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복권 눈앞…술렁이는 민주당, 말 아끼는 국민의힘

입력 2024.08.09 (17:28) 수정 2024.08.0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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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6월 14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 출국하는 김경수 전 지사. (사진 제공: 연합뉴스) 2024년 6월 14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 출국하는 김경수 전 지사. (사진 제공: 연합뉴스)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이 돌아오는 걸까요?

법무부는 어제(8일) 사면심사위원회에서 김경수 전 경상남도지사를 8·15 광복절 특별 사면·복권 대상자로 선정했습니다. 대상자 최종 명단은 조만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돼 다음 주 화요일(1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거로 보입니다.

김 전 지사가 19대 대선 때의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가담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건 2021년 7월. 이듬해 신년 특별 사면으로 남은 형기가 면제됐지만 '복권'은 되지 못해, 2027년 12월까지 피선거권이 없었습니다. 복권 절차가 마무리되면, 이변이 없는 한 2027년 3월에 치러질 21대 대선에도 출마할 수 있습니다.

정치권 시선은 이미 '김경수 복권 이후'를 향하고 있습니다. 야당에서도 여당에서도 김 전 지사 복권을 두고 조용한 물밑 눈치싸움이 시작됐습니다.

2024년 5월 22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에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김경수 전 지사. (사진 제공: 연합뉴스)2024년 5월 22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에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김경수 전 지사. (사진 제공: 연합뉴스)

■ 술렁이는 당 일각…"'이재명 천하'서 새 구심점 될 것"

민주당은 오랜 동지의 귀환 가능성을 환영했습니다. 황정아 대변인은 오늘(9일) 기자들과 만나 "환영할 만한 사안"이라며 "확정되면 당 차원의 입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지원 의원은 오늘 자신의 SNS에 "더 큰 민주당이 되는 기회, 민주당의 인적 자산에 큰 보탬"이라고 했고,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한다"고 적었습니다.

김 전 지사가 복권 대상자에 포함됐단 소식을 앞장서 반긴 건 '이재명 반대론자'들이었습니다.

당 대표에 도전하는 김두관 후보는 최근 경선 과정에서, 친명을 표방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전두환 독재 정권을 도운 '하나회'에 비유했습니다. 김 후보는 김 전 지사 복권 소식에 "민주당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살리고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바로 같은 이유로 '이재명 1인 정당화'를 비판하고도 있습니다. 민주당 출신 새로운미래 전병헌 대표 또한 이재명 전 대표가 DJ 동교동 사저 매각 문제에 무관심하다며 '아바이 수령'일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당에서 여전히 '비명계' 또는 '친문계'로 불리는 의원들은 기쁨으로 술렁였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신 의원들은 KBS와의 통화에서 "답답한 '이재명 대표 천하' 분위기에서 활기찬 분위기가 생길 수 있다", "윤석열 정권 비판도 이재명 전 대표 중심으로만 이뤄지면 문제다. 정권 교체를 향해 가는 당 전체 관점에서는 굉장히 좋은 현상", "새로운 대권 주자로서 새 구심점이 될 것"이란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정부·여당의 당 분열책이 아니냐는 질문엔, 분열이 될지 시너지가 될지 아직은 모른다, 나쁘게 보면 분열이지만 좋게 보면 구심점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다만 이들도 김경수 전 지사가 당장 정치권에 소용돌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은 유학차 독일에 있고, 복권 대상에 올랐단 소식도 갑작스레 나온 데다, 지금 이재명 전 대표를 중심으로 형성된 당의 기세도 드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통화 너머로 "흥미로워질 것"이라고 말하는 어느 의원의 목소리엔 웃음기가 배어 있었습니다.

2022년 12월 28일, 특별 사면으로 출소한 김경수 전 지사. (사진 제공: 연합뉴스)2022년 12월 28일, 특별 사면으로 출소한 김경수 전 지사. (사진 제공: 연합뉴스)

■ 천연한 친명계…"당 이끌 리더십 없어"

하지만 이재명 전 대표 측근에서 일했던 의원들 사이에서는 다른 시각이 보입니다. 김 전 지사가 구심점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큰 정치적 역할을 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오늘(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 전 지사 복권 소식을 환영한다면서도 "전당대회 중에 하는 게 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습니다.

