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치매노인 구조…부산경찰 수색견 ‘야크’에 첫 표창
입력 2024.08.09 (16:25)
수정 2024.08.12 (09:4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1일 부산 금정산에서 70대 실종자를 닷새 만에 찾아낸 부산경찰청 과학수사대 소속 체취증거견 야크. (사진제공 : 부산경찰청)
지난달 27일, 부산에서 치매 증상이 있는 70대 남성이 실종됐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 남편, 아버지를 기다리는 가족들은 애가 타들어갔습니다. 실종 엿새째, 남성은 부산 금정산 숲속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등산로를 한참 벗어난 곳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쓰러진 남성을 발견한 건 부산경찰청 과학수사대 소속 체취증거견 '야크'였습니다. 당시 낮 최고 기온 35도를 웃도는 더위에 조금만 늦었더라면 생명이 위독할 뻔한 상황, 야크의 활약으로 남성은 가족 품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실종자 수색에 공을 세운 야크에게 우철문 부산경찰청장이 직접 공로패를 수여했다. (사진제공 : 부산경찰청)
부산경찰청이 야크의 공로를 인정해 표창장을 수여했습니다. 부산경찰 개청 이래 수색견에게 상을 준 건 처음입니다. 야크는 고기로 만든 케이크와 맛있는 간식을 부상으로 받았습니다.
벨기에 셰퍼드 '말리노이즈' 품종인 야크는 현재 5살입니다. 혈기왕성한 나이죠. 야크는 2021년에 부산으로 와 이듬해 지금의 '경찰 아빠'인 박현철 경위를 만났습니다. 3년 동안 야크는 실종자 수색은 물론 범인 검거 등 각종 현장에 41차례 투입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10여 건의 중요한 사건을 해결하는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야크는 박 경위와 함께 호흡을 맞춘지 불과 여섯 달만인 2022년 8월, 피해자 2명을 둔기로 폭행하고 산으로 도망간 살인미수 피의자를 검거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수해 현장에서 인명 구조에 나선 야크. 야크와 같은 체취증거견은 범죄 현장뿐 아니라 실종자 수색, 구조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긴급 상황에 투입된다. (사진제공 : 부산경찰청)
" 저희 아들이 학교 가서 큰 상을 받아온 느낌입니다. 장한 것 같습니다.
이런 날씨에 산에서 수색하다 보면 제가 힘든 것보다 (야크가) 정말 힘들어합니다.
그래도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그게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 야크 핸들러 박현철 경위 -
부산경찰청에서 처음으로 표창장을 받은 야크의 기분은 어떨까요? 아무 말 없이 박 경위를 바라보기만 하던 야크는 계속된 질문에 늠름하게 짖어 보였습니다.
야크와 같은 대형견의 평균 수명은 13년 남짓입니다. 경찰에서는 2살이 되기 전 입양해 훈련하고, 건강에 문제가 없고 실력이 좋아도 6살에서 7살까지만 임무를 수행하게 한 뒤 은퇴하도록 한다고 합니다. 강한 훈련과 반복되는 현장 투입에 '견생'의 절반은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라고 합니다.
현재 전국 15개 시도 경찰청에는 모두 29마리의 수색견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부산에는 야크 외에 2살 덕삼이도 경찰견의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폭염 속 치매노인 구조…부산경찰 수색견 ‘야크’에 첫 표창
-
- 입력 2024-08-09 16:25:36
- 수정2024-08-12 09:43:05
지난달 27일, 부산에서 치매 증상이 있는 70대 남성이 실종됐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 남편, 아버지를 기다리는 가족들은 애가 타들어갔습니다. 실종 엿새째, 남성은 부산 금정산 숲속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등산로를 한참 벗어난 곳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쓰러진 남성을 발견한 건 부산경찰청 과학수사대 소속 체취증거견 '야크'였습니다. 당시 낮 최고 기온 35도를 웃도는 더위에 조금만 늦었더라면 생명이 위독할 뻔한 상황, 야크의 활약으로 남성은 가족 품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부산경찰청이 야크의 공로를 인정해 표창장을 수여했습니다. 부산경찰 개청 이래 수색견에게 상을 준 건 처음입니다. 야크는 고기로 만든 케이크와 맛있는 간식을 부상으로 받았습니다.
벨기에 셰퍼드 '말리노이즈' 품종인 야크는 현재 5살입니다. 혈기왕성한 나이죠. 야크는 2021년에 부산으로 와 이듬해 지금의 '경찰 아빠'인 박현철 경위를 만났습니다. 3년 동안 야크는 실종자 수색은 물론 범인 검거 등 각종 현장에 41차례 투입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10여 건의 중요한 사건을 해결하는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야크는 박 경위와 함께 호흡을 맞춘지 불과 여섯 달만인 2022년 8월, 피해자 2명을 둔기로 폭행하고 산으로 도망간 살인미수 피의자를 검거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 저희 아들이 학교 가서 큰 상을 받아온 느낌입니다. 장한 것 같습니다.
이런 날씨에 산에서 수색하다 보면 제가 힘든 것보다 (야크가) 정말 힘들어합니다.
그래도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그게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 야크 핸들러 박현철 경위 -
부산경찰청에서 처음으로 표창장을 받은 야크의 기분은 어떨까요? 아무 말 없이 박 경위를 바라보기만 하던 야크는 계속된 질문에 늠름하게 짖어 보였습니다.
야크와 같은 대형견의 평균 수명은 13년 남짓입니다. 경찰에서는 2살이 되기 전 입양해 훈련하고, 건강에 문제가 없고 실력이 좋아도 6살에서 7살까지만 임무를 수행하게 한 뒤 은퇴하도록 한다고 합니다. 강한 훈련과 반복되는 현장 투입에 '견생'의 절반은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라고 합니다.
현재 전국 15개 시도 경찰청에는 모두 29마리의 수색견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부산에는 야크 외에 2살 덕삼이도 경찰견의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
-
이준석 기자 alleylee@kbs.co.kr
이준석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