 치매 발병 위험이 큽니다.

유전자는 쌍으로 돼 있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e4/e4를 가진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이 e3/e3에 비해 15배 높았고, e3/e4의 경우엔 3배 높았습니다.

■APOE 유전자 검사로 치매 예측?

하지만 e4 유전자를 지녔어도 끝까지 알츠하이머병에 걸리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치매 발병을 막는 보호 유전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치매 발병 여부는 수많은 치매 유전자의 상호작용으로 결정됩니다. 결코, 단 하나의 유전자 검사로 치매 발병을 정확히 예측할 순 없습니다.

APOE 유전자 검사에서 e4가 나오더라도 치매가 생기는 건 아니고, 발병 위험이 조금 크다는 뜻입니다.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 건강한 식습관 등으로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 의사들, 치매 유전자 검사는 치매 종류 구분에 사용

간혹 치매 유전자 검사 결과를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걱정은 뇌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비용을 들여 유전자 검사를 하고, 걱정을 사서 할 필요가 있을까요?

실제로 의사들은 APOE 유전자 검사를 치매 발생 예측용으로 쓰지 않습니다. 간혹 어떤 종류의 치매인지 애매할 때가 있는데, 유전자 검사에서 e4가 나오면 알츠하이머형 치매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합니다. 치매 종류를 구분하기 어려울 때, APOE 유전자 검사를 통해 도움받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