이어 "많은 민주당의 잠룡들을 부활시켜주는 과정"이라면서도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지지가 사그라들 가능성은 매우 낮다", "야권이 분열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재명 전 대표 측근에 있는 민주당 핵심 관계자들 또한 KBS와의 통화에서 비슷한 관점을 보였습니다. "비열하게 사면하면서 복권 안 시키더니, 이제 와서 분열시키려는 것", "이재명 체제에 불만이 있는 의원은 있으니, 지금 복권해야 틈을 벌릴 수 있다고 본 것 아니겠나"라면서도, "당 대표에 대한 당원 지지가 강한 만큼, 당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었습니다.

김 전 지사가 이재명 전 대표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윤석열 정권과 싸울 수 있는 리더십은 없다", "'문재인의 후계자'라는 이미지가 통할 시기가 아니다", "민주당에서 큰 축을 담당했던 적이 한 번도 없는 인사"라고 평했습니다.

"이재명 전 대표는 경쟁자들이 다양하게 경쟁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면서도 "분열 의도인데, 김 전 지사는 경솔하지 않고 진지한 분"이라는 의미심장한 답도 있었습니다.

 2024년 5월 19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잠시 귀국한 김경수 전 지사 주위로 몰린 취재진 (사진 제공: 연합뉴스) 2024년 5월 19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잠시 귀국한 김경수 전 지사 주위로 몰린 취재진 (사진 제공: 연합뉴스)

■ 말 아끼는 국민의힘 그러나…"이재명에 타격 줄 것"

이처럼 민주당 내 어긋나는 기류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정부·여당이 김 전 지사를 가만히 놔두는 건 카드를 쓸 줄 모르는 거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특히 4·10 총선이 민주당 압승, '이재명 체제' 공고화로 끝나면서 김 전 지사의 사면·복권설은 정치권 도처에서 '머지않아 현실화할 시나리오'로 거론되곤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김 전 지사 복권 가능성 소식에 일단 말을 아꼈습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오늘(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야 협치의 중요한 계기는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야권 분열을 위한 포석 아니냐는 물음에는 "모든 것을 그런 시각으로 본다면 끝도 없겠죠"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겉으로는 그렇지만, 다른 속내도 읽힙니다. 김재섭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큰 덩어리를 움직일 수 있는, 정치적인 지형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김 전 지사라서 앞으로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고, 윤희석 대변인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조국 대표가 사법 처리될 경우 그 표는 아마 오롯이 김 전 지사 쪽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김 전 지사가 돌아오는 건 '좋은 일, 잘한 일'이라고 평했습니다. 김 전 지사는 징역이 확정됐던 사람이라 정치적 한계가 분명한데, 그러면서도 대권 주자인 이재명 전 대표의 권력이 탄탄하지 않다는 걸 드러내며 타격을 줄 거란 겁니다.

민주당 내부 '친문'이 당을 흔들 수 있다, 이재명 전 대표도 마음이 급해질 거라며 지금 민주당의 대여 공세가 사그라들고 민생 현안이 부각될 거라는 예상도 있었습니다.

물론 신중한 시각은 있습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오늘(9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김 전 지사가 어느 정도 리더십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사실 비서만 했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한 지도부 의원 또한 다음 대선이 2년 넘게 남았다며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숨 고르는 김경수…"아직 절차 진행 중, 지켜봐야"

김 전 지사 측은 그가 사면·복권 소식에 관해, '행정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지켜볼 단계'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당장은 향후 정치적 행보를 생각할 때가 아니고, 연말까지 계획했던 공부를 해나갈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이후의 일은 그때 생각할 일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작년 8월, 유럽으로 기후·지역균형발전, 양극화 극복에 관해 공부하고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찾아보겠다'며 김 전 지사는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아무리 태풍과 비바람이 몰아쳐도 끝내는 구름이 걷히고 햇볕이 비치기 마련입니다."

