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도광산 ‘조선인 명부’ 계속 외면…민족문제연구소 “명부 공개 요청해야”

입력 2024.08.07 (17:58) 수정 2024.08.0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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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일본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유족들을 뒤늦게 접촉 중인 가운데, 진보성향 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가 “강제동원 희생자 파악이 우선”이라며 일본에 노동자 명부를 요구하라고 외교부에 촉구했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오늘(7일) 외교부가 일부 유족에게 면담을 요청한 사실을 공개하며 “광범위한 사도광산의 희생자 유족을 파악하고 확인하는 작업이 우선”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구소는 “(일본이) 피해자 유족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황에서 9월에 추도식을 추진한다는데 이름도 모르는 희생자를 어떻게 추모한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피해자의 역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한국 정부는 먼저 ‘반도노무자 명부’ 공개를 일본 정부에 요청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도광산으로 강제동원된 조선인 노동자 명단이 포함된 ‘반도노무자 명부’는 사도광산이 소재한 니가타현의 현립 문서관에 있습니다.

해당 명부는 1980년대 초반 니가타현 역사를 편찬하던 연구진이 사도광산 강제동원 조선인 명부를 발견해 사진으로 찍은 뒤 마이크로 필름 형태로 보존한 기록물로, 지난해 4월 KBS 단독보도로 처음 발굴됐습니다.

당시 자료 공개를 요구한 KBS에 니가타 현립문서관은 “명부를 작성한 사도광산측 허가 없이는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도광산은 “자료 원본을 찾을 수 없다”며 “원본 없는 자료는 비공개가 원칙”이라는 이유로 현재까지 명부 공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해당 명부에 대한 언급 없이 침묵 중입니다.

공식 피해자 명단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사도광산 등재와 관련된 한일 간 합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유족과 접촉을 시작했고, 일본은 노동자 추도식을 준비 중입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어제(6일) 유족과의 접촉에 대해 “노력은 계속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찾아뵙고 말씀드리지는 못한 거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등재 결정 이후 뉴스가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외교부가 유족과 바로 면담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민간인 유족 개인에게 굉장한 압력과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다”며 “향후 일본 정부가 어떻게 약속을 이행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한국의 대응책이라도 세워야 유족들을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되물었습니다.

앞서 사도광산 강제동원 피해자 고(故) 김문국·노병구·신태철·정쌍동 씨 유족은 사도광산 등재 심사를 앞둔 지난달 26일 유네스코에 호소문을 보냈습니다.

유족들은 호소문에서 “사도광산이 인류 전체의 세계유산으로 환영받기 위해서는 우리 아버지들이 그곳에서 흘린 피와 땀과 눈물, 강제노동의 역사가 반드시 기록돼야 한다”며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노동 역사가 유적 현장에 제대로 기록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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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사도광산 ‘조선인 명부’ 계속 외면…민족문제연구소 “명부 공개 요청해야”
    • 입력 2024-08-07 17:58:23
    • 수정2024-08-07 18:26:34
    정치
외교부가 일본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유족들을 뒤늦게 접촉 중인 가운데, 진보성향 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가 “강제동원 희생자 파악이 우선”이라며 일본에 노동자 명부를 요구하라고 외교부에 촉구했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오늘(7일) 외교부가 일부 유족에게 면담을 요청한 사실을 공개하며 “광범위한 사도광산의 희생자 유족을 파악하고 확인하는 작업이 우선”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구소는 “(일본이) 피해자 유족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황에서 9월에 추도식을 추진한다는데 이름도 모르는 희생자를 어떻게 추모한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피해자의 역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한국 정부는 먼저 ‘반도노무자 명부’ 공개를 일본 정부에 요청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도광산으로 강제동원된 조선인 노동자 명단이 포함된 ‘반도노무자 명부’는 사도광산이 소재한 니가타현의 현립 문서관에 있습니다.

해당 명부는 1980년대 초반 니가타현 역사를 편찬하던 연구진이 사도광산 강제동원 조선인 명부를 발견해 사진으로 찍은 뒤 마이크로 필름 형태로 보존한 기록물로, 지난해 4월 KBS 단독보도로 처음 발굴됐습니다.

당시 자료 공개를 요구한 KBS에 니가타 현립문서관은 “명부를 작성한 사도광산측 허가 없이는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도광산은 “자료 원본을 찾을 수 없다”며 “원본 없는 자료는 비공개가 원칙”이라는 이유로 현재까지 명부 공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해당 명부에 대한 언급 없이 침묵 중입니다.

공식 피해자 명단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사도광산 등재와 관련된 한일 간 합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유족과 접촉을 시작했고, 일본은 노동자 추도식을 준비 중입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어제(6일) 유족과의 접촉에 대해 “노력은 계속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찾아뵙고 말씀드리지는 못한 거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등재 결정 이후 뉴스가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외교부가 유족과 바로 면담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민간인 유족 개인에게 굉장한 압력과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다”며 “향후 일본 정부가 어떻게 약속을 이행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한국의 대응책이라도 세워야 유족들을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되물었습니다.

앞서 사도광산 강제동원 피해자 고(故) 김문국·노병구·신태철·정쌍동 씨 유족은 사도광산 등재 심사를 앞둔 지난달 26일 유네스코에 호소문을 보냈습니다.

유족들은 호소문에서 “사도광산이 인류 전체의 세계유산으로 환영받기 위해서는 우리 아버지들이 그곳에서 흘린 피와 땀과 눈물, 강제노동의 역사가 반드시 기록돼야 한다”며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노동 역사가 유적 현장에 제대로 기록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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