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 불가”…수술 병원 찾다 숨져

[앵커]

최근 김해에서는 60대 화물차 기사가 콘크리트 기둥에 깔렸지만, 수술할 병원을 찾지 못해 끝내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인근의 대형 병원 10곳이 모두 수용을 거부했기 때문인데요.

유가족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해의 한 공장 신축 현장입니다.

지난주 60대 화물차 기사 A씨가 자신의 트레일러에서 내리던 무게 1.5톤 콘크리트 기둥에 깔렸습니다.

A씨는 하체를 심하게 다쳤지만, 출동한 구급대원과 가족에게 자신의 상태를 명확하게 설명할 정도로 의식이 뚜렷했습니다.

당시 구급 일지에도 '의식 수준 명료'라고 기록할 정도였고, 혈압과 맥박도 정상이었습니다.

문제는 이후였습니다.

A씨를 옮길 병원을 찾지 못했던 겁니다.

[구급대 관계자/음성변조 : "(인근 병원에) 전화했을 때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니까 못 받는다고 했고…."]

사고 신고가 접수된 건 아침 7시 39분.

구급대는 1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정작 5.9km 떨어진 김해의 한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55분이 지난 오전 8시 47분이었습니다.

인근 권역 중증외상센터와 대학병원 등 상급 병원 10곳이 A씨를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의료진과 입원실이 부족하다는 이유였습니다.

A씨는 수술이 필요할 경우 다른 병원으로 옮길 수 있다는 데 동의하는 조건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다발성 장기 손상으로 숨졌습니다.

[A씨 아들 : "인원이 많은 사고였다면 저는 이해를 하겠어요. 그런데 다른 데서도 큰 사고도 없었고, 그런 상황에서도 환자를 못 받는다라고 한다면 외상센터가 정말 필요하겠냐는 생각이 저는 들거든요."]

이에 대해 경상남도는 "병원들이 상황에 따라 이송을 거부할 수 있다며, 이송 지연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A씨 유가족은 보건복지부에 환자 수용을 거부했던 외상센터와 병원 등 10곳에 대한 조사를 요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그래픽:김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