햇볕은 김 전 지사의 앞날을 어떻게 비출까요? 다음 대선까지 2년 반 남짓, '김경수'라는 이름이 정계에서 어떻게 오르내릴지 유심히 지켜봐야 알 수 있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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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6월 14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 출국하는 김경수 전 지사. (사진 제공: 연합뉴스)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이 돌아오는 걸까요?

법무부는 어제(8일) 사면심사위원회에서 김경수 전 경상남도지사를 8·15 광복절 특별 사면·복권 대상자로 선정했습니다. 대상자 최종 명단은 조만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돼 다음 주 화요일(1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거로 보입니다.

김 전 지사가 19대 대선 때의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가담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건 2021년 7월. 이듬해 신년 특별 사면으로 남은 형기가 면제됐지만 '복권'은 되지 못해, 2027년 12월까지 피선거권이 없었습니다. 복권 절차가 마무리되면, 이변이 없는 한 2027년 3월에 치러질 21대 대선에도 출마할 수 있습니다.

정치권 시선은 이미 '김경수 복권 이후'를 향하고 있습니다. 야당에서도 여당에서도 김 전 지사 복권을 두고 조용한 물밑 눈치싸움이 시작됐습니다.

2024년 5월 22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에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김경수 전 지사. (사진 제공: 연합뉴스)
■ 술렁이는 당 일각…"'이재명 천하'서 새 구심점 될 것"

민주당은 오랜 동지의 귀환 가능성을 환영했습니다. 황정아 대변인은 오늘(9일) 기자들과 만나 "환영할 만한 사안"이라며 "확정되면 당 차원의 입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지원 의원은 오늘 자신의 SNS에 "더 큰 민주당이 되는 기회, 민주당의 인적 자산에 큰 보탬"이라고 했고,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한다"고 적었습니다.

김 전 지사가 복권 대상자에 포함됐단 소식을 앞장서 반긴 건 '이재명 반대론자'들이었습니다.

당 대표에 도전하는 김두관 후보는 최근 경선 과정에서, 친명을 표방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전두환 독재 정권을 도운 '하나회'에 비유했습니다. 김 후보는 김 전 지사 복권 소식에 "민주당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살리고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바로 같은 이유로 '이재명 1인 정당화'를 비판하고도 있습니다. 민주당 출신 새로운미래 전병헌 대표 또한 이재명 전 대표가 DJ 동교동 사저 매각 문제에 무관심하다며 '아바이 수령'일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당에서 여전히 '비명계' 또는 '친문계'로 불리는 의원들은 기쁨으로 술렁였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신 의원들은 KBS와의 통화에서 "답답한 '이재명 대표 천하' 분위기에서 활기찬 분위기가 생길 수 있다", "윤석열 정권 비판도 이재명 전 대표 중심으로만 이뤄지면 문제다. 정권 교체를 향해 가는 당 전체 관점에서는 굉장히 좋은 현상", "새로운 대권 주자로서 새 구심점이 될 것"이란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정부·여당의 당 분열책이 아니냐는 질문엔, 분열이 될지 시너지가 될지 아직은 모른다, 나쁘게 보면 분열이지만 좋게 보면 구심점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다만 이들도 김경수 전 지사가 당장 정치권에 소용돌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은 유학차 독일에 있고, 복권 대상에 올랐단 소식도 갑작스레 나온 데다, 지금 이재명 전 대표를 중심으로 형성된 당의 기세도 드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통화 너머로 "흥미로워질 것"이라고 말하는 어느 의원의 목소리엔 웃음기가 배어 있었습니다.

2022년 12월 28일, 특별 사면으로 출소한 김경수 전 지사. (사진 제공: 연합뉴스)
■ 천연한 친명계…"당 이끌 리더십 없어"

하지만 이재명 전 대표 측근에서 일했던 의원들 사이에서는 다른 시각이 보입니다. 김 전 지사가 구심점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큰 정치적 역할을 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오늘(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 전 지사 복권 소식을 환영한다면서도 "전당대회 중에 하는 게 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습니다.

이어 "많은 민주당의 잠룡들을 부활시켜주는 과정"이라면서도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지지가 사그라들 가능성은 매우 낮다", "야권이 분열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재명 전 대표 측근에 있는 민주당 핵심 관계자들 또한 KBS와의 통화에서 비슷한 관점을 보였습니다. "비열하게 사면하면서 복권 안 시키더니, 이제 와서 분열시키려는 것", "이재명 체제에 불만이 있는 의원은 있으니, 지금 복권해야 틈을 벌릴 수 있다고 본 것 아니겠나"라면서도, "당 대표에 대한 당원 지지가 강한 만큼, 당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었습니다.

김 전 지사가 이재명 전 대표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윤석열 정권과 싸울 수 있는 리더십은 없다", "'문재인의 후계자'라는 이미지가 통할 시기가 아니다", "민주당에서 큰 축을 담당했던 적이 한 번도 없는 인사"라고 평했습니다.

"이재명 전 대표는 경쟁자들이 다양하게 경쟁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면서도 "분열 의도인데, 김 전 지사는 경솔하지 않고 진지한 분"이라는 의미심장한 답도 있었습니다.

 2024년 5월 19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잠시 귀국한 김경수 전 지사 주위로 몰린 취재진 (사진 제공: 연합뉴스)
■ 말 아끼는 국민의힘 그러나…"이재명에 타격 줄 것"

이처럼 민주당 내 어긋나는 기류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정부·여당이 김 전 지사를 가만히 놔두는 건 카드를 쓸 줄 모르는 거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특히 4·10 총선이 민주당 압승, '이재명 체제' 공고화로 끝나면서 김 전 지사의 사면·복권설은 정치권 도처에서 '머지않아 현실화할 시나리오'로 거론되곤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김 전 지사 복권 가능성 소식에 일단 말을 아꼈습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오늘(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야 협치의 중요한 계기는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야권 분열을 위한 포석 아니냐는 물음에는 "모든 것을 그런 시각으로 본다면 끝도 없겠죠"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겉으로는 그렇지만, 다른 속내도 읽힙니다. 김재섭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큰 덩어리를 움직일 수 있는, 정치적인 지형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김 전 지사라서 앞으로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고, 윤희석 대변인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조국 대표가 사법 처리될 경우 그 표는 아마 오롯이 김 전 지사 쪽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김 전 지사가 돌아오는 건 '좋은 일, 잘한 일'이라고 평했습니다. 김 전 지사는 징역이 확정됐던 사람이라 정치적 한계가 분명한데, 그러면서도 대권 주자인 이재명 전 대표의 권력이 탄탄하지 않다는 걸 드러내며 타격을 줄 거란 겁니다.

민주당 내부 '친문'이 당을 흔들 수 있다, 이재명 전 대표도 마음이 급해질 거라며 지금 민주당의 대여 공세가 사그라들고 민생 현안이 부각될 거라는 예상도 있었습니다.

물론 신중한 시각은 있습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오늘(9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김 전 지사가 어느 정도 리더십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사실 비서만 했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한 지도부 의원 또한 다음 대선이 2년 넘게 남았다며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숨 고르는 김경수…"아직 절차 진행 중, 지켜봐야"

김 전 지사 측은 그가 사면·복권 소식에 관해, '행정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지켜볼 단계'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당장은 향후 정치적 행보를 생각할 때가 아니고, 연말까지 계획했던 공부를 해나갈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이후의 일은 그때 생각할 일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작년 8월, 유럽으로 기후·지역균형발전, 양극화 극복에 관해 공부하고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찾아보겠다'며 김 전 지사는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아무리 태풍과 비바람이 몰아쳐도 끝내는 구름이 걷히고 햇볕이 비치기 마련입니다."

햇볕은 김 전 지사의 앞날을 어떻게 비출까요? 다음 대선까지 2년 반 남짓, '김경수'라는 이름이 정계에서 어떻게 오르내릴지 유심히 지켜봐야 알 수 있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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